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chef using garden ingredients from this world?! RAW novel - Chapter 164
163화
알프는 선불이라는 개념이 궁금했다.
직원이 작은 쟁반을 내밀고 있었다.
‘어 그러니까 선불이라는 것은 돈을 먼저 내라는 거구나.’
알프가 가만히 있자 직원이 다시 한번 금액을 이야기해 주었다.
“네. 손님. 금화 1개 은화 20개입니다.”
알프는 작은 전대처럼 생긴 주머니를 꺼내 금화 2개를 건네주며 말했다.
“나머지는 자네가 가지게.”
“네?”
직원은 잠깐 놀라는 듯 했지만 이내 정중하게 말했다.
“아닙니다. 손님. 남은 거스름돈 가져다드리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알프는 이 가게에서 일어난 일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가게의 직원들이 손님을 대하는 태도며 선불이라며 주머니를 열게 만드는 것들.
거기다 이 시원한 얼음물 한잔이 서비스라니.
알프는 지금까지 대륙을 다니며 경험해 보지 못했던 일이었다.
‘대체 이건….’
알프가 정신을 못 차릴 정도였다.
알프 뿐만이 아니었다.
모든 손님이 시후의 부스에서 음식을 주문 할 때 당황했다.
하윤은 가게 오픈 전 접객을 맡은 블랙 고블린들에게 철저히 직원 교육을 시켰다.
그 덕분에 축제 첫날부터 시후네 음식 부스는 프란 축제의 명물로 자리 잡아 버렸다.
덕분에 주방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지만, 시후와 요리 1기수들의 움직임은 서로에게 동선이 방해되지 않고 정확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파전 하나, 오뎅탕 하나 그리고 막걸리 한 주전자. 주문요.”
접객 담당의 오더에 따라 요리를 만들고 있는 이들은 시후가 진행한 아카데미 요리 1기수들이었다.
시후는 그들을 보며 혀를 내 두르고 있었다.
‘정말 빠릿빠릿하게 잘하네…. 진짜 머리도 좋고 손도 빠르고…. 나중에 [SeeYou] 확장할 때 데려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시후는 그들을 보며 인재 욕심이 생기는 것을 느꼈다.
“아이고- 야-. 시후야.”
강훈이 축 처진 채로 다가와 두건을 벗었다.
두건을 짜자 땀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그 모습을 본 시후는 조금 전 일을 떠올렸다.
“영주님. 저희만으로 손이 모자랍니다.”
블랙 고블린의 요청으로 시후는 테이블에서 아세트 장로와 이야기 중이던 강훈을 떠올렸다.
주방일이 블랙 고블린과 자신만으론 부족할 것 같자 시후는 강훈까지 주방으로 불러들였다.
“시후야- 인간적으로 나 한동안 주방 안 섰는데?”
“몸이 기억하고 있을 거예요. 형.”
“주문요- 막걸리 한 주전자랑 파전 그리고 매콤 새우 파스타요.”
주문을 들은 강훈은 투덜거렸다.
“축제에 왔으면 파전이나 막걸리 아니면 도토리 묵이나 동동주 자셔. 왜 파스타냐고!”
* * *
프란 축제 1일 차가 끝나고 시후는 심사단에게 수입을 보고했다.
음식을 제일 많이 판 부스가 승리를 가져가는 것이었다.
진행자를 본 시후는 머릿속에 떠오른 ‘종’이 있었다.
닥스훈트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 견족 진행자였다.
진행자는 마법을 썼는지 동그란 원형의 빛이 떠 있는 곳에 입을 가져다 대고 집계한 내용을 눈으로 읽고 있었다.
“자- 1일차 집계가 끝났고 발표하겠습니다.”
진행자의 말이 끝나자.
휘준과 하윤은 입으로 북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두구두구두구- 투앙-
“프란 축제 1일 차 영지 음식을 가장 많이 판 부스는! [이름 없는 마을]이 승리를 가져갑니다!”
진행자의 말에 시후는 주먹을 꽉 쥐었고.
나와서 발표를 보고 있던 요리 1기수 들은 서로 껴안으며 자축하고 있었다.
강훈은 그 모습을 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깡훈- 우리는 먼저 마을로 돌아가세. 자네도 쉬어야 하지 않겠나.”
“네. 영감님. 시후에게 이야기 좀 하고요.”
“영주님은 금방 오실걸세. 영주님이 자네에게 좋은 방을 내어주라고 했으니 가세나.”
“장로님- 저는요?”
휘준과 하윤이 다가와 아세트 장로에게 지친 강아지 같은 눈으로 물어보았다.
“…….”
아세트 장로는 시후 쪽을 쳐다보았다.
시후는 아세트 장로의 시선을 느끼고 강훈과 휘준 그리고 하윤 옆으로 다가갔다.
“장로님. 제가 이분들과 함께 넘어가겠습니다. 가게 마감만 부탁드려요. 가게 마감하는 법 제가 알려 드렸죠?”
“그게… 그렇지 않아도 아이들이 가게 부스 주위에 트랩을 설치해 놓는 것 같더군요.”
“트랩요?”
“네. 자기들이 힘을 합쳐서 만든 임시 가게라고 혹시나 모를 견제에 대비하더군요.”
시후는 정령을 쓰는 아이들의 마음이 느껴졌다.
“시후야-. 조금 더 기다렸다가 같이 가자.”
“형 피곤하시잖아요.”
“네가 그랬잖아. 여기 하루가 우리 4시간 정도라고.”
“네.”
“그리고 여기서 하룻밤 자면 산소 치료한 기분이라 조금 더 기다린다고 해서 나쁠 건 없을 것 같다.”
강훈의 말에 아세트 장로가 임시 가게 전체에 마법을 걸었다.
그리고 엘라가 춤을 추며 손을 허공에 휘젓자 아세트 장로의 마법 위에 투명하게 코팅한 것 같은 막이 생겼다.
“와- 신기한데?”
휘준이 가게에 둘러진 막에 손을 대려 하자 엘라의 앙칼진 목소리가 들렸다.
-만지면 큰일 나!
“응? 어떻게 큰일 나는데?”
-만지면 알 거야.
엘라의 말에 휘준은 손가락 끝을 슬며시 가져다 대어 보았다.
쏴아아아아-
갑작스러운 소나기가 가게 주위로 내리고 있었다.
시후와 강훈 그리고 하윤은 가게와 떨어져 있었기에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휘준은 물에 빠진 생쥐가 되어있었다.
-까르르릇. 휘준. 찍찍이 같아.
엘라의 까르륵거리는 소리에 휘준은 젖은 머리를 쓸어올리곤 양손을 올리며 뛰어갔다.
“네 이놈-.”
엘라와 휘준의 때 아닌 술래잡기가 시작되었고, 그것을 본 노노와 캐논은 고개를 저었다.
“흔들리지 않게 고고하게 이곳에 있는 건물을 보호하라.”
노노의 영창에 엘라가 순간 놀라서 쳐다보았다.
-노노. 엘라가 결계 쳤는데 또 치는 거야?
-노노가 안심이 안 돼서 그래. 노노도 노노지만 율도 저기서 시작한걸?
-피어라. 얽혀라. 이 건물을 보호하라.
뒤에서 보고 있던 시후네 일행은 가게가 있던 자리에 돔 하나가 생긴 것을 보고 고개를 저었다.
“장로님 저거 내일 영업 할 수 있겠죠?”
“애, 애들이 저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습니다.”
짝짝-
시후는 아이들을 불러모았다.
그리고 블랙 고블린 영지민들을 전부 불러 모았다.
“빠진 분 안 계시죠? 확인해 보시고 이제 마을로 돌아가겠습니다.”
시후는 영지민들을 전부 확인한 뒤.
시후와 휘준 그리고 하윤의 그림자에 영지민들이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장로님. 제가 열어도 되는 거겠죠?”
“네-. 다른 종족들이 볼 수 있으면 더 좋지요. 저희 마을의 부활을 알리는 것이니까요.”
장로의 말에 아세트는 허공에 검지와 중지를 합쳐 선을 그어 내리며 중얼거렸다.
‘duffufk ckaRo.’
황금색이면서 검은색의 게이트가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치리리링-
강훈은 수원에서 보았던 게이트 색과 같다는 것을 깨달았다.
“형- 먼저 들어가세요.”
“어? 어. 그래.”
강훈이 먼저 들어가고 하윤과 휘준이 뒤따라 게이트를 통과한 다음 아세트 장로가 들어가는 것까지 확인한 시후는 자신도 게이트 안으로 발을 들였다.
‘대체 저 휴먼은 어떻게 생겨 먹은 거야? 저 만한 게이트를 힘도 안 들이고 열다니.’
게이트 안으로 들어가는 시후를 보며 중얼거린 인물이 있었다.
‘그래도 음식은 맛있었지. 하얀 음료 막걸리라고 했나? 내일도 먹으러 와야지. 내일은 다른 것도 먹어봐야겠어.’
알프였다.
알프는 내일의 축제도 기대하며 프란에 있는 숙소로 가벼운 발걸음을 옮겼다.
* * *
와아아아-
프란 축제 2일날.
왕성과 가까운 곳의 대형 무대 위엔 블랙 고블린 아이들 여섯 명이 노란색 유치원복을 입고 올라가 있었다.
진행자는 그중 한 명에게 확성 마법이 걸린 구슬을 아이의 입 가까이에 대었다.
“어느 영지에서 온 겁니까?”
-저희는 이름 없는 마을 강시후 영주님이 계신 곳에서 왔습니다.
마치 초등학생이 마이크 앞에서 이야기하듯 또박또박한 발음으로 이야기하는 율을 본 시후는 미소를 지었다.
단상 아래에서 보고 있던 시후와 강훈 그리고 하윤은 아이의 대답에 웃고 있었다.
“쟤, 율이지?”
강훈의 질문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율이 그나마 제일 어른스럽긴 해요. 말도 잘하고.”
그때 무대 위에서 이야기가 들려왔다.
“이름 없는 마을. 최근에 자이 국왕께서 영지로 인정하신 곳이군요. 그럼 우리 영지민들은 무엇을 보여주실 건가요?”
시후는 율의 마지막 말에 얼굴을 가렸다.
-그건 보시면 압니다. 음악 주세요!
‘저건 또 언제 가르쳤냐?….’
무대 위에선 아이들에게 질문이 끝나자 휘준이 진행자에게 가까이 다가가 확성 마법이 걸린 구슬 앞에 핸드폰을 내려놓고 플레이 버튼을 눌렀다.
♪~♪~♪~ ♫♬♬♫♪~
음악이 무대와 관객들 귀에 들어갈 정도의 큰 소리로 울려 퍼지자 아이들은 손가락을 내밀며 3.2.1 Go를 외치며 율동을 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전부 목에 걸려 있던 무언가를 터치 하고는 노래를 시작했다.
[Poppy Poppy pop Poppy Love Love]아이들 율동과 함께 하는 노래를 들은 관객들의 눈은 휘둥그레졌다가 이내 입에선 환호성과 함성이 터져 나왔다.
꺄아아아-
와아악-
귀여워- 어쩜 좋으냐! 아가들아!
관객들의 모습에 시후 일행은 뭔가 가슴이 웅장해지는 것을 느꼈다.
귀여운 것은 만국 공통?
전 세계 아니 이 세계 역시 통하는 것이라는 것을 시후 일행은 깨달았다.
앙증맞은 손가락으로 V를 그린 뒤 머리 위에서 까닥거리며 움직이는 화려한 골반 웨이브.
거기다 아이들은 꼬리를 이용해 하트를 만들기까지 했다.
아이들이 전, 후 좌우로 움직이며 군무를 만들어 내는 귀여움에 강훈은 중얼거렸다.
“이런 게 ‘심쿵사’ 한다는 거냐? 너, 너무 귀엽다.”
시후는 강훈의 질문에 웃고 말았다.
자신도 아이들이 귀엽다고 생각하는데, 강훈은 오죽할까 싶었다.
“휘준아-. 내 눈이 틀리지 않았어. 네가 아이들을 가르치니 얼마나 귀엽니. 짜식 잘했다.”
“형이 유치원복을 구해주지 않았으면 이 정도로 성공하지 못했을 거예요.”
이미 심사위원들은 블랙 고블린 아이들의 춤을 보며 눈에서 꿀 덩이가 뚝뚝 떨어지는 게 보였다.
그 모습을 본 시후는 두 주먹을 꽉 쥐며 생각했다.
‘이번 영지민 장기자랑도 우리가 1등 먹는 거고.’
노래의 끝자락에 나오는 고음 부분에서 아이들은 무대를 사로잡았다.
[들려와 반짝이는 sound of my mind, oh- oh~~]캐논과 실라 그리고 엘라가 공중을 향해 자연스럽게 율동과 함께 공중으로 자신들이 쓸 수 있는 정령력을 날리며 마치 불꽃놀이 같은 형태로 무대를 마감 지었다.
“헐? 너 저것도 가르쳤니?”
하윤의 질문에 휘준은 도리질 쳤다.
시후 역시 깜짝 놀랐다.
아이들의 끼에 놀란 것이었다.
강훈은 박수를 치며 [잘한다! 엘라!]를 외치고 있었다.
시후는 아이들이 보여 준 퍼포먼스에 귀찮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예감을 느꼈다.
“휘준아 아이들 챙겨라.”
이 세계 텃밭 재료로 천재요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