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chef using garden ingredients from this world?! RAW novel - Chapter 163
162화
뒤에서 들린 목소리에 시후와 일행은 깜짝 놀랐다.
그를 알아본 피셔와 아세트는 바로 한쪽 무릎을 꿇으려고 했다.
“됐어. 축제에 와서 그런 예를 차리려고 하나.”
시후와 하윤은 허리를 살짝 숙이며 어르신께 하는 인사를 자이 왕국의 왕 자이로스코프 프란에게 건넸다.
“다른 세계의 사람이니 딱딱하게 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네.”
시후는 은은한 미소를 입가에 머금으며 자이 왕에게 인사를 건넸다.
“배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폐하.”
시후의 인사에 프란 왕은 흡족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뒤 주위를 둘러본 뒤 입을 열었다.
“자자- 여기서 이야기를 나눌 게 아니라 시후 영주? 축제 부스에서 재밌는 일을 벌였다고 하던데. 가세나.”
자이 왕의 말에 아세트가 안내를 시작했다.
시후의 옆구리를 강훈이 찌르며 속삭이듯 질문했다.
‘저 양반이 이 동네 왕이야? 엄청 소탈하네?’
‘소탈하진 않아요.’
‘그래? 그런데 엄청 소탈해 보이는데?’
‘형. 그런데 저 사람들 말이 이해되세요?’
‘아- 일본 이후에 영감님이 여기에 자주 오게 되면 불편할 거라면서 통역 마법을 걸어줬어.’
시후는 이내 두 사람의 관계를 떠올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쩐지…. 강훈 형은 장로님의 술 친구였지….’
* * *
프란 축제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를 꼽으라고 한다면.
그건 수도 프란의 프릴리아의 된장찌개가 될 뻔했다.
“아이 씨- 된장찌개랑 두부구이를 축제 음식으로 냈는데…. 왜 사람들이 이것 밖에 줄을 안 서지?”
프릴리아의 오너 유노는 엄지를 깨물며 초조해했다.
‘정말 오랜만에 열린 축제에 왜 사람들이 안 오냐고!’
유노는 가게 앞에서 코를 막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쳐다보며 머리가 기울어졌다.
사람들의 대화를 유노는 유심히 귀를 기울였다.
“이상한 냄새가 나.”
“응- 꼭 오크 발바닥 냄새 같아.”
“네 말대로 그런 것 같은데?”
“콩 발효 냄새인가?”
유노는 사람들의 대화에 당황스러웠다.
유노는 가게 근처를 맴돌면서 나는 냄새를 확인했다.
어떻게 보면 사람들이 이야기한 오크 발바닥 냄새 같기도 했다.
그러나, 유노의 코엔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런 구수한 콩 냄새를 누구 발바닥에 비교한단 말이지?”
유노는 축제에 참가한 사람들의 의식 수준을 낮게 평가했다.
그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 한식에 매료되어 버린 것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 * *
그 시각.
시후의 축제 부스에서는 긴장감이 맴돌고 있었다.
“시후 영주 그대에게 다시 묻겠다. 이게 무슨 차라고?”
자이 국왕은 이쁜 다기에 노란색을 띠는 찻물을 보며 시후에게 물었다.
시후는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
“황제의 차입니다.”
자이 국왕은 입꼬리가 씰룩거리고 있는 것을 시후는 놓치지 않았다.
“지금 폐하께서 들고 계신 차는 제가 있는 곳의 전통차를 재해석 한 차입니다. 기력을 올려주며 주무시기 전 드시면 좋은 차입니다.”
차를 설명하는 시후 옆으로 다가온 프란 왕은 귓가에 뭔가를 속삭이며 물었다.
‘이 차를 꾸준히 마시면 2세도 볼 수 있나?’
“아- 네. 뭐…. 저희 선조께서도 주무시기 전에 그 차를 즐겨 드셨다니까. 그렇겠죠?”
시후의 답변에 프란 왕은 흡족하다는 듯 얼굴 가득 미소를 띠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휘준과 하윤은 고개를 기울였고, 강훈은 시후의 황제의 차 레시피를 받아 할아버지한테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국왕은 자리에서 일어나 시후에게 귓속말을 몇 마디 한 뒤 축제 부스를 빠져나갔다.
하아-
후우-
블랙 고블린들의 한숨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려왔다.
시후는 그들이 왕이라는 존재에 긴장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여기 꼭 대학 축제 부스 같다야.”
강훈의 말에 하윤이 맞장구를 쳤다.
“형도 그렇게 느끼는구나. 그런데 우리는 늘 접하던 컨셉인데, 저기 여기 주민들은 굉장히 뻘쭘해 하네요.”
“그나저나 손님이 몰리면 설마 나도 주방 가서 일해야 하냐?”
강훈의 말에 하윤은 대답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젠장-.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더니.”
들려온 강훈의 말에 시후와 휘준은 서로 마주 보며 피식 웃었다.
“그럼 시작해 볼까? 휘준아- 나가서 호객 좀.”
“OK. 그럼 시작해야지. 자~ 우리 친구들 중에서 2명만 앞으로 가자.”
휘준과 함께 나간 블랙 고블린들은 캐논과 노노였다.
휘준은 부스 앞에서 스피커를 이용해 신나는 음악을 틀었다.
♪♬♪♫♬~ [붉게 타버려진 너와 나-]
음악 소리와 함께 알 수 없는 노랫소리에 사람들의 시선은 전부 시후네 부스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거기다 블랙 고블린 아이들의 둠칫거리는 춤에 다가온 다양한 종족들이 모여들었다.
블랙 고블린들은 작고 앙증맞은 주먹을 쥐고 몸을 흔들다 손을 꽃처럼 펼쳤다 감추며 춤을 추었다.
장기자랑에서 선보일 음악과는 또 다른 음악과 춤이었다.
그것을 본 시후는 휘준을 불렀다.
“저건 또 언제 준비한 춤이야?”
“어-. 애들이 너무 귀여워서 다른 것도 가르쳐 봤는데 진짜 잘 추더라. 봐바-. 시선 모이는 거. 이제 정말 바쁘겠다. 고생해라.”
“내가 무슨 우리 고블린 친구들이 하는 거지. 이미 주방은 준비됐어.”
부스 밖에서 아이들이 춤을 추기 시작하자.
강훈과 하윤 그리고 아세트 장로는 아이들이 귀엽다는 듯 쳐다보았다.
“우리 영주님 이번 축제에서 손님들 주머니에 있는 금화를 아주 쓸어 담으시려고 작정을 하셨네요.”
아세트 장로의 말에 하윤이 대답했다.
“시후가 각 잡고 시작하면, 이 프란 축제 음식 판매도 1위 할걸요?”
“그건 어렵지 않을까요? 부 영주님? 아무리 영주님이 날고 기는 멋진 쉐프님이라고 해도 여기도 여기 나름의 쉐프들이 있는데 말이죠.”
“영감님이 잘 모르셔서 그런데, 시후가 좀 독종이라…. 이미 시작했네요. 저 눈빛 상대 부스를 보고 있죠? 팔고 있는 음식이 어떤 음식인지 파악하고 있네요.”
세 사람은 시후가 만들어 내준 부침개와 막걸리 한잔을 쭉 마시며 시후 주변의 부스들의 패배를 느끼고 있었다.
* * *
고소한 기름 냄새가 프란 축제 전체에 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축제에 온 다른 영지 사람들 거기다 제국 근처의 영지에서 온 사람들도 냄새에 이끌렸다.
미식가라 자처하며, 제국과 자이 왕국 각 영지의 음식들을 다 꾀고 있었던 미식 방랑가 ‘알프’.
그는 지금 눈을 감고 자신의 코를 스치는 냄새를 맡기 위해 킁킁거렸다.
머릿속의 데이터를 찾아봐도 없는 냄새였다.
“이 음식은 먹어 봐야겠군.”
행선지를 결정한 알프는 냄새에 이끌려 도착한 곳.
알프의 눈엔 놀라움이 새겨졌다.
그곳엔 많은 사람들이 부스 내 마련된 식당에 앉아 뭔가를 먹고 있었다.
‘저게 뭐지?’
뭔가 파이처럼 생겼다.
그 위에 초록색 풀잎들이 장식되어 있으며 그 옆엔 하얀색의 음료가 놓여 있었다.
무엇보다 그것을 먹고 마시는 축제 참가인들의 표정이 행복해 보였다.
“어서 오세요- 몇 분이세요?”
알프는 순간 자신에게 말을 건 휴먼족을 보았다.
‘검은 머리?’
알프의 동공이 가늘어졌다.
아무리 봐도 검은색의 머리카락이었다.
‘어느 종족이지? 블랙? 실버? 골드? 레드인가?’
알프는 당황해서 휴먼족을 가만 쳐다만 보자 눈앞의 휴먼족은 또 한 번 물었다.
“혼자 오셨어요?”
“아- 그렇다.”
“어쩌죠? 지금 혼자 앉는 좌석은 만석이라 여기 성함을 써 주세요.”
휴먼족은 뭔가를 내밀었다.
‘?! 이건 페이퍼? 이 귀한 것이 왜 여기서?’
알프는 진심으로 놀랐다.
휴먼이 내미는 펜을 보고 더 놀라워했다.
‘이, 이건 대체 무슨 마법이지?’
펜을 한참을 쥐고 이리저리 보고 있는 알프에게 휴먼이 말했다.
“손님. 그 볼펜이 신기하시면 가지셔도 됩니다.”
“뭐? 가져도 된다고?”
“네-. 성함을 여기 써 주시겠어요?”
“어? 어- 그러지.”
알프는 휴먼 족이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에 알프리도르겐 이라는 이름을 써넣었다.
“알프리도르겐 님. 그러면 [123번] 이네요. 이 번호표를 가지고 근처에서 대기해주세요. 순서가 되면 불러 드리겠습니다.”
“어? 어. 그러게.”
알프는 지금까지 제국과 영지를 돌아다녀도 이런 것은 처음 보았다.
‘이거… 신기한데?’
알프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오-오오? 뼈대를 흙으로 만들고 거기를 불로 구웠구나. 거기다가 식물로 장식을 했…다고? 이건 정령들의 힘인데….’
알프의 눈에 쟁반을 머리에 이고 지나가는 까만색 생물이 눈에 보였다.
‘저, 저건- 멸종했다고 알려진 브, 블랙 고블린? 저 종족이 어떻게?’
알프는 입에서 침이 흐르는 것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놀랐다.
그리고 더 놀라운 사실이 알프의 눈에 보였다.
둠칫 둠칫-♫♪
음악 소리와 함께 약간의 단상 위에서 춤을 추고 있는 블랙 고블린이 보였다.
그 앞에서는 뭔가 신기한 것을 들고 블랙 고블린을 보고 있는 휴먼이 보였다.
‘이, 이건. 대체….’
알프가 놀람과 놀라움의 연속으로 정신을 못 차리고 있을 때.
띵똥땡- 띵-
귓가로 파고드는 딱딱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123번 손님! 123번 손님! 접수대에서 대기해주세요.”
알프는 자신의 손에 들려 있는 번호를 쳐다보았다.
[123번.]‘어 날 부르는 거였구나.’
알프는 조금 전 휴먼 족이 있던 장소 근처로 다가가자 안내를 해 주었던 휴먼이 나와 번호를 물어 보았다.
“아 123번 손님.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
“아? 어. 그러게.”
휴먼을 따라간 알프는 1인석 테이블에 앉게 되었다.
그러자 블랙 고블린이 다가와 미소를 띠며 테이블 위에 물잔을 놓고 얼음물을 따라 주었다.
쪼르르륵-
놀란 눈으로 물을 보고 있을 때 블랙 고블린의 청아한 목소리가 들렸다.
“손님- 이건 서비스 얼음물이고, 이쪽은 메뉴판입니다. 고르신 뒤. 옆에 있는 이 벨을 눌러 주세요.”
알프는 블랙 고블린이 안내해 준 벨이라는 것을 보며 동공이 사정없이 흔들렸다.
안을 투시해 보니 간단한 초록색 판과 줄이 얼기설기 연결되어 있었다.
‘허- 이건…. 드, 드래곤 엉덩이 긁는 느낌이군.’
알프는 메뉴판을 펼치자 그림과 함께 글이 쓰여 있었다.
뭐가 뭔지 몰라 알프는 주위를 힐끔거렸다.
식당에 들어와 있는 여러 종족들의 테이블 위에 놓인 것은 다양했다.
넓적하고 둥근 파이 같은 음식.
네모나고 갈색의, 탱글탱글한 느낌을 주는 음식에 갈색과 붉은 소스가 뿌려져 있고 채소와 함께 있는 음식.
뭔가 바글바글 끓으면서 나온 바다의 향기가 가득한 음식.
그들의 테이블 위에 있는 공통된 음료가 하나 있었다.
하얀색의 알 수 없는 음료.
그것을 마신 종족들은 다들 얼굴이 붉어 보였다.
‘수, 술인가?’
알프는 입꼬리가 광대까지 치솟았다.
띠잉- 똥-
직원이 알려준 대로 알프는 벨을 누르자.
블랙 고블린 직원이 다가왔다.
알프는 그림 두 개를 가리킨 뒤 다른 테이블의 음료를 가리켰다.
“아- 파전 하나랑 오뎅탕 그리고 막걸리 주문하시는 거죠?”
“아- 어.”
“금화 1개와 은화 20개 선불입니다.”
“서, 선불?”
이 세계 텃밭 재료로 천재요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