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chef using garden ingredients from this world?! RAW novel - Chapter 205
4화
이세계 텃밭에서(2)
시후의 요청.
그것은 콩밭에 콩을 많이 심고 빠르게 자라게 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다른 작물을 키워 달라는 말을 하곤 율과 함께 콩밭으로 이동했다.
시후는 한쪽 팔엔 율을 안고 다른 한쪽엔 작은 콩자루를 들었다.
-시후. 영지 내에 있는 두부 가게들 말이야.
“응? 무슨 일 있어?”
-아니. 두부 가게에 파견 나가서 일하는 직원들이 그러는데, 두부가 너무 잘 팔린대.
율의 이야기에 시후는 잠깐 [SeeYou]의 상황을 떠올렸다.
[SeeYou]가 새로운 곳으로 이전하고는 두부 납품 수요가 줄었다.‘자이 왕이 왕국 내에 두부 가게를 싼 가격에 내어 줬으니 다행이야….’
시후는 자이 왕과의 협의를 통해 왕국 내 영지의 식당이나 시장에 두부 가게가 생길 수 있게 도왔다.
생긴 두부 가게에 블랙 고블린들이 두부 납품을 하는 방법으로 두부 공장이 돌아갔다.
자이 왕국 내의 두부 가게는 다른 휴먼이나 수인족이 주인이 될 수는 없었다.
두부 가게의 주인은 항상 블랙 고블린이었다.
율이 떠올렸을 때 [SeeYou] 가게가 무너졌을 때부터.
시후가 빠르게 블랙 고블린들의 생활을 위해 나섰던 것으로 기억했다.
‘정말 대단하지…. 가게가 무너져서 힘들 텐데도 영주의 소임을 다 하는 것을 보면…’
율은 시후의 품에서 앞을 보고 있었다.
‘따듯하다.’
율은 시후의 품이 좋았다.
율은 깜박 졸았다.
잠시 동안의 시후의 품속에서의 여행.
“율? 다 왔어.”
-으응?
“일어나.”
율을 내려놓은 시후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무것도 없는 밭이었다.
“율- 여기다가 콩을 좀 더 심고 싶은데 도와줄 수 있을까?”
시후의 말에 율은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든지.
시후의 큰 손이 율의 머리를 덮었다.
쓰담- 쓰담-
율은 저도 모르게 ‘그르륵’ 소리를 내었다.
시후를 쳐다보니 은은한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이었다.
-시후. 시후 쪽에 사는 사람들도 마법을 쓸 수 있어?
율의 질문에 시후는 잠시 생각하는 듯 보였지만, 이내 입을 열었다.
“아니- 전혀 쓰지 못한다고 할 수 있겠지?”
율은 시후가 뭔가 떠올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율이 계속 시후를 쳐다보자.
-왜? 무슨 생각이 떠올랐어?
시후는 가져온 콩을 가지고 밭으로 들어가며 중얼거리듯 말했다.
“어쩌면 마법을 쓸 수 있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동물이랑 대화하는 사람도 있는데 뭐.”
-…….
시후는 바닥에 떨어진 긴 나무 봉을 바닥에 콩! 하고 찍은 뒤.
가져온 콩알을 두서너 알을 땅에 넣었다.
콩- 토도독-
저벅-
시후는 한걸음 이동하며 긴 봉을 바닥으로 찍어 구멍을 판 뒤 콩을 넣었다.
율은 시후의 뒤를 따라가며 흙을 덮곤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었다.
촤아아악-
“응?!”
시후는 머리 위에서 내리는 비를 보고는 하늘을 쳐다보았다.
-으 차가워.
율은 범인이 누군지 알았다.
-엘라, 당장 이리 오지 못해?
-시러 엘라 아니야!
엘라의 대답에 율은 한숨을 내 쉬었다.
그러자 시후가 부드럽게 엘라를 불렀다.
“엘라-?”
-응. 엘라 왔쪄요.
엘라는 공중에서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다.
시후는 엘라가 탄 의자를 보고 눈빛이 살짝 빛났다.
시후는 엘라를 보며 물었다.
“엘라- 그 구름 의자 타고 돌아다니면 아래에서 비가 오게 하는 거야?”
-응, 위에서 둥둥 떠다니면서 재배터에 물 주고 다녔어.
엘라의 대답.
시후는 잠깐 동안 엘라가 탄 의자를 손으로 만져 보았다.
‘오?’
구름이라는 게 무엇이던가?
수많은 물 분자와 먼지가 응결해 있는 집합체 즉 수증기가 아니던가.
대부분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날면 구름 위를 걷고 싶다는 상상을 해보지 않던가?
시후는 헛기침을 한 뒤 입을 열었다.
“엘라-. 그 구름 의자 나도 태워 줄 수 있을까?”
-응? 시후가 타면 안…. 아!
엘라의 동공이 흔들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시후의 고개가 살짝 기울어졌다.
“엘라 왜 그래?”
-으응? 엘라 잠깐 생각 좀 해보고.
엘라는 양 검지로 관자놀이에 댄 채 눈을 감으며 생각에 잠겼다.
‘정령왕과 계약한 시후라면 내 것보다 더 큰 구름을 만들 수 있을 거야. 그러면 같이 탈 수도 있어!’
생각은 빨랐다.
눈을 뜬 엘라는 씨익 웃으며 시후를 보며 말했다.
-엘라가 가르쳐줄게. 시후 따라 해.
엘라의 말에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엘라의 행동을 따라하려 했다.
-시후. 엘라? 지금 하고 있는 건 다 하고 해주면 안 될까?
율의 말에 시후는 행동을 멈췄다.
시후는 볼을 긁은 뒤.
“어? 어 그래야지….”
율의 말처럼 콩 심는 것이 먼저였다.
[SeeYou]네 두부에서 사용해야 할 콩의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탓이었다.다시 긴 봉으로 땅을 찍은 뒤 콩을 넣었다.
* * *
율은 시후가 준 참치김밥을 입에 넣고 오물거렸다.
‘맛있네.’
율은 두 사람이 노는 모습을 보고 있었다.
“엘라 이렇게 하면 되는 거야?”
오오- 오!
-시후 똑똑해.
시후는 엘라가 시킨 대로 구름을 만들었다.
하얀 뭉게구름을 만들어 냈다.
뭉게구름 위로 엘라가 폴짝 뛰어올랐다.
-와! 엘라거 보다 훨씬 폭신폭신해!.
엘라는 시후가 만든 뭉게구름 위에서 폴짝거리다 양팔을 벌리고 뒤로 넘어졌다.
풀썩-
뒤로 넘어진 엘라를 얌전히 받쳐주는 뭉게구름을 보고 있던 시후였다.
‘정말 탈 수 있을까?’
시후는 조심스럽게 발을 구름 위로 올려 보았다.
‘오- 탄력이 느껴지는데?’
시후는 마치 제천대성이 근두운을 타고 다니는 것을 떠올렸다.
‘엘라가 이 상태에서 바닥을 밀어 올리듯 하라고 했지?’
시후는 신기한 마음에 손을 아래로 힘껏 뻗었다.
슈우웃-
으아아앗-
엘라의 비명에 시후는 팔을 살짝 들어 올렸다.
순식간에 15미터 이상 떠 버린 뭉게구름에 시후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엘라를 쳐다보았다.
“괜찮아?”
-어? 엘라 깜짝 놀랐어.
엘라의 표정은 정말 놀랐다는 듯 구름 가장자리에서 아래를 쳐다보았다.
슈우웃-
식물 줄기 하나가 구름을 뚫고 올라왔다.
구름 사이로 머리 하나가 튀어 올라왔다.
-율. 콩나무 자라게 했어?
-응. 갑자기 구름이 올라가길래 무슨 일 생겼나 싶어서 올라와 봤어.
두 어린 고블린들의 대화를 본 시후의 머릿속에 떠오른 동화 제목.
‘잭과 콩나무인가?’
시후는 구름 위에서 양반다리를 하고 앉았다.
그러자 엘라가 한쪽 무릎 위에 앉고 율도 콩 나무에서 시후의 다리로 바로 뛰어 올라왔다.
-오! 역시 생각이 맞았어. 엘라의 구름엔 못 타지만 시후가 앉으면 구름에 탈 수 있어.
율의 말 한마디에 시후는 눈이 가늘어졌다.
‘엘라가 구름 타는 것이 부럽긴 했나 보네.’
시후는 손을 뻗어 두 사람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 뒤.
천천히 콩을 심은 곳으로 내려왔다.
지면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율과 엘라를 먼저 내려주었다.
그런 뒤 시후 역시 구름에서 내려왔다.
피식-
시후는 바닥에 떠 있는 구름을 보며 웃고 말았다.
얼마나 말도 안 되는 비현실인가?
그러나 이 세계를 발견한 시점부터 말이 안 되는 것은 맞았다.
다만 이 모든 판타지스러운 일들이 현실이었으니까.
시후는 율과 엘라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말했다.
“내일 콩 수확할 수 있게 좀 도와줘. 수확하는 건 마을에 있는 분들이 와서 해주실 거야.”
율과 엘라는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내밀었다.
-시후가 그랬어. 일을 시키는 데에는 대가가 있어야 한다고.
시후는 인벤토리에서 고급 초콜릿 상자를 꺼내 율의 손바닥 위에 올려 주었다.
그리고 엘라의 손 위엔 종합 과자 선물 세트를 올렸다.
-엘라 대가 확실히 받았고. 오늘 일당은 이거지? 시후?
“그래, 친구들이랑 나눠 먹어. 그리고 내일 콩 심을 때. 도와줄게.”
-응. 초코 고마워. 시후.
시후는 터지지 않는 스마트 폰을 꺼내 시계를 확인했다.
“그만 가 봐야겠다. 나중에 보자.”
-응. 엘라 헤어지는 건 슬푸지만, 나중에 만남을 기대 하면서 빠빠이.
-시후. 나중에 봐.
엘라와 율과 인사를 한 뒤 시후는 그 자리에서 게이트를 열고 들어갔다.
시후가 사라진 뒤.
후우-
엘라의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왜 그래?
-또 과자라서.
시후가 엘라에게 주는 건 늘 과자였다.
과자를 좋아하긴 했다.
하지만, 예전 시후와 마트를 갔을 때 보았던 여러 과자를 맛보고 싶었던 엘라였다.
-네가 먹고 싶은 걸 확실히 이야기해야지 시후가 주지.
율의 말에 엘라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율. 부영주님 그림자에 스며들까?
엘라의 말에 율은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
-하지마. 괜히 시후 화난 모습 보고 싶지 않아.
-…….
율의 반응에 엘라는 코웃음을 치고는 구름을 타고 사라졌다.
율은 엘라의 반응을 보았을 때.
분명 일을 저지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윤에게 이야기해 줘야지.’
율은 그림자를 타고 빠르고 영주관으로 이동했다.
* * *
으흐흠- 흠흠-
콧노래를 부르며 한참 동안 서류 작업을 하던 하윤은 기재개를 쭉 켰다.
으아아-
“어후- 이것만 하면 끝나는구나.”
기지개를 켠 하윤은 순식간에 피로가 날아가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거기다 블랙 고블린들이 타 주는 차 맛은 정말 맛있었다.
한순간에 피로가 사라지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물이 좋아서인가?’
하윤은 블랙 고블린 마을의 부 영주로서 하는 일이 많았다.
각 영지 내 두부 가게에서의 주문을 받아 납품 지시를 하는 일.
두부 공장의 생산 수량 맞추기.
외부로 나가 있는 블랙 고블린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에 대한 정보 파악 그리고 자이 국왕과의 업무 협력을 포함하여 각 영지의 영주와 부영주와의 업무 등을 처리했다.
거기다 가끔.
휘준 대신에 아이들의 교육을 도맡아 해주었다.
찌르르르르-
하윤이 영주관 밖으로 나가자 천천히 하강하는 그리핀이 보였다.
“어? 오늘은 다른 그리핀인가 보네?”
하윤의 말을 알아들었는지 그리핀이 고개를 끄덕였다.
-부. 영주. 두부 상자. 수거. 완료.
띄엄띄엄 이야기 했지만, 하윤은 알아 들었다.
그리핀 등에 올려져 있는 두부 상자를 내려주자.
두부 공장에서 일하던 블랙 고블린들이 뛰어 나왔다.
“오늘도 고생했어요. 그리핀 씨.”
“수고하셨습니다. 배달은 내일 또 부탁드릴게요.”
그리핀에게 인사를 건넨 블랙 고블린을 보며 그리핀은 입맛을 다셨다.
-먹이. 인데. 일. 하게 됐다.
그 말을 들은 하윤이 그리핀의 부리를 톡톡 건들며 말했다.
“그 말. 너희들 종주한테 전해 줄까?”
하윤의 말에 그리핀이 뒤로 한걸음 뒤로 폴짝 뛰어 물러섰다.
-하, 하지 마라. 하면. 우리. 피. 칠갑한다.
그리핀의 말에 하윤은 피식 웃었다.
“그러니까 이 친구들 먹이로 생각하지 말라고. 알았지?”
하윤의 말에 그리핀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일. 더 없나? 부영주?
“응. 오늘은 이게 끝이야. 고생했어. 내일 보도록 하자.”
하윤은 말을 끝내고 가져 나왔던 5단 찬합 도시락을 내려놓았다.
그러자 그리핀이 다가와 도시락을 킁킁거렸다.
-이건. 뭔가? 부영주?
“이거? 너희들 도시락이라고 너희 종주가 전해 주라고 해서.”
그리핀은 다시 한번 도시락 근처에서 콧구멍을 벌름거렸다.
-어? 이 냄새는?
이 세계 텃밭 재료로 천재요리사?!
외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