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chef using garden ingredients from this world?! RAW novel - Chapter 237
36화
한곳에….
묘족 치즈의 말에 시후는 입을 벌리고 말았다.
“사망자 3명이 있는데양 이들은 서로가 이 탑이 게임이라 생각하고 서로 죽인 거 같다냥.”
묘족 치즈의 말에 시후는 마른 얼굴을 쓸어내렸다.
‘게임…. 하긴 저쪽 스노우 쪽에서도 처음 소환된 사람들 중. 어린 고등학생이 이건 게임이야 라고 외치면서 옆에 서 있던 한국인을 죽였다는 말을 했었지….’
시후는 잠시 생각을 정리한 뒤.
묘족 치즈를 보며 입을 열었다.
“치즈 씨. 한국인들이 현재 탑을 오르는 중인가요?”
“그렇지 않다냥. 우리 탑은 1층에서 훈련을 하고 5레벨 이상 올리지 않으면 올라갈 수 없다냥.”
치즈의 말에 시후의 머리는 빠르게 돌아갔다.
“그러면요.”
* * *
흑단 마을 영지에 있는 탑.
아이들은 재잘거리며 1층 ‘시작의 마을’로 들어가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이건 뭐-.”
스노우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아이들과 휘준을 쳐다보았다.
스노우의 감정이 결국엔 터졌다.
“아니- 여기가 무슨 놀이텁니까? 신성한 탑에서 말이죠. 네네? 말해 보세요. 거기 한국인 말해 보시라고요.”
스노우는 휘준을 뭉툭하지만 복슬복슬한 손으로 가리켰다.
“음-. 신성한지 어떤지는 모르겠는데, 탑이 사람을 납치해놓고 관리자가 신성하다고 하는 건 좀 아니지 않나?”
휘준도 맞받아쳤다.
스노우는 그 말에 긴 귀를 잡아당기며 신음을 했다.
끄아악-
“진짜- 한국인들. 앞으로 한국인들 보면 상종을 하지 말아야지. 차라리 니혼즈나 차이니즈들에게 아이템이나 더 주든가 해야지.”
휘준의 표정이 차갑게 돌변했다.
“지금 여기서 나오는 아이템을 일본과 중국에 몰아준다고?”
가라앉은 휘준의 목소리.
스노우는 갑자기 오소소 돋아 오르는 소름을 애써 누르며 휘준을 쳐다보았다.
아-! 실수했다.
한국인들 앞에서 가장 금기시해야 할 것이 있다는 것을 뒤늦게 떠 올렸다.
그것은 ‘비교’, 특히나 일본과 중국을 한국과 비교해선 안 되었다.
그것은 한국인들에게 각성 버튼을 누르는 것과 다름없는 일.
스노우는 아차 싶었다.
애써 미소를 띤 스노우.
손을 이리저리 휘휘 저으며,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입을 열었다.
“에이- 놀이터처럼 놀러 오듯 하니까 한 말 아니겠음까?”
“…그래서 됐고, 아이템은 공평하게 나오게 해준다는 거지?”
가차 없이 말을 잘라 버리는 휘준.
뒤에 서 있던 흑단 마을 아이들도 순간 모여 어깨를 움츠렸다.
스노우는 눈치를 살살 보며 대답했다.
“그럼요잉-.”
“갑자기 왜 말투가 바뀌지?”
“…….”
“왜 말을 못 하지?”
“그게….”
“그게 뭐?”
“아이템 건에 대해선 제가 말실수했습니다. 조심하겠습니다.”
스노우의 깍듯한 사과.
휘준은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그럼 우리 탑 올라가도 되지?”
“네- 그건 그렇고…. 영주님께서는?”
“아- 시후? 프리벤 왕국에 일이 있어서 출장 갔어.”
“프리벤 왕국요?”
“응-. 그리고 시후가 부탁 한 건 어떻게 됐을까?”
“그건 현재 1층 13구역에 ‘한인 마을’이라고 만들어 놓았습니다.”
스노우의 말에 휘준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휘준. 우리 언제 가?
“어? 지금 갈 거야.”
아이들의 재촉에 휘준은 스노우를 쳐다보았다.
그러자 스노우는 시작의 마을을 통과시켜 주었다.
* * *
한인 마을 초입.
누군가 초조하게 기다리는 남자가 보였다.
훤칠한 키에 누구나 한번 쯤 돌아보는 훈남.
위석천이었다.
그의 옆에 서 있는 수인족 여성체는 위석천을 도와주는 묘족 레타였다.
시작의 마을 쪽을 계속 주시하던 레타의 동공이 살짝 커졌다.
“저기-.”
레타가 가리킨 곳을 보자 위석천은 반갑게 손을 들었다.
“휘준아-.”
“형- 오랜만이에요.”
“그러게-. 시간이 조금 다르게 흐르니까 얼마나 지났는지….”
“현실로 따지면 얼마 지나지도 않았어요. 내일 모레면 크리스마스긴 해도.”
“그래? 그럼 새해가 곧 오겠구나.”
“…….”
휘준은 위석천의 말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의 표정이 아파 보였기 때문.
휘준은 그 표정을 잘 알고 있었다.
가족과 함께 할 수 없는 아픔이라는 것을.
“형?”
위석천의 표정을 보던 휘준이 조용히 불렀다.
“어? 어-. 오늘 등반할 팀들 말이지?”
“네-.”
“부산과 대구에서 온 세 사람이랑 그리고 너, 레타 도우미 힐러로 나.”
“그러면 남은 사람들은요?”
“팀별로 공략하기로 했는데 일단 저층 쪽에선 힐러로 각성한 이가 함께 돌아주기로 했어.”
“그러면, 도우미는요?”
“도우미 해줄 수인족도 몇 명 있어.”
위석천의 말에 휘준은 아이들을 쳐다보았다.
“너희들 가서 도와줄 수 있지?”
-응!!
아이들은 휘준의 말에 맞춰 팀별로 짜여 있는 곳으로 다가가 그중의 파티장의 그림자로 스며들었다.
위석천은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물었다.
“늘 아이들이랑 같이 오니?”
“애들이 좋아하니까요. 아이들에겐 저층은 완전 놀이터라고 들었어요.”
“그래? 그렇다면 다행이고….”
위석천은 자신의 생각을 잠시 정리한 뒤.
“자- 그럼 1팀부터 필드로 진입하고 각자 층 클리어한 뒤. 내려와서 보고해 주세요.”
탑으로 소환된 사람들은 위석천의 말에 따라 탑을 오르기 시작했다.
“그럼 우리도 갈까?”
“네-.”
휘준 역시 그들의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 * *
흑단 마을 아이들 중.
치유 능력이 있는 아이를 꼽으라고 한다면.
엘라와 율일 것이다.
엘라는 물의 정령의 치유수를 뽑아낼 수 있었다.
그리고 율은 약초를 그 자리에서 바로 키워낼 수 있었다.
외상의 경우 엘라의 치유 수가 더 효과가 좋았지만, 가벼운 타박상이나 찰과상은 율의 약초 쪽이 효능이 더 좋았다.
그러다 보니 엘라가 들어간 팀은 다쳐도 큰 걱정 없이 괴물을 잡을 수 있었다.
“이야- 저 꼬맹이 저거. 진짜 능력 좋다아입니꺼.”
“그러게요. 저 아이가 우리 팀에 그냥 계속 있으면 좋겠는데…..”
콰카캉-
-빨리 잡으란 말이야!
엘라의 다급한 외침에 사냥을 하던 경상도에서 온 이기승과 전라도에서 오게 된 황주호는 미소를 지었다.
“저 반말만 아니면, 참 귀여울 텐데 말이쥬.”
“그러게요.”
-거기서 멍청하게 있지 말라고!
엘라의 눈은 사납게 치켜 떠져 있었다.
사람들이 자신의 말을 무시하는 것처럼 멍청하게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엘라는 결심했다는 듯.
허리에 손을 올리고 사람들에게 말했다.
-엘라가 상처 입은 사람한테 치유수 안 줄 거야. 빨리 안 싸우면.
엘라의 말에 얼굴에 여드름이 가득한 김윤형이 입을 열었다.
“야- 꼬맹이. 너 너무 까분다?”
“?!”
“??”
주위에 있던 팀원들은 그를 말리려 했다.
“윤형아-. 그만둬. 아직 어리잖아.”
“넌 애한테 무슨 말을 그렇게 하냐?”
이기승과 황주호가 윤형을 말리자.
“놔 봐요. 형들. 저 꼬마가 계속 반말하잖아요.”
“윤형아. 아직 어린 친구잖아.”
윤형은 치료 능력을 각성한 상태였다.
김윤형 14세.
학교 방과 후.
집에 가는 도중 이상한 소리가 들려 뒤를 돌아보았다가 이곳으로 떨어진 것만 해도 서러웠다.
그런데 형들에게 귀여움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저 꼬마가 나타나자 형들의 관심은 저 꼬마에게 쏠렸다.
솔직히 짜증이 났다.
그래서 눈에 거슬려서 한마디 한 것이었다.
“어리면 반말해도 되는 거예요? 저는요. 아무리 어려도 형들에게도 반말 찍찍거리는 애를 그냥 못 보겠어요. 대체 쟤 부모가 그렇게 가르쳤길래….”
윤형의 빈정거림이 들려왔다.
엘라는 자기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머리를 기울였다.
‘대체 왜 저러는 걸까? 엘라가 잘못한 건가?’
시후랑 휘준 그리고 하윤은 자신이 이야기하면 들어주었다.
그런데 여긴 사냥터다.
엘라도 탑에 들어오면 조심스러웠다.
저층에서 나오는 괴물들은 엘라를 상처 입힐 수 없었다.
그러나 공격당하면 다치고 상처 입는 곳이었다.
저 사람들이 상처 입고 죽으면 분명 시후가 슬퍼할 거라는 것을 안다.
그래서 엘라는 열심히 할 생각이었다.
저 사람들이 다치지 않도록 도와줄 생각이었다.
그런데 저들은 엘라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그 눈빛.
무서웠다.
엘라는 집에 가고 싶었다.
시후의 쓰담쓰담을 받고 싶었다.
엘라의 능력이라면 여기 있는 괴물들 한 방에 다 죽이고 집에 갈 수 있었다.
그런데 휘준이 그랬다.
여기 이 사람들의 ‘레벨 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라고.
엘라는 분명 도와주려 했다.
기분 나빠진 엘라.
그들에게 다가가서 눈을 크게 뜨고는 말했다.
-엘라, 안 할래.
엘라의 말에 몬스터를 잡고 있던 두 사람은 깜짝 놀랐다.
대전에서 온 한유성. 그리고 강원도에서 오게 된 이시준은 몬스터를 다 잡은 뒤 엘라에게 다가갔다.
이시준은 누나와 나이 차이가 좀 있었기에 조카들이 있었다.
그래서 엘라가 삐친 상태라는 것을 알았다.
엘라 옆으로 다가간 시준.
“엘라-. 왜 그래? 응? 삼촌들이 뭐 잘못했어?”
시준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엘라는 시준을 쳐다보며 고개를 저었다.
-엘라, 필요 없쪄. 사냥 안 도와줄 거야. 그냥 휘준이한테 갈래.
엘라는 터벅거리며, 들어왔던 입구 쪽으로 가려 했다.
그때, 김윤형이 어이없다는 듯 엘라를 불렀다.
“야- 꼬맹아! 너 책임감 없네?”
-??
윤형의 말에 엘라는 고개를 갸웃거리다 말했다.
-엘라는 해야 할 일을 하려 했어. 그런데 이상한 눈으로 네가 쳐다봤잖아.
“너? 너라니? 여기 너보다 다 나이 많아. 어디서 꼬맹이가 반말 찍찍거려? 넌 부모님이 안 알려 주시디?”
윤형의 말에 엘라는 더욱 모르겠다는 듯 그를 쳐다보았다.
-우리 블랙 고블린들은 부모 없어! 키워준 사람은 있어도!
부모가 없다는 말에 윤형은 어깨를 움츠렸다.
그때 엘라는 계속 말을 이었다.
-영주님한테 이를 거야. 영주님이 도와주라고 해서 친구들이랑 온 건데…. 이럴 줄 알았으면 안 왔을 건데…. 흐응- 흐으응- 흐에에엥.
엘라는 결국엔 눈물을 터트렸다.
맑았던 필드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저 멀리.
같은 필드 다른 팀에서 사냥 중이던 실라가 빠르게 엘라에게 다가왔다.
-엘라! 무슨 일이야?
-저기 저 아저씨가. 엘라한테 책임감 없다고 하고 반말한다고 막 머라 해.
으아아앙-
윤형과 옆에 있던 두 사람은 어이없다는 듯 엘라를 쳐다보고 있었다.
실라는 바람의 정령 중 하나를 휘준에게 보냈다.
잠시 뒤.
“무슨 일이에요?”
휘준이 4팀으로 다가왔다.
그 옆엔 위석천도 함께였다.
위석천은 4팀에 있는 김윤형을 보고는 이마를 짚었다.
흐엉- 흐응-
엘라의 울먹이는 모습을 본 휘준은 엘라와 시선을 맞췄다.
시후가 그렇게 했듯.
엘라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엘라-. 무슨 일 때문에 이렇게 울었어?”
-엘라가 사냥 막 했는데, 저기 서 있는 아저씨들이 안 잡았어. 그런데….
엘라는 울먹이면서도 휘준에게 상황을 전부 설명을 했다.
모든 설명을 들은 휘준은 엘라를 안아 들고 등을 토닥거려 주었다.
토닥- 토닥-
“많이 속상했구나.”
-흐으응. 흐응
휘준은 김윤형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위석천 쪽을 힐끔 쳐다보았다.
“윤형아-.”
위석천의 부름에 김윤형은 눈치를 보며 고개를 들었다.
이 세계 텃밭 재료로 천재요리사?!
외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