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chef using garden ingredients from this world?! RAW novel - Chapter 148
147화
섬에서의 촬영이 모두 끝나고 시후와 휘준은 집으로, 하윤은 본가로 향했다.
집으로 온 휘준과 함께 시후는 이 세계로 향했다.
후아-
느긋하게 이 세계의 공기를 들이마신 휘준.
“난- 애들이랑 만나서 이야기 들어보고 영주관으로 갈게.”
“어-. 교육 잘해주고, 혹시 수원 게이트를 통해서 탈주한 녀석들 있으면 이야기해 줘.”
“오냐-. 수고해라. 나 간다.”
“어-. 수고해라.”
시후는 휘준과 헤어진 뒤 영주관으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아세트 장로가 환한 표정으로 그를 맞이해 주었다.
잠시 뒤.
시후는 집무실에 앉아 아세트 장로에게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보고 내용을 확인해 보면.
1. 각 영지에서의 요리사 파견을 요청해서 지원했다.
2. 각 영지의 영지민을 위한 식당을 개설해 주면 좋겠다는 말에 아세트 의견 받아들임.
3. 두부 팀원의 일이 많아 팀 수를 2개 더 늘리고 사람을 더 뽑음. 현재 교육 진행 중이다.
4. 요리 교실 2기에 대한 문의와 함께 타 영지민도 소문을 듣고 문의하기 시작함.
보고가 끝나고 난 뒤.
시후는 깍지를 낀 손을 풀고 펜을 돌리며 물었다.
“그러면 두부 팀원이 현재 몇 팀까지 있는 겁니까?”
“현재 두부 1팀은 된장 만드는 전담팀으로 빠졌고 2팀부터 5팀까지 있었으니 현재는 7팀까지 있습니다.”
“그러면…. 혹시 하루에 100판 정도 가능할까요?”
“이번에 투입된 친구들까지 함께하면 그 정도는 맞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후는 아세트 장로의 대답이 만족스러웠다.
현실 세계의 밀키트 수량이 자꾸 늘어난다는 사마윤 팀장의 문자에 행복한 고민을 했던 시후.
“그렇군요. 그러면 그렇게 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된장은 잘 만들어지고 있답니까?”
시후의 질문에 아세트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물론입니다. 시후 님께서 처음 만드셨던 장맛과 똑같은 장을 만들었다면서 된장찌개를 끓여 주는데, 그 맛이 어쩜 시후님과 똑같은지….”
아세트는 그 맛을 떠올리는 지 눈이 멀어졌다.
그 이후로 여러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그중.
자이 왕국의 왕에 대한 불평도 있었다.
“왕께서 시후 님이 안 오시는 것이 조금은 불만이신가 봅니다.”
“뭐…. 제가 아니라 음식 꾸러미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그건 아닌 듯합니다. 뭔가 하실 말씀이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이쪽과 제 세계의 시간대가 다르다 보니. 장로님께서 이야길 잘 좀 해 주십시오.”
“알겠습니다.”
시후는 집무실 책상 위의 서류를 전부 확인한 다음 아세트 장로를 보며 미소를 띠며 말했다.
“자- 이제 일 처리는 전부 끝났죠?”
시후의 말에 아세트는 수염을 움찔거리며.
“네. 일은 끝났지만…. 시후 님 그 촬영이라는 건 어떻게 잘 끝나셨습니까?”
“잘 끝내긴 했어요.”
시후는 다른 것을 물어보려는 아세트 장로의 표정을 보고는 바로 화제를 전환했다.
“그런데, 배추는 어떻게 됐어요?”
“아- 배추 말이죠. 잘 자라고는 있는데 배추 맛을 본 영지민들이 또 배추를 기르기 시작했습니다.”
“네? 배추 맛을 보다뇨?”
“그게….”
아세트는 이야기를 풀기 시작했다.
휴가 기간 중 영지민들 중에서 몇 명이 배추밭을 기웃거리다 배추 한 포기를 뽑아 집에 가져가 먹어보았다고 한다.
아삭거리고 시원한 식감이 좋아서 한 잎 한 입 먹다 보니 어느샌가 사라졌다고 한다.
혹시나 뭔가 다른 것과 먹으면 어떨까 싶어 마을에서 만들고 있는 된장에 찍어 먹어보았단다.
얼마나 맛있었는지.
거기다 라스(쌀밥)와 시후가 만들어 준 된장 채소 절임을 생 배춧잎과 함께 먹었단다.
배추의 은은한 단맛과 된장 채소절임의 짭짤함 거기다 라스의 조화가 계속 라스를 불렀단다.
그 이야기를 들은 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배추쌈도 맛있긴 하죠. 거기에 삼겹살까지 올려서 먹으면 정말 맛있죠.”
“삼겹살요? 아! 전에 강훈이랑 먹었던 그 고기 말이죠?”
아세트는 그날의 고기를 떠올리는 건지 긴 혓바닥을 날름거리며 입 주위를 핥고 있었다.
‘귀엽네. 하긴 엘라도 고양이 흉내 제대로 내던데.’
아세트는 잠깐 생각하다 시후를 보며.
“아-! 그럼 오크 구이도 가능하겠군요?”
“네? 그렇죠. 오크 구이도 맛은 삼겹살이랑 거의 흡사하니까요.”
“오호라-. 그럼 영지민들에게 알려주겠습니다. 그런데, 배추 수확은 언제 하실 건가요?”
“내일 아침 일찍 배추밭에서 게이트 열어 바로 가게로 옮겨야죠.”
시후의 말에 아세트는 작은 고양이 같은 앞발로 해야 할 일을 적기 시작했다.
시후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이 전부 끝난 것을 확인 후 아세트와 영주관 내 식당으로 향했다.
“제가 촬영지에 갔을 때 잡았던 고기들인데 장로님 드리려고 좀 챙겨왔네요.”
시후의 말에 아세트 장로의 표정이 확 밝아졌다.
“오-. 역시. 시후님. 절 생각해 주셨군요.”
아세트 장로는 감격에 겨운 눈빛으로 시후를 쳐다보았다.
시후는 그 모습에 미소를 짓고는 인벤토리에서 촬영지에서 챙겼던 덩어리 회를 꺼내 들고는 칼질을 시작했다.
스악- 스악-
시후의 칼이 지나갈 때마다 도톰하게 썰렸다.
그렇게 썰어진 생선회는 투박한 접시 위에서 한 송이 꽃을 만들었다.
그리고는 아세트 장로에게 접시를 내밀었다.
회 간장과 초고추장 그리고 생고추냉이를 갈아 아세트 앞에 내려놓았다.
“드셔보세요. 장로님 회는 드신 적 없으시죠?”
“어…. 회는 없는데 생선은 엘라가 잡아줘서 그냥 먹긴 했지만, 이렇게 날것으로 먹기는 처음입니다.”
아세트는 시후가 예전 선물해줬던 집가락을 꺼내 회를 한 점 집었다.
그리고는 입에 넣고 오물거린 아세트의 장로의 눈은 점점 커지고 있었다.
꿀꺽-
아세트는 이번엔 회를 두 점을 집고 입에 넣고 ‘옴뇸뇸’ 거리면서 먹기 시작했다.
“와아- 진짜 맛있네요. 이건 또 무슨 음식입니까? 입에서 녹는 느낌입니다.”
“생선회라고 하는데, 갓 잡은 바닷물고기의 껍질을 벗기고 생선 살을 얇게 포를 떠서 먹는 한국 음식이죠.”
“한국 음식요?”
“네, 된장찌개, 김치찌개, 두부구이 같은 한국 음식이죠. 고려시대부터 이어져 온 한식이에요.”
아세트는 입을 오물거리며 시후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회가 일본 음식으로 알고 있는 분들이 많은데, 실제로 조선시대의 실학자 정약용 선생도 회에 관한 이야기를 써놓은 기록도 있어요.”
아세트는 회를 계속 입에 넣고 씹으며 말했다.
“오! 뭔지 모르지만 유구한 역사가 있는 음식이군요.”
시후는 아세트의 반응에 고개를 끄덕였다.
아세트의 잘 먹는 모습에 시후는 여러 음식을 해 주었다.
그리고 엘라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엘라 말인데요. 앞으로 수원에 있는 하우스와 저희들 그림자로 탈출하는 것 전부 금지합니다.”
“네? 엘라가 사고 쳤나요?”
“네. 저희 촬영장까지 따라왔더군요.”
“아이고- 그 말괄량이가.”
“그래서 엘라의 교육을 장로님께서 맡아 주셨으면 좋겠네요.”
아세트는 시후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내 음식을 전부 다 먹은 장로는 자신의 튀어나온 배를 쓰다듬으며.
“시후 님. 덕분에 맛있는 것을 배불리 먹었네요. 역시 이럴 땐 장로 자리가 좋은 것 같습니다. 크흐흐-”
“맛있게 드셨다니 기쁘네요. 전 그만 올라가 보겠습니다. 내일 김장 전 준비를 해야 해서. 그럼 나중에 뵐게요. 장로님.”
“네- 올라가십시오. 전 배불러서 산책 좀 하면서 영지민들을 봐야겠습니다.”
시후는 영주관을 나선 뒤 주위를 둘러보고는 텃밭을 통해 집으로 올라왔다.
다음 날.
띠리리리-
후우-
기지개를 핀 시후는 항상 아침 루틴대로 행동을 시작했다.
부엌에서 물을 마신 시후는 마당에서 운동하고 있는 휘준을 보았다.
그 옆엔 언제 왔는지 함께 버피를 하며 땀을 흘리고 있는 하윤이 보였다.
드르륵-
“형! 언제 왔어요?”
“예순아홉, 어? 새벽에 들어왔어. 한 2시쯤?”
“아-. 늦게 들어오셨네요. 안 피곤하세요?”
“아무래도 좀 피곤해서 네가 냉장고에 만들어놓은 설삼 차 좀 마셨다.”
“잘하셨네요. 형- 오늘 가게로 배추 옮겨놔야 하는 거 아시죠?”
“어- 알고 있고, 우창연 PD가 연락해 왔었는데 소원권 2장 빨리 써달라고 하더라.”
하윤의 말에 시후는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천천히 하죠- 뭐.”
시후와 하윤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휘준을 쳐다보았다.
그 시선을 깨닫지 못한 휘준은 계속 버피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모든 준비를 마친 세 사람은 [SeeYou]가게로 발걸음을 옮겼다.
“오랜만에 가는 느낌이 드는 이유는 뭐지?”
“섬에서 며칠 있었다고 진짜 이런 생활이 낯서네.”
“나도.”
시후와 휘준의 대화를 듣고 있던 하윤은 뒤에서 무음 사진을 찍은 뒤 누군가에게 전송했다.
가게에 도착하자 배달온 도매상 사장이 시후에게 인사를 하며 다가왔다.
“강 사장님-. 촬영은 잘 다녀왔어요?”
“네-. 걱정해 주신 덕분에 잘 다녀왔습니다.”
“에잉-. 내가 무슨 걱정을 어련히 잘했을까요. 강 사장님이 주문한 야채들이랑 생굴이랑 대게 홍게 다 가져왔어요. 확인해봐요.”
시후는 도매상 사장의 말에 박스를 하나하나 확인해 보았다.
“사장님. 간수 빠진 천일염은요?”
시후의 질문에 도매상 사장은 약간 난처한 듯 입을 열었다.
“어제 오기로 했는데 오늘 13시에 도착한다고 연락을 나도 받아서… 받으면 바로 가져다줄게요.”
“…….”
시후는 잠깐 도매상 사장을 쳐다보았다.
흠칫-
도매상 사장은 시후의 눈빛을 마주하고 침을 삼켰다.
그러나 시후는 이내 눈꼬리를 휘며 말했다.
“오후에 꼭 가져다주셔야 해요. 사장님. 안 그러면 저희 가게 김장 일정이 틀어지거든요.”
“어? 어- 내가 빨리 가져다 줄게.”
“네. 사장님만 믿겠습니다.”
도매상 사장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며 트럭에 올라탔다.
‘무슨 어린 녀석의 눈빛이 가끔 보면 뭔가 꿰뚫어 보는 눈빛 같네.’
도매상 사장은 네비게이션을 조작한 뒤.
가게 앞에서 빠져나갔다.
턱- 터억-
휘준과 하윤은 야채 상자를 가게 안으로 옮겨 놓은 뒤.
가게 테이블과 의자를 전부 한쪽에 옮겨 모았다.
그리고 가게 홀을 보니 넓은 것 같단 생각이 든 세 사람이었다.
“시후야- 근데 대게랑 홍게는 왜 샀어? 김치에 넣게?”
휘준의 질문에 시후는 고개를 저었다.
“휘준이 너 김장 해 봤어?”
“아니. 우리 집 김장은 외할머니댁에서 다 해서 김치 가져와서 먹었어.”
“헐- 편했네? 우리 집은 엄마가 병원일 휴가 내고 집에서 혼자 김장하셨거든. 그때 좀 도우면서 깨달은 게 있는데….”
“뭔데?”
휘준은 궁금하다는 듯 시후를 쳐다보았다.
시후는 어릴 적 엄마랑 함께했던 김장을 떠올렸다.
김장의 꽃!
김장의 화룡점정.
그것은 김장의 그 힘들고 고된 일 이후의 달콤한 보상이었다.
“돼지고기 수육과 갓 담근 김장김치의 조화 거기에 생굴과 김치 홍게와 대게와 함께 먹는 김치맛은 김장의 고됨을 한순간에 날려주지.”
“그래서 김장 이후에 저걸 만들어서 나눠 먹겠다는 거야?”
이 세계 텃밭 재료로 천재요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