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chef using garden ingredients from this world?! RAW novel - Chapter 101
100화
밀키트 팀은 며칠 근무하지도 않았지만, 시후의 요리에 빠져버렸다.
물 조절만 잘하면 다 맛있다는 라면조차 맛이 없어지는 마법.
그들은 숙소에 가서도 시후의 밥이 생각났다.
“그, 저희가 숙소 가다가 들었는데…. 사장님 음식 X약 같다는 이야기를 학생들이 하더라고요.”
하윤은 그 말에 피식 웃고 말았다.
“그런가요?”
“네- 그래서 저희도 진호 씨처럼 6일로 하면 어떨까 해서요.”
“일단 오너 쉐프에게 이야기는 해 놓겠습니다. 내일 휴무니까 잘 쉬시고요.”
밀키트 팀과 홀 팀을 퇴근시키고 하윤은 홀에 앉아 주방이 끝나길 기다렸다.
촤아앗- 촤륵-
시후는 태민에게 볶음밥을 배우는 중이었다.
볶음밥이 다 만들어지고 태민은 시후가 만든 것을 맛보았다.
바로 나오는 욕설.
“미X놈.”
“왜?”
“오늘 처음 해 본 거 맞아?”
시후는 해맑게 미소를 띠며 고개를 끄덕이며.
“처음 해 본 건데?”
“처음 해 보고 이 정도 맛을 낸다고?”
“초심자의 행운?”
시후의 말에 태민은 어이가 없었다.
춘장 볶는 거와 짬뽕 만드는 것만 알려주면 혼자 한식, 중식, 경양식 다 해먹을 기세다.
저런 놈을 천재라 하는 건가?
태민은 시후를 보며 눈이 깊어졌다.
하지만, 그가 노력하는 것을 안다.
처음 가게 재 오픈하고 퇴근 후.
시후는 태민에게 웍 휘두르는 기본을 배워갔다.
노력하는 천재.
태민이 본 시후의 모습이었다.
시후는 볶음밥을 그릇에 예쁘게 모양을 내어놓고 뭔가를 하고 있었다.
치이익-
콩- 콩- 휘릭- 휘릭-
언제 달걀을 풀어놨는지.
시후는 우묵한 프라이팬에 달걀물 한 국자를 퍼 담은 뒤 불 조절을 하면서 젓가락을 휘저었다.
룰루- 으음-
시후의 콧노래.
뭔가 생각대로 되어 간다는 신호였다.
태민은 팔짱을 끼고 프라이팬에서 익어가는 계란물을 보았다.
“설마 오믈렛?”
시후는 고개를 끄덕인 뒤, 프라이팬을 통통거리며 모양을 잡기 시작했다.
“어- 볶음밥 위에 놓으면 예쁠 것 같아서.”
“야- 그럴려면 중화식 볶음밥보다 소스 넣고 볶는 게 더 맛있잖아.”
“아니- 그냥 중화식 볶음밥 위에 오믈렛을 올려 보려고.”
“…….”
시후의 대답.
태민의 눈은 가늘어졌다.
‘오믈렛 만드는 솜씨가 한두 번 해 본 건 아닌데, 대체 어디서 배운 거야?’
통- 통-
시후가 만들고 있는 오믈렛은 프라이팬에서 예쁜 형태가 만들어졌다.
토옥-
볶음밥 위에 노란 오믈렛을 살짝 올린 시후.
그는 쟁반 위에 볶음밥 위의 오믈렛이 올라간 접시를 올리고 옆에 나이프와 포크와 숟가락을 세팅했다.
홀에서 기다리며 핸드폰을 보고 있던 하윤을 불렀다.
“형-. 시식요.”
기다리고 있던 하윤은 볶음밥 위에 놓인 부들부들한 오믈렛을 본 뒤 숟가락을 들었다.
오믈렛을 피해 볶음밥을 살짝 떠 올렸다.
냠- 우물- 우물-
‘계란이 밥알에 잘 스며 들어있네. 다른 볶음 채소도 잘게 썰어 잘 익혔어. 입안에서 마치 재료들이 왈츠를 추는 느낌인걸?’
하윤은 음식을 잠시 내려다보았다.
나이프를 들었다.
시후와 태민은 하윤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스윽-
노란 오믈렛 중앙을 자르자.
적당히 익은 계란이 볶음밥을 감싸 안았다.
그 모습을 본 하윤은 숟가락을 들고 오믈렛과 볶음밥을 함께 떠 올렸다.
냐암-
“?!”
하윤은 몇 번 씹고는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그 모습에 시후의 눈이 살짝 가라앉았다.
맛이 없구나.
“형. 입안에서 음식들이 따로 놀고 있어요?”
“어-. 솔직히 그래.”
“음….”
옆에서 태민이 한마디 보탰다.
“중화식 볶음밥은 기름을 생각보다 많이 써서 기름져.”
태민은 하윤이 내려놓은 볶음밥을 숟가락을 가져와서 한입 떠먹었다.
“역시 달걀의 고소함과 볶음밥의 기름짐이 따로 놀아.”
태민의 말에 시후 역시 숟가락을 가져와 한입 먹어 보았다.
냠-
“이래서 일본 애들이 오므라이스 할 때 우스타 소스나 굴 소스를 넣고 볶는 이유가 이거였구나.”
시후는 납득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시식이니까 그냥 먹죠.”
시후의 이야기 세 사람은 중화식 오므라이스를 눈 깜짝할 새 감췄다.
볶음밥과 오믈렛이 안 어울려서 그랬지.
각각은 맛있었으니까.
* * *
“네? 그래서 밀키트 팀이 주 6일 근무하게 해 달라고 했다고요?”
시후는 하윤에게 이야기를 듣고 꽤 놀랐다.
일을 적게 하고 돈은 많이 받아 가고 싶어 하는 게 사람 심리다.
오죽하면 ‘월급 루팡’이라는 말이 있을까?
또 당당하게 자기가 ‘월급 루팡’짓 했다고 친구들에게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었다.
시후가 팔짱을 낀 채로 생각에 잠겨있자.
태민이 시후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강시-. 인복 있네. 설마 음식으로 꼬드기게 된 거냐?”
태민의 말에 시후는 어깨를 으쓱였다.
“밀키트 팀이 이야기하는데 ‘시후 음식을 먹다가 다른 음식 먹으면 밍밍해진다.’라고 하더라.”
“네?”
“응? 그게 무슨?”
시후와 태민의 질문에 하윤은 어깨를 으쓱였다.
“네 음식이 맛있나 보지. 솔직히 그렇긴 하더라.”
하윤의 이어진 말에 시후는 고개를 숙였다.
“나도 집에 가서 밥 먹으면 네 음식이 생각나곤 해.”
“…….”
시후는 말이 없었다.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는 말.
또 먹고 싶다는 말.
음식을 먹고 해준 사람을 떠올려 주는 것.
요리사로서 가장 큰 칭찬이었다.
시후는 팔짱을 낀 채 손가락을 꼼지락거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태민은 쿡쿡거리며.
“강시- 부끄럽냐? 왜 손가락을 꼼지락거려?”
“부끄럽긴-. 넌 집에 안 가냐?”
시후의 말에 태민은 생각이 났다는 듯 입을 열었다.
“나? 아 맞다. 형-. 부탁이 있는데요.”
* * *
밀키트 팀이 생기고 [SeeYou]의 첫 휴무.
시후는 편안하게 텃밭으로 향했다.
-시후.
엘라가 제일 먼저 텃밭에서 손을 흔들었다.
“엘라. 다른 애들은?”
-저기서 놀고 있어. 저번에…. 놀라게 해서 미안해.
엘라의 사과에 시후는 한마디 하려고 했던 마음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그래. 다치면 안 되니까 이제 영주관 주방에 오려면 아세트 장로의 허락 맡고 와. 알았지?”
-으. 응.
엘라의 시무룩한 표정을 본 시후는 과자 상자를 건넸다.
“여기 달달한 케이크도 들었으니까 조심히 가져가서 아이들이랑 나눠 먹어.”
-응. 고마워 시후.
“아, 간 김에 율 좀 찾아 줄래?”
-율? 지금 영주관에서 할부지랑 일하고 있어.
“?!”
시후는 엘라의 머리를 쓰다듬어준 뒤.
가져온 전기자전거에 올랐다.
“사놓고 몇 번 타지도 못한 자전거 오늘 한번 제대로 타고 돌아다녀 봐야겠네.”
시후는 힘차게 페달을 굴렸다.
치르르륵-
바퀴와 지면이 닿으며 나는 소리가 난 뒤 시후는 전기자전거 모드로 놓고 달렸다.
시원한 바람이 뺨을 스치고 지나갔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기온.
오후엔 내리쬐는 햇살의 현실 날씨.
날씨는 늘 좋았다.
아니 전에 비오는 날도 보았었다.
시후는 중간 중간 자전거를 세우고 작물들을 확인했다.
‘처음엔 서리하다시피 했지만, 이젠….’
시후는 처음에 이곳에 들어왔을 때를 떠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시후야-.”
“?!”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았다.
“어? 형?”
자신을 부르는 사람은 하윤이었다.
시후는 자전거 핸들을 돌렸다.
끼익-
“거기서 뭐 하세요?”
시후의 질문에 하윤은 자세를 바로 했다.
“씨앗 심고 있었다. 너 광교산 아래 텃밭으로 여기 밭 일부를 옮긴다고 했잖아?”
시후는 하윤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래서?
형이 쉬는 날 와서 미리 씨앗을 심고 있었던 거구나.
“여기 나도 있다.”
“어?”
시후는 자세를 바로 한 인물을 보고 눈이 커졌다.
“너 학교 간다고 안 했냐?”
“갔다 왔어. 집에 들어가자마자, 하윤 형한테 잡혔지.”
“그래서 같이 씨앗 심고 있었어?”
“어-. 이것만 광교산 아래로 옮길 거라며.”
“그렇긴 하지. 그런데, 이 작물은 버림패라서.”
“버림패?”
시후는 휘준에게 이 밭의 용도를 간단하게 설명해주었다.
“아-, 그러니까. 네가 샐러드용 야채를 이쪽에서 수급하기 위해 네가 구매한 밭에서 가져오는 것처럼 한다는 거네?”
“어.”
시후는 하윤을 보며 몇 가지를 더 챙겨 물었다.
하윤은 몸을 일으키며 대답해 주었다.
“노트북은 오늘 집에 도착할 거고 태양광 판넬 이랑 컨버터 기기 등이 오늘 도착할 거긴 해.”
“누가 설치해요? 도착하면?”
“내가 해야지.”
“……?”
하윤의 말에 시후와 휘준은 놀랐다.
“형이요?”
두 어린 동생의 반응에 피식 웃은 하윤.
“끝나고 나면 두 분 다 영주관으로 오세요.”
“어.”
시후는 두 사람을 뒤로하고 영주관으로 향했다.
끼익-
영주관 앞에 도착하자 아세트 장로가 눈을 반짝이며 나왔다.
시후의 양손을 확인하고는 시무룩해진 표정으로 인사를 했다.
“오셨습니까.”
“장로님. 아마 며칠 이내로 컴퓨터 사용하실 수 있을 거예요.”
“네? 정말입니까?”
“그러니까 며칠만 더 고생해 주세요.”
“네.”
아세트 장로는 영주관으로 들어가며 고양이 마냥 꼬리를 살랑거렸다.
턱- 터억-
시후는 눈앞에 쌓이는 서류를 본 뒤.
아세트 장로를 쳐다보았다.
씨익-
그의 미소는 사악하기 그지없었다.
달칵-
집무실로 휘준과 하윤이 들어왔다.
그들은 아세트에게 인사를 하고는 집무실과 붙어 있는 시후의 방으로 향하려 했다.
“형-. 올라가는 거예요?”
시후의 질문에 하윤은.
“어- 물건 도착했을 수도 있어서. 올라간다.”
하윤은 시후 옆에서 미소를 짓고 있는 아세트를 향해 말했다.
“그리고 장로님. 알려주신 텃밭에 샐러드용 채소 다 심어놨어요. 그리고 토지 이전되면 알려 드릴 테니까 작업할 준비 하시면 될 것 같아요.”
하윤과 휘준은 시후를 남겨놓고 집으로 올라가 버렸다.
하아-
“장로님. 이거 다 제가 처리해야 되는 거죠?”
시후의 질문.
아세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아- 발렌타인 30년산이 오늘 오기로 했는데…. 일 때문에 못 받으러 가겠네요.”
시후의 혼잣말에 아세트의 동공이 사정없이 떨렸다.
그를 힐끔 쳐다본 뒤는 시후는 서류에 도장을 찍기 시작했다.
쾅- 코앙-
“음…. 오늘 또 고급 육포도 오기로 했던가?”
시후의 또 한 번의 중얼거림.
아세트 장로가 자리에서 일어나 시후 옆에 섰다.
“시후님. 그… 발렌타인이랑 육포 받으러 가시죠. 서류작업은 제가 하겠습니다.”
시후는 반색하며 말했다.
“장로님 일 많으시다면서요. 제 일이라고 주신 거잖아요. 해야죠.”
시후는 느긋하고 나른하게 답했다.
휘준이 봤으면 한소리 했을 정도의 나른한 목소리.
시후는 이내 도장만 콩콩 찍으며 말을 하지 않았다.
애가 탄 아세트는 시후 뒤를 서성거리기 시작했다.
시후는 내심 웃고 있었다.
술이 그렇게 좋은 건가?
시후는 술을 그렇게 즐기는 편은 아니었다.
그런데 술꾼들은 그게 아닌가 보다.
험험-
애가 탄 아세트 장로는 결심했다는 듯 시후의 손에서 도장을 뺏었다.
“시후님. 제가 하겠습니다. 서류 놓아두시고 올라가십시오.”
아세트 장로의 단호한 목소리에 시후는 못 이기는 척 일어났다.
“그럴까요?”
이 세계 텃밭 재료로 천재요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