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chef using garden ingredients from this world?! RAW novel - Chapter 129
128화
시후의 질문에 휘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되는데? 왜?”
휘준은 의아하다는 듯 시후를 쳐다보았다.
“그럼 나랑 우시장 좀 가자.”
“우시장? 우시장은 왜?”
시후의 우시장을 다녀오자는 말에 휘준의 머리가 살짝 기울어졌다.
“저쪽에 소 네 마리 사다 줘야 하는데….”
“소를 사서 어떻게 데려오려고?”
휘준의 말에 시후는 개구쟁이처럼 미소를 지었다.
며칠 뒤.
[SeeYou]의 휴무날.새벽부터 일어난 시후는 휘준과 함께 나갈 준비 하고 있었다.
다락방에서 내려온 하윤이 머리에 있는 까치집을 정리하곤 두 사람을 보며.
“어디 가냐? 너희들?”
시후는 부엌에서 핑거푸드 도시락을 싸며 하윤의 질문에 답했다.
“강원도 횡성 좀 다녀오려고요.”
“횡성? 아! 소 보려고?”
“네.”
“그래? 버스 타고 다녀오기엔 거리가 좀 있지 않아?”
“그래서 아침 일찍 서두른 거긴 해요.”
달그락- 달칵-
시후는 도시락 가방에 도시락을 넣고 보존 마법을 걸어 인벤토리에 넣은 뒤.
하윤을 가만히 쳐다보며 살짝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형-. 차 있으시죠?”
* * *
얼마나 달렸을까?
시골 느낌 물씬 나는 도시로 들어선 차량.
부우웅-
[목적지에 곧 도착합니다. 안내를 종료합니다.]네비게이션의 안내가 끝나고 하윤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주차장이…. 아! 저기 있다.”
하윤은 주차장에 차를 가져다 대며 조수석에 앉은 시후를 힐끔 보았다.
하얗게 질려 있는 시후의 얼굴이 보였다.
‘아직도 차를 타는 데 있어 어렵나 보네.’
하윤은 부드럽게 정차한 뒤.
“다 왔다. 내려.”
하윤의 말에 시후와 휘준이 차에서 내렸다.
“싸장님- 그런데 소를 사서 어떻게 가져갈 거냐고. 아직도 난 모르겠는데…. 설마 인벤토리에 넣겠다는 건 아닐 거고.”
휘준의 질문에 시후는 손가락을 튕기며 말했다.
“방금 네 말에 답이 있어.”
“진짜? 인벤토리에 넣는다고? 거기 생물도 들어가냐?”
휘준의 질문에 시후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보였다.
“뭐야-. 그 미소는?”
시후의 미소를 본 하윤이 휘준의 호기심에 답을 해주었다.
“인벤토리 안에 들어갈 수도 있어. 내가 들어갔다 와 봤어.”
하윤의 답에 휘준의 눈이 땡그랗게 커졌다.
“인벤토리에 들어갈 수도 있어요? 대박-. 그러면 소 사서 거기 넣고 가겠다는 거예요?”
하윤은 시후를 가리키며 말했다.
“아마도 저 녀석의 계획은 그렇지 않을까?”
시후는 우시장에서 들려오는 소들의 소리를 들었다.
움머어어-
꾸어어어-
머어어-
세 사람은 주위를 둘러보며 우 시장을 향해 걸었다.
시골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
“와- 의외로 사람들 많네요.”
시후는 두리번거리며 소와 사람들을 쳐다보았다.
트럭들이 한 대 두 대 도착했다.
그리고는 소들을 끌고 내리기 시작했다.
시후는 매서운 눈으로 트럭들을 살피기 시작했다.
괜찮은 암소와 수소가 있으면 일단 한 마리씩 구매할 생각이었다.
“시후야- 저기 좀 봐.”
두리번거리고 있는 시후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찌른 건 하윤이었다.
하윤이 가리킨 곳은 우시장과 조금 떨어진 구석이었다.
그곳엔 나이 지긋한 할머니 한 분이 소 줄을 잡고 소머리를 계속 쓰다듬고 있었다.
소에게 뭔가를 계속 이야기하는 중이셨다.
시후는 홀린 듯 그 할머니께로 다가갔다.
“미안허이-.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디….”
할머니의 중얼거림에 답이라도 하듯 황소는 울기 시작했다.
우머어어-
시후는 잠시 그 할머니와 소를 지켜보았다.
할머니의 황소는 우시장에 온 다른 소들과 비교했을 때 덩치가 작았다.
‘송아지라고 하기엔….’
시후는 우시장에서 본 소들이 하나 같이 덩치가 큰 것을 보다 눈앞의 작은 소를 보니 상대적으로 송아지처럼 생각되었다.
“저…. 할머니.”
시후는 할머니께 다가갔다.
사람이 다가오자 황소는 할머니를 보호하듯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시후는 양손을 들어 보였다.
“워워- 괜찮아. 괜찮아. 아무 짓 안 해.”
시후의 말을 알아들었을까?
황소는 할머니 뒤쪽으로 살짝 돌아가 섰다.
시후는 할머니를 보며 살짝 미소를 지으며.
“할머니 이 송아지 파실 건가요?”
할머니는 소머리를 쓰다듬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공장형 축산을 하는 와중 가끔 이렇게 집에서 기르는 어르신들이 있었다.
“할머니 소를 잘 키우셨나 봐요.”
“그러엄- 내가 여물도 잘 멕이고, 몸도 자주 씻겨 주고….”
할머니의 목소리엔 물기가 묻어 있었다.
“내가, 이눔이랑 헤어져야 하는디 헤어져야 하는디 말이여….”
할머니는 가만히 소를 보다 쓰다듬으며 시후를 쳐다보곤 물었다.
“이 소 살 텨?”
할머니는 소를 팔기 위해 시장에 들어갔다가 여러 이야기를 듣고 나온 상태이셨다.
“저짝 직원이 뭔 어려운 말을 그러코롬 하는디. 못 알아듣겠더라고. 총각. 이 송아지 살 텨?”
시후는 소를 빠르게 훑었다.
“할머니 이 소 암소예요?”
“어찌 알았으까이?”
할머니는 시후의 눈썰미를 조금 놀라워했다.
할머니는 소를 보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내가 이 소를 저 짝 시장에서 팔려고 했는디….”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도중 휘준이 조용히 다가왔다.
시후 뒤쪽에서 알아본 봐를 설명했다.
“할머니께서 소를 저 시장에서 못 판 이유가 있어.”
시후는 할머니의 이야길 들으면서 뭐냐고 물었다.
“전자 경쟁입찰 방식으로 소 가격이 책정돼. 거기다 소의 성별 생년 월일 등의 서류가 다 있어야 한다네.”
휘준의 말에 할머니가 소를 가져가도 서류가 없어 못 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머니 소 얼마에 파실 거예요?”
“오백만 줘.”
할머니의 대답에 시후는 소와 할머니를 번갈아 보았다.
찌이익-
매고 온 가방에서 종이봉투를 열었다.
가져온 돈은 삼천만 원. 전부 오만원권 지폐였다.
그중에서 시후는 백만 원씩 묶여 있는 5만 원권을 다섯 뭉치를 꺼내 누런 빵 봉투에 담아 할머니 앞에 내밀었다.
그러자 할머니는 앞섬 주머니에서 뭔가를 부스럭거리며 꺼내 시후에게 내밀었다..
“이거 받어잉.”
“?!”
시후는 할머니가 내민 종이를 펼쳐보았다.
“이건…. 할머니, 이 서류 있으면 저기 경쟁입찰 하실 수 있는데요?”
시후의 말에 할머니의 목소리가 살짝 커졌다.
“난 저 짝에 그런 거 하면서 우리 소 안 넘기고 싶어잉.”
시후는 할머니의 말이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네….”
할머니에게 이 송아지는 가족이었다.
가족이었지만 할머니의 피치 못 할 사정으로 송아지를 파는 것일 테다.
경쟁입찰이 들어가는 경우 송아지의 상태에 따라 금액이 떨어지고 할머니가 원하는 돈을 받을 수 없을 수도 있다.
즉, 그날 우시장에 들어오는 소들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는 것이었다.
할머니가 원하는 5백만 원을 못 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
시후가 서류를 받고 할머니는 돈뭉치를 받아 앞섬에 꾸깃꾸깃 넣었다.
“아이고- 우리 송아지. 이짝 총각 따라가서 잘 살어잉.”
할머니는 구부정한 허리를 한번 펴시더니 소머리를 잡고 꼭 껴안아 주었다.
소머리와 목을 쓰다듬으며 물기 가득한 목소리로 작별 인사를 건네는 할머니.
“우리 송아지…. 밥 잘 먹고, 잘 크고 새끼들 쑥쑥 낳고 잘 살어잉.”
그리고는 할머니는 다시 구부정하게 지팡이를 짚으며 걸어가기 시작했다.
뒤는 돌아보지 않았다.
“?!”
시후가 잡고 있던 목줄이 갑자기 당겨졌다.
“어? 야!”
“어어어?”
하윤과 휘준이 깜짝 놀라고 시후는 순간 줄을 놓쳤다.
송아지는 길게 울었다.
움머어어어-
소는 할머니의 뒤를 쫓아갔다.
으머어-
뛰어간 소는 할머니를 금세 따라잡았다.
시후는 순간 소가 할머니를 덮치는 줄 알았다.
“아-!”
소는 할머니 근처에 가서는 속도를 줄였다.
음머어-
할머니는 소를 쳐다보고는 야단을 쳤다.
“아이구! 이놈아. 이짝으로 왜 와! 가! 저짝 총각한테 가라구마잉-.”
우머어어-
소는 할머니의 어깨에 머리를 올렸다.
마치 개가 주인에게 하듯 할머니의 어깨에 머리를 올리고 부볐다.
“…….”
“…아.”
“크흡.”
시후와 하윤 그리고 휘준은 그 모습을 보며 가슴 한쪽이 짠했다.
함께 했던 할머니와 헤어지기 싫은 소의 마음이 전해졌다.
“아이구-. 이놈아….”
세 사람이 할머니 근처로 다가가면서 소의 눈을 보게 되었다.
시후는 순간 소도 눈물을 흘릴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할머니는 소의 눈물을 보며 같이 우셨다.
“아이고- 내 새끼….”
시후는 소와 할머니께 다가갔다.
그리고는 소를 살며시 쓰다듬으며 속삭였다.
“너 도축장으로 끌고 갈 거 아니고, 좋은 곳으로 데려다줄게. 그러니까 울지 마렴. 가끔 할머니 소식도 전해줄게.”
시후의 말을 이해한 건지 소는 머리를 휙 돌려 시후를 쳐다보았다
우머어-?
뭔가 물어보는 듯한 울음소리가 살짝 올라갔다.
마치 ‘정말로?’라고 묻는 것 같았다.
시후는 소의 맑고 순한 눈망울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할머니는 소의 목을 잡고 토닥거리고 계셨다.
소는 할머니를 살짝 밀어냈다.
마치 이젠 헤어져야 한다고 몸으로 말하는 것 같았다.
음머어-
소는 할머니를 향해 작게 울었다.
할머니는 그런 소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작게 속삭였다.
“그려. 내 새끼…. 가서 잘 살어잉.”
시후는 할머니 옆에 서 있는 소의 목줄을 주워들었다.
그러자 할머니는 시후를 보며.
“줄 잘 잡고 가잉. 소가 생각보다 힘이 쎄잉.”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허리를 숙이며 인사를 했다.
“네. 조심히 살펴 가세요.”
“그려잉-.”
할머니가 사라지고 시후와 하윤 그리고 휘준은 소를 데리고 사람들이 안 보이는 장소로 이동했다.
“이쪽은 지나가는 사람 없어.”
하윤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지나가는 사람이 있는지 살폈다.
“여기도 없어.”
휘준 역시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그럼 열게요.”
“어-. 근데 얼마나 걸릴 거 같아?”
“금방 넘겨주고 올게요. 다른 소도 사야 되니까.”
“그래. 다녀와.”
시후는 위에서 아래로 검지와 중지로 허공에서 선을 그었다.
“woalTrp dlfrdj wntlrlf.”
츠츠츳-
검붉은색 게이트가 열리고 시후는 소를 데리고 들어가려고 했다.
황소는 눈앞에서 이상한 너울거리는 공간이 생기는 것을 보고 뒷걸음질 쳤다.
음머어-
시후는 빠르게 소의 목줄을 당기며 말했다.
“조금 전에 좋은 곳으로 데려가 준다고 했지? 이곳을 통과해야 해. 그러니까 가자.”
우머어-
소는 시후의 이끄는 대로 게이트를 넘었다.
“형- 일단 차에 가 계세요. 차로 갈게요.”
“어- 알겠다. 그럼 잘 데려다주고 와.”
“네. 가자. 누렁아.”
시후는 소에게 이름을 붙이고는 순식간에 게이트는 사라졌다.
두 사람은 마지막에 들린 소의 이름을 듣고는 헛웃음을 흘렸다.
“누렁이라고?”
“그 시골에 사는 강아지들 이름 아니에요?”
“시골 어르신들이 키우는 시고르자브종 이름들 중에서 누렁이 백구, 황구가 많긴 하지.”
휘준과 하윤은 주차된 차량으로 걸음을 옮겼다.
하윤은 시후의 원래 계획을 알고 있었다.
소를 구매한 뒤 인벤토리에 넣어 갈 생각이었다.
사람이 인벤토리 안에서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난 뒤.
계획을 변경한 것이다.
“저쪽에서 애들이 잘 보살펴 주겠지?”
하윤은 사라진 시후와 소를 보며 중얼거렸다.
이 세계 텃밭 재료로 천재요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