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chef using garden ingredients from this world?! RAW novel - Chapter 102
101화
시후의 말에 경쾌하게 아세트는 대답했다.
“네-.”
시후는 그를 보곤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 물건 받아서 저녁에 내려올게요.”
“넵-. 오실 때 잘 챙겨와 주십시오.”
아세트의 정중한 말투에 시후는 입술을 깨물었다.
잘못하면 웃음이 새어나갈 것 같았다.
자리에서 일어나 영주관 내에 있는 침실로 들어온 시후.
게이트에 발을 들이기 전 입을 막았다.
‘아이고- 배야. 너무 귀여운 거 아냐?’
술에 욕망을 드러낸 아세트 장로가 너무 귀여워 보였다.
‘뭐-. 음식으로 꼬드긴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시후는 자리에서 일어나 게이트를 통과했다.
* * *
집으로 올라온 시후는 거실로 나왔다.
“어디 갔지?”
그때. 마당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휘준과 하윤이 커다란 태양광 판넬을 마당으로 들이고 있었다.
“뭐가 저렇게 커?”
시후는 신발을 신고 마당으로 나가 두 사람을 도왔다.
“태양광 판넬이 이렇게 큰 거였어요? 형?”
“어? 일단 가정용으로 몇 개 구매하긴 했는데. 출력하고 컴퓨터 충전하고 하는 건 충분할 것 같아서.”
하윤의 말을 듣고 있는데 시후는 누군가를 발견했다.
“아- 저런….”
태양광 판넬 배달해 주신 기사분들의 얼굴이 빨갛게 익어 있었다.
더운 데다가 무거운 걸 등산로 입구 주차장에서부터 가져왔으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었다.
시후는 얼른 부엌으로 가 음료를 꺼내 왔다.
“땀 좀 식히고 가세요.”
시후가 내민 음료를 인사와 함께 다 마셔 버린 배달 기사님들.
꿀꺽- 꿀꺽-
크- 흐-
컵에 든 음료를 마시고 시원한 감탄사를 내뱉은 두 사람.
배달 기사 두 사람은 유리컵을 쟁반 위에 올리며 인사했다.
“시원하게 잘 마셨습니다. 그런데 여기 진짜 오기 힘든 동네긴 하네요.”
“아하하- 네…. 그렇죠.”
배달 기사의 말에 시후는 머쓱한 웃음을 흘렸다.
노트북의 충전이 필요했기에 이 세계의 영주관 지붕에 태양광 판넬을 설치하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일이 이렇게 될 줄 몰랐던 시후였다.
아세트 장로와 하윤의 업무를 조금 더 편하게 해 주기 위해서였다.
“그럼 저희는 가 보겠습니다.”
“네- 들어가세요.”
시후는 그들을 배웅하고는 문을 닫았다.
“형- 물건 더 올 거 있어요?”
“어- 철제 사다리랑 노트북이랑 프린터기가 와야지. 아 그리고 프린터기 복사되는 걸로 샀다.”
시후는 하윤의 말에 고개를 돌렸다.
설마 복사기와 프린터가 함께 되는 거 구매하신 건 아니겠지?
시후가 쳐다보자 하윤은 그때 전화를 받고 있었다.
“네- 지금 나갈게요. 거기서 쭉 오시면 되세요. 아 방금 배달 기사님들 나가셨는데. 만나셨어요? 네 지금 제가 올라갈게요.”
하윤은 급하다는 듯 대문을 열고 등산로 쪽을 향해 갔다.
“시후야. 일단 물건 다 오면 저쪽으로 옮겨야겠네.”
약간은 힘없는 목소리로 질문한 휘준.
시후는 그를 쳐다보았다.
이 세계에서는 학교 때문에 피곤 한 줄로 알았다.
“어? 어. 그런데 너 괜찮냐?”
시후는 휘준의 안색이 안 좋은 것을 알아차렸다.
얼굴이 조금 하얗게 질려 있었다.
“유휘준. 너 저쪽 이야기 누군가에게 하고 다녔냐?”
“미쳤냐? 내가 피 토하는데 미쳤다고 누군가에게 저쪽 이야길 하냐?.”
휘준의 감정 섞인 즉답.
시후는 눈을 가늘게 뜨며 휘준을 보았다.
여름인데 긴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이 새끼 설마?
시후는 휘준의 팔을 잡아당겨 셔츠를 올렸다.
“?!”
시후는 순간 놀랐다.
팔에 있는 수많은 상처.
“너 팔 왜 그래?”
“…….”
덜커엉-
“물건 좀 받아 줘.”
하윤의 목소리에 휘준은 빠르게 다가갔다.
그가 들고 있는 상자를 받아 마당으로 옮겼다.
그 뒤.
배달 기사들이 들여오는 커다란 부피의 물건.
아! 역시.
시후는 그 커다란 부피의 물건을 보고 깨달았다.
빠른 속도로 출력되는 프린터기.
그리고 복사를 함께 할 수 있는 복합기였다.
배달 기사는 웃으며 설치 위치를 물어보았다.
“아- 저희가 하면 됩니다.”
시후의 말에 배달 기사들은 묵례를 하며 말했다.
“그렇군요. 그럼 저희는 가 보겠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시후가 그들에게 인사를 할 때 하윤은 마당에 있는 평상에 앉아 쭉 뻗어있었다.
“어우-. 낮엔 왜 이렇게 덥냐.”
하윤의 말에 시후는 휘준을 물끄러미 보았다.
“응? 둘이 분위기가 왜 이래?”
성큼- 성큼-
시후는 하윤 옆에 앉아 있던 휘준에게 다가갔다.
휘준의 팔을 걷어 올려 하윤에게 보여주었다.
“너…. 팔이 왜 이래? 누가 그랬어?”
“…….”
휘준은 아무런 말을 못 했다.
지이잉-
그때.
진동이 울리기 시작했다.
“받아. 네 거잖아.”
시후는 휘준이 전화를 꺼내 들고 한참을 쳐다보는 것을 보았다.
하윤이 옆에서 전화 건 사람의 이름을 읽었다.
“노기수?”
시후는 그럴 것 같단 생각을 했다.
저 답답한 놈.
인연 정리했다고 정리가 되겠냐?
시후는 휘준의 핸드폰을 낚아챘다.
달깍-
-여! 유휘준. 너를 애들이 팰 때 가만 있었다더라? 무슨 생각이니?
시후는 스피커 폰으로 돌렸다.
“오랜만이다? 기수야? 나 시훈데. 하반신이 그렇게 되어서도 애를 팰 수 있는 게 용하다? 너 똘마니가 좀 많은가 보네?”
-강시후? 네가 왜 휘준이 전화를 받냐? 아! 휘준이가 너희 식당의 직원이라고 했지?
“……. 기수야. 내가 분명 너한테 이야기하지 않았냐?”
-뭘 말이야? 아! 맞다. 나 궁금한 게 있는데. 아무래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게 하나 있어.
“뭔데?”
-몇 주 전에 분명 휘준이를 때렸거든? 내 손이 기억을 해. 그런데, 그날 꿈이었냐? 눈을 떠 보니까 병원이던데. 그날 분명 널 본 거 같았거든. 너 그 자리에 어떻게 왔어?
“너 X약하니?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시후는 말을 하며 검지로 허공을 가를 준비를 했다.
터억-
누군가 자신의 어깨를 잡았다.
하윤이 고개를 저었다.
휘준은 시후를 놀란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시후의 기운이 심상치 않았다.
한기라고 할 수 있을 만큼의 서늘한 기세가 풍겼다.
-새X. 너 나 만나러 한번 와라. 그러면 휘준이 놓아줄게.
“휘준이를 놓아준다니 무슨 말이지? 휘준이가 네 장난감이야? 네가 뭔데 놔 준다는 건데?”
-휘준이 새X? 당연히 중학교 때부터 내 장난감이지. 그런 장난감이 와서 나랑 인연 끊겠다고 선언하지 뭐냐. 내가 놓아줄 것 같아?
하아-
시후는 한숨을 내 쉬며 휘준을 보았다.
나이 22살.
분명 법적으로 성인이다.
휘준이 신고를 한 적 있다고 했다.
자신이 신고해도 기수는 경찰서에서 여유롭게 빠져나왔다.
아버지 권력을 이용한 것이었다.
휘준은 얼굴이 더 하얗게 질려가고 있었다.
후우-
“기수야. 내가 한마디만 할게.”
-뭔데? 중학교 때 나의 장난감아. 그 장난감 많이 컸더라? 가게 네 것이라며? 후후후- 이야기는 들어 봐 줄게 해 봐.
나른하게도 이야기한다.
시후는 이야기하기 전 검지로 아세트에게 배웠던 기하학적 문양을 허공에 그렸다.
그리고 입 모양으로 시동어를 말했다.
‘노기수 이 XX꺄- 네가 휘준이 괴롭히면 내가 하루 종일 너한테 이런 식으로 욕해 줄 수도 있어.’
-뭐, 뭐야? 야 강시후 너 방금 뭐 한 거야? 어떻게? 뭐 한 거냐고!
시후는 목소리에서 들리는 다급함을 알아차리고는 피식 웃었다.
“내가 그걸 왜 알려 줘야 하지?”
하윤은 시후가 허공에 그린 문양이 뭔지 알고 있었다.
아세트 장로에게 저 마법을 배울 때 옆에 있었다.
‘와-. 저 녀석도 화내면 무섭구나…. 강훈 형만 무서운 줄 알았는데.’
하윤은 어깨를 으쓱이고는 휘준의 팔을 찬찬히 확인했다.
“이건? 주사 자국?”
“…….”
시후는 통화를 끊고는 하윤을 보며 물었다.
“뭐라고 했어요? 형?”
시후는 전화기를 떨구고 휘준을 보았다.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로 희미하게 미소를 띠고 있었다.
“유휘준. 어떻게 된 건데?”
시후의 차가운 목소리.
휘준은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이야기가 끝나자 시후가 깊은 한숨을 내 쉬었다.
하아-
빠드득-
시후는 주먹을 꽉 쥐었다.
“뭐 그런 놈이 다 있냐?”
하윤은 어이없다는 듯 이야기하고는 한숨을 푹푹 쉬었다.
“야- 괜찮냐?”
시후는 휘준을 보며 물었다.
휘준은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았다.
자신을 부르는 시후의 목소리가 아득하게 들려왔다.
휘준은 오전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휘준이 다니는 대학 유아교육학과.
학과 사무실에서 나와 시간을 확인 후.
집으로 가기 위해 건물을 나올 때였다.
“저…. 유휘준 씨인가요?”
누군가 자신에게 다가왔다.
“누구시죠?”
그는 휘준을 확인하자마자 빠르게 다가왔다.
퍼억-
휘준의 복부에 그는 주먹을 꽂아 넣었다.
“?!”
휘준은 순간 통증에 정신이 아찔해졌다.
사람들이 무슨 일인가 싶어 다가오려 할 때 남자는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아는 동생인데 몸이 좀 안 좋은가 봐요.”
휘준은 뭐라 말을 하고 싶었지만,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시, 시후야.’
그는 그렇게 까무룩 정신을 잃었다.
“여…긴 어디지?”
정신을 차린 휘준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침대에 누워 있던 휘준은 팔에서 통증을 느꼈다.
혈관에 꽂혀 있는 큰 주삿바늘이 보였다.
“어? 뭐, 뭐야? 왜 주삿바늘이?”
휘준이 일어나려고 하자 큰 손이 휘준을 눌러 눕혔다.
“가만 누워있어. 그렇지 않으면….”
휘준의 눈앞에 서슬 퍼렇게 날이 선 칼을 쥐고 있는 남자가 있었다.
“…누구세요?”
“알 건 없고, 가만히 누워 있는 게 좋을 거다.”
남자의 말에 휘준은 얌전히 누워있었다.
칼을 저렇게 들고 있으니 무서웠다.
그것보다 몸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
하아-
침대에 누워 강제 헌혈을 당하며 누가 자신을 이렇게 만들었는지 떠 올렸다.
‘노기수’
남자는 능숙하게 혈액팩 하나를 다시 걸었다.
“아저씨. 그 헌혈 팩 기수한테 가져다주는 건가요?”
휘준의 질문에 남자는 피식 웃었다.
혈액이 몸에서 빠져나갈 때마다 휘준은 기운이 쭉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한참이 지난 뒤 눈을 뜨니 남자는 없어졌고, 빈 주사기 하나가 뒹굴고 있었다.
뭔지 모르지만,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졌다.
욱씬-
“어? 상처가 왜 이렇게 많아?”
그는 누군가를 떠 올리며 이를 깨물었다.
휘준아-! 휘준아?
누군가 불렀다.
“어?”
조금 전까지만 해도 움직일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몸에 힘이 하나도 안 들어갔다.
눈앞에 시후의 얼굴이 바로 보였다.
‘짜식- 오늘도 잘생겼네. 아 맞아-’
휘준은 힘은 빠졌지만, 시후의 부름에 대답했다.
“어? 불렀냐?”
평상시보다 약간 나른하면서 들뜬 목소리의 휘준이었다.
시후는 그런 휘준을 보며 물었다.
“뭘 넋을 놓고 하늘을 보고 있어?”
“어? 아 맞아. 시후야. 내가 항상 고마워하는 거 알지?”
“뭔 헛소리야?”
스르륵-
“어?”
시후는 앉아 있던 휘준의 몸이 옆으로 기울어지는 게 보였다.
“야! 휘준아.”
놀란 시후는 빠르게 옆으로 쓰러지는 휘준의 팔을 붙잡았다.
놀란 시후를 대신해 하윤이 휘준을 평상에 눕히며 말했다.
하윤은 휘준의 경동맥에 손가락을 가져다 댔다.
경동맥이 느리게 뛰었다.
“시후야! 119 불러야겠다.”
“…….”
이 세계 텃밭 재료로 천재요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