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chef using garden ingredients from this world?! RAW novel - Chapter 28
27화
시후는 골목길을 뛰어가며, 계단을 두 칸씩 뛰어 올라가며 배달 기사가 기다리는 장소로 향했다.
헉헉-
시후는 배달 기사님이 기다리는 등산로 입구 옆 주차장까지 빠르게 뛰어 올라갔다.
‘사천리 자전거’라고 쓰인 트럭이 시후 눈에 보였다.
그 트럭으로 다가가자 시후를 본 기사가 운전석에서 내렸다.
시후는 숨을 몰아쉬며 사과를 건넸다.
“후우- 후우-.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시후의 숨 고르는 모습을 본 기사는 한마디 하려고 했던 마음이 쏙 들어가 버렸다.
뛰어온 청년의 머리카락이 땀에 젖어있었다.
거기다 옷 역시 몸에 달라붙어 있었다.
기사는 트럭 뒤편에서 자전거를 내리며 접고 펴는 방법 등을 설명했다.
“전기자전거는 브레이크를 갑자기 확 잡으면 뒤쪽이 뜰 수 있으니까 조심해야 해요.”
배달 기사의 설명에 시후는 대답한 뒤 건네주는 자전거 핸들을 잡았다.
“배달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기사님.”
시후의 깍듯한 모습에 기사는 허허거리는 웃음을 짓고는 트럭에 올라탔다.
“그럼 즐거운 라이딩 하세요. 학생.”
부르릉-
배달 기사는 차창 밖으로 손을 흔들며 시야에서 사라졌다.
시후는 전기자전거 안장에 한 번 앉아 보았다.
자신의 키 높이를 맞추기 위함이었다.
수동 모드로 놓고 시후는 자전거를 슬쩍 패달을 밟아보았다.
부드럽게 나가는 자전거.
시후는 등산로 입구 주차장을 자전거를 타고 한 바퀴 돌아보았다.
부드러운 바람이 시후의 머리카락을 어루만졌다.
* * *
시후가 텃밭 동물을 맡긴 동물병원은 24시간 운영하는 병원은 아니었다.
텃밭 동물이 있는 동물병원.
그곳의 입원장에서 자그마한 소리가 들렸다.
끄으으-
작은 신음소리를 내며 입원 장에 있던 동물이 눈을 떴다.
끄앙-?
동물은 마치 여긴 어디냐는 듯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곤 팔에 달려 있는 줄을 내려다보았다.
뭔가 들어오는 느낌.
그리고 처음보다 통증은 많이 줄었다.
끄-으으-
동물은 통증이 준 것을 신기하게 생각했다.
분명 그 휴먼이 뭔가 조치를 취해 준 거라 생각했다.
주위에 있던 동물들은 겁을 먹은 듯했다.
고양이, 개들은 입원 장안에서 소리를 내는 동물을 잔뜩 경계했다.
크르르르-
웃냐아아아-
입원장에 있던 동물은 개와 고양이의 긴장 경계의 소리를 듣고 코웃음 쳤다.
프흥-
그러자 입원해 있던 모든 동물이 조용해졌다.
동물은 자신을 구해준 휴먼을 떠올렸다.
‘&*()&^&*(’
프아암-
그러다 이내 졸린 듯 동그랗게 몸을 말고는 잠을 청했다.
* * *
시후는 아침 일찍 일어나 텃밭으로 내려갔다.
재료를 수확하기 위함이었다.
찌르르르-
얼마 전 야옹이(?)를 덮친 새 종류가 하늘을 날고 있었다.
‘그리폰인가 그리핀이라고 했었지?’
시후는 웹소설을 쓰고 있는 하윤에게 물어보았다.
생김새를 설명한 뒤 돌아오는 답변은 신화 속 동물이긴 한데, 환수 또는 마수 그리고 탈 것으로 많이 표현된다고 했다.
‘하긴 가까이에서 봤을 땐, 꽤 덩치가 컸으니 타고 다녀도 될 듯하지.’
그 새는 텃밭 위에서 한참을 맴돌며 날다 산맥 쪽으로 날아갔다.
토옥- 투욱-
시후는 열심히 재료를 따서 바구니에 넣고 또 따서 넣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시후는 수확한 채소들을 망태기에 옮기고 과실수가 있는 쪽으로 향했다.
지이-
시후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곳에 사는 동물일 거로 생각하고 시후는 빠르게 재료를 수확한 뒤 안방 지하실로 들어왔다.
텃밭으로 향하는 문 옆에 덩그러니 놓인 전기자전거.
시후는 저녁에 집에 들어와 텃밭을 한번 제대로 돌아다녀야겠다고 생각했다.
터어억-
망태기에 담긴 재료가 꽤 많았다.
이렇게 수확하고도 다음 날 내려가면 멀쩡하게 자라 있는 식물.
처음엔 마법으로 생각했던 시후였다.
지금은 그 텃밭 쪽의 시간이 빨리 흐름을 알게 되었다.
“?!”
시간의 흐름을 깨닫자마자 시후는 텃밭에서 데려와 동물병원에 입원시킨 ‘야옹이’가 생각났다.
“어, 그러면…. 저쪽 세계에서 시간이 얼마나 흐른 게 되는 거지?”
거기까지 생각하자 시후의 머릿속은 갑자기 복잡해졌다.
후우-
한숨을 내쉰 시후는 수업 끝나고 동물병원을 들렀다 와야겠다 생각했다.
“아, 벌써 시간이.”
시후는 시계를 쳐다보고는 나갈 준비를 빠르게 하기 시작했다.
덜커엉-
타앙-
집을 나선 시후는 핸드리어카를 끌고 골목을 내려가며 지나가는 사람을 쳐다보았다.
드르르륵- 드르륵-
골목을 얼마 내려가지 않아 누군가 인사를 해왔다.
“어? 안녕하세요.”
귀여운 여자애가 시후를 보고 알은 채 했다.
초등학교 5학년 정도.
갸름한 계란형 얼굴로 크면 꽤 미인이 될 여자아이였다.
시후는 여자아이 이름을 떠올렸다. 장민주였던가?
시후 역시 이 골목에서 오랜 시간 살았기에 이웃 주민의 얼굴은 대충 알고 있었다.
시후네 집과 얼마 떨어지지 않는 곳에 사는 아이였다.
“민주 학교가?”
시후는 기억나는 대로 이름을 불렀다.
그랬더니 여자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삼촌은요?”
시후는 민주의 물음에 핸드리어카를 슬쩍 쳐다보며 말했다.
“삼촌 가게 나가는 중이야.”
“아!”
민주는 뭔가 생각났다는 듯한 표정으로 시후에게 말했다.
“삼촌, 혹시 [SeeYou]라고 알아요?”
민주의 입에서 자신의 가게 이름이 나오자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다.
“어? 알지 왜?”
“거기 매콤 새우 파스타가 엄청 맛있다고 해서 한번 갔거든요?”
시후는 민주의 말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사람이 너-어-무 많아서 못 먹었어요. 거기는 왜 항상 줄이 많을까요?”
민주는 의문을 표했다.
대체 뭐 때문에 거긴 사람이 많을까? 라고.
시후 역시 가끔은 사람이 많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시후는 민주와 시선을 맞추며 물었다.
“그 가게에서 파는 매콤 새우 파스타 먹어보고 싶어?”
“네, 먹어보고 싶어요. 그런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민주야, 삼촌이 그 [SeeYou]의 요리사 한테 한번 이야기해 볼게.”
시후의 말에 민주의 표정이 환하게 밝아졌다.
새끼손가락까지 걸자며 손가락까지 내미는 아이.
시후는 퇴근하고 집에서 만들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삼촌 저 오늘 당번이라 일찍 나왔거든요. 그럼 꼭 [SeeYou]가게 요리사 삼촌한테 이야기해 주세요!”
“그래, 조심히 가.”
“네, 삼촌 빠빠이-”
시후는 민주의 인사에 피식 웃고는 핸드캐리어를 끌었다.
가게에 도착하니 휘준이 서 있었다.
“왔냐?”
“어, 가게 열쇠 아직 안 받았지?”
“어, 하윤 형이 오늘 주신다고 했어.”
“그래, 일찍 오면 문 열어놓고 먼저 일하고 있어.”
시후가 가져온 핸드리어카를 함께 옮기던 휘준은 눈이 커졌다.
“야, 이거 무겁지 않냐?”
핸드리어카를 시후와 함께 들어도 꽤 무게가 나갔다.
그런데, 시후는 아무렇지도 않게 들었다.
“별로 무겁지 않아.”
시후의 대답에 휘준의 눈이 가늘어졌다.
“너 무슨 운동하냐?”
“운동은 집에서 매일 하지, 요리사는 체력 없으면 안 돼.”
시후의 말에 휘준은 납득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리고 딱따구리 있잖아.”
시후는 휘준에게서 너튜버 딱따구리 이야기가 나오자 표정이 없어졌다.
“왜? 뭐라 했기에?”
휘준은 시후의 표정을 보고 살짝 뒷걸음을 칠 수밖에 없었다.
차가운 표정과 목소리.
휘준은 시후가 줬던 USB를 꺼내며 말했다.
“딱따구리가 가게에서 있었던 일은 방송 편집해 버리고 포장 음식에 대해서는 어중간하게 돌려 까기를 하더라.”
시후는 그 말에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 딱따구리인지 가게 왔을 때 영상 편집은 다 했지?”
“어, 해 놓긴 했어.”
시후는 잠시 생각 후 입을 열었다.
“내일 정기 휴무인데, 너 올 수 있어? 소개해 줄 사람도 있고”
“음…. 14시 정도는 가능할 것 같다.”
따라랑-
가게 문이 열리고 하윤이 들어오며 인사를 건네왔다.
“좋은 아…침. 뭔 일 있냐?”
하윤의 질문에 시후는 한쪽 입꼬리만 올리고 있고, 휘준은 얼떨떨하게 쳐다보았다.
“딱따구리가 포장해간 음식을 돌려 깠다네요.”
시후의 말을 들은 하윤은 얼굴을 쓸어내렸다.
하아-
시후의 눈빛을 본 하윤은 마음이 착잡했다.
마음 정리를 한 하윤은 가게 열 준비를 독려했다.
“서로 서 있는다고 해결되는 거 없잖아? 가게 열 준비 빨리하고 밥 먹자. 배고프다.”
시후는 주방으로 들어가 오늘 직원식사로 낼 음식을 떠올렸다.
하윤의 얼굴을 잠시 쳐다본 시후.
“형, 어제 술 드셨어요?”
“뭐?”
시후의 질문에 하윤은 놀랐다.
“어떻게 알았어? 어제 친척이 집에 와서 가족들이랑 한잔 마셨어.”
“그래요?”
시후는 담백한 답변을 한 뒤 주방에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하윤은 고개가 절로 기울어졌다.
‘관찰력 하나는 타고났네, 타고났어.’
* * *
시후는 학교 수업을 마치고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동물병원에서 문자가 와 있었다.
시후는 문자에 답을 한 뒤 동물병원으로 향했다.
딸랑-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자.
동물병원 간호사 이자 접수 업무를 맡고 있던 희연이 고개를 들었다.
“어? 오셨어요?”
시후를 희연을 향해 가볍게 묵례한 뒤 입을 열었다.
“문자 주셔서 보고 왔는데, 혹시 ‘야옹이’한테 무슨 일 있는 건가요?”
“아, 무슨 일은 아니고요.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시후는 희연의 반응에 고개가 살짝 기울어졌다.
그때 처치실 문이 열리고 수의사가 나왔다.
시후는 수의사에게 인사를 건네자 수의사는 진료실로 시후를 불렀다.
“오셨네요. 진료실로 들어오세요.”
진료실 의자에 앉자 수의사는 모니터를 보여주며 말했다.
“이쪽은 데려오셨을 때 찍은 사진이고, 여긴 조금 전에 찍은 사진이거든요.”
시후는 수의사의 설명에 따라 사진을 보았다.
“?! 다, 나은 건가요?”
시후의 말에 수의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이렇게 회복력이 빠른 동물은 정말 처음 봐요. 이거 고양이 품종이 어떻게 되는 건가요? 수의대 다니면서도 학회에서도 본 적이 없는 고양이라….”
시후는 아무 말을 못 했다.
이 세계 텃밭에서 그리핀한테 공격 받고 있는 걸 구했다는 말은 못 한다.
말을 했다간 눈앞의 수의사에게 정신건강의학과에 가 보라는 조언을 들을 것 같았다.
“그… 저도 잘 몰라요. 뒷산에서 매한테 공격받는 거 같아서 구한 거라.”
시후의 말에 수의사는 눈이 동그래졌다.
“이 동네 매가 있어요?”
“…….”
시후는 얼버무리려 이야기한 거였다.
“제가 저 위. 산 아래 주택가에 살고 있는데, 가끔 매가 날기도 하더라고요?”
시후의 차분한 말에 수의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저 위의 산 꽤 넓고 울창해서 살수도 있겠군요.”
수의사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납득했다.
시후는 속으로 주먹을 쥐었다.
수의사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잠시 기다리라는 말을 남기고 처치실 안으로 들어갔다.
잠시 뒤.
시후가 맡겼던 동물이 수의사 품에 안겨 들어왔다.
끄-아냐-
시후는 그제야 밝은 곳에서 텃밭 동물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흑요석 같은 눈망울이 자신을 향하고 있었다.
깜박-
텃밭 동물은 시후를 향해 눈을 한번 내려감았다.
-끄아아
수의사는 진료실 테이블 위에 동물을 내려놓자 동물은 시후를 향해 킁킁거리기 시작했다.
-끄?
이 세계 텃밭 재료로 천재요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