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chef using garden ingredients from this world?! RAW novel - Chapter 125
124화
그날도 여전히 시후의 일과 루틴은 늘 같았다.
새벽 5시 기상 그리고 텃밭에 가서 국왕께 보낼 음식을 아세트 장로에게 건넨 뒤.
텃밭 주위를 돌다 필요한 텃밭 재료가 있으면 가져온다.
그리곤 새벽에 일어나 운동을 하고 있는 휘준을 잠깐 보다 샤워를 한다.
그 뒤 하윤과 휘준에게 간단한 아침을 먹인다.
출근 준비 완료.
[SeeYou]로 혼자 먼저 갈 때도 있지만, 대부분 휘준과 하윤 형과 함께 출근한다.혼자 출근할 때도 재밌었다.
새벽의 거리를 걷는 기분도 나름 나쁘지 않았다.
집에서 가게까지 거리는 꽤 되었지만, 시후는 걷는 게 좋았다.
사고 트라우마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건 아직도 꺼렸다.
걸을 수 있는 거리는 걸었다.
그렇지 못한 거리는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도착한 가게 [SeeYou] 앞엔 도매상들의 납품 된 상자가 놓여 있었다.
그것들을 가게 안으로 들이고 나면, 그때부터 일의 시작이다.
그런데 그날은….
따라랑-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입니다.”
밀키트 팀의 직원들은 다 같이 출근한다.
시후가 마련해 준 기숙사 아파트.
한집에 살다 보니 서로 같이 나오나 보다.
그런데, 홀 팀의 우진호의 표정이 좋지 않다.
시후와 눈이 마주치면 계속해서 눈을 피하고 있다.
시후는 하윤에게 홀 팀의 우진호의 행동에 대해 알아봐 달라했다.
가게의 모든 업무를 마치고, 우진호의 행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하윤은 시후에게 간략하게 설명을 했고,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알겠어요. 형. 그러면 경찰서 다녀와서 우진호와 따로 이야기해 보죠.”
시후는 직원들 식사를 태민에게 맡기고 출두 명령을 받은 경찰서로 향했다.
* * *
시후는 경찰서라는 건물 앞에서 신분증을 제출 하고 [방문자]라는 패찰을 목에 걸었다.
출두명령서에 쓰여있는 담당 형사를 호출했고,.시후는 경찰서 내에 있는 카페에서 형사를 기다렸다.
잠시 뒤.
전체적으로 다부져 보이지만, 평범한 인상의 남자가 시후에게 다가왔다.
“오신다고 고생하셨습니다. 강시후 씨 되시죠?”
시후는 인사 후 빠르게 그의 목에 있는 명찰을 보았다.
노원호 형사.
“아- 네. 안녕하세요.”
거기다 미소 지을 때 살짝 보이는 송곳니가 시후의 눈엔 신경 쓰였다.
‘고춧가루….’
시후의 시선이 노원호의 송곳니에 가 있는 것도 모른 채.
노원호 형사는 시후의 맞은편에 앉으며 가게 앞 쇼케이스가 부서진 것을 발견한 상황에 대해 물었다.
시후는 그날을 떠올리며 형사에게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저…. 형사님. 진술하기에 앞서, 식사를 굉장히 맛있게 드셨나 봐요?”
시후의 말에 노원호 형사의 얼굴엔 의아함이 떠올랐다.
“네? 그게 무슨….”
시후는 검지로 자신의 송곳니 부분을 가리켰다.
그러자 형사는 빠르게 말을 알아듣고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아- 그래서 조금 전에….”
노원호 형사는 조금 전 목격자 취조 시에 진술하던 이가 자신을 뚫어져라 본 이유를 알고는 얼굴을 붉혔다.
그는 빠르게 휴지로 자신의 송곳니를 닦았다.
시후는 노원호 형사의 행동에 내심 피식 웃었다.
그리고는 일요일 출근했을 때의 상황을 전부 진술했다.
“그러셨군요. 주위에 모든 CCTV를 다 박살 내놨던데, 그 주위랑 좀 떨어진 곳의 CCTV 하나가 살아 있었더라고요. 그래서 확보했는데, 다행히 화질도 선명하더군요. 이쪽으로 오시겠습니까?”
노원호 형사는 형사팀 자신의 자리로 시후를 안내했다.
그리고는 모니터를 홱 틀어 화면을 보여 주었다.
시후는 화면 속의 인물을 보고 동공이 살짝 커졌다.
“?!”
시후의 표정을 보고 있던 노원호 형사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아는 분이십니까?”
시후는 자세히 모니터를 보고 있었다.
모니터 안의 남자를 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아는 사람은 아닙니다.”
시후는 경찰서로 나오기 전 하윤의 말을 떠올렸다.
* * *
“너 전에 기형태라고 면접 봤었잖아.”
“네.”
시후는 하윤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왜요? 우진호 씨의 표정이랑 기형태랑 무슨 관계 있어요?”
하윤은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아무래도 기형태가 면접 떨어진 걸로 해코지 한 거일 수도 있다는데?”
“네? 그게 무슨?”
“기형태랑 우진호 같은 복지원 출신이고 면접이 둘 다 뽑힐 줄은 복지원 원장도 몰랐데.”
“…….”
시후는 실습 면접 때의 기형태를 떠올렸다.
착실하게 일하겠다고 면접에서 밝혔던 바와 달리 실습 면접에서의 행동은 아니었다.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
같은 실습 조에 대한 행동.
배움에 대한 투덜거림 등이 감점 사유였다.
시후는 그를 떠올리다 눈빛이 살짝 바뀌었다.
“그래서 그 친구가 저희 가게 쇼케이스를 부순 것 같다고요?”
“어-. 우진호가 복지원 원장한테 야채 절임을 보내고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기형태 이야기가 나왔나 보더라고.”
시후는 하윤의 말을 머릿속으로 정리했다.
같은 복지원 소속인 기형태와 우진호가 함께 면접을 보았다.
기형태 탈락.
우진호 합격.
우진호가 기형태의 셔틀 노릇을 했었다고 한다.
자신보다 떨어지는 우진호가 붙고 기형태 자신이 떨어졌다.
그래서 자신을 떨어뜨린 [SeeYou]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가 피해를 준 것 같다.
* * *
시후는 모니터를 보며 하윤의 이야기를 떠올렸다.
“아는 분은 아니지만 뭔가 짚이는 게 있는 듯, 합니다만?”
시후는 노원호의 말을 귓등으로 듣고.
화면 속 남자를 계속 보고 있었다.
[SeeYou]를 노려보고 있다가 다른 상가로 향하는 기형태의 모습을.‘이런 사소한 일로 원한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한데…. 문제는 다른 가게가 우리 때문에 피해를 본 거잖아?’
시후는 팔짱을 끼고 침음성을 삼켰다.
“형사님. 저 사람 신원 파악되었나요?”
시후의 질문에 노원호 형사가 입을 열었다.
“아직은요.”
“만약 저 사람이 초범에 자수를 하면 선처가 들어가나요?”
노원호는 형사의 감에 시후가 뭔가를 알고 있다고 눈치챘다.
“사장님. 혹시 뭔가 알고 계신가요?”
후우-
“알고는 있지만, 조금 당황스럽네요.”
“…….”
시후는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고는 잠시 생각하는 듯했다.
“저희 가게가 피해 본 것은 넘어가려면 갈 수 있지만, 다른 가게들이 입은 재물손괴죄는 넘어가진 못하겠죠?”
시후의 질문.
노원호는 동공이 살짝 좁혀졌다.
이것 봐라?
노원호는 눈앞의 앳된 청년의 말에 흥미가 느껴졌다.
시후는 몸을 형사 쪽으로 기울이며, 손깍지를 끼며 말했다.
“형사님. 이 화면의 친구 자수하면, 선처해 주십니까?”
“글쎄요…. 다른 가게 사장님들께서도 동의하면 조금은 가벼워지겠죠? 초범이라면요.”
시후는 기형태를 면접에서 뽑을 때 복지원 원장과 통화를 했었다.
착한 아이라고, 학교 다니면서도 문제 한번 일으키지 않았다는 말을 믿었다.
부모가 없다는 이유로 따돌림당하고.
세상에서 손가락질받게 되는 상황.
그런 상태에서 너무 열 받아서 우발적 범죄를 저질렀다?
그걸 기회도 없이 법률적 처벌한다?
세상에 원한을 가지기 딱 좋은 상태 아닐까?
시후는 한 번의 기회는 주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눈 한번 깜박일 시간에 생각과 계산을 끝낸 시후.
“형사님. 그러면 내일모레 저희 가게로 와 주시겠습니까?”
“네? 그게 무슨?”
“이 화면 속의 저 사람과 대면 시켜 드릴게요.”
“아시는 겁니까?”
시후는 노원호 형사에게 담담히 말을 했다.
“이름은 기형태. 현재 복지원에서 자립아동 출신….”
시후가 말을 다 잇지 못했다.
“하아- 이 새끼 이거. 고아원 출신 새끼네. 거기다 부모 없는…? 헙!”
노원호 형사는 시후의 눈을 보고 깜짝 놀랐다.
검은색 눈동자가 검붉은색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시후의 차분한 목소리가 귓가에 들렸다.
“형사님. 저도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셔서 부모 없는 새끼입니다만? 형사님의 부모님은 천년만년 사실 수 있습니까? 부모님이 안 계시면 모두 범죄 저지릅니까?”
시후의 달라진 분위기에 노원호 형사는 침을 꼴깍 삼켰다.
노원호 형사는 시후의 분위기에 어깨가 살짝 움츠러들며 양손을 내밀며 말했다.
“그, 그게 아니고요.”
시후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에 주위에서도 힐끔거렸다.
“제가 형사님께 초면에 욕을 하면 기분 좋으십니까?”
누군가 시후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우리 직원이 말이 좀 과격했네요. 죄송합니다.”
시후는 고개를 돌려 위를 쳐다보았다.
짧게 친 숏컷.
일명 군인 머리에 어깨가 딱 벌어진 남자였다.
“티, 팀장님.”
노원호는 엉덩이를 들고 팀장을 쳐다 보았고, 시후는 무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팀장 역시 시후의 표정과 눈빛을 보고 침을 삼켰다.
“저…. 너무 그렇게 화내지 마시고요.”
팀장의 말에 시후는 무표정하게 고저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말을 하고 있는 중에 앞에서 욕부터 내뱉으시니 당연히 화가 나지 않겠습니까? 거기다 부모 없는 사람은 전부 범죄자입니까?”
“…….”
시후의 말에 팀장은 노원호 형사를 째려보았다.
검지와 중지를 펼쳐 노원호 형사의 눈을 가리킨 뒤 자기 눈을 가리켰다.
‘너 나중에 나 좀 보자!’
팀장이라는 사람은 시후에게 묵례를 하며 사과했다.
“미안합니다.”
시후는 노원호 형사에게 시선을 던지며 말했다.
“노원호 형사님. 3일 주십시오. 그 CCTV 화면 속 남자가 직접 경찰서로 찾아와 합당한 처벌을 받을 수 있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함부로 사람들을 무시하지 마십시오.”
“…….”
노원호는 말을 할 수 없었다.
시후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무형의 기운 때문이었다.
시후는 형사팀 사무실에서 나와 복도를 걸으며 스마트 폰을 들었다.
“여보세요? 우진호 씨?”
* * *
우진호와 시후는 중간에 만나 우진호가 지냈던 보육원에 도착했다.
우진호의 표정은 불안해 보였다.
“진호 씨. 제가 진호 씨 짜를까 봐 걱정돼요?”
시후의 질문에 진호는 말을 할 수 없었다.
“걱정 마요. 형태 씨 일도 잘 해결될 거예요.”
시후의 말에 진호의 표정은 조금 펴졌다.
두 사람은 보육원장실로 향했다.
보육원 원장은 시후가 왜 자신을 찾아왔는지 알 수 있었다.
달칵-
세 사람 앞에 하얀색 머그컵이 하나씩 놓였다.
“연락해 주셨을 때 정말 놀랐습니다. 사장님.”
시후는 머그컵을 들며 입을 열었다.
“시후라고 불러 주십시오.”
“네. 시후 씨. 그런데…. 형태 일 때문에 오신 거죠?”
“네. 방금 경찰서 다녀오는 길입니다.”
우진호는 걱정 말라는 시후의 말에도 안절부절못했다.
휘준에게 듣기론 시후가 화가 나면 일단 무표정해지고 목소리에 고저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그런데 지금 자기 옆에 있는 시후의 목소리가 고저가 없었다.
시후는 자기 앞에 내려놓은 찻잔을 들고 한 모금 마셨다.
후릅-
녹차 향이 은은하게 퍼졌다.
“이건 세작인가 봅니다.”
시후가 차 이름을 말하자 복지원장은 꽤 놀랐다.
“한입 마셔 보고 세작인지 아시다니….”
시후는 원장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 기형태 씨가 저희 가게 물건을 파손 한 부분 알고 계시죠?”
이 세계 텃밭 재료로 천재요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