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chef using garden ingredients from this world?! RAW novel - Chapter 111
110화
주말의 [SeeYou]는 가족 단위 손님이 많았다.
특히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휘준과 하윤 그리고 진호는 그들의 편의를 위해 홀을 차분하지만 바쁘게 움직였다.
“여기 이쪽으로 앉으시겠어요?”
“우리 친구 몇 살일까요? 어머님. 아기 의자 준비해 드릴게요.”
휘준과 진호는 차분하게 손님들을 응대했다.
주방에서는 음식들이 공중으로 날아오르고 있었다.
태민의 웍에서 날아오른 것이었다.
촤아앗- 촤륵-
휙- 휙-
보글- 보글-
정신없이 음식이 만들어지고, 시후와 태민은 서로 합을 오랜 시간 맞춘 듯 움직였다.
아이들을 위한 짜장과 볶음밥을 ‘오늘의 메뉴’에 넣은 시후였다.
한국대학교와 대학병원 주위의 상가 모임이 있을 때, [SeeYou] 사장인 시후에게 항의가 들어왔었다.
메뉴와 관련된 항의였다.
하지만 시후의 한마디로 항의는 사그라들었다.
“저도 장사하는데 그 마음 왜 모르겠습니까?”
시후는 상큼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
“사장님의 그 말씀 공감하고 동의합니다. 손님 떨어질까 걱정되시는 거 저도 잘 알죠.”
“아는 사람이 그래? 에잉-. 어린 친구가 상도덕을 알아야지.”
“그런데 사장님?. 저희 공사한다고 한 달 문 닫았을 때…. 기억나십니까?”
시후에게 항의했던 사장은 지난 여름을 떠 올리며 식은땀 한 방울을 흘렸다.
“그…그건.”
[SeeYou]가 한 달 동안 공사 중엔 주위의 식당들이 거의 파리를 날렸다고 했다.이유는 낙수효과가 없어졌기 때문.
[SeeYou]에서 줄을 서다 기다리기 지친 손님들은 주위 식당으로 들어갔다.주위 식당에서 배고픔을 해결한 손님들은 그럭저럭 먹을 만하다는 평가를 별그램에 올렸었다.
[SeeYou] 덕분에 주위 상권이 활발해진 것은 사실이었다.그리고 여름엔 [SeeYou] 의 공사로 상당한 타격을 입었었다.
시후의 말 한마디로 상가 모임은 평화롭게 끝났다.
조용히 계시면 낙수효과로 주위 식당들 손님도 늘어갈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가게를 다른 곳으로 이전해 버리겠다는 말 한마디로 정리되어 버린 상가 모임.
그 뒤로 시후가 운영하는 [SeeYou]의 메뉴에 대해서 태클을 거는 주위 식당은 없었다.
시후의 음식 맛을 따라갈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가끔은 시후가 양념이나 이런 자잘한 부분을 주위 가게에 알려 주기도 했다.
그 덕에 주위 상권 특히 음식 장사를 하는 사장들은 시후를 칭찬했다.
주말엔 특히 낙수효과 덕을 톡톡히 보는 주위 식당들이었으니까.
“시후야- 어린이 손님 짜장 하나, 볶음밥 하나 있어.”
“형- 그건 태민이한테 이야기하세요.”
“어- 알았어.”
태민은 작은 웍을 들고 아이들을 위한 짜장과 볶음밥을 만들기 위해 준비했다.
밀키트 팀 역시 손이 빠르게 움직였다.
그들은 소분된 재료를 진공 팩 포장을 하며 만들고 있었다.
달그락- 달그락-
“어우- 정신없어.”
김은주의 중얼거림.
정신 없이 설거지를 한 뒤 그릇을 쌓아 물기를 제거하기 무섭게 가져가는 두 사람.
김은주는 그 모습을 보며 피식 웃고 말았다.
얼마나 손이 빠른지.
얼마나 행동이 빠른지.
주방에서 움직이는 두 사람을 보면 눈이 핑핑 돌 지경이었다.
김은주 역시 주방의 열기와 쌓이는 설거지를 해결한다고 정신없이 움직였다.
바쁜 와중에도 시후는 꼭 김은주에게 물을 마시면서 하라며 보리차를 챙겨주었다.
“후아-. 살 것 같네”
김은주는 시후가 챙겨준 시원한 보리차 한잔을 마신 뒤 또 움직이기 시작했다.
밀키트 팀은 처음엔 주방을 도와줄 시간이 있었다.
지금은 자기들 일한다고 정신없었다.
“지금까지 몇 개 만들었어요?”
뒷문을 통해 들어온 사마윤의 질문.
윤지원은 놀라고 말았다.
“주말인데 오셨어요? 팀장님?”
“그렇게 됐네요.”
“아직 결혼 안 하셨다고 하셨죠?”
윤지원의 질문에 사마윤은 어깨를 으쓱였다.
“있었는데…. 지금은 일이 제 여친이네요.”
사마윤의 말에 윤지원은 피식 웃고 말았다.
“팀장님은 일하실 때 멋있게 보이는 거 아세요?”
사마윤은 눈을 가늘게 뜨고 윤지원을 쳐다보았다.
“남자가 봐도 팀장님은 멋진 분인데 미혼인 게 좀 이상해서요.”
“일 때문에 차인 거죠.”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하는 사마윤의 말에 윤지원은 입을 다물고 말았다.
“결혼할 생각도 없고, 현재 [SeeYou]가 잘 되는 게 제 보람입니다.”
사마윤은 쇼케이스에 밀키트 팀이 만든 두부 스테이크 밀키트를 카운트하며 말했다.
“오늘 주말인데 다들 끝나고 뭐 하십니까?”
사마윤은 밀키트 팀을 보며 물었다.
그들은 손을 바쁘게 움직이면서 대답했다.
“저희야 뭐 숙소에 처박혀서 TV 보거나 게임 하죠.”
“숙소요?”
“아- 저희 세 명이랑 저기 홀에 진호 씨까지 네 명은 기숙사에 살아요.”
사마윤은 눈을 가늘게 떴다.
시후가 직원으로 보육원에서 퇴소하게 된 아이들을 뽑는 것까진 알고 있었다.
그런데 기숙사를 제공하면서 일을 시킨다?
사마윤은 시후의 생각이 커 보였다.
찰칵-
마지막 카운트까지 끝낸 사마윤은 밀키트 팀을 보며 말했다.
“앞으로 400개만 더 만드시면 끝날 것 같네요.”
“얼마 안 남았네요. 빨리 만들고 사장님 만들어 주는 밥 먹고 퇴근해야지.”
“맞아. 사장님 밥 먹다가 다른 식당 밥 먹으면 일단 비교하게 되더라.”
“응응! 맞아. 맞아.”
세 사람의 손놀림은 더욱 빠르게 변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사마윤은 직원과 시후를 번갈아 쳐다보며 미소를 지었다.
지이잉-
사마윤은 발신자를 확인하고 바로 뒷문을 빠져나가 전화를 받았다.
“네- 접니다.”
-거기 지금 많이 바쁘죠?
들려온 목소리는 사마윤의 직속 상사 윤강훈이었다.
“네- 정신없이 돌아가는 중입니다.”
-그래요? 팀장님의 출장이 너무 길어지는 거 같아서요.
사마윤은 진심 당황했다.
“네? 그건 전무님께서….?”
사마윤은 말을 하다 말고 줄였다.
상대가 웃음을 참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윤강훈은 의자에 앉아 사마윤의 당황한 목소리를 들었다.
‘이 형 오랜만에 당황하네….’
흠흠-
윤강훈은 목소리를 다듬고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아침에 놓아둔 스케쥴 전부 처리 다 했고 [SeeYou]에서 바로 퇴근하시라고 연락드렸어요.”
-아, 네. 알겠습니다.
강훈은 전화를 끊고는 미소를 지었다.
사마윤 없이 강훈 혼자서도 일을 잘 해내고 있었다.
비서가 없다는 사실에 조금은 불편했지만, 이내 적응하고 움직였다.
사마윤이 아침에 출근해서 하루 스케쥴을 전부 정리 후 책상 위에 올려놓고는 [SeeYou] 로 향하는 것을 윤강훈은 알고 있었다.
‘워낙에 뛰어난 분이시니. 거기다 시후가 먹을 것으로 조련도 잘하는 것 같고…. 날 한번 잡아서 얼굴 한번 보고 싶네. 전에 목소리도 좀 걸리기도 하고….’
사마윤을 [SeeYou]에 붙여 놓은 건 윤강훈이었다.
밀키트 팀의 과장을 보내려 했었지만, 마뜩잖았다.
“우리 같은 대기업이 가내 수공업 같은 가게에서 왜 일을 일일이 봐 줘야 합니까?”
과장은 반발했다.
그 소식을 들은 강훈은 과장의 업무 능력치부터 시작해서 모든 것을 다 조사시켰다.
보고서가 올라오고. 보고서를 보던 강훈의 미간이 좁혀졌다.
“이래 놓고 [SeeYou]에 나가기 싫었다는 거지? 자기 손에 떨어지는 게 없으니까?”
강훈은 조용히 사마윤에게 지시했다.
“감사팀 불러서 다른 직원들도 이런지 조용히 조사해 보세요.”
윤강훈의 지시.
사마윤은 그때부터 바쁘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 드러난 비리도 캐내게 된 윤강훈의 입지는 조금씩 단단해졌다.
‘이게 시후가 밀키트를 하겠다는 말과 동시에 내 입지도 단단해지고…. 그 녀석 덕분이겠지?’
윤강훈은 판매 사이트에 들어가 [SeeYou]의 밀키트 판매 추이를 보다 고개가 살짝 기울어졌다.
“얘는 왜 생산 공장을 안 돌리는 거지?”
강훈은 팔짱을 끼고 한참 생각하다 두부의 콩이 저 쪽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 그래서 일일 판매 제한이랑 1인당 제한 구매 수를 걸었구나.”
나름 머리 잘 썼네.
영감님이랑 술 한잔하고 싶기도 한데….
시후를 한번 찾아가야 할 것 같네.
그 녀석이 만든 음식도 먹고 싶은데….
띠링-
핸드폰을 확인한 강훈은 헛웃음을 터트렸다.
“이 사람이. 약 올리나?”
문자로 사진 서너 장이 도착해 있었다.
송이버섯 요리 서너 개와 밥과 국이 놓인 ‘오늘의 메뉴’였다.
강훈은 웃을 수밖에 없었다.
조금 전 사마윤을 놀린 것에 대한 복수였으니까.
강훈은 시계를 보았다.
시후가 오늘 가게 마치고 수원 광교에 구입한 텃밭으로 간다는 이야길 하윤에게 들었다.
‘휘준이랑 함께 간다던가?’
강훈은 잠시 생각하다 옷을 챙겨 사무실을 나섰다.
* * *
시후는 홀 테이블에 지쳐 널브러졌다.
태민도 그 옆에 구겨지듯 의자에 걸쳐져 있었다.
그 모습을 본 하윤은 피식 웃으며 쇼케이스에서 음료를 꺼냈다.
시원한 콜라와 사이다를 시후와 태민에게 건넸다.
“고생했다. 이거 마셔.”
“아- 감사합니다. 형.”
태민은 콜라를 받자마자 뚜껑을 땄다.
딸칵-
푸슛-
싸아아아-
꿀꺽- 꿀꺽-
한 번에 콜라를 털어 마시는 태민을 보며 시후는 인상을 찌푸렸다.
크으-
“목 안 아프냐?”
“어? 이렇게 마셔야 제맛이지.”
“보기만 해도 목 따갑다.”
시후도 처음엔 저렇게 마셨었다.
어느 날부터 식도를 치고 넘어가는 탄산에 목이 따가웠다.
“태민아 오늘 네가 직원식사 좀 만들어라.”
“네에에?”
밀키트 팀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반문했다.
“왜들 그러세요?”
시후는 그들의 반응이 의아했다.
“그게…. 사장님 밥 먹고 싶은데요?”
밀키트 팀의 반응.
시후는 그들을 골려주고 싶었다.
목소리를 깔고 입을 열었다.
“여러분이…. 제 밥에 너무 익숙해지신 거 같아서, 우리 중식의 달인 홍태민 쉐프님이 앞으로 여러분 밥을 해주실 겁니다.”
“아, 안 돼요! 저희 업무 능력이 절반 이하로 떨어질 거예요.”
“맞아요! 사장님. 안 돼요. 참아 주세요. 네? 사장님?”
“일주일에 2번은 괜찮은데 3번은 싫어요.”
밀키트 팀의 반발은 생각 못 했다.
시후의 눈빛이 점차 가라앉았다.
“이왕 일하는 김에 맛있는 밥을 먹고 싶어요.”
그들의 말은 이해되었지만, 이렇게 되면 태민의 요리인으로서의 자존심이 무너진다.
시후는 잠시 생각하다 입을 열었다.
“음…. 자꾸 그러시면 앞으로 제가 밥을 안 하고 홍태민 쉐프에게 직원식사를 두 끼다 다 만들라고 할 겁니다?”
시후의 표정을 본 밀키트 팀은 조용히 꼬리를 내렸다.
지금까지 겪어왔던 [SeeYou]의 사장 강시후는 한다면 했다.
한번 선을 그어 버리면 다신 넘지 못했다.
시후는 그들의 표정을 본 뒤 태민을 보았다.
태민은 시후의 의도를 알 수 있었다.
“홍 쉐프님. 직원식사 만들어주실 수 있죠?”
“그럼요. 제가 맛있게 만들어 보겠습니다.”
“그럼 부탁드릴게요.”
밀키트 팀은 괜한 소리를 꺼냈다는 듯 서로 보며 눈동자만 데구루룩 굴리고 있었다.
시후는 그들을 살피며 입을 열었다.
이 세계 텃밭 재료로 천재요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