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chef using garden ingredients from this world?! RAW novel - Chapter 172
171화
팝업 스토어 개설 팀의 유철원은 심히 당황스러웠다.
“맛있게 드세요.”
테이블 위에 내려앉은 소박한 집밥 같은 가정식 한 상을 보며 당황스러웠다.
‘잡곡밥은 그렇다 쳐. 그런데 그 짧은 시간에 갈치 조림에 된장찌개 거기다 나물 몇 가지까지. 분명 가게는 끝났다고 들었는데….’
유철원이 시후가 내 준 한 상을 보며 내심 감탄하고 있을 때.
옆에서는 사진을 찍는 소리가 들렸다.
함께 일하는 지소원과 이가을이 나온 한 상을 보며 사진을 찍는 중이었다.
찰칵-
지소원이 사진을 찍고 그 사진을 보며 입을 열었다.
“오-. 한 상 데코 꽤 이쁜 것 같지 않아요? 가을 씨?”
“맞아요. 정말 가정식 같지만 가정식 같지 않은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리고, 분명 ‘오늘의 메뉴’인데 각자 받은 메뉴가 달라요.”
“?!”
유철원은 이가을의 말에 그녀들의 한 상 차림을 보고 당황했다.
그녀들의 한 상은 갈치 조림이 아니었다.
하얀 쌀밥에 도톰한 돼지고기와 함께 든 김치찜이었다.
“와아-. 김치찜. 얼마나 먹고 싶었는지…. 어? 철원 씨 그거 뭐예요?”
지소원의 물음에 유철원은 어색하게 미소 지었다.
그녀들의 메뉴를 보고 있었다는 게 좀 머쓱했기 때문이었다.
그녀들은 젓가락을 입에 물고 유철원의 메뉴를 지긋이 보고 있었다.
“아-. 이건 갈치조림인 거 같아요.”
지소원은 유철원의 갈치조림에 계속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드, 드셔보실래요?”
유철원의 말에 지소원은 함박 웃음을 지으며 앞접시를 내밀었다.
그러자 유철원은 자신의 갈치 조림의 무와 갈치 한 조각을 그녀가 내민 앞접시에 담아 건네주었다.
“고마워요. 철원 씨도 앞접시 좀 줘 봐요.”
“네?”
“이거 김치찜 맛보셔야죠. 이거 맛있을 것 같은데….”
“아- 네….”
유철원은 자신의 앞접시를 지소원에게 건넸다.
쭈욱- 쭉-
지소원이 젓가락으로 김치를 찢는 모습을 본 유철원은 조금 놀랐다.
‘김치를 썰지 않고 통 찜으로 만들었구나.’
건네받은 김치찜의 김치를 젓가락으로 찢어 밥숟가락에 올렸다.
그리고 그 위에 갈치 조림 한 조각을 올렸다.
터업-
‘오-.’
유철원의 머릿속엔 폭죽이 터지는 기분이었다.
음식 하나로 인해 지금까지 받았던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느낌.
‘애니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축포가 터지고 천사가 날아다니는 게 거짓이 아닌 것 같네. 정말 맛있다.’
그 느낌 하나만으로도 이곳 [SeeYou]에 대한 평가를 달리한 유철원이었다.
강훈은 다른 직원들을 쳐다보며 시후가 해준 된장찌개 한입과 섬초(시금치과)를 우물거리며 쳐다보고 있었다.
“입에 맞으세요?”
시후가 다가와 물어보았다.
강훈은 순간 당황했지만 이내 침착을 되찾고 시후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답을 했다.
“네- 맛있네요.”
시후는 다른 직원들에게도 물어보며 답을 듣고 있었다.
유철원은 갈치조림과 김치찜을 먹으며 강시후를 쳐다보며 입을 우물거리고 있었다.
‘이 정도 솜씨라면 디저트도?’
유철원뿐만이 아닌 다른 직원들도 같은 생각을 하는 중이었다.
그중 사마윤은 시후를 보며 혀를 내두르고 있는 중이었다.
‘이 정도 음식을 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디저트류도 잘 만드는 건 정말 의외네….’
사람들의 표정을 살피고 있던 강훈 역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저쪽 이 세계에서 K-디저트를 만들어 내는 모습을 직접 봤을 때는 꽤 놀랐기도 했다.
시후가 만든 디저트를 먹어 본 사람들의 감탄과 놀라움을 직접 본 것도 있었기에 이번 팝업스토어 기획을 시후에게 부탁한 것도 있었다.
‘금귤 에이드와 유자 단자의 조합 괜찮았지. 밥 먹고 한번 만들어 달라고 해 볼까?’
시후를 쳐다보며 생각에 빠져 있을 때.
주방에서 뭔가를 열심히 만들고 있는 중이었다.
* * *
윤식품 팝업스토어 팀들이 저녁을 다 먹고, 하윤이 쟁반을 치우고 난 뒤.
그들 앞에 내놓은 음료와 디저트를 본 직원들의 눈동자는 부엉이가 되어 눈만 끔벅거리고 있었다.
유철원에게는 금귤 에이드와 함께 꽃 모양의 앙금 쿠키.
그리고 이가을에게는 대추차와 함께 우뭇가사리로 만든 보석 같은 과자.
홍가람에게는 짙은색의 따듯한 녹차와 함께 녹진한 떡 한 조각.
지소원에게는 따뜻한 둥글레차와 함께 낸 동그란 찹쌀떡처럼 생긴 떡이 놓여 있었다.
“어- 쉐프님. 이건 사람마다 다 다른데…. 혹시 무슨 뜻이 있나요?”
홍가람의 질문에 시후는 미소를 띠며 입을 열었다.
“드셔 보시면 아실 겁니다.”
시후의 말에 다들 앞에 놓인 떡과 과자를 입에 넣고 오물거리다 함께 나온 음료를 마셨다.
헙-
어머?
오-
다양한 감탄사가 나오고 있었다.
홍가람은 입에 넣은 작은 떡에서 느껴지는 진한 팥의 단맛을 혀에서 느꼈다.
그리고 놓인 따뜻한 녹차를 한 모금 마셨을 때.
단맛과 쌉싸름한 맛의 조화가 느껴졌다.
몇 번의 저작 운동 후.
식도로 넘어가 버린 떡이 진한 아쉬움을 남기고 사라졌다.
홍가람은 디저트를 먹고 비어 버린 접시를 노려보며 생각했다.
‘이 정도면 나이 불문인데?’
홍가람은 다른 직원들을 힐끔 쳐다보았다.
다른 직원들 역시 비어버린 접시를 보며 생각에 잠긴 듯 보였다.
‘너무 맛있네-. 더 먹고 싶다.’
‘차와 이 젤리 역시 너무 맛있고….’
한참을 생각하던 윤식품 직원들은 시후를 보며 생각했다.
‘저 쉐프랑 함께 하면 팝업 스토어 성공할 것 같아.’
‘이 정도 퀄리티와 맛이라면….’
‘MBTI와 디저트라….’
시후는 그들의 시선을 느끼고는 입을 열었다.
“다들 맛있게 드셔 주셔서 감사드려요.”
시후가 고개를 살짝 숙이자 다들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그중 홍가람이 제일 먼저 이야기했다.
“아니에요. 쉐프님. 여기 강훈 씨께서 강력히 추천하셔서 처음엔 의심을 좀 했거든요.”
사마윤과 듣고 있던 주하윤의 표정이 살짝 굳어지는 게 시후의 눈에 보였다.
홍가람은 그들의 표정은 신경도 쓰지 않고 계속 말을 이었다.
“강훈 씨 아는 사람이라서 그런 건가? 하고요. 그런데 인터넷 SNS를 뒤져 보니까 꽤 유명하시더라고요.”
홍가람의 말에 시후는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강훈을 힐끔 쳐다보았다.
“그리고 오늘 대접해 주신 저녁과 함께 디저트를 먹으니 왜 강훈 씨께서 이렇게 추천했는지 알 것 같아요.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맛있게 드셔 주셨다니 기쁘네요.”
“저 역시 조금은 그저 젊은 쉐프가 인터넷과 너튜브 인플루언서들을 이용해 유명해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유진철은 솔직하게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제가 그런 생각을 했다는 사실 자체를 음식을 먹어보고 반성했습니다. 이건 음식을 드시러 온 손님들이 자체적으로 홍보할 수밖에 없는 맛이라는 것을요.”
유진철은 머쓱하다는 듯 볼을 긁으며 말을 이었다.
“정말 맛있고, 아직 학생 신분이셔서 저녁 영업을 안 하신다고 들었는데, 나중에 졸업하고 저녁 영업하시면 단골 예약하겠습니다.”
유진철의 솔직한 말에 시후는 조금 마음이 따듯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말하는 그의 표정에서 느껴지는 진정성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윤식품 직원들은 다들 시후의 음식에 후한 평가와 함께 팝업 스토어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후식을 먹고서도 이어진 회의.
그들은 시후가 틈틈이 내주는 디저트에 계속되는 회의에도 지치질 않았다.
“어머? 시간이 벌써….”
지소원의 말에 다들 핸드폰을 보며 시계를 보았다.
“회의가 길어져 버렸네요. 퇴근 시간도 지나 버렸고…. 야근 수당 내일 신청 하세요.”
“네?”
직원들은 전부 놀란 눈으로 사마윤을 쳐다보며 물었다.
“정말요? 팀장님?”
“네. 신청 하세요.”
직원들이 그렇게 이야기할 동안 시후는 가게를 나서는 그들에게 종이가방 하나씩 챙겨 주었다.
“이게 뭐예요?”
윤식품 직원들이 의아한 표정으로 시후를 보자 시후는 미소를 띠며 말했다.
“저희 가게가 윤식품을 통해 내놓은 밀키트인데 집에서 드셔보세요.”
“아- 이거. 요즘 매진 행진을 찍고 있다는 그 두부 스테이크랑 샐러드. 맞죠?”
“네- 맞습니다.”
시후의 미소에 지소원과 이가을은 동공이 살짝 커지며 서로 속삭였다.
‘저 친구가 팝업 스토어에서 직접 쿠킹해주면 매출이 더 올라가지 않을까요?’
‘그렇긴 할 텐데…. 자기 가게 놓고 와서 해주지 않을 것 같은데?’
‘강훈 씨랑 친분이 있는 거 같은데 한번 해 달라고 해보는 게 어때요?’
이가을의 말에 지소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속삭이듯 말했다.
‘내일 한번 부탁해 보는 것도 괜찮겠지?’
[SeeYou]를 나서는 윤식품의 직원들을 보다가 사마윤이 강훈을 잠깐 불러 세웠다.“강훈 씨? 잠깐 저랑 이야기 좀 하시죠.”
“네? 네….”
다른 직원들은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거리다 서로 인사를 나눈 뒤 헤어졌다.
사마윤은 직원들이 다 사라지자 [SeeYou] 앞에서 강훈에게 뭔가를 이야기한 뒤.
주차장으로 향했다.
강훈은 그런 사마윤을 보며 한숨을 내뱉었다.
후우-
띠라랑-
[SeeYou] 가게 안으로 들어온 강훈은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고 자리에 앉았다.“고생했어요. 형.-”
시후는 강훈에게 시원한 설삼차를 내밀었다.
꿀꺽- 꿀꺽-
“시원하네.”
“형이 그분들이랑 같이 일하는 모습을 보니까 멋져 보이던데요?”
시후의 말에 강훈은 피식 웃고 말았다.
“멋있긴…. 머리 아프지. 그냥 여기서 요리하면서 장사할 때가 좋았다.”
“형이 양복 입고 회의하는 모습도 주방에서 요리하던 모습도 다 좋아 보였어요.”
시후의 말에 강훈은 피식 웃었다.
그리고는 시후의 머리카락을 헝클이며 말했다.
“가게 문이나 잠그고 두부나 옮겨. 그리고 저쪽 가서 개운하게 씻고 너희 집에서 하룻밤 신세 지자.”
“네?”
“왜? 저번에 오리 불고기의 소스에 대한 이야기도 하면서 이번 K-디저트 이야기도 좀 더 하고. 싫으냐?”
강훈의 말에 시후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싫긴요.”
* * *
시후는 가게에서의 일을 전부 끝내고 강훈과 함께 이 세계에서 잠깐 쉰 뒤.
집으로 올라와 자신의 방에서 디저트 고민을 하는 중이었다.
똑똑-
노크소리에 시후가 문을 열자 서 있던 사람은 강훈이었다.
“공부 중이었냐?”
“아뇨. 디저트 중에서 한천을 사용해서 젤리나 푸딩같은 것도 해볼까 좀 생각하는 중이었어요.”
시후의 말에 강훈의 머리가 살짝 기울어졌다.
“K-디저트잖아. 그런데 푸딩이나 젤리?”
“꼭 한국식으로 할 이유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퓨전 디저트를 만들면 다양하게 만들어 낼 수 있으니까요.”
“예를 들어서?”
“한천과 우유 그리고 팥앙금을 넣고 만들어도 좋고. 젤리처럼 보기에도 좋은 디저트류를 만들 수도 있으니까요.”
“…….”
강훈은 시후의 말에 턱을 쓰다듬고 있었다.
“그런데 형. 안 주무세요?”
시후의 말에 강훈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너랑 맥주 한잔하려고 내려왔지.”
강훈의 말에 시후는 빠르게 안주로 삼을 메뉴를 떠올리면서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생각했다.
“형 그러면….”
이 세계 텃밭 재료로 천재요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