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chef using garden ingredients from this world?! RAW novel - Chapter 110
109화
시후는 전화를 받고 가볍게 후회했다.
들려온 목소리는 가벼운 남자 목소리였다.
-안녕하세요. [SeeYou] 쉐프님. 저 OOT 방송국의 염홍식 작가입니다. 전화 드린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상대의 이야기를 듣던 시후의 표정이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에 하윤과 휘준의 고개가 기울어졌다.
시후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은 뒤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제가 방송에 나가면 얻는 이득이 뭐죠?”
-쉐프님께서 운영하는 가게 홍보가 될 것입니다. 쉐프님 전화로 이야기하는 것보다 만나서 차 한잔 드시면서 이야기 나누는 건 어떠신가요?
시후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저, 작가님 저희 가게 홍보는 안 해도 돼요. 입소문이 날 만큼 나서 많이 바쁘거든요.”
-어우, 쉐프님. 모르시는 말씀이세요. 그 거품이 언제 어떻게 꺼질 줄 알고요.
“지금 1년 가까이 거품이 꺼지지 않고 있습니다만?”
-…….
목소리에서 들려오는 느낌이 뭔가 달랐다.
전화라는 것을 받는 순간.
느낌이라는 게 있지 않던가?
시후는 쉽지 않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상대는 꾸준히 시후를 설득하려 했다.
왠지 거머리를 만난 느낌이 든 시후였다.
‘애시당초 전화 받지 말걸.’
시후는 후회를 하며 전화 한 상대와 약속을 잡고 전화를 끊었다.
후우-
시후의 한숨에 두 사람의 머리가 기울어졌다.
그 둘의 표정을 본 시후는 불퉁한 목소리로 말했다.
“만나기로 했어요.”
“만나기로 한 것 치고 표정이 안 좋다?”
“느낌이 좀 뭐랄까…. 집요하달까요? 말하는 본새도 그렇고….”
휘준이 흥미롭다는 듯 시후를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그럼 나도 나갈까?”
“왜?”
“혹시 알아? 내 채널이랑 합작하게 해준다든지….”
휘준의 말에 시후는 그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그러고 보니 저 녀석 방송도 키워야 하는구나.
그렇다면, 그 작가와 함께 만나는 것도 좋겠지?
어차피 저 녀석도 마스크는 좋으니까.
거기까지 생각을 마친 시후는 휘준을 보며 싱긋 웃었다.
“그래, 함께 가자.”
“그런데, 너 나갈 때 슈트 입고 가야 하지 않아?”
“무슨-, 불편하게 시리. 됐어. 그냥 편하게 갈래.”
“그래? 아! 그리고, 내 거 방송…. 나와 줄 수 있냐?”
“있긴 한데 전에 두부 스테이크 맛있게 먹는 법 올렸어?”
“그거, 올려놨고, 사마윤 팀장님이 기가 막히게 그 영상 링크까지 판매 사이트에 써 놓은 거 알아?”
“어?”
휘준은 말을 하고는 핸드폰을 꺼내 뭔가를 검색했다.
그 뒤 시후에게 보여 주었다.
나와 있는 화면은 두부 스테이크와 샐러드 밀키트 판매 사이트.
손가락으로 화면을 내려 상품 설명 부분을 보여 주었다.
“일을 참 잘하시네-.”
시후는 순수하게 감탄했다.
“어쩌면 그 방송국 작가라는 사람이 판매 사이트를 봤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
휘준의 말에 시후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지도….”
며칠 뒤.
[SeeYou]의 일상은 여전히 바빴다.식당 일이 끝나고 나면 밀키트 팀의 택배 배송.
사람들의 맛있었다는 후기들.
별그램의 폭발적인 홍보들.
일일 한정 판매가 걸리자 사마윤 팀장은 심각한 표정으로 시후를 찾았다.
“사장님. 일일 한정 판매를 걸자 예약은 없냐고 문의가 상당수 들어옵니다만….”
하아-
[SeeYou] 뒷문에 기댄 시후가 주머니를 뒤적거렸다.부스럭-
막대사탕이었다.
요즘 들어 당이 너무 당겼다.
아이들에게 사탕을 자주 주면서 먹어서인지 상당히 당이 당겼다.
입안에 사탕을 물고 이마를 긁었다.
“일일 수량 한정 판매 900개 정도 아니던가요?”
“900개에서 950개 정도 받고 있습니다만, 그것도 3시간 지나면 전부 동나 버리고 있습니다.”
시후는 사마윤 팀장의 말에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일일 한정 판매 수량으로 바꾼 지 며칠 지나지도 않았는데 예약 판매를 해 달라는 요청.
하아-
누가 들으면 장사 잘 돼서 좋겠다는 빈정거림이 들려올 듯했다.
[SeeYou] 홀 손님들이 사가는 밀키트 두 종류.거기다가 판매 사이트 밀키트 두 종류.
그러나, 먹어본 사람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사람들에게 판매하는 수량 제한은 안 하셨죠?”
“네? 네-.”
“1인당 3개 이상 구매 금지로 가죠.”
“네?”
사마윤은 진심 놀랐다.
공장에서의 생산량을 조정할 줄 알았다.
그런데 사람들의 1인당 구매 개수 제한을 할 줄 몰랐다.
사마윤은 시후를 보며 걱정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렇게 하면 사람들이 반발이….”
“반발요? 효과도, 효능도 있는데, 반발이 있을까 싶은데요….”
‘어짜피 살 사람은 다 사게 되어 있죠. 다른 것과 차이가 확실하니까.’
시후는 이 말을 속으로 삼켰다.
구매하기 싫으면 안 하면 된다.
시후는 [SeeYou] 가게 손님들이 사가는 밀키트는 구매 제한을 둔 지 오래였다.
사탕을 입안에서 굴리던 시후가 사마윤을 보며 말했다.
“팀장님, 1인당 3개 이상은 판매 금지로 돌리시고 하루 930개 물량을 정해 놓죠.”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와그작-
사탕을 씹어 먹은 시후는 주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사마윤은 뒷문을 통해 주차장으로 향하며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전데요.”
* * *
OTT방송국 염홍석 작가는 지나가는 풍경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중이었다.
그는 이번 [자연을 요리하는 쉐프] 프로그램을 기획했었다.
‘강시후 쉐프라….’
염홍석은 강시후를 만나기 전 그에 대해 찾아봤었다.
‘최연소 한식 대회 최우수상 및 여러 한식 명장들의 눈도장을 찍었다라….’
염홍석은 이 친구와 방송을 하면 뜰 거라는 확신을 가졌다.
오랜 시간 기획하고 글을 썼던 염홍석만의 감이었다.
휘준이 찍었던 너튜브를 본 염홍석은 메인 PD에게 강력하게 추천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딸랑-
카페에 들어선 염홍석은 눈에 띄는 두 사람을 보았다.
한 사람은 낯이 익었다.
강시후 쉐프?
염홍석은 그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저…. 강시후 쉐프십니까?”
“네? 아, 네. 오늘 뵙기로….”
“네- 염홍석입니다.”
시후와 휘준은 엉거주춤하게 일어나 그에게 인사를 했다.
세 사람이 자리에 앉으며 홍석은 휘준을 의아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옆엔 누구신지…?”
염홍석은 머리가 기울어졌다.
시후는 그런 염홍석에게 휘준을 소개했다.
“아- 제 친구 유휘준이고, 이 친구가 너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죠.”
“아- 그러시구나. 어디서 봤다 싶었네요. 염홍석입니다.”
“유휘준입니다.”
염홍석은 속으로 두 청년의 외모를 보며 감탄 중이었다.
강시후와 유휘준.
두 사람의 마스크라면 메인PD가 상당히 좋아할 듯 보였다.
염홍석은 두 사람 앞에 놓인 음료를 보며 자신도 음료를 시켰다.
음료가 나오고 염홍석은 자신이 가져온 프로그램 기획서를 두 사람에게 보여 주었다.
기획서를 읽고 있던 시후는 호기심이 생기고 있었다.
‘시간이 안 돼. 겨울 방학이면 어느 정도 겨울 휴가라고 해서 뺄 수 있지만, 지금은 안 되겠네….’
시후는 시간적 여유가 안 된다는 이유로 고사하려 했다.
“쉐프님 그러지 마시고…. 한번 생각해 보는 게 어떠세요? 네?”
“시간적 여유가 전혀 안 될 것 같습니다.”
“그러면 시간적 여유가 되면 출연 가능 하실까요?”
염홍석의 눈빛에 시후는 고개를 저었다.
“저희 [SeeYou] 를 찾아 주시는 손님들이 여름 휴가 겸 공사한다고 한 달이나 기다려 주셨는데, 방송 출연을 이유로 또 며칠을 뺀다? 그건 안될 것 같아요.”
시후는 딱 잘라서 거절하려 했다.
그러자 염홍석은 옆에 있던 휘준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장수를 쓰러뜨리려면 말을 쏘는 건가?
시후는 무표정으로 염홍석을 쳐다보았다.
“휘준 씨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도 저희 쉐프의 의견에 동일합니다.”
“네?! 친구분이시라면서요.”
염홍석의 말에 휘준은 엄지로 옆자리의 시후를 가리키며 말했다.
“친구이면서 이 친구가 제 오너거든요. 그래서 이 친구 말을 따라야 해서요.”
“…….”
염홍석은 어떡하든 이 프로그램을 성공시키고 싶었다.
자신의 경력을 위해서라도 말이다.
“저, 쉐프님. 그러면 현재 대학생이잖습니까? 겨울 방학을 이용해서 며칠 쉬면서 방송 출연은 어떠세요?”
끈질기다.
시후의 눈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방송이라는 게 한두 번 촬영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잖습니까?”
염홍석은 시후의 말에 뜨끔했다.
그랬다.
한 번의 촬영으로 끝나면 좋겠지만, 시리즈로 기획 중이었던 프로그램이었다.
“그, 그렇긴 하죠.”
“만약, 한 번으로 끝난다면 겨울 방학 전에 일정과 저희 가게의 운영에 대한 손실금액을 주신다면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것 봐라?
염홍석은 눈앞의 어린 쉐프가 이렇게까지 나올 줄 몰랐다.
쉬는 동안의 손실금액을 달라고 할 줄 몰랐다.
대부분 어린 쉐프들은 방송 출연한다고 하면, 가게 문을 닫고도 출연했다.
그런데 눈앞의 어린 쉐프는 가게 손실 금액을 달라고 한다.
이거 좀 치는데?
“알겠습니다. 저희 메인 PD님께 말씀드려보겠습니다. 그리고 통과되면 출연하시는 겁니다?”
시후는 담백하게 말했다.
“생각해 보겠습니다.”
* * *
염홍석이 떠나고 시후가 깊은 한숨을 내 쉬었다.
하아-
시후의 표정을 본 휘준이 웃음을 참고 있었다.
큭큭-
“왜? 웃어?”
“저 작가님 네가 출연 할 줄 알고 갔잖아.”
“작간데 생각해 본다는 말이랑 출연하겠습니다라는 말이랑 뉘앙스가 다른 거 알겠지. 그것도 모를까 봐?”
“글쎄다?”
휘준은 눈을 초승달로 만들며 시후를 쳐다보았다.
“그건 그렇고….”
“?!”
시후는 말을 하다 말았다.
휘준은 궁금한 듯 시후를 보며 입을 열었다.
“세상에서 제일 나쁜 것 하나는 말을 하다 마는 것. 알지?”
“어? 그랬나?”
휘준은 남아 있는 음료를 쪼르륵 마시며 얼음을 입에 넣으며 물었다.
“어. 그래서 무슨 이야기 하려고 했어?”
“다른 게 아니라 주말 저녁에 수원 쪽 텃밭 옆에 집을 좀 같이 다녀왔음 해서.”
“왜?”
“텃밭 이전을 이제 해야지 저쪽에서 가져와야 하니까.”
“아!”
시후의 말뜻을 깨달은 휘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시후가 가진 수원 광교산 아래의 텃밭.
그쪽의 흙과 작물을 저쪽 이 세계에서 가져오기로 했다.
몇 번의 샘플 작업을 한 시후였다.
시후네 집 마당에서 광교산 아래에서 가져온 흙과 이 세계 흙을 섞어 작물을 키웠다.
작물은 샐러드용 야채.
율까지 동원해 키웠다.
맛은 저쪽과 동일했으나, 효능은 약간 떨어지긴 했다.
맛있으니까 OK.
“그래서 주말 저녁에 나랑 같이 수원 가자고?”
“어.”
“갔다가 어떻게 올 건데?”
시후는 휘준의 말에 어깨를 으쓱였다.
휘준은 그 모습에 시후가 갈 때는 대중교통을 이용.
올 때는 게이트를 열고 오겠다는 생각이라는 것을 눈치챘다.
“가자. 염홍석 작가가 겨울까지 기다려 주면 승낙하고 아니면 고사해야지.”
“헐-, 시후 너 진짜 겨울 방학 때 손실보전금 받고 하려고?”
휘준의 말에 시후는 해맑은 미소를 띠었다.
아-.
나왔다.
저 상큼한 악마의 미소.
이 세계 텃밭 재료로 천재요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