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chef using garden ingredients from this world?! RAW novel - Chapter 166
165화
리스의 질문에 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요! 받을 수 있을 거예요.”
시후는 그녀들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고 있었다.
시후는 재잘거리며 다가오는 요리 1기수들에게 양쪽 엄지를 내밀어 주며 미소 지어 주었다.
진행자의 넉살스러운 말투로 시작된 단체전 시상식.
“자! 우리 심사위원님들께서 각 팀에게 심사평과 함께 질문을 할 예정입니다.”
심사위원들의 감상평이 시작되었다.
각 영지에서 출전한 종족들이 만든 음식에 대한 혹평 그리고 칭찬 등이 쏟아져 나왔다.
“마지막으로 이것은 이름 없는 마을에서 출전한 블랙 고블린들의 음식이었는데요? 대체…. 무슨 음식입니까?”
시후는 심사위원의 말에 순간 입꼬리가 일자가 되었다.
“아니 무슨 음식이라기보다 어느 나라 음식인가요? 수프를 한 스푼 떠올렸을 때 레디쉬와 카우카우 고기가 수프 안에 많아서 인상적이었어요.”
“거기다 함께 나온 라스와 ‘나물’ 그리고 ‘백김치’라는 것도 굉장히 잘 어울렸고, 간식으로 만든 ‘인절미’라는 것도 정말 맛있습니다.”
“저도 그 ‘인절미’라는 것을 만들어 보고 싶더군요. 혹시 레시피 있으면 알려 주실 수 있으신가요?”
심사위원의 말에 시후가 곤란한 듯 고개를 저었다.
“아- 안되는군요. 그럼 다음에 만들어 주실 수 있을까요?”
심사위원은 시후를 쳐다보았다.
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심사위원들은 각 영지에 대한 음식평을 한 뒤 메시지 마법이 쓰인 두루마리를 진행자에게 넘겼다.
“자- 자이 왕국 프란 영지 요리대회 동상부터 발표하겠습니다.”
진행자는 입담 좋게 진행을 이어 나갔다.
동상과 은상이 모두 발표 되었다.
드디어 진행자가 대상을 발표하기 전 시후 주위에 서 있던 블랙 고블린들은 단체로 사시나무 떨듯 떨었다.
“시후 쌤-. 저희 열심히 했는데…. 왜 안 부르죠?”
“흐윽- 제발. 제발….”
긴장감에 못 이겨 날카로운 송곳니로 입술을 깨물었던 에리자의 입에선 피가 줄줄 흐르고 있었다.
“대, 대상만 남았어…. 제발….”
요리 1기팀의 긴장감이 뭔지 아는 시후는 그들에게 괜찮다고 이야기를 해 주고 싶었다.
그러나 손을 뻗던 시후는 손을 내리고는 입을 열었다.
“스스로의 실력을 믿지 못하는 건가요?”
시후의 말에 에리자, 하리, 리스, 메디의 눈동자에서는 의문이 감돌았다.
‘그동안 열심히 했는데…. 이것밖에 안 된 건가?’
‘응, 열심히 했어. 노력도 했어. 시후 쌤이 알려 준 대로 했어. 그러니까 믿자.’
‘시후 쌤을 믿고 있어, 나 역시 믿어.’
‘아직 발표 안 했어. 해 낼 수 있어. 있다고. 대상은 우리 팀 거야.’
블랙 고블린 요리 1기수들의 생각이 끝나갈 때 즈음.
무대 위의 진행자는 메시지 마법이 쓰인 두루마리를 펼쳤다.
“자- 자이왕국의 왕과 왕실 심사위원들의 압도적인 표를 얻었군요.”
진행자는 조용해진 무대 아래를 둘러보며 히죽 웃었다.
“긴장되시죠?”
진행자의 질문에 무대 아래에 있던 관객들과 참가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답했다.
“네에-”
진행자는 무대 아래의 반응이 기꺼웠다.
“자- 그러면….”
우우우- 빨리 진행해라!
진행자는 무대 아래의 반응에 생긋 웃어 주고는 입을 열었다.
“자- 기대하는 대상 발표는!”
사람들은 초롱초롱한 눈으로 무대 위를 보고 있었다.
“심사위원들의 말씀 듣고 오겠습니다!”
우어어어-!
우우우-!
진행자의 진행 멘트를 듣고 있던 휘준이 옆에서 투덜거렸다.
“이런 곳에서 무슨 ‘60초 후에 오겠습니다’ 또는 ‘광고 보고 오겠습니다’…를 보게 될 줄이야.”
“모든 진행자들이 관객들이랑 밀당하는 건 전 차원 공통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
“그러게요….”
시후 역시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이내 심사위원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쫀득쫀득한 식감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준 음식이 이번 대회에서 나왔습니다.”
“정말 말캉하면서 혀에 닿는 고소함이 정말 최고였습니다.”
“지금까지 먹어 보지 못했던 시원한 맛과 함께 아삭한 식감 거기다 야채를 익혀서 먹는다는 것이 신세계였습니다.”
“정말 맛있었고 잘 먹었습니다. 흠잡을 데가 없어요. 정말 다른 차원에서 온 음식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았습니다.”
시후 옆에서는 ‘다른 차원’이라는 말에 목을 살짝 움츠렸다.
시후는 아직도 손을 모으고 기도에 빠진 블랙 고블린 요리 1기수들을 쳐다보았다.
‘긴장해서 저 정도 힌트를 줘도 모르고 있구나.’
시후는 그녀들을 보며 피식 웃었다.
“에리자?”
“ㄴ, 네엣?”
긴장하고 있었던 건지 목소리가 갈라져 나오는 에리자였다.
“상 받을 준비 하세요.”
“…네? 상요? 아직 우리 호명 안 했는데요?”
“심사위원들의 평가가 전부 저희를 가리키고 있어요.”
에리자는 무대 위 허공에 뜬 메시지를 빠르게 읽고 입을 틀어막았다.
그때.
“프란 왕국 요리대회 대상은!”
진행자는 잠시 뜸을 들인 후.
“이름 없는 마을! 에서 대상을 가져갑니다!!”
시후의 영지가 호명되자마자 사람들은 환호성을 올렸다.
와아아앗-
와아아아-
축하해요!
시후는 큰 함성을 들으며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그녀들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고생했어요. 약속대로 대상을 타셨네요. 축하해요.”
시후는 에리자의 어깨를 양손으로 두들기며 말했다.
“정신 차리고 무대에 올라가서 상 받아 오세요.”
“크흐흡- 큭- 네에. 다녀오겠습니다.”
그녀는 눈에 가득 맺힌 눈물을 털어내고 무대 위로 올라갔다.
빰- 빠바바밤- 빠밤-
에리자는 무대 위에 올라와 얌전히 손을 앞으로 모으고 기다렸다.
그러자 진행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자이 왕국의 아름다운 왕비이신 자이로스코프 로즈 님께서 상을 수여합니다.”
에리자가 왕비라는 말에 더욱 긴장해서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는 게 시후의 눈에 보였다.
‘많이 긴장했네.’
시후는 에리자를 보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눈이 마주친 에리자는 시후의 미소에 미소를 마주 지었다.
긴장이 조금 풀린 듯한 모습.
그때.
로즈 왕비가 천천히 걸어 나오고 있었다.
왕비의 모습에 시후 옆에 있던 휘준이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와- 진짜 이쁘다.”
“오우- 무슨 세계 미인대회 출전할 정도의 미모이신데?”
“정말 단아하다.”
“분위기가-?”
강훈은 말을 다 잇지 못했다.
왕비가 손에 든 트로피와 꽃다발을 에리자에게 건네고 있었다.
그리고 조용히 에리자를 향해 나지막이 ‘축하한다’는 말을 남겼다.
왕비는 몸을 돌려 시후가 있는 쪽을 쳐다보며 미소를 짓고는 돌아섰다.
그때 진행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자아- 우리 이름 없는 마을의 요리 대표 ‘에리자’의 수상소감을 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진행자의 말에 에리자는 눈을 껌벅거렸다.
수상소감을 말하게 될 줄은 몰랐으니까.
확성 마법이 걸린 둥근 구슬이 에리자 앞으로 다가오자 에리자는 휘준을 쳐다보았다.
휘준은 에리자를 향해 양쪽 엄지를 척하고 내밀어 보였다.
꼴깍-
긴장감에 에리자는 침을 삼켰다.
그리고 수염이 천천히 앞으로 향하는 것을 느끼고는 양손을 번쩍 들며 외쳤다.
“영주님! 우리 대상 먹었어!!!”
시후는 순간 연말 연기대상에서 볼 법한 단어를 들은 것 같았다.
휘준은 잘했다는 듯 박수를 치고 있었다.
“휘준아-. 저것도 네 작품이니?”
“작품은 무슨? 만약 수상소감 물으면 그냥 짧고 강력하게 한방으로 하라고 알려준 것뿐 인데 저렇게 잘할 줄 몰랐는데?”
휘준의 말에 시후는 그저 웃고 말았다.
‘에리자가 그렇게 외칠 줄은 몰랐으니까.’
에리자가 단상에서 내려오자 요리 1기수들은 전부 시후 곁으로 모여 재잘거리기 시작했다.
“쌔앰- 약속 꼭! 지키세요!”
“음음- 휘준한테 들었는데 호텔도 있고 레스토랑이라는 엄청 근사한 곳도 있고 ‘스시’라는 곳도 있고 ‘철판요리’ 거기다 ‘또뽀끼’ 라는 곳도 있다고 들었어요.”
“또뽀끼?”
시후의 질문에 휘준이 옆에서 말했다.
“떡볶이. 발음 안 되는 것 같더라. 쟤들.”
휘준의 말에 의외라는 생각을 한 시후였다.
그때.
진행자의 목소리가 무대와 관객들 귀에 들려왔다.
[자- 다음은-!]“시후 쌤- 이제 개인전 시작되겠네요. 파이팅입니다!”
“쌤도! 대상! 대상! 가즈아!”
그녀들의 응원의 재잘거림에 시후는 미소를 지어주었다.
크헉-
큭-
요리1 기수들은 말로는 시후 쌤이라고 불렀지만, 마음으로는 영주라고 항상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시후의 미소는 그들의 심장에 정말 좋지 않았다.
‘우리 영주님 미소를 지으니까 진짜 심장이 사라지겠어.’
‘그 미소를 짓지마요. 영주님-.’
[마지막 순서인 개인전을 치를 참가자들은 무대 앞 테이블에 서 주시기 바랍니다.]진행자의 멘트를 듣자 시후는 그녀들을 향해 웃어 주고 엄지를 내밀고 무대 위로 올라가려 할 때.
“시후야-. 잘하고 와라.”
“시후야-. 가서 다 쓸어버리고 와. 내가 널 오래도록 지켜봤는데 이 정도는 상 타 오겠지?.”
“우리 고블린들도 대상 타왔는데 스승이 못 타면 쪽팔리겠지? 시후?”
-시후. 나 시후를 위해 열심히 응원할게.
-엘라도, 엘라도 응원해.
-저, 저희, 드,들도 으,응원 할게요. 영주님.
시후는 형들과 휘준 그리고 아이들에게 응원을 잔뜩 받았다.
‘그래, 최선을 다하자. 늘 그랬듯.’
시후는 무대 위로 올라가면서 눈빛이 바뀌기 시작했다.
그때.
피이유우우-
퍼어엉-
하늘로 향해 뭔가가 올라가면서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사람들은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우유빛깔 강시후! 개인전 대상! 가즈아!]시후는 하늘에 씌여진 글을 보며 순간 얼굴이 확 달아올라 고개를 숙였다.
‘으으으- ’
시후는 귓불까지 빨갛게 달아올랐지만, 이내 한숨을 내쉬며 마음을 진정시켰다.
‘후우-. 이렇게 당황한 건 처음이네.’
시후는 테이블 앞에서 미리 진행팀에게 제출한 재료들을 확인하고 있었다.
찹쌀가루와 치자액 그리고 설탕.
유자청과 미리 만들어 놓았던 흰앙금.
호두 분태와 유자청 건지(건더기).
거기다 코코넛 가루.
금귤을 미리 청으로 만들어 놓았던 것과 함께 애플민트 잎과 함께 탄산이 든 2L짜리 사이다까지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었다.
시후가 가져온 궁중 펜, 손잡이 체 면보와 냄비 등이 테이블 위에 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여행용 가스레인지 3개까지.
원래는 두 개만 해도 충분했지만,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 3개를 제출했다.
시후는 여행용 가스레인지를 보며 물건 제출할 때를 떠올렸다.
‘이쪽 대회 물품 담당자도 가스레인지를 받을 때 표정이 아세트 장로와 같이 신기함에 이리저리 돌려 봤었지.’
다른 테이블 위를 본 시후는 예전 아세트 장로가 보여주었던 마법 도구를 떠올렸다.
‘저게 가스레인지와 같은 역할을 한다던가?’
시후가 재료 점검을 하고 양손을 테이블 위에 올리고 차분하게 심호흡을 하고 있을 때.
진행자가 다가왔다.
“이름 없는 마을에서 출전하신 거죠?”
“네. 이름 없는 마을의 영주, 강시후입니다.”
“각오 한마디 해 주시죠.”
이 세계 텃밭 재료로 천재요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