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chef using garden ingredients from this world?! RAW novel - Chapter 184
183화
강훈은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그건 아닙니다만, SNS에서 만약 잘못 퍼지게 되면 대한 그룹 자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그 쉐프가 그 정도로 유명한 거냐?
윤대한은 강훈의 말에 흠칫 놀랐다.
대한 그룹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말.
요즘 세대의 SNS 파급력을 윤대한도 알고 있었다.
K-디저트 팝업 스토어가 성공한 이유도 요즘 세대의 바이럴 마케팅이 한몫했다는 보고를 읽었다.
크흡-
“강훈아- 그러면, 너랑 [SeeYou]의 강시후 쉐프와 친한 듯한데, 가끔 출장 요리를 부탁하는 건 안 되겠느냐?”
-그건 [SeeYou]의 강시후 쉐프가 결정할 일입니다. 회장님. 그는 아직 대학생입니다. 가게 일에, 학업에 정말 많은 시간이 모자란 친굽니다.
강훈의 말에 윤대한은 입꼬리가 올라갔다.
목소리에서 필사적으로 강시후를 보호하려는 듯했다.
‘내가 그 쉐프를 잡아먹는 것도 아니고 과민 반응이군.’
크흠-
“강훈아-. 집에서 잠깐 보자꾸나.”
수화기 건너편의 잠깐의 침묵 그리고는 대답이 들려왔다.
“그래, 그러면 오늘 저녁에 들어오려무나.”
-네.
달칵-
윤대한은 전화를 끊고는 평범하게 택시를 잡으려 했다.
터억-
누군가의 손이 어깨로 올라왔다.
윤대한은 깜짝 놀랐다.
누군가 자신의 몸에 손을 대는 경우는 오랜만이었다.
뒤를 돌아보니 숨이 턱까지 찬 청년이 무릎을 굽히고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윤대한은 청년을 내려다보았다.
“하윤이 아니냐.”
후우-
“오랜만입니다.”
“녀석- 가게에서 봐 놓고는.”
“그땐 인사를 드리지 못했고요.”
“그래, 너도 그 [SeeYou]의 강시후 쉐프 때문에 뛰어온 거냐?”
흠칫-
윤대한은 하윤의 표정에서 놀람이 스쳐 지나는 것을 보았다.
‘대체 그 아이가 어떤 아이길래?’
윤대한은 무척이나 궁금했다.
친손자도 외손자도 둘 다 강시후란 아이를 보호하려는 듯 보였다.
하윤은 숨을 정리한 뒤.
“할아버지 일단 댁으로 모셔다 드릴게요.”
하윤의 말에 윤대한의 표정은 부드러워졌다.
거기에 하윤은 누군가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었던 아이였던 지라 조금 놀랐다.
“그래, 가자꾸나.”
하윤은 비상등을 켜놓은 차로 윤대한과 함께 이동했다.
터엉-
하윤은 운전석에 윤대한은 뒷좌석으로 탔다.
부르릉-
뒷좌석에 탄 윤대한이 운전하는 하윤을 보며 물었다.
“하윤아. [SeeYou]의 강시후 쉐프 어떤 사람이냐?”
“…시후는 강훈 형이랑 제가 아끼는 동생이에요. 성격도 서글서글하고, 자신의 울타리에 들어온 사람에게는 잘해줘요.”
운전을 하며 시후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가만히 앉아 이야기를 듣던 윤대한이 입을 열었다.
“만약-. 그 친구를 출장요리사로 부르면 어떻게 되나?”
하윤은 잠깐 생각을 한 뒤 입을 열었다.
“안 부르시는 게 좋아요.”
“왜?”
하윤은 저쪽, 이 세계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리고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 이야기를 각색한 뒤 이야기를 했다.
“시후가 솜씨가 좋아서 손님들 중에서도 가끔 출장요리사로 부르고 싶어 하는 분들이 있었어요.”
“그래? 그런데?”
“돈을 준다 해도, 권력을 휘둘러도 시후가 싫다고 결정하면 안 해요.”
하윤은 여기까지만 이야기했다.
실제로 저쪽 이 세계에서 시후에게 공권력을 이용해 요리해달라고 협박했던 경우가 있었다.
장로가 화가 나서 권력을 내세웠던 영주를 직접 처리해 버린 경우도 있었다.
나중에 시후가 그 사실을 알고 장로에게 선물로 주던 육포와 술을 2개월간 주지 않았다.
하윤은 외할아버지가 시후에 대해 손을 떼기를 바랐다.
그렇게 되면 시후에게 강훈과 자신의 위치가 들통나는 건 시간문제였다.
윤대한은 두 손자가 왜 이렇게 호들갑을 떠는지 가만 생각해 보았다.
윤대한은 나지막이 물었다.
“혹시-, 강훈이나 너 그 강시후 쉐프에게 정체를 숨기고 있는 중이냐?”
할아버지의 질문.
하윤은 입술을 쭈뼛거리다 일자로 만들고 고개를 끄덕였다.
“허허허- 그래, 그랬구나.”
* * *
시후는 가게를 끝내고 두부를 옮기는 와중에도 계속 귀가 간지러웠다.
‘슬슬 더워지는데…. 메뉴도 바꿔야 할 것 같은데….’
시후는 팝업 스토어의 매출이 늘고 있다고 사마윤에게 들었다.
그리고 [SeeYou]의 밀키트 판매량도 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다른 대기업에서도 똑같이 따라 하기 위해 시후의 밀키트를 카피해 보았지만, 맛이 다르다는 이야기를 SNS에서 보았다.
후우-
가게도 밀키트 사업이 잘되는 건 좋았다.
강훈 형이 회사에서 인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시후 역시 기뻤다.
[SeeYou] 가게의 직원들이 일에 만족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좋았다.시후는 그들의 얼굴에서 미소를 보는 게 좋았다.
손님들이 맛있게 먹고 짓는 표정.
그 표정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꼈다.
돈도 남부럽지 않게 버는 것도 좋았다.
‘음식 공부를 좀 더 해 보고 싶은데….’
시후는 된장과 고추장을 좀 더 잘 담그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지금도 사람들이 음식을 먹고 맛있다고 해주기는 했다.
거기다 저쪽 이 세계에서는 시후가 전수해 준 레시피로 만드는 된장과 간장이 왕국 전체에 자리 잡았다.
언젠가 윤숙희 한식 명장님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막히면 연락하라고 하셨지?’
시후는 한식 명장인 윤숙희 선생님께 문자를 치던 손을 내렸다.
하아-
답답했다.
그때 생각난 것이 맹우석이었다.
자신의 1년 선배.
시후는 맹우석에게 전화를 걸었다.
뚜르르-
-여보세요?
“선배? 저 시후요.”
-아, 나 10분만 있다가 내가 전화할게.
“네? 네. 기다릴게요.”
-그래.
시후는 전화를 끊었다.
우울한 마음이 슬금슬금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 같았다.
“청소나 하자.”
시후는 일어나 주방으로 향했다.
청소를 다 했지만, 그럼에도 눈에 보이는 바닥의 때.
바닥 수세미를 들고 바닥의 타일 사이를 문지르기 시작했다.
슥- 스윽- 삭삭-
* * *
강훈과 하윤은 할아버지 집에서 마주쳤다.
“할아버지는?”
“서재에서 뭔가 생각하신다고 들어가셨어.”
“어떻게 된 거야?”
강훈의 질문에 하윤은 어깨를 으쓱이며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갑자기 오셨어. 수행비서 한 명 없이. 나도 얼마나 놀랐는데, 가게 앞에서 번호표 뽑아서 기다렸다가 들어오셨다니까.”
하아-
팝업 스토어가 성공하면 일이 이렇게 될 줄은 예상은 했다.
관심을 가지실 것 같았다.
시후의 도움이 없었다면 팝업 스토어가 이렇게까지 잘 될 수는 없었을 거다.
MBTI 검사 결과에 맞춘 K-디저트.
요즘 세대의 입맛에 딱 맞췄다.
소파에 앉아 한참을 생각하고 있을 때.
서재의 문이 열리고 편한 복장의 윤대한이 나왔다.
“왔느냐?”
“네. 할아버지.”
윤대한은 친손자와 외손자 두 명을 잠시 바라보았다.
윤대한은 조용하게 궁금한 것을 물었다.
“너희들이 강시후 쉐프를 감싸는 이유가 뭐냐? 솔직히 이야기하려무나.”
할아버지의 정면공격.
강훈과 하윤은 서로 마주 보았다.
‘빼고 이야기하자.’
‘할 수 없잖아.’
두 사람의 눈빛의 대화가 끝나고 강훈이 입을 열었다.
이 세계 이야기를 빼고 솔직하게 이야기하기로 했다.
“할아버지께서 병원에 누워 계셨을 때. 맞은 주사의 출처를 묻지 않기로 약속하셨죠?”
윤대한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강훈과의 약속이었다.
“그랬지…. 무슨 상… 설마?”
강훈의 말에 윤대한의 눈이 커졌다.
할아버지의 표정을 읽은 강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강시후 쉐프가 그 주사액의 출처였습니다. 그러니까, 시후에 대해 그냥 잊어 주세요.”
강훈의 말에 윤대한은 양가감정에 휩싸였다.
‘그 친구가 그 주사액을 가지고 있다면….’
윤대한의 생각의 저울이 점점 안 좋은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헛-.
그는 깜짝 놀랐다.
‘아냐. 이미 목숨을 구명 받은 주제에 더 달라고 하는 건 인간이 아니지.’
강훈은 할아버지의 표정을 읽고 있었다.
윤대훈의 표정은 정말 다양하게 변했다.
사업을 할 때는 표정 하나 없는, 무표정의 대한 그룹 회장이었다.
그런 그가 미소를 지었다.
또 다시 미간을 찌푸렸다가.
거기에 한쪽 입꼬리가 올라갔다 내려왔다.
그렇게 얼마간 있었을까?
윤대한은 묵직하게 입을 열었다.
“그래…. 그렇게 하자꾸나.”
윤대한은 자신의 병증을 낫게 해준 약물의 출처.
그런 그를 출장요리사로 부르는 것은 실례다 싶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 거위의 배를 가르는 일은 없어야지.’
두 손자가 강시후 쉐프와 인연을 맺고 있는 만큼 그는 이 두 손자를 위해 움직일 것이다.
물론 두 손자 녀석들도 강시후 쉐프를 위해 움직일 것이다.
지금처럼 말이다.
생각을 한 윤대한은 손자들을 보며 푸근한 미소를 지었다.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좋은 친구를 두었구나.”
강훈과 하윤은 할아버지의 말에 미소를 지었다.
시후를 칭찬하는 말이었다.
당연히 기뻤다.
자신들에게 도움을 준 고마운 동생.
지금까지 아무것도 묻지 않는 시후의 마음이 고마우면서도 미안한 마음이 있는 두 사람이었다.
“정말 멋진 친구죠.”
“얼마나 음식을 잘하는데요. 할아버지도 드셔보셨잖아요. 맛있죠? 잘하죠?”
하윤의 질문에 윤대한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가게가 너무 작더구나. 확장할 생각은 없다더냐?”
* * *
그날 저녁.
시후는 맹우석과 함께 호프집에서 열띤 토론을 벌이는 중이었다.
주제는 장맛과 손맛이었다.
두 사람은 학교 다닐 적부터 간간이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그 시간 속에서 서로 배우는 것도 많았다.
맹우석은 시후의 모습을 보며 피식 웃으며 말했다.
“너-, 방송 출연 고사했다는 말이 있더라?”
“?! 선배가 어떻게 알아요?”
“그 프로그램 PD가 네 이야기를 한 적 있거든.”
“헐- 세상 좁네.”
“네가 다녀가고 나서 일이니까 뭐.”
“그래서 선배도 방송 출연하라고 저한테 권유할 생각은 아니죠?”
“아니긴 왜 아니겠냐?”
“싫어요. 한 번이면 됐어요.”
“한번? 너 언제 방송 출연했냐?”
맹우석의 말에 이번엔 시후의 고개가 살짝 기울어졌다.
“선배 저 ‘삼시끼니’ 출연했어요.”
“뭐? 설마 우창연 PD의 프로그램 이야기하는 거냐?”
시후는 생맥주잔을 입에 가져다 대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PD 당황했겠다.”
“?!”
맹우석의 말에 시후는 순간 맥주를 뿜을뻔했다.
그랬다.
자신의 성격을 잘 아는 사람 중 한 명이 맹우석이었다.
시후의 반응을 본 맹우석은 맥주를 시원스럽게 마셨다.
꿀꺽- 꿀꺽-
크흐-
맹우석은 맥주잔을 내려놓고 오징어다리를 입에 물며 말했다.
“그래서, 우창연 PD랑 내기라도 했냐?”
“어? 어떻게 아셨어요?”
시후는 큰 눈을 깜박이며 물었다.
맹우석은 그런 시후의 이마를 검지로 슬쩍 밀었다.
“내가 널 모르냐? 내기 걸리면 물불 안 가리고 이겨 버리는 너를.”
맹우석의 말에 시후는 피식 웃었다.
학교 다닐 적 맹우석과도 내기를 많이 했었다.
그때마다 내기에 졌던 선배의 모습이 떠올랐다.
피식-
“왜 웃냐?”
“아뇨 학교 다닐 적에 선배가 저한테 한 번도 이긴 적 없다는 게 떠올라서요.”
“…….”
맹우석은 맥주를 마시며 시후를 물끄러미 보았다.
‘그런데 이 녀석….’
이 세계 텃밭 재료로 천재요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