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chef using garden ingredients from this world?! RAW novel - Chapter 244
43화
준비는 잘 되었어요?
지구상의 여러 나라 중.
개발되기 전인 아프리카.
아프리카 내에서도 인간의 발길이 드문 곳에서부터 이변은 시작되었다.
스스슥- 슈컥
땅이 숨을 쉬듯 부풀어 올랐다.
신기한 듯 땅 부품 현상을 보고 있던 토착 새 한 마리.
스르르- 스르륵-
뒤에서 뭔가 접근하는 줄도 모르고 땅을 보고 있다가 느낌이 싸해 뒤를 돌아보았다.
-찌륵?
파사삿-
갑작스럽게 뻗어 나온 촉수 같은 것에 감긴 새.
벗어나기 위해 날개를 펼쳐 보려 했지만 이미 벗어날 수 없었다.
찌르르릇-
마지막 발버둥.
새는 몸을 감은 무엇인가에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 줄 수밖에 없었다.
생명의 불꽃이 사그라든 후.
새를 감았던 괴물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길쭉한 몸에 꼬리는 가느다랗게 실처럼 뻗어있었다.
마치 지렁이와 비슷했지만, 몸집은 뱀과 닮았었다.
식사가 조금은 부족하다는 듯.
주위를 둘러보고 있는 뱀과 닮은 지렁이.
흑단 마을 주민들이 보았다면 당장 호미와 곡괭이를 들고 머리를 찍어버릴 몬스터.
‘마운틴 웜’이었다.
* * *
중국 몽고와 가까운 명사산.
약초꾼이 산을 타고 올라가는 중이었다.
‘오늘은 약초 좀 캘 수 있으…?’
약초꾼의 눈이 가늘어졌다.
눈앞에 있는 이름 모를 새의 발이 세 개.
그리고 세 개의 발이 땅을 파대고 있었다.
닭보다는 조금 컸지만, 머리에 벼슬은 상당히 컸다.
‘저, 저게 무슨 닭이지?’
약초꾼은 조심스럽게 뒷걸음질 쳤다.
눈앞의 이름 모를 새는 땅을 한참을 파느라 약초꾼을 보지 못한 듯했다.
파악- 파바박-
열심히 땅만 파는 중.
약초꾼은 몸을 돌려 빠르게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허억- 헉-
한참을 뛰어 내려가는 중.
갑자기 주위가 어두워지는 듯해 하늘을 쳐다보았다.
꾸아아아악-
조금 전 보았던 새가 약초꾼을 향해 몸을 날린 것이었다.
‘아-’
약초꾼은 거대한 이름 모를 새의 억센 발에 그대로 밟혔다.
꽈드득-
몸에서 나는 소리라는 것을 인식하자마자 의식을 잃어버렸다.
* * *
서울 시내의 북한산.
유하늘은 취업을 준비하다 지쳐 근처 산을 가볍게 탈 생각으로 가방을 꾸렸다.
음료와 초콜릿 그리고 아침에 먹고 남은 큰 유부초밥 한 덩이를 크로스 백에 넣었다.
집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이 북한산 등산로 입구가 있었다.
천천히 산책이라도 할 겸 북한산을 가볍게 오를 생각으로 산을 오른 유하늘.
그녀는 자신이 사는 집 근처의 공기와 북한산의 공기가 다름을 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남들 다 출근한 평일 오전.
취업 준비에만 몰입하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오빠의 말에 따라 나온 북한산 트래킹.
그녀의 발자국 소리만 사박거리며 조용히 울렸다.
평일이었기에 가끔 지나치는 아주머니들 외엔 조용했다.
생각 정리하기엔 딱 좋은 느낌.
얼마나 걸었을까?
조금은 경사가 있는 등산로.
유하늘은 하늘을 보며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흐으읍- 후아-
유하늘은 신선한 공기를 가득 머금고 뱉었다.
그때.
뜀박질 소리가 들려왔다.
타다다닥- 타닷-
누군가 뒤에서 뛰어오는 소리라 생각한 유하늘은 한걸음 옆으로 이동하며 비켜 주었다.
퍼억-
“응?”
유하늘은 갑작스럽게 자신의 몸이 부웅 뜨는 기분이 들었다.
‘어? 왜?’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유하늘의 몸은 경사진 등산로와 조금 벗어난 곳으로 날아가 추락했다.
퍼어억- 데구루루-
한참을 구르다 멈췄다.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일어날 수가 없었다.
욱씬-
유하늘은 밀려오는 통증에 겁이 났다.
크로스 백에 넣어둔 핸드폰을 꺼내기 위해 움직이려 했다.
스흐흑-
“?!”
유하늘의 눈이 보름달처럼 커졌다.
그리고 누군가를 본 기억이 그녀의 마지막 기억이었다.
* * *
[SeeYou]의 점심시간은 늘 바뻤다.한국대 병원에 방문하는 사람들과 직원 그리고 [SeeYou]를 찾기 위해 방문하는 손님들까지.
많은 사람이 오가고 있었다.
“오늘의 정식 하나, 그리고 미역국 정식, 매콤 새우 파스타 하나 언제 나와?”
하윤의 질문에 주방에서 움직이던 시후의 빠른 대답이 들려왔다.
“8분요”
하윤은 시후에게 들은 이야기를 손님께 전하러 갔을 때.
귀에 꽂히는 이야기가 있었다.
“너 혹시 북한산 근처에 살던 취준생 죽은 이야기 알아?”
“아- 산에서 굴러떨어진 취준생 이야기하는 거지?”
“응. 그런데 말이야. 그 취준생 강남에서 발견됐데.”
“어떻게? 북한산에서 시신 찾았다고 하지 않았어?”
“어- 그런데….”
손님들의 이야기에 귀를 세운 하윤의 머리가 살짝 기울어졌다.
‘강남 클럽에서 죽은 취준생이 발견됐다고?’
하윤의 귀에 들린 이야기는 그뿐만 아니었다.
서울 불암산 근처의 주택가에 사람 허리까지 오는 닭과 비슷한 새가 나타나 아이를 공격한 이야기.
거기에 아마존에서나 볼 법한 커다란 뱀이나 거미 등이 개화산과 백련산에서 발견되었다는 이야기까지.
손님들은 서로 듣거나 본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거 봐. 이거 불암산 근처에서 찍은 새라고 누가 올려놓은 건데….”
하윤은 호기심이 생겨 지나가며 손님이 다른 손님에게 보여주는 핸드폰 사진을 힐끔 쳐다보았다.
“?!”
하윤의 동공은 흔들리다 시후 쪽을 쳐다보았다.
바쁘게 움직이는 시후와 태민.
띠엥-
음식이 나왔다는 소리에 하윤은 빠르게 정신을 수습하고 주방으로 향했다.
하윤의 표정을 본 시후의 미간이 좁혀졌다.
“형- 무슨 일이에요?”
“어? 그게, 끝나고 이야기 좀 해야 할 것 같다.”
하윤의 말에 시후는 고개만 끄덕이고 다른 음식을 만들기 위해 이동했다.
한쪽 팔에 한 쟁반씩 올린 하윤은 조금 전 이야기를 나누던 손님 앞에 음식을 내려놓았다.
“오늘의 정식과 미역국 정식 나왔습니다. 매콤 새우 파스타도 금방 가져다드릴게요.”
“네-.”
손님의 대답을 듣고 하윤이 몸을 돌리자 홀 직원 우진호가 쟁반 하나를 들고 나타나 손님께 내려놓았다.
“맛있게 드세요-.”
하윤과 우진호가 다른 손님에게 향할 때 손님들은 나온 음식을 보며 감탄사를 터트렸다.
“네-. 오! 새우 봐라. 진짜 통통해.”
“너 [SeeYou] 처음이야?”
“엉-, 말로만 들었지. 이렇게 가성비 좋은 곳은 처음이야.”
“여기 쉐프님-. 저 병원 아래에 있는 지금 새로 짓고 있는 상가에서 가게 할 때부터 다녔는데, 정말 맛집 중의 맛집이야.”
“그래?”
대답을 한 손님은 수저로 국물을 맛보았다.
후릅-
“오- 감칠맛 끝내주는데?”
손님들은 수다를 떨며 맛있는 음식을 먹는 중이었다.
하윤은 그들을 보며 눈빛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그날 오후.
가게를 마친 시후 일행 중 홀팀의 직원 두 사람 우진호와 이진솔 그리고 주방 보조 한 명과 설거지 이모님인 김은주를 빠르게 퇴근시켰다.
그리고 모인 시후와 태민 그리고 하윤.
하윤은 팔짱을 낀 채로 눈을 감고 있었다.
하윤의 행동을 본 시후의 머리가 살짝 기울어졌다.
태민 역시 궁금하긴 마찬가지.
“형- 왜 그래요?”
태민의 질문.
하윤은 천천히 눈을 뜨고는 핸드폰을 조작해 두 사람 앞에 내밀었다.
신문 기사였다.
북한산에서 일어난 사건과 그와 비슷한 사건들.
거기다 산 아래 인근 민가를 습격한 괴물들에 대한 뉴스였다.
태민은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시후는 시민들이 찍은 사진을 보고는 눈빛이 묵직하게 가라앉았다.
“형-. 강훈 형과 만나야 할 것 같네요.”
시후의 한마디.
태민은 무슨 일인지 몰라 시후를 쳐다보며 물었다.
“왜? 무슨 일인데 표정이 심각해?”
“이 세계에 있는 몬스터들이 이쪽 현실로 넘어오기 시작했어.”
시후의 한마디.
태민은 입을 쩌억 벌렸다.
“아, 아니- 혀, 현실적으로 말이 돼? 어떻게 거기 있는 것들이 여기로 넘어와?”
피식-
시후는 웃고 말았다.
“홍시-. 우리가 저쪽으로 넘어가는 건 현실적으로 말이 되니?”
“어? 그, 그건….”
“네가 생각해도 그렇지?”
시후의 질문에 태민은 뒷머리를 긁었다.
태민과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하윤은 강훈에게 전화를 걸었다.
“형- 저녁에 시후 집에서 잠깐 봐.”
그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은 하윤.
시후와 태민 그리고 하윤은 가게 내부에 있는 블라인드를 전부 내려버렸다.
“일단 집으로 가서 이야기하자.”
“네-.”
하윤의 말에 시후와 태민은 가게 밖을 나섰다.
게이트를 열어도 되었지만, 병원 내 가게였기에 보는 눈이 많았다.
그들은 집으로 향하면서 들은 이야기들 대부분이 북한산 도플갱어, 개화, 백련산 괴수 이야기 등을 귀로 듣게 되었다.
저녁 시간 즈음.
시후는 부엌에서 저녁 만든다고 움직였다.
거실에 모인 세 사람은 기다리던 사람이 도착했음을 알리는 초인종 소리를 들었다.
지이이잉-
하윤이 나가 방문객을 맞이하고 거실엔 네 사람이 모였다.
강훈이었다.
거실에 모인 얼굴을 확인한 강훈.
“휘준이랑 태민이는 오랜만이네.”
“네- 형. 잘 지내셨죠?”
태민의 인사에 강훈은 미소를 지었다.
집 내부에서 풍기는 고소하면서 기름진 냄새를 맡은 강훈.
시후가 움직이고 있는 부엌으로 향했다.
“뭐 만들어?”
“오셨어요?”
강훈은 가스레인지 위에 올라간 전골냄비가 눈에 들어왔다.
“어-. 뭐냐? 곱창전골?”
“네- 그리고 생간이랑 천엽도 준비했어요.”
“오-, 딱 술안주인데? 뭐 할 이야기 있어?”
시후는 손을 빠르게 움직이며 짧게 대답했다.
“형-.”
거실에서 하윤이 부르는 소리에 강훈은 부엌에서 빠져나갔다.
소파에 앉은 강훈은 앉아있는 얼굴을 쳐다보았다.
“다들 왜 표정들이 굳었어?”
강훈의 말에 하윤이 말을 꺼냈다.
“형-. 신문 기사 읽었지?”
하윤의 질문에 강훈 역시 표정이 굳었다.
“읽기는 했는데, 거기에 나오는 괴물들이 저쪽에 있는 몬스터인가?”
강훈의 질문에 하윤은 고개만 끄덕였다.
하아-
강훈은 양손으로 머리카락을 쓸어올렸다.
언젠가 시후와 나눴던 대화.
‘아포칼립스의 재림’
그 시작의 징조는 분명 지금 나타나는 뉴스들이었다.
강훈은 음식을 만들고 있는 시후를 쳐다보았다.
시후와 과거 나눴던 대화 중.
많은 식량과 물 그리고 의약품을 준비해놔야 한다는 말을 믿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 세계의 한 영지의 영주인 시후의 말은 귓등으로 흘릴 수 없었다.
한참 손가락 깍지를 낀 손으로 뒷목을 바쳐 천장을 보고 있을 때.
“다들 식사하시죠?”
시후의 목소리가 들렸다.
식탁위는 풍성했다.
소 불고기 뿐만 아닌 곱창전골 거기에 생간과 천엽 깻잎 장아찌와 마늘, 양파 그리고 각종 김치와 장 들이 식탁을 풍성하게 보이게 했다.
각자 앞에 놓인 고봉으로 퍼 올린 밥과 시원한 소고기 뭇국을 본 이들은 시후를 쳐다보았다.
“이건 뭐냐? 먹고 죽으라는 말이야?”
휘준의 가벼운 타박에 시후는 피식 웃었다.
“많이 먹어둬라. 태민이 너도.”
시후의 말에 휘준의 눈빛은 착 가라앉았다.
“그래도, 영지민들이 농사짓는 게 있으니까 괜찮지 않아?”
하윤의 질문에 시후는 싱크대에 엉덩이를 살짝 걸치며 입을 열었다.
“일단 심각한 이야기는 먹고 하는 게 나을 것 같은데요?”
“다 먹고 이야기하면 체하지 않을까?”
“휘준아-. 체하면 분명 체기 내리는 약까지 주면서 먹일걸?”
“아!”
휘준은 과거 시후가 음식 먹이기 테러를 한 것이 떠올랐다.
“저 녀석은 그러고도 남겠네요.”
휘준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수저를 들었다.
그 모습에 되레 황당한 표정을 지은 시후 역시 수저를 들었다.
시후는 뭔가 생각났다는 듯 강훈을 보며 물었다.
“형- 그런데 준비는 잘 되었어요?”
이 세계 텃밭 재료로 천재요리사?!
외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