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chef using garden ingredients from this world?! RAW novel - Chapter 194
193화
시후는 하윤의 눈을 쳐다보고 한 걸음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시후는 지금까지 하윤이 화를 내는 경우를 한 번도 본 적 없었다.
“어- 형 그러니까….”
한 걸음씩 다가오는 하윤의 표정을 본 시후는 어깨를 움츠렸다.
하윤은 늘 웃는 얼굴이었다.
항상 미소 띤 얼굴의 사람이었다.
오죽하면, ‘[SeeYou]의 미소천사’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밝은 사람이었다.
그런 하윤의 얼굴이 흉신악살의 표정으로 시후를 쳐다보고 있었다.
하윤의 사자후가 터졌다.
“야- 이- 새끼야! 정신이 있어! 없어? 어? 네가 무슨 구조대원이라도 돼? 그러다가 건물이 무너져서 깔리면 어쩌려고!”
하윤의 악을 쓰는 듯한 분노의 목소리에 시후의 어깨가 움츠러들었다.
“네가 무슨 용가리 통뼈야? 어? 대체 왜 그랬어? 왜!”
태민이 하윤의 어깨를 잡아 뒤로 끌었다.
“하윤 형! 형-! 진정 좀 해요. 진정 좀-.
태민이 하윤의 앞에서 시후를 뒤로 슬슬 밀었다.
하윤은 태민의 뒤에 서 있는 시후를 잡아먹을 듯 노려보았다.
시후는 그런 하윤의 표정을 보고는 볼을 긁었다.
“형- 걱정 끼쳐서 죄송해요.”
시후의 멋쩍은 목소리에 하윤은 한숨을 내 쉬었다.
시후는 하윤이 그렇게 욕까지 하면서 소리를 지를 줄 몰랐다.
태민은 몸을 돌려 시후를 쳐다보았다.
“괜찮냐?”
“손 까진 거 외엔 없어. 괜찮아.”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였다.
하윤의 당황한 목소리가 들렸다.
“어-? 어?”
쿠르르릉-
“피, 피해- 철수! 철수!”
구조대원들과 소방대원들의 외침이 들려왔다.
그 뒤 건물에서는 굉음이 들리며 뭔가 무너져 내렸다.
쿠르르콰앙- 터억- 턱-
건물이 내려앉았다.
소방 살수차가 무너져 있던 곳에 물을 뿌렸지만, 또 한 번의 건물이 무너짐에 따라 흙먼지가 자욱하게 피워 올랐다.
흙먼지를 들이마신 사람들의 기침 소리가 간간이 들려왔다.
쿨럭- 쿨럭-
“으아- 먼지-”
사람들의 당혹스러운 말들이 귓가에 들려왔다.
어느 정도 먼지가 가라앉자 보이는 것에 다들 눈동자가 커졌다.
“어-.”
“이, 이런….”
사람들은 건물이 무너진 것을 망연한 눈동자로 보고 있었다.
건물 내에 있던 사람들은 트럭이 강하게 들이박았을 때.
외부로 다 피해 있었던 상황이었다.
“어- 그러니까…. 지금….”
하윤의 중얼거림이 들렸다.
시후 역시 갈 곳 잃은 동공의 흔들림으로 [SeeYou]가 있던 자리를 쳐다보았다.
하윤 그리고 태민 밀키트 팀들 그리고 김은주까지.
[SeeYou]가 있던 자리를 쳐다보고 있었다.“어, 어떻게 해-”
“이, 이럴 수가. 거, 건물이….”
다들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그리고 시선은 전부 망연하게 시후를 쳐다보고 있었다.
자신들은 급여를 받는 사람이었으니까.
시후는 시선을 느끼며 한숨을 내 쉬었다.
후우-
시후는 건물 잔해를 보고 있었다.
‘탐색-’
시후는 무너진 콘크리트 더미 속에 사람이 있는지 확인 중이었다.
‘다행히 없네.’
시후는 [SeeYou]의 가게 자리 쪽을 힐끔 쳐다보았다.
이곳에서의 아르바이트 시작할 때가 떠올랐다.
‘처음 이곳에서 밥을 먹었을 때가 언제더라?’
시후는 건물이 무너진 것이 안타까웠다.
건물이 무너진 것에 대한 손실은 생각나지도 않았다.
하아-
시후는 한숨만 나왔다.
가게 자리 옆 냉장, 냉동 창고가 있던 곳을 힐끔 쳐다보았다.
냉장고는 위에서 내려앉은 콘크리트에 무너져 있었다.
“찍어- 저기 건물을 배경으로 서서 리포팅-”
“네-”
툭-
서 있던 시후는 누군가와 어깨가 부딪혔다.
부딪힌 이를 쳐다본 시후.
“아- 거기 서 있으면 어떻….”
시후의 시선을 받은 이는 말을 잇지 못했다.
기자는 시후의 눈빛을 보고 들고 있던 마이크를 떨어뜨릴 뻔했다.
‘무슨 눈빛이….’
기자의 생각은 아랑곳없이 시후는 무심한 표정으로 기자를 지나쳤다.
“강시-”
시후는 부르는 쪽을 쳐다보았다.
태민과 밀키트 팀원들이 모여있었다.
다들 황당하다는 표정이었다.
2.5톤 트럭과 기둥의 부딪힘.
그리고 기둥의 파괴 후 건물의 쓰러짐.
태민은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아니 어떻게 기둥 하나 박살 난다고 건물이…. 허- 직장 잃었네.”
밀키트 직원들은 입을 오물거렸다.
이 상황에서 가장 황당한 사람을 꼽으라고 한다면 시후일 테니까.
시후는 팔짱을 낀 채로 무너진 건물 더미를 보고 있었다.
‘부모님이 주신 칼 세트는 인벤토리에 있어 다행이네.’
하윤이 다가와 시후를 쳐다보았다.
“괜찮냐?”
“다친 사람은 없어요?”
하윤의 질문에 시후 역시 질문으로 대답했다.
이 와중에 다친 사람 없냐고 묻는 시후의 질문에 하윤은 마음이 아렸다.
시후와 강훈 그리고 하윤이 함께한 추억의 가게.
그리고 손님들에게 유명하던 식당 [SeeYou] 한순간의 사고로 잃어버린 것이다.
후우-
시후는 한숨을 내 쉬고 하늘을 쳐다보았다.
푸른 하늘이었다.
이 분위기와 전혀 맞지 않는 뭉게구름이 유유히 흘러가는 하늘.
시후는 하늘을 보며 피식 웃었다.
이 감정을 정의할 수가 없었다.
시후는 잠깐 생각을 정리한 뒤.
하윤을 보며 이야기했다.
“오늘부터 새로운 가게 얻을 때까지 휴가네요.”
“휴가?”
“네-. 직원들에게 유급휴가로 돌리고 새로운 가게….”
시후의 말은 이어지지 못했다.
시후와 하윤의 귀에 누군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시후야- 하윤아-”
시후와 하윤의 고개가 동시에 돌아갔다.
익숙한 목소리였기 때문이었다.
뛰어오는 이는 강훈이었다.
그는 빠르게 그들에게 다가와 물었다.
“둘 다 괜찮니?”
강훈의 표정은 복잡해 보였다.
슬퍼 보이기도 했고, 걱정이 가득해 보이기도 했다.
강훈의 질문에 시후는 뭔가 기분이 이상했다.
그러나 이내 입을 열었다.
“네- 괜찮아요.”
시후는 대답하고 고개를 돌렸다.
현장을 쳐다보았다.
“하윤아- 잠깐만….”
강훈의 부름에 하윤은 자리를 이동했다.
하윤과 강훈은 뭔가를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시후는 알고 싶지 않았다.
자신의 가게를 잃어버린 기분.
건물이 무너지고 한 시간이 채 지나지도 않았다.
‘구조대원들이 애쓰시는구나.’
시후는 앞을 바라보았다.
보이는 것은 소방 공작 차량의 크레인이 콘크리트 더미를 조금씩 들어내고 있었다.
시후는 아무 생각을 하고 싶지 않았다.
다른 가게 사장님들은 가게 앞에서 주저앉아 계셨다.
2층 상가에 입주한 가게와 학원장들 역시 황망한 얼굴로 건물을 보고 있었다.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래도 2층 학원에 애들이 없는 시간이라 다행이네.”
“피아노 학원에 애들 몇 명 올라가지 않았어?”
“모르겠는데?”
사람들의 수군거림에 시후는 혹시 몰라 다시 한번 건물더미를 탐색했다.
“?!”
미약한 체온과 호흡이 ‘탐색’ 되었다.
시후는 빠르게 구조대원 한 명에게 다가갔다.
“저-. 저기 구석 한번 조심스럽게 파 볼 수 있을까요?”
구조대원은 조금 전 시후가 보여줬던 일 때문인지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다른 대원을 불렀다.
“구 대원! 저기 구석 좀 조심스럽게 파봐!”
불렸던 구조대원은 시후 쪽을 한번 힐끔 보고는 시후의 손짓이 닿는 곳으로 가 보았다.
콘크리트가 쌓여 있었다.
시후는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거- 너무 쌓여서 크레인으로 하나씩 걷어내야 할 것 같은데요?”
그 말을 들은 시후는 성큼성큼 앞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어? 어어-”
하윤과 강훈이 시후의 행동에 당황스러운 목소리를 내었다.
구조대원들은 이미 시후의 능력을 목격한 적이 있었기에 길을 터 주었다.
‘다른 곳에서는 느껴지지 않으니까 일단 빠르게 옮긴다. 스트렝스-’
시후는 스티로폼을 던지듯 콘크리트를 들어 옆으로 휙휙 던졌다.
쿵- 쿠웅- 쿵-
구조대원들의 입은 벌어져 턱까지 내려갔다.
“저게 인간이야? 건물 자재 중 스티로폼이 많았나?”
“정신 차려 전부 콘크리트 덩어리라고.”
“그런데 어떻게 저 사람은 저렇게 가볍게 던지냐고요.”
“내가 알아?”
사람들의 대화는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시후는 빠르게 콘크리트를 던지며 구덩이를 파 내려갔다.
“아-.”
시후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7살 정도 되었을까?
작은 아이가 피투성이가 되어 누워있었다.
다행히 건물이 쓰러지면서 서로 부딪히는 바람에 아이 한 명이 누워있을 공간이 있었던 것이었다.
쎄액- 쌕-
숨소리가 이상했다.
시후는 아이의 몸을 살폈다.
뼈가 부러지고 어깨가 짓눌러 있었다.
‘이대로 두면 죽을 수 있으니까.’
시후는 가볍게 아이에게 힐을 걸어주었다.
끄응-
아이는 앓는 소리를 냈다.
호흡이 편해졌는지 정신을 차린 아이는 시후를 보며 물었다.
“아- 아저씨-. 마법사예요?”
아이의 작은 목소리에 시후는 고개를 저으며 입을 열었다.
“아니- 네가 너무 아파서 그렇게 보인 것뿐이야.”
“에헤헤-”
아이는 힘없이 웃었다.
“자-. 올라가자. 병원에서 치료받고 나면 괜찮아질 거야.”
시후는 미소를 지었다.
아이는 시후의 미소를 보며 눈웃음을 지었다.
에헤헷-
시후가 건 ‘힐’은 지혈뿐이었다.
나머지 상처는 더 이상 해결해 줄 수 없었다.
마음 같아서는 아이의 상처를 해결해 주고 싶었지만 참았다.
‘미안하다. 꼬마야.’
시후는 아이를 조심스레 안아 들었다.
힐의 효력이 굉장히 좋았다.
어린아이의 뼈라서 그럴까?
안았을 때 아팠으면 아프다고 울던가 소리 질렀을 것이다.
그런데, 아이는 조용했다.
멀뚱멀뚱 시후를 쳐다보다 손을 내밀었다.
단풍잎 같은 손으로 시후의 얼굴을 만졌다.
“아-.”
시후는 순간 뭔지 모를 감정이 울컥 올라왔다.
너무나 따뜻했다.
“아저씨-. 힘내.”
아이의 힘없는 목소리.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아이의 팔을 목에 둘렀다.
그리고 아이의 엉덩이를 한 손으로 받힌 뒤 움직였다.
“아저씨 목 꽉 잡아.”
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시후는 빠르게 더미를 올라갔다.
웅성- 웅성-
구조대원들 서너 명이 구덩이 주위에 서 있다 시후를 발견하고 올려주었다.
어엇?
시후의 품에 있는 아이를 발견하고 구조대원들은 깜짝 놀랐다.
피투성이 아이.
아이는 구조대원에게 넘어가기 전 시후의 귀에 속삭이듯 뭔가를 말했다.
구조대원은 아이를 조심스레 받았다.
그리고 스트레처에 아이를 눕혀 구급차로 옮겼다.
“고생하셨습니다. 그런데….”
구조대원은 시후가 어떻게 구조자가 건물더미 아래에 있었던 것을 안 건지 궁금했다.
시후는 아무런 말 없이 구조대원을 쳐다보았다.
하윤과 강훈이 있는 곳으로 향하며 말했다.
“이젠 없어요. 아마 돌아가신 이들만 나올 거예요.”
시후의 말이 구조대원의 가슴에 틀어박히는 듯했다.
“빨리- 확인해 봐!”
구조대원들은 조심스럽게 쓰러진 더미를 치워나갔다.
* * *
[SeeYou]의 직원들은 태민의 집으로 모였다.그러나 빠진 사람은 시후 혼자였다.
“피곤할 만하지. 그 콘크리트를 옮기는 거 보고 진짜 얼마나 놀랐는지….”
하윤의 말에 태민이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미친놈도 아니고 거길 들어가서 사람 심장이 튀어나오게 하는지….”
태민의 말에 우진호가 입을 열었다.
“그래도 사장님 덕분에 마지막에 구조된 아이가 살았잖아요.”
“그건 그렇지.”
태민의 대답 그리고 하윤 밀키트 직원 전부가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사장님이 건물 무너지고 나서 한 말이 있는데.”
이 세계 텃밭 재료로 천재요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