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chef using garden ingredients from this world?! RAW novel - Chapter 251
50화
새로운 시작
하아-
위석천은 눈앞의 현실을 부정하고 싶었다.
아무리 둘러봐도 서울이 맞았다.
“개판이네….”
솔직한 심정을 내뱉자 옆에 있던 사람들도 동의했다.
“석천 씨. 상태창 한번 열어봐요.”
옆의 사람의 말에 상태창을 열어본 석천.
“…이거 뭐 하자는 건지.”
석천은 거칠게 머리를 쓸어올리고 하늘을 쳐다보았다.
위석천의 탑에서의 레벨은 256이었다.
탑에서 한국으로 다시 돌아오자 보인 레벨은 초기화 된 상태.
그러나 스킬들은 살아있었다.
옆에서 중얼거리는 누군가의 목소리.
“진짜 개판이네….”
저 말에 격하게 동의했다.
“응?!”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에 위석천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끼루루루-
까아악-
하늘에서는 사람을 먹잇감 취급하는 비행 괴물을 보자 한숨만이 터져 나왔다.
“대체 어떻게 된 일…?”
“…….”
위석천 주위에 모여 있던 사람들은 어깨만 으쓱일 뿐이었다.
그때.
자신의 허리께에서 치는 듯한 작은 손길이 있었다.
“응?!”
위석천은 아래로 내려다보다 깜짝 놀랐다.
“누구니?”
사람들은 탑에서 자신들을 도와주었던 꼬맹이 중 한 명이라는 것은 알아차렸다.
“나-. 제국의 유닛. [SeeYou]의 팀장이 보자고 하면 알 거라고 전해달래.”
위석천의 눈빛이 살짝 달라졌다.
“거기 혹시 퓨전 레스토랑 [SeeYou] 이야기 하는 건가?”
“오랜만에 듣는 [SeeYou]네. 거기 음식 진짜 맛있었지. 그런데 이렇게 된 마당에 [SeeYou]가 있다고?”
사람들의 웅성거림.
위석천은 눈앞의 작은 블랙 고블린 꼬마 유닛과 시선을 맞추며 말했다.
“지금 [SeeYou]의 팀장님은 어디에 계셔?”
* * *
위석천이 탑에서 한국으로 오기 전 일주일 전.
[SeeYou]의 사장 강시후는 직원들을 전부 소집했다.직원들은 갑작스러운 직원회의에 긴장된 표정이었다.
직원들은 시후의 표정을 보고 아무런 말을 할 수 없었다.
표정 없이 무기질적인 느낌에 사람들은 입도 뻥긋할 수 없었다.
시후의 시선은 직원들을 쳐다본 뒤.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지금까지 [SeeYou]에서 일해 주셔서 감사해요.”
시후의 말에 시작되자.
하윤이 옆에서 한마디 보탰다.
“앞뒤 잘라먹고 감사하다고 하면 말이 되는 게 아니지 않냐?”
“그, 그렇네요. 그건….”
“그냥 내가 설명할게.”
“…….”
시후는 고개만 끄덕이고는 눈을 감았다.
그 모습을 본 하윤과 태민의 눈빛에서 안타까움이 스쳤다.
“저…. 지금까지 일해 줘서 감사하다는 건 이제 여기 문 닫는 건가요?”
설거지 이모 김은주의 질문에 하윤이 손을 들었다.
잠시만 기다려 보라는 뜻이었다.
“일단-. 믿지 못할 이야기부터 먼저 하는 게 낫겠네요.”
하윤은 사람들을 본 뒤.
살짝 헛기침을 하며 입을 열었다.
“최근 들어 많은 괴수들이 사람을 공격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는 뉴스는 들으셨을 거예요.”
하윤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사태가 진정 되진 않을 겁니다.”
“무, 무슨 말이에요? 정부가 해결하는 거 아니에요?”
“이모님. 정부는 이미 지금 일어나고 있는 사태를 언론을 틀어막는 중이에요.”
“설마요.”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말이 있죠? 실제로 의정부 쪽에서는 많은 인명 피해가 나고, 의정부 쪽의 주민들이 서울로 내려오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주더군요.”
“아니-. 그 사실을 어떻게 팀장님이 아시는 건데요?”
“이모님-.”
눈을 감고 있던 시후가 김은주를 쳐다보았다.
“지금 직원을 모은 이유는 최소한 [SeeYou]의 직원들만큼은 지금 이 사태에서 살기 바라는 마음에 주관한 회의예요.”
“그, 그게 무슨?”
“앞으로 30분이 이후가 될지. 오늘 밤이 될지 내일 오전이 될지는 모르지만, 지금보다 더 많은 괴물들이 한국을 아니 전 세계를 장악하게 될지 모릅니다.”
가만히 있던 보육원 출신들의 직원들이 소곤거렸다.
“판타지도 아니고 갑작스러운 아포칼립스가 온다고?”
“그건 판타지에서나 가능하겠지.”
“너도 그렇게 생각 안 해?”
직원들의 수군거림에 시후는 가볍게 한숨을 내 쉰 뒤.
손가락을 튕겼다.
따악-
-엘라 불렀어?
-시후 우리 불렀어?
-우와! 여기가 시후가 일하는 곳이구나.
“꺄아악-”
“허억-.”
“흡-”
다들 비명을 지르며 도망을 칠 생각이었지만, 움직일 수 없었다.
어떠한 힘이 직원들을 구속하고 있었다.
“도망갈 수는 없어요. 소개 시켜 드리려고 한 것뿐이니까.”
시후의 차분한 목소리에 다들 진정했다.
그러다 뭔가를 깨달았는지.
직원들은 하윤과 태민 그리고 오랜만에 참석한 휘준을 쳐다보았다.
“왜? 세 사람은 놀라지 않는 거죠?”
김은주의 질문에 세 사람은 어색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대답은 시후에게서 나왔다.
“알고 있었거든요.”
“뭐, 뭘요?”
“이들의 존재. 그리고 의정부를 침범한 괴수들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말이죠.”
“그, 그걸 어떻게….”
시후가 입을 열려고 하자.
하윤이 먼저 입을 열었다.
“조금 전. 시후. 아니 사장님이 이야기한 것처럼 괴물들로 인해 세상이 예전과 같지 않을 것이라는 거죠. 그래서 시후는 다른 사람은 몰라도 [SeeYou]의 직원과 가족의 안전만큼은 지키고 싶어 했어요.”
“…….”
하윤의 말에 김은주는 시후를 쳐다보고 있었다.
하얗게 질린 안색이 안쓰럽게 느껴질 정도였다.
평소에 아픈 것을 보지 못한 터라.
시후의 변화가 크게 와닿은 것이었다.
“그럼, 어, 어떻게….”
김은주의 말은 다 이어지질 못했다.
주머니에서 울고 있는 핸드폰 진동 때문이었다.
“잠시만요. 여보세요?”
-엄마! 괴물들이 학교를 막 덮치고 있…. 아아악-
“미, 미래야! 미래야!”
김은주는 정신없이 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어, 엄마. 여기 이상한 고양이가 나타나서 나 데려다 준대.
“고, 고양이?”
김은주는 테이블 위에서 빤히 바라보고 있는 귀가 살짝 큰 동물들을 쳐다보았다.
생긋-
“이모님- 그 고양이가 미래를 여기로 데려올 거예요.”
하윤의 말에 김은주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그 고양이 따라 조심히 오렴.”
-응, 엄마. 고양이가 그러는데 [SeeYou]로 데려다 준대.
“엉? 여기로?”
-응. 엄마. 조금 있다 봐.
“어? 어. 그래….”
김은주는 전화를 끊고는 황당한 표정으로 하윤을 쳐다보았다.
“이미 시작됐네요.”
시후의 중얼거리는 듯한 말이 김은주의 귀에 꽂히듯 들렸다.
“뭐, 뭐가 시작된다는 거죠?”
“…믿지 못하겠지만.”
하윤이 말을 하지 못하자.
휘준이 말을 이었다.
“아포칼립스라고 하면 아시겠죠? 이모님?”
“그, 영화에서 나오는 멸망 같은. 좀비가 돌아다니고 하는?”
태민과 하윤 그리고 휘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다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 되었다.
잠시의 침묵.
병원의 로비가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꺄아악-
까악-
“저, 저게 뭐야!”
“사, 살려줘….”
[SeeYou]의 직원들의 대부분은 블라인드를 살짝 걷어 병원 로비 상황을 쳐다보았다.커억-
큽-
우우욱-
병원 현관으로 들어온 정체불명의 괴물들로 인해.
사람들은 인형처럼 허공을 떠다니다 바닥에 내팽개쳐지는 중이었다.
그 모습을 본 김은주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벌벌 떨기 시작했다.
“엘라-.”
-응, 엘라 이런 거 잘해.
시후의 부름에 엘라는 김은주 옆으로 가 손을 잡아주었다.
거의 패닉 상태에 빠진 김은주는 금세 정신을 차렸다.
누군가의 따듯함에 고개를 돌렸던 김은주.
옆엔 작은 까만 고양이처럼 생긴 동물이 자신의 손을 잡아주고 있었다.
“고, 고마?”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다.
그때.
그림자에서 그림자 두 개가 튀어 올라왔다.
“보아. 임무를 마치고 귀환했습니다.”
“응? 여긴 어디?”
김은주의 딸 황미래였다.
“미, 미래야!”
“엄마! 여긴 어디?”
“여기 엄마 일하는 곳.”
“아! 시후 삼촌 있는 곳?”
“응.”
미래는 그제야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분명 학교에서 괴물들에게 습격을 당해 친구 한 명이 끌려가는 것을 보았다.
자신도 끌려가는 거라 생각하고 엄마한테 전화를 걸었다.
그때.
작은 고양이 한 마리가 그림자에서 튀어나와 손목을 잡혔다.
그때까지 엄마와 통화 중이었다.
고양이의 말이 머릿속에서 들렸던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엄마한테 데려다줄게.’라고.
그리고 잠깐 잠든 사이에 여기에 온 것이었다.
“아!. 가람이. 가람이가 끌려갔어.”
미래는 그렇게 이야기하고는 엄마 품에 안겨 울기 시작했다.
학교에서 있었던 끔찍한 일들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엘라야- 미래. 재워 줄래?”
-응.
시후의 말에 엘라는 말없이 미래의 등에 손을 대었다.
그러자 엄마 품에서 새근거리며 잠이 들어 버린 미래.
그 모습을 본 김은주의 마음은 착잡했다.
“팀장님. 그럼 이 상황들이 지금 현실이라는 거죠?”
“네…. 이제 적응하셔야 할 거고요.”
“그런데…. 세분은 왜 이렇게 침착하세요?”
김은주의 질문에 복지관 출신 직원들 역시 궁금하다는 듯 쳐다보았다.
“일단…. 여긴 좀 위험할 것 같으니까. 자리를 옮길까요?”
시후의 말에 다들 눈이 휘둥그레질 수밖에 없었다.
“밖이 저 모양인데 어디로 간다는 말이에요?”
김은주의 뾰족한 음성에 시후는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검지와 중지를 세워 허공을 가르자.
황금색과 검붉은 일렁거리는 면이 생기기 시작했다.
“헉? 저, 저건….”
“대체…”
“뭐. 뭐죠?”
[SeeYou]의 직원들 모두 부엉이 눈이 되어 일렁거리는 면을 쳐다보고 있었다.“위험한 곳은 아니니까 들어가세요.”
보고 있던 하윤의 말에 다들 침만 꼴깍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태민아, 미래 안고 먼저 들어가.”
“네. 이모님. 미래 주세요.”
“그, 그게.”
“어서요. 여기 공격 당하면 다 죽어요.”
태민의 차분한 말에 품에서 잠든 미래를 태민에게 건네주었다.
그러자 태민은 미래를 품에 안고는 게이트를 통과했다.
“이모님 일어나시죠.”
휘준은 김은주를 일으켜 세웠다.
다리에 힘이 빠진 김은주를 부축한 휘준 역시 함께 게이트를 건넜다.
복지관 출신 직원들 역시 하윤의 손짓에 다들 게이트를 넘어 들어갔다.
시후는 그들이 게이트를 완전히 넘어 들어간 것을 확인한 뒤 깊은 한숨을 내 쉬었다.
“얘들아. 이 병원에 있는 사람들은 무사해야 하니까. 도와줄래?”
-응 엘라 도와줄게.
-여기 저번에 시후 점포처럼 안전하게 하면 되는 거지?
-나도 할 수 있어!
아이들의 의욕 충만한 말에.
시후는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래, 부탁할게.”
-걱정마! 우리 해 놓고 시후네 집으로 가서 넘어가면 되지?
“응. 그렇게 하고 영주관으로 오렴.”
-응!
아이들은 그림자를 통해 병원 로비로 향했다.
잠시 뒤.
병원에서 난장판을 부리던 괴물들은 순식간에 퇴치 되어 버렸다.
거기다 엘라는 자신이 만들 줄 아는 치료수를 안개처럼 만들어 다친 사람들의 호흡에 들어갈 수 있게 만들었다.
“와- 뭐야? 어떻게 상처가?”
“이게 뭐야?”
“어라? 이건 기적이야!”
사람들의 놀란 탄성이 여기저기에서 들리기 시작했다.
-율! 시작해!
율은 병원 밖으로 향한 뒤.
병원 벽에 손을 대자.
바닥에서 나무줄기들이 힘차게 뻗어 병원을 감싸기 시작했다.
우드드득- 우득-
땅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우르르르- 쿠르릉-
땅 울림과 함께 한국대 병원이 위로 솟구치기 시작했다.
병원 내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변화에 밖을 내다보았다.
주위에 보이는 괴물들.
사람들을 공격하고 있는 모습에 다들 턱이 빠져라 쳐다보는 중이었다.
“어어? 저기 좀 봐요!”
밖을 내다보고 있던 사람들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주위로 해서 담벼락이 생기며 마치 한국대 병원 자체가 과거 요새처럼 변한 것이었다.
후우-
“이 정도면 일단 괜찮겠지?”
한국대 병원에 있는 의사와 간호사 그리고 기구들은 반드시 일어나는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물품이었다.
‘힘이 더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시후는 안타까운 눈으로 공격당하고 있는 사람들을 쳐다보았다.
“석천 형이 그리고 강훈이 형이랑 힘을 합쳐서 잘 대처해 줬음 좋겠네….”
시후는 간절히 바랐다.
현실이 되어 버린 이 상황들.
이 세계에 있는 흑단 마을의 탑의 탑주와 거래를 한 시후는 탑에 있는 그들이 빠른 시일 내.
자신이 있었던 이곳을 평화롭게 만들어주길 진심으로 바랐다.
“그러면 그들이 올 때까지는 도와줘야겠지?”
시후는 알퀴네스가 줬던 병뚜껑을 열고, 한입에 털어 마셨다.
크흑-
시후는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누가 뽕따 맛이랬어?”
입가를 닦은 시후는 피식 웃고 말았다.
“석천이 형이 올 때까지만 버텨 보자.”
촤르르륵- 촤아앗-
쏴아아아-
시후를 감싼 물방울은 천천히 허공을 떠 오르기 시작했다.
물방울은 한낮의 태양 빛에 반사되어 빛을 내며 높이 떠올랐다.
-The End-
이렇게 끝난다고 욕하실 것 같아 미리 말씀 드립니다.
12월경. 위석천을 주인공으로 해서 스토리가 시작 될 것입니다.
그동안 손가락 통증과 눈 통증으로 중간중간 휴재했던 작가를 예뻐해 주시고 읽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다음에 또 뵐게요.
감사합니다.
가온하루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