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chef using garden ingredients from this world?! RAW novel - Chapter 113
112화
율은 손짓 한 번으로 씨앗들을 전부 싹틔워냈다.
그 모습을 보던 시후는 감탄을 터트렸다.
“이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
-칭찬해줘. 더 해줘.
“오- 율 좀 멋진데?”
-에헤헷.
시후의 칭찬에 율은 기분 좋다는 듯 손을 더 휘둘렀다.
내친 김에 열매까지 맺게 해준 듯했다.
‘헐-. 이 녀석 과학자들이 알면 진짜 연구소 행인데?’
시후는 율을 보며 내심 중얼거렸다.
-다했어. 이제 시후가 만든 음식 먹을 수 있어?
“어? 어.”
두 동의 온실 유리 하우스에 심어진 샐러드용 채소들을 잠시 본 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샐러드 채소는 어느 정도 해결이 되었고….’
시후는 텃밭과 이어진 집으로 향했다.
집 안에 들어가니 휘준 혼자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왜 혼자 있어?”
시후의 질문에 휘준은 어깨를 으쓱이며 게이트를 가리켰다.
두 사람은 이미 게이트를 넘어간 상태였다.
‘흙 옮기는 작업 끝내시고는 후다닥 사라지시더니….’
시후는 율을 불러 안아 들었다.
그리고는 휘준과 함께 게이트 안으로 발을 들였다.
* * *
강훈은 아세트 손에 이끌려 게이트를 통과했다.
시후가 게이트를 열었고 연결된 곳은 영주관이었다.
강훈이 영주관에 들어섰을 때 깜짝 놀라고 말았다.
“?!”
키보드 두들기는 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었다.
모니터 앞에서 누군가 뭔가를 보며 열심히 타이핑 중이었기 때문이었다.
강훈은 그를 보며 고개가 살짝 기울어졌다.
“여기서 뭐하냐?”
한참 자료를 보며 타이핑을 하던 이가 모니터 위로 솟구쳤다.
하윤은 강훈의 얼굴이 보여 눈을 한번 비볐다.
“어? 형? 어떻게….”
“너야 말로 여기서 뭐하냐?”
“나? 아!”
하윤은 그제야 깨달았다.
강훈이 일이 바쁘고 자기 역시 학교가 바빠서 잊어버렸다.
자기가 이쪽 세계의 부영주가 되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자- 강훈. 이리로 오게.”
“뭐예요! 장로님. 지금 한참 바빠 죽겠는데.”
하윤은 아세트 장로가 강훈을 이끌고 장로실로 들어가려는 것을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하윤 님. 밭을 옮긴 뒤에 이 서기를 쉬게 해주신다고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그, 그렇긴 하지만….”
“그럼 전 이만….”
아세트가 강훈을 데리고 장로실로 가려고 할 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장로님! 끝낼 건 끝내고 하시죠. 제가 알고 있기론 오늘 업무가 좀 남았다고 알고 있는데….”
시후의 목소리는 약간은 차가운 목소리였다.
텃밭을 옮기기 전, 시후는 아세트 장로에게 이야기했었다.
현실 시간으로 시후가 매일 저녁 내려와서 일을 돕겠으니, 일은 확실하게 끝내자고 했다.
덕분에 태양광 판넬 설치, 노트북과 주변기기까지 설치해 주었다.
아세트 장로의 수고를 모르는 건 아니었다.
큼큼-
아세트 장로는 아쉽다는 듯 비닐 봉투를 보며 입맛을 다신 후.
하윤에게로 다가가 그의 책상 위에서 한 움큼 서류를 쥐고 말했다.
“하윤 님. 제가 이것만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윤은 불만 없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하윤과 아세트 장로의 모습을 보고 있던 강훈은 시후를 보며 물었다.
“어떻게 된 거야?”
시후는 강훈에게 지금까지 있었던 일에 대해 알려주었다.
이야기를 듣던 강훈의 눈은 점점 커졌다.
“그러니까 하윤이 여기 이쪽 세계의 부영주가 되었다고?”
“네. 그리고 아세트 장로가 서기예요”
강훈은 시후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쪽 고블린들에게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주고, 만들어진 물건을 밀키트 사업에 사용하다니, 생각 잘했는데?.’
강훈이 한참 시후를 보며 대견하다는 눈빛을 보내고 있을 때 하윤의 목소리가 들렸다.
“끄으읕-”
시후가 그들에게 수고했다는 인사를 건네기도 전에 아세트는 강훈의 손을 잡고 장로실로 향하며 말했다.
“시후님-. 맛있는 안주 만들어 주신다고 하셨죠? 그럼 부탁드립니다?”
아세트 장로의 말에 시후는 피식 웃고 말았다.
시후는 휘준을 찾았지만, 영주관 밖으로 나갔는지 안보였다.
창을 내다보니 휘준은 엘라와 함께 놀고 있었다.
‘저건?!’
휘준은 엘라에게 옷을 입히고 있었다.
시후는 눈을 가늘게 뜨고 옷을 살펴보았다.
푸훕-
옆에서 들려온 소리에 시후는 고개를 돌렸다.
하윤이 창밖을 보고 입을 막고 있었다.
“ㄱ, 귀엽다.”
하윤의 말에 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휘준이 엘라에게 입히고 있는 옷은 크림색 원피스였다.
유치원생이 입으면 딱 맞을 사이즈.
일명 공주님 원피스였다.
“그런데, 저걸 입혀놓으니까 뭔가….”
하윤이 말을 하다 말았다.
마땅한 표현을 찾고 있는 듯했다.
“고양이 옷 입혀놓은 것 같다고요?”
따악-
“어-. 맞아. 내가 그 이야기하려고 했어.”
“애들이 스핑크스 닮아 있어서 그런 걸지도 모르죠. 주름만 없을 뿐이죠. 형. 전 안주 만들러 집에 잠깐 다녀올게요.”
“어? 어-.”
하윤은 기지개를 켜며 시후가 영주관 내 침실로 향하는 것을 보았다.
* * *
집으로 올라온 시후는 피식 웃고 말았다.
수원으로 갈 때는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그리고 집에 올 때는 게이트.
엄청나게 빠르게 다녀왔다.
거기다 수원에서는 정말 보고 싶었던 강훈까지 보았다.
시후는 팔을 걷어 올린 뒤, 싱크대 수도꼭지를 열고 손을 비누로 빡빡 씻었다.
헹주에 손을 가볍게 닦은 뒤, 스테인리스 볼을 꺼냈다.
부침가루 종이컵 3컵, 계란 3개를 넣고, 소금을 뿌린 뒤, 물을 적당히 넣었다.
거품기로 반죽을 개며 농도를 확인했다.
주르륵-
“농도는 됐고…. 어디 보자, 김치가.”
시후는 냉장고에서 김치통을 꺼내 열었다.
잘 익은 김치 냄새가 풍겼다.
아삭- 아삭-
시후는 김치 한 조각을 떼서 입에 넣었다.
음…. 잘 익었네.
시후는 김치를 꺼내 송송 썰었다.
김치전을 만들 때 사람마다 다르긴 하지만, 시후는 김치를 송송 써는 편이었다.
거기에 청양고추 3개를 같이 썰어 개어놓은 반죽에 넣었다.
‘김치전 반죽은 만들어 놓았고.’
다른 스테인리스 볼 역시 부침가루와 함께 계란 소금물을 섞어 반죽을 개었다.
주말 저녁에 ‘파전’을 해 먹기 위해 미리 이 세계 텃밭에서 가져왔던 쪽파와 대파.
재료를 깨끗하게 씻은 뒤 일정한 크기로 썰어 놓았다.
“준비 끝났고, 그 전에 김치를 볶아 볼까?”
미리 꺼내놓은 오겹살을 조리대 위에 올려놓은 시후.
프라이팬을 꺼내고 환풍기를 틀었다.
휘이이잉-
거기다 가스레인지를 켜자 경쾌한 소리와 함께 불이 붙었다.
타타타탓-
프라이팬을 가스레인지 위에 올리고 달궜다.
어느 정도 손바닥으로 열기 체크를 했다.
이후, 시후는 오겹살을 프라이팬에 깔았다.
촤아아앗-
금세 올라오는 오겹살 냄새가 식욕을 자극했다.
꼬르륵-
시후는 점심도 안 먹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반찬 몇 가지와 함께 국까지 함께 끓인 시후.
오겹살이 노릇노릇 익고 그 기름이 나왔을 때 시후는 김치를 조금 큼직큼직하게 썰어 넣었다.
그러자 오겹살을 굽는 향기가 다시 한번 변했다.
“와- 침 고이네, 침 고여. 먹었다간 식욕을 주체 못 할 것 같고,”
시후는 중얼거리며 계속 음식을 해나갔다.
오겹살 기름에 맛있게 익은 김치를 접시에 담아 인벤토리에 그대로 넣어 버렸다.
그리고 다른 프라이팬을 꺼내 기름을 넉넉히 둘렀다.
달궈진 팬 그리고 국자로 크게 반죽을 프라이팬에 두른 뒤.
프라이팬에서 익어가는 반죽 위에 쪽파를 가지런히 올렸다.
그 뒤 반죽을 한번 쪽파 위에 국자로 가늘게 뿌렸다.
파가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살짝 뿌려 두는 것.
어느 정도 반죽의 테두리 면이 노릇하게 익자 시후는 프라이팬을 흔들며 공중에서 뒤집었다.
촤락- 치이익-
기름을 다시 한번 더 프라이팬에 두르자.
파가 익어가는 냄새가 부엌에 가득 찼다.
“오- 맛있는 냄새. 킁킁- 이건 파전이냐?”
시후는 들려온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휘준이었다.
“어? 엘라와 더 놀지 왜 올라왔어?”
“배고파서 뭐 좀 챙겨 먹으려고.”
휘준의 말에 시후는 피식 웃었다.
“내려가서 기다려, 거기서 한잔하자.”
“밥은?”
“밥도 챙겨놨어.”
“그래? 그럼 냉장고에 있는 맥주캔이랑 소주 좀 챙겨 가야겠네.”
“어- 거기 냉동실에 얼음 얼려 놓은 것도 가져가.”
“왜?”
“아세트 장로님 소주에 얼음 타서 먹는 거 좋아하시더라.”
“소주에 얼음을? 밍밍하지 않아?”
휘준의 말에 시후는 뒤집개를 들고 전을 살짝 살짝 눌러주며 말했다.
“소주를 ‘이 세계 양주’라고 좋아하시던데?”
“취향 참 독특하시네.”
“개취 존중이지 않겠냐?”
시후의 말에 휘준 역시 어깨를 으쓱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나 먼저 내려가 있는다.”
“어- 간 김에 두부 팀한테 갓 만든 두부 있으면 네 모만 큼직하게 썰어놔 달라고 해줘.”
“두부 팀한테 그렇게 이야기하면 되지?”
“아! 그리고 두부구이도 좀 해놔달라고 말해줘. 전에 가져다드린 들기름이랑 기름이랑 섞어서 구워달라고 해.”
“누구한테?”
“그리밍 씨한테 이야기하면 알 거야.”
“어-”
휘준은 시후의 말을 기억한 뒤 안방으로 향했다.
촤앗- 촤라락-
시후는 몇 장의 파전을 대나무 소쿠리에 종이를 깔고 그 위에 척척 걸쳐 깔았다.
또 다른 김치전이 남았다.
파전과 다른 매력을 지닌 김치전.
시후는 김치전이 익어갈 동안 파전하고 남은 반죽을 보며 잠깐 생각에 잠겼다.
‘호박을 썰어서 호박전과 배추전도 만들어야겠네.’
시후는 김치전이 익어갈 동안 호박을 썰어 반죽에 빠뜨렸다.
그리고는 파전을 만든 프라이팬에 호박전을 올려 구웠다.
촤락- 치이익-
김치전이 익고, 공중에서 공중제비를 한 바퀴 돈 뒤 다시 프라이팬으로 안착했다.
금세 만든 파전, 김치전 그리고 호박전과 배춧잎 전까지 시후는 빠르게 담아 인벤토리에 넣었다.
국이랑 밥 그리고 반찬 전 거기다 노릇하게 굽힌 고기까지 다 만든 뒤.
금세 주방을 치워 버렸다.
요리를 언제 했냐는 듯 빠르게 모든 정리를 마친 시후.
게이트를 통해 이 세계로 넘어갔다.
크하하하-
푸핫-
영주관으로 들어가자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똑똑-
시후는 장로가 사용하는 장로실 문을 두들겼다.
달칵-
아세트 장로가 문을 열어주었다.
시후는 들어가지 않고 두 사람을 보며 말했다.
“나와서 안주랑 드세요.”
“어-. 그럴게. 안주 많이 만들어왔어?”
강훈 시후를 보며 불콰해진 얼굴로 물었다.
“네, 저희 저녁도 안 먹어서 저녁 먹을 거랑 안주랑 같이 만들어 왔어요.”
“오-. 시후가 만든 안주 오랜만에 먹어 보는 거야?”
“나오기나 하세요. 형.”
강훈의 얼굴에서 미소가 떠날 줄 몰랐다.
아세트 장로에게 들은 이야기가 너무 기특하고 대견했기 때문이었다.
영주관 내 식당으로 향하자 강훈은 눈을 크게 뜰 수밖에 없었다.
“이게 다 뭐냐?”
식탁으로 쓰고 있는 테이블 위에 놓인 두부와 오겹살 구이 거기에 구운 김치와 함께 있는 두부.
파전과 호박전 거기다 김치전과 배춧잎 전까지.
놓여 있었다.
거기다 시후가 휘준, 하윤이 먹을 저녁 식사 반찬과 국까지 놓으니 그야말로 테이블 위가 꽉 찬 느낌이었다.
-시후. 시후. 우리도 먹어도 돼?
엘라와 율이 영주관 안으로 들어와 있었다.
시후는 엘라와 율에게 오라는 손짓을 했다.
엘라는 휘준 옆에 앉았다.
그리고 율은 시후 옆에 아세트 장로는 강훈 옆에 앉아 잔을 받고 있었다.
하아-
하윤은 그런 그들을 보며 중얼거렸다.
“나만 없어…. 고블린.”
이 세계 텃밭 재료로 천재요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