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chef using garden ingredients from this world?! RAW novel - Chapter 241
40화
달콤하구만….
시후와 위석천은 눈앞에 잠든 토끼를 보며 얼굴을 쓸어내렸다.
“형-. 그래도 저희들에겐 잘 된 것 같은데요?”
“그러게.”
스노우는 술에 취해 이 이야기 저 이야기 뒤죽박죽 이야기하긴 했으나.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프리벤 쪽으로 일본인들을 전부 날리고 한국인들은 이쪽으로 교환을 한다고 했다.
그 시기는 탑의 전체 관리자들끼리의 조율이라고 한다.
각 층의 관리자가 있으면 탑 전체를 관리하는 관리자가 따로 있다는 스노우의 말.
시후는 탑 전체 관리자를 본 적이 없었다.
각 층의 관리자는 회의 때 보긴 했지만 말이다.
‘변화를 준비하는 탑. 이라고 했던가?’
시후는 잠들어 있는 스노우를 보았다.
뭔가를 먹는 듯 입을 오물거리며 자는 모습은 영락없는 토끼였다.
우움-
“그런데, 끝내 자기가 어디서 온 것인지에 대해 밝히질 않네….”
위석천의 말에 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 것 같았다.
탑에서 관리자를 하면서 금제가 걸린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거나, 같은 한국인들끼리 으쌰으쌰 하면서 오르게 된 건 잘 된 일이다.
“형- 일단 늦었으니까 전 가볼께요.”
“그래.”
다음 날.
위석천은 탑을 등반 하기 위해 흑단마을 아이들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불러모았다.
다른 사람들에게 지원해 줬던 흑단 마을 아이들과의 탑 등반 지원을 끊겠다는 말을 전했다.
그러자 사람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아니- 줬다 뺐는 게 어딨어? 진짜 너무 하네 그 영주라는 사람 미친 거 아냐?”
“맞아. 진짜 이기적이다.”
“거기다가 음식까지도 지원 안 해준다고? 할려면 끝까지 해 주던가, 해 주다가 끊는 게 뭐람.”
위석천은 그런 그들을 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지금 영주를 욕하는 겁니까?”
위석천의 낮은 목소리의 질문 한마디.
그러자 사람들은 당연하다는 듯 팔짱을 끼고 눈을 게슴츠레 뜨고 있었다.
“당연한 거 아니에요? 그럼 지원을 애시당초 하지 말던가. 지금까지 해 줘놓고는 갑자기 못해 준다는 말이 어딨어요.”
“아니 애시당초 그 영주라는 사람이 한국에서 잘 살고 있는데 우리를 여기로 불러온 거 아냐?”
“이런 개 같은 중세 판타지 같은 곳에 끌려와서 더럽고 냄새나는 종족들이랑 어울리는 거조차 짜증 나는구만.”
까드득-
위석천은 어금니를 깨물었다.
시후의 도움으로 지금까지 살았던 사람들.
아이들의 도움이 없으면 이들이 생존할 확률은 극히 낮아진다.
위석천은 피식 웃었다.
이들의 불평불만을 들은 후 팔짱을 끼고 삐딱한 자세로 그들을 쳐다보았다.
‘크게 데여 봐야 알겠지.’
위석천 마저 이들에게 정이 서서히 떨어져 나갔다.
“그러면 지원 없이 여러분들끼리 도전하십시오.”
“네? 아니 석천 씨. 지금 그게 무슨.”
“여기 탑 내의 한인 마을에서 여러분들이 월세도 안 내고 살게 된 이유가 뭔지 아십니까?”
위석천은 그들을 주욱 쳐다보았다.
모인 사람들 대략 60명.
내일 모레면 프레벤 왕국의 탑에서 넘어오는 한국인들까지 합치면 백여 명이 넘을 것이다.
“우리가 탑을 공략해 주는데 당연히 살 수 있는 거지 뭔 소리예요?”
피식-
“과연 그럴까요? 스노우.”
퍼엉-
스노우가 나타나자 모여있던 탑 공략자들은 긴장하기 시작했다.
외모만 봤을 때 그들의 머릿속엔 떠 오르는 한 단어에 긴장했던것이다.
위석천을 한번 쳐다본 스노우는 석천에게 고개만 까딱인 후.
모여있는 한국인들을 보며 입을 열었다.
“제 이름이 스노우라는 것은 들으셨을 거고. 여러분들이 아시다시피. ‘라플라스의 악마’ 맞습니다. 맞고요….”
모인 사람들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있는 것을 본 스노우.
피식-
“아잉- 너무 굳었다. 그러면 내가 말을 못 하잖앙- 이것들아.”
갑작스러운 애교스러운 말투.
그리고 비음 가득한 말투에 위석천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스노우는 영주인 시후의 눈치는 봤지만, 남은 사람들은 아니었다.
1층 주민들 중 자신을 보면 흠칫거리고 걸리지 않기 위해 조심스러운 행동을 보며 얼마나 기분이 좋았던가.
그런데, 한국인들이기에 영주인 강시후와 같은 나라에 온 사람들이기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었다.
그러나, 시후의 지원이 끊어질 것이라는 말을 듣고는 이빨을 드러냈다.
“아! 참고로 말해 주겠는데. 어제 흑단 마을 영주가 여기 위석천 씨를 찾아와 이야기했어. 너그들이 흑단마을 아이들에게 함부로 했다며? 그래서 지원 끊긴게…. 뭐? 너무해? 너무하다고?”
스노우가 허리에 양손을 걸치며 침 튀기며 이야기하자 한 명이 목청을 높였다.
“당연히 너무 하지 않나? 그리고, 너그들이라니. 왜 반말이지? 넌 엄마 아빠도 없어?”
“응- 패드립 잘 들었고.”
따악-
손가락 튕김과 동시에 사라진 엄마 아빠를 이야기한 남자는 사라져 버렸다.
그러자 다들 표정이 더욱 딱딱하게 굳었다.
“방금 내가 날린 남자를 잠깐 볼까?”
스노우는 사악한 미소와 함께 그들 앞에 스크린을 호출했다.
그러자 영화 극장 같은 큰 스크린이 그들 앞에 펼쳐 졌다.
스노우는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나타난 의자와 안경 그리고 커다란 팝콘 통을 껴 앉고 보기 시작헀다.
-뭐, 뭐야- 여기 어디야!
-으? 오, 오크?
-저리가! 저리 가란 말이야!
-으아아악! 사, 살려줘!
파앗-
“에이- 눈만 버렸네.”
스노우의 말에 모였던 사람들의 손이 축축하게 젖었다.
여기는 한국이 아니었다.
법도 질서도 없는 곳이라는 것을 그제야 깨달았다.
“뭐? 그래도 너무하다고?”
스노우의 말 한마디에 다들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여기 저기서 풀썩 거리며 주저앉는 소리가 들렸다.
“그, 그러면…. 우리끼리 탑을 오르란 이야기에요? 석천 씨?”
누군가 중얼거리듯 질문한 말에 위석천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쩔 수 없죠. 저라도 돕고 싶지만…. 전 원래 파티가 있으니까요.”
덥썩-
위석천의 손을 누군가 잡으며 말했다.
“아니- 석천 씨. 아니 형. 우리 같은 한국인이잖아. 거기다 형은 힐러잖아. 파티에 힐러가 없는 팀은 어쩌라고. 형이 우리를 도와주는 게 당연한 거 아냐?”
“…당연하다고요?”
“그럼, 에이- 한국인들은 정에 똘똘 뭉치잖아. 그러니까 당연하게 생각해 줘야지.”
피식-
“당연하다라…. 그 당연한 일을 없앤건 당신들이잖아요.”
위석천의 반응에 스노우는 진한 미소를 지었다.
“석천-. 그럼 이들을 보내도 될까?”
스노우의 말에 피식 웃은 위석천은 그들을 보았다.
“층을 전부 클리어하지 못하는 이상. 1층으로 내려올 수 없을 겁니다. 제가 저희 파티랑 해 보니까 며칠 몇 주씩 걸렸으니까요.”
석천의 말.
그것은 자신들 보고 죽으라는 말과 같다는 생각이 든 사람들은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서, 석천 형. 그러지 말고…. 응? 한 번만, 한 번만 봐줘요. 네? 우리가 잘못했어요. 영주님 오시면 우리가 엎드려 빌게 응?”
“그건 미안한데, 한번이 두 번이 되고 두 번이 세 번이 되는 거라 어쩔 수 없네요.”
콰앙-
“시발- 우리보고 다 뒈지라는 거네? 너부터 뒈져봐!”
타다닥-
따악-
뛰어오던 남자는 스노우의 핑거스냅에 사라져 버렸다.
“참고로 시작의 마을에서는 공격이되지 않아요. 후우-.”
스노우는 손톱을 갈면서 그들을 나른하게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위석천을 쳐다보았다.
“그럼, 행운을 빌고 살아서 뵙길 바랍니다. 아참! 그리고 자신들의 행동에 반성하시는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위석천의 말이 끝나자 스노우는 핑거스냅을 다시 한번 더 튕겼다.
따악-
위석천이 사라지자.
스노우는 남은 사람들을 보며 이빨을 드러냈다.
순진한 토끼의 모습에서 악마의 형상으로 변하며 사람들을 쳐다보았다.
“그럼, 파티는 맺어져 있을 테니. 원래 층은 클리어 했다고 하고….”
스노우는 손짓으로 시스템을 불러낸 뒤.
그들 한팀 한팀이 가려는 층의 관리자들에게 난이도를 높여 달라는 요청을 하기 시작했다.
잠시 뒤 날아온 답을 본 스노우는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흠- 생존 확율 10%라….”
“??”
“?!”
사람들은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분명 올라가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뒤를 돌아 도망치기 시작했다.
“여기서는 도망 못가는데…. 어쩌나?”
따악-
사람들은 순식간에 스노우가 날린 핑거스냅에 따라 사라졌다.
눈앞에는 아무도 없었다.
피식-
스노우는 다시 순진한 토끼로 돌아왔다.
그리고 하늘을 쳐다보았다.
“나오시죠. 휘준.”
“…….”
휘준은 사람들의 정나미 떨어지는 말을 듣고 주먹을 꽉 쥐었다.
화가났다.
“휘준. 화가 났나봐용?”
스노우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 사람이라는 게 그렇잖아용. 자기 자식도 내버리고, 인간 같지도 않은 것이 사람탈을 쓴 것도 많고.”
“…….”
휘준은 머리카락을 쓸어올리며 스노우를 쳐다보았다.
“석천 형은 어디로 보냈어?”
“아- 영주님이 먼저 가 계신다고 해서 그쪽으로 보냈지요.”
스노우의 말에 휘준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 이거 시후가 전해 주라던데?”
“뭔데용?”
휘준은 인벤에서 찬합 꾸러미를 스노우에게 건넸다.
“어? 이, 이건….”
“난 전했다. 그럼 보내 줄래?”
“아- 네.”
따악-
휘준이 사라지자 스노우는 조심스럽게 받은 찬합 꾸러미를 풀었다.
달칵-
“어?!”
안을 본 스노우의 동공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이내 하늘을 보고 웃기 시작했다.
하하하하-
찬합 안에 든 것은, 보리밥과 열무김치 그리고 고추와 된장이었다.
“술 먹고 내가 한국인이었다는 것을 말했나 보네. 눈치 빠른 꼬마네….”
스노우의 중얼거림.
그리고 스노우는 놋쇠 숟가락을 들고 함께 들었던 큰 대접에 밥과 열무김치를 넣고 슥슥 비비기 시작했다.
보리밥 사이에 든 고추장과 참기름이 열무김치와 어우러지기 시작했다.
스읍-
침이 고였다.
탑으로 소환되기 전.
그는 가난한 농부의 아들이었다.
까막눈이었던 그는 논과 밭일을 할 때.
어머니가 머리에 새참을 가져다주실 때가 가장 좋았다.
농사일을 하며 먹는 새참은 고된 노동 뒤의 꿀맛이었다.
정말 먹고 싶었던 보리비빔밥.
시후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거기다 요리사라는 이야기를 듣고 부탁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할 수 없었다.
자신은 어디까지나 탑에 유배된 죄인이었으니까.
스노우는 고추를 들고 된장에 푹 찍었다.
그리고 한입 베어 물었다.
아삭-
켁-. 쿨럭- 쿨럭-
매운 고추였다.
분명 풋고추 같은 모양이었는데.
스노우는 얼른 비볐던 밥을 크게 떠서 먹었다.
매운 맛은 가시기 시작했으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스노우는 깨달았다.
일부러 매운 고추를 준 시후의 배려를….
‘고맙다고는 안 할게. 나도 네 부탁을 들어 주면서 출혈이 좀 심했거든….’
스노우의 숟가락질은 빨라지기 시작했다.
고추를 씹으며 눈물을 줄줄 흘리다가 인벤에서 뜨거운 차를 꺼냈다.
후르릅-
“크아- 매워. 정말 매워! 맵다고!”
스노우는 시후가 싸준 보리비빕밥을 순식간에 다 먹어 치웠다.
그리고, 다른 찬합을 열어보았다.
“감동으로 날 죽일 생각인가? 이 꼬맹이는?”
스노우는 나뭇가지에 걸터앉았다.
그리고 들어있던 기다란 스틱 하나를 베어 물었다.
파삭-
“여전히 이 엿은 달콤하구만….”
이 세계 텃밭 재료로 천재요리사?!
외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