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chef using garden ingredients from this world?! RAW novel - Chapter 240
39화
그건 말이야….
하아-.
위석천은 한숨만 나왔다.
조금 전의 대화를 위한 술상의 잔재를 보니 더욱 답답해졌다.
“석-. 왜 그래요?”
“아냐- 레타. 먼저 들어가서 자요.”
“…….”
레타는 석천의 머리에 자신의 턱을 문지른 뒤.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석천은 그녀의 뒷모습을 잠시 쳐다본 뒤.
다시 금 속에서 답답한 한숨이 흘러나왔다.
탑 소환.
그러나 원했던 것은 아니었다.
[SeeYou] 사장인 강시후와의 만남으로 가족과 함께 근무하던 병원을 그만두며 나온 퇴직금을 가족에게 줄 수 있었다.그리고 시후가 건네줬던 현금다발 역시 가족에게 건넸다.
자신이 없는 동안 풍족하게 쓸 수 있도록 배려해 준 것이었다.
한국인들은 환란이나 어려운 일이 있으면 똘똘 뭉치는 민족이라는 것을 부모님께 들었던 석천.
그러나 이곳에서 그들의 행동은 개인주의를 가장한 이기주의였다.
하아-
얼굴을 쓸어내린 석천은 시후의 말을 떠올렸다.
* * *
시후가 꺼내 놓은 안주와 술을 보고 있는 위석천을 보고 입을 열었다.
“형은 당분간 저랑 부영주 그리고 휘준이랑 아이들과 함께 다녀요.”
“…왜? 버스 태워 줄려고?”
“네- 그것도 있고, 저희 꼬맹이들을 다른 사람들이 좀 무시했다는 말을 듣고 영주로서 기분이 더러워서요.”
“…그건 내가 할 말이 없다. 미안해.”
“형이 미안해할 것은 없다고 생각해요.”
“…….”
“그리고, 저는 분명 그 사람들이 빠르게 탑 공략해서 끝내고 돌아갈 수 있다는 정보를 드렸고, 어떻게 하면 생존 확률이 높을까 고민하다가 꼬맹이들을 보낸 거였어요.”
“…….”
“그런데, 우리 꼬맹이들을 오라, 가라 하고. 거기다 폭언을 일삼고 애들 기를 팍 죽여 놨더라고요.”
“…할 말이 없다.”
“형이 문제는 아니잖아요. 다른 사람들이 문제지?”
시후의 빈정거림과 은근히 긁는 화법을 들으니 위석천의 속이 뒤집어질 것 같았다.
눈앞의 강시후.
성격은 굉장히 온순하고 차분한 성격이라고 하윤에게 들었었다.
그러나 딱 하나.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고 들었었다.
‘시후의 영역 내에 있는 사람이나 물건은 절대 건들면 안 된다.’
다른 등반자들이 꼬맹이들을 제대로 대우해 주지 않은 것에 대한 1차 적 투덜거림이 이 상황이었다.
푸우-
얼굴을 쓸어내린 위석천은 시후를 쳐다보았다.
닭발과 함께 만들어온 달걀찜을 한입 입에 넣고 있었다.
“형-. 앞으로 우리 꼬맹이들 안 보낼 겁니다.”
“뭐? 그러면 다른 사람들은?”
위석천의 질문에 시후는 어깨를 으쓱였다.
“알아서 하라고 해요.”
“그… 시후야. 네가 화나는 건 아는데….”
“형-. 제가 이쪽 세계에서 제 직위가 뭔지 아시죠?”
위석천은 시후의 분노 게이지가 점차 올라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어? 응. 자이 왕국의 흑단 마을 영지의 영주.”
“그런데 제 영지의 꼬맹이들이 여기 탑 소환자들에게 엄한 말을 들었네요?”
피식-
위석천은 시후의 헛웃음에 그저 입술을 일자로 만들 뿐이었다.
“형- 그런데도 제가 저 사람들에게 꼬맹이들을 보내야 할까요?”
“…….”
“그러니까, 제가 아는. 아니 저희 [SeeYou]의 단골이면서 제 후배인 주하를 봐서라도 형만큼은 멱살 잡고서라도 하루라도 탑 클리어시켜 빨리 주하 곁으로 보낼 겁니다.”
“…….”
“내일부터 저희 흑단 마을 꼬맹이들은 안 올 겁니다.”
위석천은 시후의 통보에 아무런 말을 할 수 없었다.
이렇게까지 낮은 목소리로 조곤조곤하게 빈정거리는 화법으로 이야기하는 시후가 낯설었다.
이 빈정거리다가 나중에 결과를 이야기하는 화법.
‘병실 보호자들과 이야기하는 느낌이네….’
쪼르르륵-
위석천은 시후가 잔에 소주를 따르는 것을 보았다.
저 소주 그리고 음식들.
모두 시후가 만들어 보내는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처음 고생 뭐 빠지게 했던 탑 소환자들은 시후의 음식에 눈물을 흘리며 고마워했다.
그리고, 그 음식을 가져다주는 꼬맹이들에게 항상 고마워했다.
그러나, 그 뒤에 왔던 소환자들은 꼬맹이들이 음식을 가져다주는 것을 당연히 생각했다.
당연한 것은 없는데 말이다.
후우-
“시후. 네 뜻은 잘 알겠어. 그리고 주하를 생각해 주는 것도 날 생각해 주는 것도 고맙고. 그런데, 그들에게 한 번만 더 기회를 주면 안 되겠니?”
쮸릅-.
시후는 한입에 소주를 털어 넣었다.
탁-.
탁자 위에 소주잔이 놓는 순간 시후의 눈빛이 사납게 번들거렸다.
“형-. 전 분명 그들에게 기회를 ‘한번’ 줬어요. 흑단 마을 영주가 아닌 한국인 강시후로서요.”
위석천은 아무런 말을 할 수 없었다.
있을 리가 없었다.
지금까지는 전부 시후의 호의였고, 같은 동향인에 대한 작은 ‘정’이었으니까.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위석천은 입을 꾹 다물었다.
시후의 시선은 위석천을 향했다.
“시후야-.”
“네.”
“호의가 권리가 되어 버리고 당연한 걸로 생각하는 사람은 이번에 날아온 사람들일 뿐. 그 전에 있던 사람들은 꼬맹이들에게 항상 고마워한다.”
“…….”
“그러니까 내 말은. 일부의 사람들 때문에 이렇게 된 걸 미안하게 생각해.”
시후는 다시 한번 소주를 들이킨 뒤 입을 열었다.
“네- 알겠어요. 전 아직 드러난 게 없으니까요. 그리고….”
시후는 프리벤 왕국 내에 있는 탑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이야기를 전부 들은 위석천은 의자에 기대며 팔짱을 꼈다.
“그러면…. 프리벤인지 푸라벤인지에서 오는 한국인들과 함께 동행하라는 이야기야?”
“네- 원래 탑과 탑끼리는 서로 내부 인원을 교환 가능하다고 하더라고요. 여기 입구 관리자 스노우는 그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모르겠지만요.”
“당연히 알고 있읍죠!”
두 사람의 동공이 커졌다.
순간 허공 앞에서 나타난 하얀 토끼 수인의 목소리에 시후의 눈빛은 차갑게 가라앉았다.
“이건 뭐 하는 시추에이션일까?”
시후의 낮은 목소리에 스노우는 살짝 어깨를 움츠렸다.
“에이- 영주님. 제가 좋은 소식을 가져왔는데 기분 푸시죠.”
키득거리는 스노우를 본 시후는 가볍게 한숨을 내 쉬며 차가운 눈빛을 거뒀다.
“낄끼빠빠도 모르면서 갑자기 좋은 소식? 우리 꼬맹이들 부를까?”
시후의 작은 협박.
그러자 스노우의 털이 살짝 서 있는 게 보였다.
크큭-
위석천의 작은 웃음소리.
“웃지 말라고요. 흑단 마을 아이들 잘못 건들면 여기 영주님한테 혼나니까 그냥 당해 준 것뿐이라고요.”
“됐고, 좋은 소식이 뭔데?”
시후의 말에 스노우는 입꼬리를 올리며 입을 열었다.
“영주님이 이야기하신 한국인들 외의 비슷한 사람이 있는 것으로 확인돼용.”
“비슷한 사람?”
“넹-. 이미 그들은 10층 이상으로 올라간 것 같던데요?”
스노우의 말에 위석천의 미간이 좁아졌다.
“혹시 이런 언어를 ….この言語を使用していますか?”
위석천이 한 외국어에 스노우는 귀를 팔랑거렸다.
“오오! 맞아요.”
스노우의 말에 시후와 위석천은 피식 웃고 말았다.
“지금 그들이 10층에 올라갔다고?”
시후의 질문에 스노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형- 이거 아무래도 한일전이 될 것 같지 않아요?”
“그러게? 내일부터 재밌어질 것 같은데? 마침 우리 마지막 팀들이 10층이니까.”
시후와 위석천의 대화에 고개가 절로 머리가 기울어진 스노우였다.
“저- 영주님. 이 음식은 뭔가요?”
스노우의 손이 가리키는 것을 본 위석천과 시후.
시후는 젓가락으로 닭발 하나를 집어 들었다.
“먹어볼래?”
끄덕-끄덕-
술안주로 만들어온 국물 닭발과 무뼈 닭발 구이.
매콤하면서도 불맛이 입혀진 무뼈 닭발을 스노우의 입에 넣어주었다.
우물- 우물- 커어억-
“무- 물!”
스노우는 입안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맛에 눈앞에 있던 초록병을 집어 들고 꿀꺽거리며 마셨다.
그 모습을 본 시후와 위석천의 눈은 반짝이고 있었다.
수인의 모습이지만 ‘토끼’라는 동물과 너무 닮은 스노우.
두 사람은 취한 토끼는 어떤 행동을 할지 궁금했다.
새로 까 놓은 소주를 한 병 그대로 들이킨 스노우.
꿀꺽- 꿀꺽-
병나발 채로 분 스노우는 한 병을 다 마신 뒤.
숨을 급하게 내 쉬었다.
푸- 후하-
그리고는 시후와 위석천을 보며 히죽 웃으며 말했다.
“와- 씨. 이거 존나 매운데?”
“?!”
“??”
두 사람은 황당했다.
분명 한국어였다.
스노우는 두 사람의 표정을 보며 피식 웃었다.
“왜? 내가 한국어 하니까 우껴?”
혀가 꼬이는 중인 스노우.
거기다 눈은 이미 살짝 풀리고 있었다.
두 사람은 눈으로 서로 대화를 나눴다.
취했네.
응 취했어.
그런데 두 사람은 놀라고 말았다.
자이언트 레빗보다 조금 더 큰 토끼 정도 되는 스노우.
그리고 허공에 떠다니며 1층 주민과 탑 등반자를 관리하는 그가 한국어로 말하니 두 사람은 어이가 없었다.
시후는 처음 만났을 때, 스노우가 한국어를 한 것을 떠올렸다.
그러나 지금 그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술에 취했다.
“스노우. 주사 있어?”
“주사? 그거 맞는 거지 먹는 거 아니잖아.”
엉뚱한 소리를 꺼내는 스노우를 본 시후는 피식 웃었다.
“형- 얘 완전 간 거 같은데요?”
“그러게?”
“내가 뭘 가! 나 정상이라고.”
“정상이라고?”
“어- 존나 정상이야.”
이미 혀가 살짝 꼬이며 욕까지 하는 스노우의 눈은 이미 풀려있었다.
시후는 진한 국화차를 인벤에서 꺼내 위석천에게 건넨 뒤.
스노우를 보며 물었다.
“너 한국어 어디서 배웠어?”
“나? 한국에 있었어.”
이건 또 뭔 말일까?
“한국에 언제 있었는데?”
“다들 한복 입고 다닐 때. 그리고 이마에 광주리 하나씩 머리에 이고 다니면서 떡 팔고 할 때.”
“그럼 거기서 태어난 거야?”
“푸헤헤-. 술 더 줘. 그러면, 말해 주지. 아니다. 혹시 막걸리 있어?”
시후는 어깨를 으쓱인 뒤.
인벤에서 막걸리를 병째 꺼내 주었다.
그러자 눈을 빛낸 스노우는 막걸리 병을 조심스럽게 껴안으며 말했다.
“아-. 내가 이걸 얼마나 먹고 싶었는 줄 알아? 영주?”
“야- 너 반말이다?”
“응. 내가 너 보다 훨씬 나이 많아.”
“그래서 높여야 해?”
“아니- 넌 괜찮아. 영주잖아.”
히죽- 헤-
끼릭-
뚜껑을 돌리자마자 기포가 올라오며 막걸리가 섞이는 것을 본 스노우는 눈을 가늘게 떴다.
“이건 뭐냐?”
“아? 그거? 탄산 막걸리라고 해서 마셔봐. 톡 쏘는 맛이 좋아.”
시후의 말에 스노우는 막걸리를 잔에 따르기 시작했다.
꼴꼴꼴-
뽀얀 막걸리를 본 스노우의 표정이 변했다.
마치 그리운 표정이었다.
두 사람은 스노우의 표정을 보며 머리가 살짝 기울어졌다.
“그런데…. 언제 탑에 온 거지?”
시후의 질문.
그러자 스노우는 한입에 막걸리를 털어 넣고는 입술을 손으로 훔쳤다.
마치 시골의 어르신들이 막걸리 한잔을 마시고 입가에 묻은 술을 훔칠 때처럼.
“난 말이지. 이곳에서….”
스노우는 막걸리를 병나발 불기 시작했다.
뭔가 속이 답답한 것인지.
풀어내기 위한 것처럼.
푸헙- 푸우-
두 사람은 스노우가 해 줄 이야기에 눈이 빛나고 있었다.
궁금증.
아니 호기심이었다.
“이제 이야기 좀 해주는 게 어때? 스노우?”
“아- 구러치 말해야지. 그건 말이야.”
이 세계 텃밭 재료로 천재요리사?!
외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