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chef using garden ingredients from this world?! RAW novel - Chapter 149
148화
질문한 휘준의 입에 침이 고였다.
갓 담근 김치 그리고 갓 삶아낸 돼지고기 수육을 돌돌 말아 입에 넣는다면?
꼴깍-
휘준의 머릿속에서 상상이 진행되고 있는데 시후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렇게 할 건데, 넌 먹기 싫냐? 그럼 안 먹어도 되고.”
“뭐? 누가 안 먹는댔냐?”
“그럼 빨리 손을 움직여.”
시후의 말에 휘준은 빠르게 홀을 치우고 정리했다.
“그런데, 너 김장 몇 포기나 할 건데?”
“섬에서 이야기했잖아. 최소 300포기 한다고.”
“300포기가 최소 수량이라고?”
휘준은 순간 가게 벽을 보았다.
저 벽에 배추가 얼마나 쌓일까? 싶었다.
“어-. 조금 있다가 도매상 배추가 200포기 올 거고 텃밭에서 배추 300포기 올 거야.”
“뭐? 첫 김장에 500포기?”
“헐-. 좀 많네.”
시후의 말에 진심 놀란 두 사람을 보며 시후는 씨익 웃었다.
그때 가게 문이 열렸다.
따라랑-
“배추 배달 왔습니다!”
시후는 배추 배달 기사에게 한쪽 벽을 가리키며 말했다.
“네- 이쪽 벽으로 쌓아 주시면 되세요.”
시후의 말에 배달 온 사람은 배추를 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세 사람은 배추를 가게 한쪽에 차곡차곡 쌓아 올렸다.
휘준은 쌓여 있는 배추를 보고 고개를 저었다.
꽤 많은 양이었다.
그런데 텃밭의 배추 300포기까지 오면 장난 아닐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휘준은 김장 컨텐츠로 방송을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후야-. 김장 촬영해도 되냐?”
“어- 텃밭에서 배추 다 들어오고 난 뒤에 해라. 그리고, 오늘 배추 소금에 절이는 건 우리 직원들끼리 할거거든.”
“직원들… 끼리? 그럼 밀키트 팀이랑 설거지 이모님도 부른 거야?”
휘준의 질문에 시후는 하윤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해주었다.
“어. 설거지 이모님은 내일 오실 거고 밀키트 팀은 오늘과 내일로 나눠서 온다고 하던데?”
시후의 말에 휘준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직원들 며칠 몸살 나겠네.”
“그러니까 몸살 안 나게 몸보신 좀 시켜 드려야지 않겠어?”
시후는 뭔가 생각하는 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 미소에 뭔가 있다고만 생각한 휘준이었다.
그르륵-
시후가 주방에서 큰 통 하나를 가지고 나오고 있었다.
크고 넓은 나무 욕조 같은 통을 들고나와 벽 한쪽 구석에 세워 놓았다.
그 통을 본 휘준이 시후를 보며 호기심에 물었다.
“거기에 배추가 다 들어가?”
“안 들어갈 거 같긴 한데. 일단 나눠서 배추를 절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시후는 통을 보며 말을 하며 생각을 이었다.
‘소금물에 절여놓고 안 절여 있으면 능력을 써야겠지?’
휘준과 하윤은 배추를 한쪽 벽에 4단으로 쌓아 올리며 정리 중이었다.
세 사람은 배추 200포기를 빠르게 정리한 뒤.
가게 문을 잠갔다.
“게이트 열고 배추 받아서 저 옆에 쌓으면 되겠네요.”
“어- 그렇게 하자. 한쪽에서 반대쪽으로 가는 게 일하기 편할 테니까.”
시후와 하윤 그리고 휘준은 일의 동선을 생각 한 뒤.
텃밭에 있는 아세트 장로를 좌표로 잡고 게이트를 열었다.
아세트는 게이트 안에서 시후에게 말을 건넸다.
“언제 열어주시나 했습니다. 저희 영지민들이 전부 준비 중이었습니다.”
시후가 게이트 안에서 영지민들이 던지는 배추들을 전부 받아 바닥에 내려놓으면 휘준과 하윤이 서너 포기씩 들고 벽에 쌓아 올렸다.
터억-
“시후님- 이게 마지막 배추입니다.”
“네- 고생 많으셨습니다. 나중에 갓 담은 김장김치 가져가서 맛있는 거 해 드릴게요.”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러자 게이트 안에서는 좋아하는 목소리들이 들려왔다.
아세트 장로와 몇 마디를 나눈 뒤 게이트를 닫고는 벽 앞에 쌓여 있는 ‘배추산’을 보았다.
‘많기는 많네.’
시후의 생각만이 아니었던 것 같다.
“와- 이렇게 보니까. 저거 언제 다하냐? 하는 생각부터 든다 야.”
“그러게요. 형. 일단 우리끼리 배추 먼저 쪼개 놔야 할 것 같은…”
따라랑-
가게 안으로 들어온 홍태민의 비명이 들렸다.
“으악-! 강시- 이게 다 몇 포기야? 이거 오늘 다 담는다고?”
푸르딩딩한 벽을 보곤 놀라는 태민을 보며 시후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아니- 오늘은 배추 절이고 내일 양념에 치대겠지?”
태민은 얼떨떨하게 배추를 보며 말했다.
“아이구야- 강시- 나 그냥 도망가면 안 될까?”
태민의 말에 시후는 하윤을 보며 말했다.
“주 팀장님-. 저 친구 급여 까야 될 것 같은데요?”
어느샌가 사장 모드인 시후의 말에 태민은 미간을 찌푸렸다.
“에헤이- 우리 싸장님. 왜 이러시나 당연히 장난이지. 시후 너. 섬에 다녀오고 나서 성격 나빠진 것 같다?”
“나빠지긴 뭐가 나빠지냐? 옷 갈아입고 빨리 나오기나 해라.”
“네엡- 쉐프.”
태민은 장난스럽게 대답한 후 탈의실로 향했다.
가게로 들어오던 밀키트 팀에서도 비명이 터져 나왔다.
“이걸 다 담근다고요?”
“네- 빨리 옷 갈아입고 나오세요. 홍 쉐프 탈의실에 있을 거예요.”
“네-, 그런데 배추 진짜 많다.”
그 소리를 들으며 피식 웃은 시후는 주방으로 향했다.
* * *
시후는 준비된 직원들을 보며 입을 열었다.
“자아- 주목해 주시고! 저와 홍 쉐프가 배추를 손질해서 옆으로 넘기면 휘준 씨와 주 팀장님이 배추를 가를 거예요. 그리고 밀키트 팀이 다시 한쪽에 배추를 쌓아 주시면 되세요. 시작하죠!”
“넵-”
“네!”
직원들은 대답한 뒤 시후의 역할 분담대로 일을 시작했다.
서걱-
쮸아악-
터억- 턱-
김장의 첫 번째 작업이 시작되고는 계속 동일한 소리만 반복되었다.
밀키트 팀의 두 사람은 배추를 썰고 가르는 네 명을 보며 생각했다.
‘다들 왜 말이 없는 거야….’
‘사장님이야 원래 필요한 이야기 외엔 안 한다 해도, 너무 조용한데?’
두 사람은 넘어오는 갈라진 배추를 벽 한쪽에 차곡차곡 쌓아놓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말없이 일만 했다.
틀어놓은 잔잔한 클래식만이 이들의 노동요가 되었다.
따라랑-
가게 문이 열리자 모든 일하던 사람들의 시선이 문으로 향했다.
한쪽 어깨에 소금을 들쳐멘 남자가 시선을 받으며 힘들게 입을 열었다.
“어- 소금 배달왔는데요?”
남자의 어깨엔 20KG 짜리 포대가 걸쳐져 있었다.
“이거 어디에 쌓아 드려요?”
“아- 이쪽으로.”
20KG 짜리 간수 뺀 천일염 10포대.
일단 쓰고 남으면 여러 용도로 쓰기 위해 소금을 넉넉히 주문한 시후였다.
소금을 다 옮긴 기사는 홀에 널려있는 배춧잎과 배추를 보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나갔다.
그도 김장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아는 것이었다.
“쉐프? 점심시간인데 우리 뭐 먹어요?”
밀키트 직원의 말에 시후는 시계를 힐끔 쳐다보았다.
시계는 12시 4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밥을 해서 먹기엔 시간이 부족한데….’
한참 배추 밑동에 칼집을 넣고 있는 태민을 쳐다보며 물었다.
“태민아- 너 지금 밥 하라고 하면 안 할 거지?”
시후의 질문에 태민은 입술을 삐죽이며 고개를 저었다.
“인간적으로 이거 다 하고 밥까지 하라고 하면 시간이 모자라지 않겠냐?”
태민의 말에 시후는 시계를 보며 생각했다.
배추 가르고 내일 쓸 야채들을 다듬고 하려면 시간적 여유가 그렇게 없었다.
“하긴-. 그래서 중식 시킬려고 하는데 괜찮겠냐?”
“이 동네에서?”
휘준의 질문에 시후는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뭐 어때-. 다 같이 먹고 살자고 하는 건데.”
시후의 말에 태민은 잠시 턱을 쓰다듬으며 생각을 하다 입을 열었다.
“그래? 그럼 저 아래 강소성이 제일 나아. 우리 2기수 위 선배가 있다고 하더라”
“그래? 그러면 맛은 보장하겠네?”
“어- 꽤 맛있다고 소문나긴 했다더라. 뭐 너 때문에 빛을 보진 못하지만.”
태민의 말에 시후는 볼을 긁긴 했다.
“내가 뭘 어쨌길래….”
시후는 얼버무리며 주위를 둘러보며 메뉴를 받았다.
“저 짜장면 곱빼기요. 양파 많이 그리고 단무지 많이.”
“전 삼선짬뽕요.”
“난, 잡탕밥.”
사람들의 메뉴를 받아 적은 시후는 강소성에 전화를 걸었다.
“사장님? 여기 [SeeYou] 인데요. 주문 좀 하려고요.”
-아이고, 강 사장님이시구나. 촬영은 잘 다녀왔어요?
“네- 덕분에 잘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시후는 강소성에 음식 주문을 넣은 뒤.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태민이 은근슬쩍 물었다.
“촬영 장소 갔던 썰 좀 풀어 봐.”
“그냥 방송 나오면 방송 봐라. 방송 나갈 때까지는 말할 수 없어.”
시후의 말에 태민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재미없어-. 아 동기들한테 시후가 여기서 장사하고 있다는 거 알리면 다들 튀어 오겠지?”
“이미 알던데?”
“뭐? 어떻게?”
시후는 옆에 앉은 휘준을 가리켰다.
“얘 방송 보고 알더라. 나한테 연락해 왔는데. 너도 알다시피 내가 친한 사람 외엔 말을 잘 안 하잖아. 손님들 빼고는.”
“알지-. 알지. 학교 다닐 때 강시후 별명이 강시였을 만큼. 표정도 없지요. 말도 안 하지요. 그런데 대회 나가면 말도 잘하지요. 요리도 잘하지요.”
시후는 태민의 이야기를 가만 듣다 조용히 칼로 배추 밑동을 푹 쑤시며 말했다.
“홍씨? 손은 움직이면서 입도 움직이시지?”
“어우- 야. 무서워서 어디 일 하겠냐? 크흐흐흐.”
시후와 태민의 대화에 다들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하윤은 시후의 학창 시절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
휘준은 중학생 이후의 시후에 대해 조금은 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원들은 자신들의 월급 주는 사장님의 학창 시절을 엿본 것 같았다고 느꼈다.
따라랑-
“짜장면 왔습니다!”
그 말에 배추를 다듬든 [SeeYou]의 전 직원의 손이 멈추었다.
그리고는 한쪽 테이블 위에 배달 음식을 올리고 다들 모여앉았다.
각자의 메뉴 그리고 시후 역시 자신이 시킨 음식과 함께 가운데 놓인 탕수육 대자 두 개를 보았다.
시후가 탕수육 랩핑을 뜯고 있는데 태민이 소스 그릇을 붓기 위해 다가왔다.
그 모습에 시후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홍시! 동작 그만-”
시후의 말에 태민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머리가 기울어지며.
“왜? 탕수육은 부먹이잖아.”
태민의 말에 시후의 목소리가 살짝 높아졌다.
“부먹 같은 소리 하고 있네, 튀김의 본연의 맛을 보면서 먹으려면 찍어 먹어야지.”
“뭔- 소리야? 탕츄리지는 소스와 함께 부어 먹는 게 진리라고!”
“이건 탕츄리지 아닌데? 탕수육인데?”
시후는 태민을 은근슬쩍 놀렸다.
그러다가 시후는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찍먹 손!”
시후의 말에 밀키트 팀 한 명과 시후와 휘준이 손을 들었다.
그러자 태민이 급발진을 시전 했다.
“아- 이 ‘맛알못’들을 봤나…. 여보세요들? 제가 중식 쉐프인데요? 왜 제 말을 못 믿으시죠? 탕수육은 정말 소스와 어우러지는 그 맛이!”
태민은 그들이 답답한지 가슴까지 두들기며 ‘찍먹’들을 향해 이야기했다.
태민의 이야기를 듣던 하윤이 태민을 말리기 시작했다.
“홍 쉐프님. 쟤들이 부먹이 얼마나 맛있는지 몰라서 그런 걸 거예요. ‘부먹’ 소스가 튀김옷에 스며들어 베어 물었을 때 그 촉촉함이 얼마나 맛있는데요. 그렇죠?”
이 세계 텃밭 재료로 천재요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