A genius chef using garden ingredients from this world?! RAW novel - Chapter 1
이 세계 텃밭 재료로 천재요리사?!
0화
초등학교 시절.
우연히 도둑질 현장을 보게 되었다.
같은 반 휘준이 다른 친구의 가방에서 지갑을 꺼내는 것을 본 것이다.
“휘준아.그 지갑 돌려주는 게 좋지 않아?”
“강시후. 너! 말하면 죽여 버린다? 여기서 꺼져. 새끼야.”
시후는 조용히 이야기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언어폭력.
돌려주지 않기에 조용히 담임에게 가서 이야기했다.
당연히 그 친구는 아니라며 발뺌했다.
“제가요? 제가 왜 가져가요? 전 아니에요. 쌤! 시후가 절 모함 하는 거라니까요?”
휘준의 발뺌에 시후는 어이가 없었다.
“…….야. 사실대로 이야기한 게 뭐가 모함인데?”
“증거 있어? 있냐고.”
“후우….”
증거라는 말에 시후는 할 말이 없었다.
‘말로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증거 이야기를 꺼내다니.’
시후는 입술을 깨물며 지갑을 잃어버린 친구를 보았다.
시선을 돌려 버린다.
주위를 둘러봐도 시후의 이야기를 들어준 이는 없었다.
“…….”
이후, 시후는 지갑을 가져간 휘준에게 일명 [찍혔다].
이 일로 인해 시후는 서서히 왕따를 당했다.
처음엔 ‘상관없다’ 생각했다.
‘초등학교만 졸업하면 안 볼 텐데.’
중학교 입학식 후.
반 배정이 되고 교실에 들어섰을 때, 휘준이 앉아 있었다.
“여어-! 강시후. 같은 반이네?”
능글맞게 웃는 휘준 옆에 초등학교 때 함께 다니던 아이들이 있었다.
“앞으로 자-알 부탁한다?”
“…….”
초등학교 졸업하면 휘준을 안 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안일한 생각이었고 착각이었다.
휘준과 같은 학교와 같은 반이 된 결과는….
‘또래 커뮤니케이션’ 고립.
즉, 따돌림과 학교폭력으로까지 이어졌다.
아이들 사이에 따돌림.
집에 오면, 싸늘한 공기 만이 시후를 반겼다.
부모님께는 알리기 싫었다.
정확히는 걱정을 끼치기 싫었다.
어머니는 간호사로 대학병원 중환자실에서 근무하셨다.
간호사의 교대근무로 인해 출퇴근 시간이 일정치 않았다.
아버지 역시 의료기사(임상병리사) 이셨기에, 출퇴근 시간이 어머니랑 서로 달랐다.
중학교 입학부터 이어진 ‘왕따’.
‘따돌림’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모님께서 아신다면 분명 가슴 아파할 것을 알기에.
하교 후 집으로 한숨을 내 쉬며 들어왔다.
덜커엉-
마당을 지나 집 대문을 열었다.
“어?”
집안 가득 풍겨오는 음식 냄새.
부엌에서 들려오는 달그락거리는 소리.
“엄마?”
“어? 아들 왔어?”
거실에 있는 시계를 쳐다본 뒤 어머니의 얼굴을 보며 입을 열었다.
“오늘 왜 이렇게….?”
“일찍 왔냐고?”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던 시후의 표정을 읽은 듯.
엄마는 아들에게 말했다.
“오늘 교대 근무자가 일찍 와서 엄마가 빨리 왔지. 우리 아들이랑 밥 먹으려고.”
어머니의 말에 약간은 안도감이 든 시후.
우두커니 서서 엄마와 부엌을 보고 있었다.
“어서 손 씻고 와.”
어머니의 말에 왠지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빠르게 손을 씻고 식탁에 앉았다.
보글보글-.
끓고 있는 뚝배기 하나가 앞으로 내려왔다.
구수한 된장찌개였다.
달걀말이와 고추장아찌 몇 가지 반찬으로 이뤄진 소박한 상차림이었다.
숟가락을 들고 된장찌개를 한입 떠먹었다.
후릅-
“아….”
입안에서 맴도는 뜨거움과 구수한 맛의 회오리
그 회오리가 식도를 타고 넘어가며, 마음에 잔잔함의 파도가 밀려왔다.
‘흐윽-’
울컥하며 눈에 습기가 차올랐다.
학교에서 있었던 모든 일이 사라지는 느낌이 들었다.
따듯함, 피곤함이 녹아내리는 맛.
“아들, 천천히 먹어. 맛있어?”
고개를 끄덕이며 눈의 습기를 감추었다.
학교폭력과 왕따의 상처가 가득한 시후는 마음이 서서히 치유되는 느낌이 들었다.
숟가락과 젓가락이 천천히 움직이다 점차 빠르게 움직였다.
목이 메였다.
엄마가 해 준 음식.
마음의 상처에 마데카솔이 되어 스며들지 몰랐다.
* * *
엄마의 따듯한 음식이 마음을 녹인다는 사실을 깨달은 뒤 시후의 유일한 취미.
‘음식을 하는 것’이었다.
처음엔 순전히 바쁜 어머니를 위한 일이었다.
중학교 3학년 가을.
저녁을 먹기 위해 음식을 하고 있었다.
“아빠 왔다-”
부엌에서 준비하던 시후는 거실로 나왔다.
“다녀오셨어요?”
집안엔 김치찌개 냄새가 퍼져있었다.
아버지는 집안의 퍼져있는 냄새를 맡으며 입을 열었다.
“어. 이게 무슨 냄새지?”
“김치찌개 끓였어요.”
“그래? 같이 먹자.”
“네. 밥 퍼 놓을게요.”
시후는 아버지와 식탁에서 마주 앉았다.
후릅-
시후가 만든 김치찌개 한입을 떠먹은 아버지의 눈은 커졌다.
“이…. 이걸 시후가 만들었다고? 산 거 아냐?”
시후는 고개를 저었다.
아버지는 시후의 반응을 보고 진심 감탄했다.
“이야- 우리 아들 진짜 음식 잘하네? 이거 식당에서 파는 거라 해도 믿을 것 같은데?”
식탁 위의 반찬은 조촐했다.
김치찌개와 달걀말이 그리고 엄마표 깻잎 짱아찌.
그중 시후가 한 건 김치찌개와 달걀말이 두 가지였다.
후릅-.
“캬아-. 진짜 좋은데? 시후야? 너가 해 주는 밥 먹으로 아빠 일찍 들어와야겠다?”
덜컹-
“나왔어요!”
“엄마 왔나 보다.”
아버지의 말에 시후는 자리에서 일어나 밥솥에서 밥을 한 그릇 더 펐다.
어머니의 자리에 수저와 김치찌개 하얀 쌀밥을 놓았다.
“어머? 이게 뭐야?”
퇴근 후 바로 식탁으로 들어온 어머니를 본 아버지.
“글쎄-. 시후가 김치찌개를 끓였는데 진짜 맛있어. 여보 얼른 손 씻고 와서 먹어봐.”
손을 씻고 식탁에 앉은 어머니.
시후가 만든 김치찌개 한 모금을 떠먹고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시후 너 이거 가게에서 산 거니?”
“아뇨. 직접 끓였어요.”
“여보. 내 말 맞지? 진짜 맛있지?”
어머니는 아버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뒤 눈이 가늘어지며 시후를 쳐다보았다.
“네가 만들었다고? 정말?”
시후는 어머니의 눈빛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에 어머니의 감탄이 터져 나왔다.
“이야-. 우리 아들 진짜 음식 잘하는데? 나보다 어떻게 손맛이 이렇게 좋아?”
“그러게, 처음 먹는데 진짜 맛있어.”
부모님은 정신없이 시후가 끓인 김치찌개와 달걀말이를 맛있게 드셨다.
“우와- 우리 아들 언제 이렇게 다 컸냐?”
“진짜 맛있게 잘 먹었다. 시후야.”
아버지와 어머니의 미소.
시후는 그 모습에서 정신적인 피로감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가슴속에서 느껴지는 몽글몽글한 감정.
굳이 표현하자면 [행복] 일 것이다.
시후는 그날 처음으로 행복감을 생생히 느끼고 있었다.
감정을 느끼고 있을 때 목소리가 들렸다.
“아들-. 음식 잘하네? 식당 차려도 사람 많이 올 것 같고….”
“그러게? 정말 맛있어. 우리 아들 최고!”
두 분의 말씀은 아직도 뇌리에 남아 있다.
그날의 행복감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
두 분이 맛있게 드셔 주시던 모습을….
* * *
중학교를 졸업하고, 시후는 요리를 더 배우고 싶어 요리직업고등학교로 진학했다.
그곳으로 온 중학교 동창 초등학교 동창은 아무도 없었다.
조금은 마음이 편한 느낌.
1학년 입학부터 시후는 요리에 두각을 나타냈다.
“저 새끼 뭐야? 뭔 재료를 저렇게 빨리 썰어?”
“와아- 인간이냐? 저 새끼 저거 완전 한식 점수는 싹쓸이하네?”
실습시간 이후 한식 요리 담당 선생님이 부르셨다.
“강시후. 너 요리대회 나가볼 생각 없어?”
“대회…요?”
“네가 나가면 선생님 생각에 분명 상 하나는 가져올 것 같은데?”
1학년부터 요리대회에 나가 상을 타 온 사람은 없었다고 들었다.
불안하고 초초함.
아이들에게 ‘왕따’ 때와는 마음이 조금 달랐다.
거기다 부모님의 믿음과는 또 다른 마음.
그렇게 시후는 고등학교 한식 요리대회에 출전했다.
결과는 당연히 우승.
그 뒤로도 한식 부분에서는 많은 상을 탔다.
요리직업고등학교에서 한식 부문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대회에 나가면 상을 휩쓸어왔다.
한식 명장들 역시 시후를 눈여겨볼 정도였다.
요리하며 나날이 늘어가는 실력에 기뻤다.
하지만, 정말 기뻤던 것은 시후가 만든 음식을 부모님이 맛있게 드셔 줄 때였다.
시후의 소소하지만 제일 큰 기쁨은 집밥을 차릴 때였다.
부모님이 늦게 들어오실 때는 식탁 위에 정갈하게 음식을 차려놓았다.
늦은 밤 또는 새벽에 들어오셔도 정말 맛있게 드셨다.
깨끗하게 비워진 그릇을 볼 때 시후는 뿌듯하고 형용할 수 없는 마음이 차올랐다.
두 분의 생신 때도 시후가 음식을 차렸다.
부모님이 기뻐하는 모습을 뵐 때마다 시후 역시 뿌듯했다.
학창 시절을 보내는 도중
고3 여름방학.
한식보다는 다른 요리에 눈이 돌아간 시후.
‘한식만 하는 것도 좋지만…. 다른 음식도 배워 보고 싶은데….’
시후가 다른 음식을 배우고자 한 것은 간단했다.
누군가에게 한식을 대접하는 것도 좋았지만, 가까운 사람들에게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을 배워 보고 싶었다.
‘돈까스, 파스타, 피자 같은 음식을 배워서 부모님께 해드리고 싶으니까.’
시후의 마음은 늘 부모님을 향해 있었다.
두 분께 한식 말고도 다른 음식을 드시게 하고 싶었다.
미성년이었기에 부모님의 동의서를 받아 집 근처 대학교 앞 경양식집으로 향했다.
시후가 이곳에서 아르바이트하려고 한 이유는 간단했다.
집이랑 가깝기도 했고, 이곳은 sns에서 유명한 경양식집이었으니까.
거기다 무엇보다 가끔 혼자 밥 먹을 때 이곳 음식이 꽤 맛있었다.
경양식집 [SeeYou] 눈앞의 경양식집의 오너 윤강훈.
깔끔한 외모와 중저음의 목소리로 시후에게 물었다.
“고3이라고?”
“네.”
시후가 내민 서류를 받은 강훈.
그는 이력서를 훑기 시작했다.
“으디보자-. 한식 조리사 자격증이 있고, 한식 요리대회에서 우승?!”
강훈은 헛바람 들이키는 소리를 내었다.
“뭔 상을 이렇게 많이 받았데?”
“그냥요.”
시후의 대답에 강훈의 눈빛은 가라앉았다.
‘요 녀석 봐라? 실력도 있고 눈빛이 남다르네.’
시후의 아르바이트를 허가한 강훈이었다.
“내일부터 나와서 일해라. 시급은 시간당 만 이천 원으로 쳐줄게.”
“네. 고맙습니다.”
시후는 고개를 숙이며 입꼬리를 올렸다.
‘여기서 배워서 부모님께 맛있는 거 많이 해 드려야지.’
시후는 그렇게 [SeeYou]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방학 기간 중 아르바이트를 하는 동안, 시후는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하윤의 손님에게 접객하는 요령.
음식을 내어줄 때 하는 멘트 등을 배웠다.
시후는 이곳의 분위기도 마음에 들었다.
윤강훈.
오너이지만 형이라고 부르라며 늘 시후에게 다정한 사장님이셨다.
강훈의 음식은 역시도 다정하며, 마음 따뜻하게 하는 음식이었다.
처음에 먹었을 때, 눈물이 날뻔했다.
마치 중학교 때, 엄마가 해 주셨던 요리와 비슷했으니까.
강훈의 음식을 먹은 이후 시후는 결심했다.
‘이곳에서 실습을 해야겠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시후는 [SeeYou] 오너 강훈에게 서류 봉투를 하나 내밀었다.
[한국 요리직업고등학교]학교 로고가 찍힌 봉투, 학교 실습 허가 서류였다.
시후가 내민 서류를 읽은 강훈은 도장을 찍어 주었다.
시후는 소박하지만 행복한 그 시간이 계속 이어질 것만 같았다.
그 일만 아니었으면….
이 세계 텃밭 재료로 천재요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