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chef using garden ingredients from this world?! RAW novel - Chapter 42
41화
시후는 살짝 어이없는 투로 휘준에게 말했다.
“이거 오크인데?”
시후의 말에 살짝 난감해진 듯한 휘준의 중얼거림.
“어? 어. 그러네….”
시후 역시 이 세계 괴수를 가지고 요리를 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발골된 고기를 보니 정육점에서 파는 돼지고기랑 다름없어 보였다.
치이익-
노릇노릇하게 익은 돼지고기를 꺼내자.
옆에서 침 닦는 소리가 들렸다.
“야. 그거 진짜 삼겹살 같은데?”
시후 역시 삼겹살로 느껴졌다.
두 사람은 구워진 고기를 보자 침이 고였다.
“조금만 시식해 볼까?”
“어, 한번 맛만 살짝 보자.”
시후의 제안에 휘준 역시 동의했다.
칼로 잘 구워진 고기를 살짝 썰어 두 사람은 입에 넣었다.
“?!”
“!!!”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감탄사를 내뱉었다.
“미친, 이거 삼겹살이라고 해도 믿을 거 같은데?”
시후의 말에 휘준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썰어놓은 고기를 입으로 넣으며 말했다.
“장난 아닌데? 무슨 백화점에서 파는 비싼 브랜드 돼지고기 품종의 1+등급 고기 같아.”
휘준의 말에 시후 역시 동의했다.
그리마린이 날개를 한번 접으며 두 사람을 향해 말했다.
그리마린이 조금씩 다가오며 물었다.
-시후. 아직 멀었나?
시후는 그 말에 어색한 웃음을 흘리고는 손을 빠르게 움직이며 말했다.
“어? 요리하면서 맛을 보는 건 당연한 건데, 보채는 거야?”
시후의 강단 있는 말에 그리마린은 움찔거리며 고개를 젓고 물러섰다.
그 모습을 보던 휘준이 시후에게 속삭였다.
“마력 계약이라는 게 무섭긴 무섭나 봐?”
“글쎄? 나도 이곳에서 처음 해봐서. 몰라.”
시후는 빠르게 움직여 오크 삼겹살을 꺼낸 뒤.
씻어놓은 김치 세 포기를 꺼냈다.
씻은 김치를 그대로 뜯어서 삼겹살에 감은 뒤.
밀가루를 위에 솔솔 뿌렸다.
그리고는 한 번 더 고기를 튀기듯 구워냈다.
촤아아앗-
삼겹살 냄새가 사방으로 퍼져나가자.
숨어 있던 블랙 고블린 종족이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있었다.
“으윽-. 그리핀이 있었네.”
“아? 시후님이다. 으- 거기다 그리핀까지.”
“우리를 이제 식량으로 삼지 않는다고 했잖아. 가보자고.”
“아서라. 안 잡아 먹는다고 해도 무슨 짓을 할지 모르잖아.”
빼꼼히 쳐다보는 고블린들의 시선이 느껴진 휘준은 주위를 둘러보며 시후의 옆구리를 쿡 찔렀다.
“왜? 나 바쁘다고.”
“아니 저기. 율이랑 비슷하게 생긴 애들이 주위를 둘러쌌는데?”
시후 역시 음식을 만들다 말고 둘러보았다.
“일단 그리핀부터 보내고 생각하자.”
시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휘준이었다.
고기는 많이 있었다.
꽤 큰 돼지(?) 한 마리를 발골한 탓에 그리핀 새끼들을 위한 이유식을 만들고도 남으면, 수육을 만들 생각이었다.
‘돼지고기 수육은 못 참지.’
“다 됐다. 그리마린 이 이유식 어떻게 가져갈 건데?”
시후는 아주 큰 쟁반에 몇 층으로 쌓아놓은 고기를 가리키며 물었다.
그러자 그리마린은 시동어 몇 마디를 중얼거렸다.
순식간에 사라진 고기를 담은 쟁반.
휘준이 그 모습을 보고는 놀라워했다.
“아이쿠? 인벤토리네.”
시후는 그리마린에게 남은 고기는 수수료로 먹는다고 하자 알겠다고 말한 뒤 날갯짓을 했다.
펄럭- 퍼러럭-
날갯짓에 꽤 센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휘이잉- 휘잉-
허공으로 떠 오른 그리마린은 시후에게 고맙다는 말을 한 뒤 둥지로 향했다.
“갔네. 아, 그런데 그리핀 새끼에게 돼지고기구이 해 줘도 되는 거겠지?”
시후는 뒤늦게서야 새끼들에게 만들어 준 음식이 마음에 걸렸다.
‘음…. 김치를 씻었다 해도 마늘이며 양파, 여러 양념이 베여있을 텐데. 괜찮으려나?’
시후는 머리를 털었다.
‘뭐 그리핀이니까 괜찮겠지?’
남은 고기를 한 덩이 들고 오는 휘준을 보며 시후는 웃고 말았다.
“야, 그렇게 먹고 싶었냐?”
“말도 마. 아까 진짜 너 만들 때 계속 집어 먹고 싶은 거 엄청- 참았다고. 빨리 구워주라.”
휘준의 독촉에 어쩔 수 없다는 듯 시후는 두툼하게 고기를 썰었다.
주위에 서 있는 블랙 고블린들도 부르자 시후 옆에서 엘라와 율이 튀어 올라왔다.
으앗-
-키득키득, 시후 친구 휘준 재밌어.
율이 휘준에게 다가가자 휘준은 손을 내밀어 율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촤아앗- 치익-
어디선가 넓적한 돌판을 구해온 아세트 장로를 휘준은 격하게 칭찬했다.
그리마린이 이 세계 모든 종족의 언어를 알아들을 수 있게 반지에 마법을 걸어 준 건지.
휘준의 말 역시 아세트도 이해했다.
“호오-. 그렇군요.”
아세트 장로의 얼굴이 불콰해져 있었다.
“그렇다니까요? 장로님? 저 친구가요 저희 세계에서 가게를 하는데. 음식을 기가 막히게 하지 뭡니까.”
두 사람은 어디서 난 건지 모를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시후는 휘준에게 핀잔주었다.
“너 내일 새벽에 가게 나가야 하는데 그렇게 마셔도 되냐?”
“어? 너가 해장국 끓여 주겠지.”
“뭐?”
휘준의 말에 시후는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었다.
초등학교 중학교의 왕따의 가해자와 피해자.
그러나. 과거를 청산하고 사장과 알바생이 되었다.
더 나가 이 세계 텃밭의 비밀을 함께 공유하게 된 초. 중학교 친구의 즐거운 모습을 보자 시후 역시 즐거웠다.
“그래, 내일 늦게 일어나기만 해봐라. 월세 주는 거 없었던 일로 할 거다.”
“……. 집주인 아니 사장님. 그러시는 거 아닙니다. 사나이가 한번 약속했으면 지키셔야죠.”
시후는 어이없다는 듯 휘준을 보며 톡 쏘았다.
“뭐래? 생각해 본다고 했지. 월세 아직 안 놨다?”
“아이고- 사장님. 아니 집 주인님.”
휘준은 비굴할 정도로 손을 비벼대고 있었다.
“됐다. 인마. 그만해.”
“그럴까?”
오늘 보니 휘준은 넉살도 좋았다.
그 모습에 허허거리며 웃으며 두 사람은 고블린 종족에게 구운 고기를 나눠줬다.
* * *
다음 날 아침.
시후는 꼭두새벽 휘준을 데리고 텃밭으로 향했다.
톡- 토옥-
시후가 텃밭 작물을 따고 있을 때.
술과 잠이 덜 깬 휘준이 흐느적거리며 다가오며 중얼거렸다.
“으아-. 잠이 안 깬다고. 친구야.”
그 모습을 본 시후는 휘준을 가리키며 중얼거렸다.
‘워터 샤워.’
휘준은 보지 못했지만 머리 위에 주먹만 한 물 덩어리가 생겨났다.
손가락을 휘준을 가리키며 위에서 아래로 그어 내리자.
촤아아악-
“으앗-. 차가워.”
물에 빠진 생쥐가 된 휘준은 머리를 털어내며 하늘을 보며 말했다.
“갑자기 웬 비?”
“비는 무슨? 잠은 깼냐?”
시후의 말에 기대하는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왜 그런 느끼한 눈으로 보는데?”
“사장님. 혹시? 마법을 쓰신 겁니까?”
휘준의 경어에 징그럽다는 듯.
“뭐래?”
시후는 투덜거리듯 이야기하고는 휘준의 젖은 옷을 마법으로 말려주었다.
와아앗-
휘준의 입에서 경악성이 터졌다.
“미친? 뭐야? 방금 젖었는데… 금방 다 말랐어. 시후 너지? 네가 그랬지?”
시후는 그 모습을 보고는 피식 웃으며 휘준을 지나쳤다.
“뭐래? 빨리 가자.”
“너 마법 쓸 수 있는 거 맞지?”
휘준의 물음에 대답을 하지 않고 묵묵히 걸었다.
시후는 물과 얼음 마법을 쓸 수 있게 된 것을 떠올렸다.
기초는 아세트 장로에게 배웠다.
거기다 응용을 할 수 있는 심화 버전은 정령의 개인과외를 받았었다.
‘으…. 그때 생각하면.’
시후는 정령의 과외수업 받던 때를 떠올리고 얼굴을 쓸어내리며,가벼운 한숨을 내쉬었다.
두 사람은 과실수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과일이 주렁주렁 열린 곳을 보며. 휘준은 무슨 과일인지 궁금해했다.
“이거 무슨 과일이냐? 샤인 머스캣 같기도 하고, 알이 무슨 애 주먹만 하냐?”
휘준이 포도처럼 생긴 과일을 가리키며 묻자.
“저거 사과 포도인데.”
시후가 하나 똑 때어 휘준에게 던지며 말했다.
“그거 먹어보면 샤인 머스캣이랑 사과랑 섞어 놓은 맛이나. 효과는 소화 촉진인 것 같더라.”
휘준은 시후가 던진 사과 포도 한 알을 씹어먹으며 어디선가 먹어본 느낌을 받았다.
“이거 디저트 아이스크림이랑 같은 맛이 나네?”
“어, 그거 맞아. 과일즙을 이용해서 대패 아이스크림으로 만들었거든.”
으음-
휘준은 뭔가 생각하는 듯 턱을 쓰다듬고 있었다.
“왜 그래? 손이 놀고 있다? 빨리 해. 출근해야 되니까.”
“아- 그래. 혹시 너 만드는 음식 중에서 여기 재료들 들어가는 거지?”
“어. 거기다가 도매상에서 납품 들어오는 재료랑 섞는 게 음식이 더 맛있더라.”
“그래? 그래서 사장님 오늘 직원 식사는 뭡니까?”
“뭐래? 하는 거 봐서.”
휘준을 지나쳐 두릅나무 쪽으로 향했다.
뒤따라온 휘준에게 두릅의 어린 순을 보여주며 따 달라고 부탁했다.
텃밭에서의 모든 일이 끝난 뒤.
안방으로 올라가는 입구 쪽에 망태기를 내려놓고 휘준을 보았다.
“이제 물고기만 좀 잡아서 올라가자.”
물고기라는 말에 놀란 표정이었다.
“뭐? 물고기? 여기 바다도 있었어?”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손가락으로 멀리 보이는 산맥을 가리켰다.
“바다도 있고, 저기 보이냐?”
“저 산속에 자연산 송이부터 시작해서 엄청 많을 것 같지 않냐? 쉬는 날. 가서 좀 뒤져 보자.”
시후의 말에 표정이 살짝 일그러진 휘준이었다.
“헐? 너무 부리시는 거 아님?”
“그래? 바다에서 조개랑 생선 좀 잡아서 해장국 끓이려 했더니. 포기?”
시후의 말에 휘준은 바로 꼬리를 내리고 따라나섰다.
찌르르르-
새소리에 하늘을 올려다본 시후는 급 강하 하는 그리핀 한 마리를 보았다.
-시후.
그리핀 그리마린 이었다.
시후는 공중에서 날개를 활짝 펼치고 활강하는 그리핀을 보며 머리를 기울였다.
“뭐지? 나 바쁜데….”
그리핀은 지상에 내려오지 않고 공중에서 날개짓을 하며 부리를 움직였다.
-전에 해줬던 오크 요리 무슨 짓을 한 건가?
그리마린의 말에 무슨 일이 있는가 싶었다.
“먹고 애들 설사했어? 아니면 구토?”
-아니다.
“그러면?”
-도통 날개를 펴지도 못하던 아이들이 시후가 만든 음식을 먹고, 날갯짓하며 조금씩이지만 날려고 하고 있다.
그리마린의 말에 조금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목이 기울어졌다.
“좋은 거 아냐?”
그리마린은 공중에서 기쁨을 표현하듯 상승과 하강을 반복했다.
그리마린은 말을 이었다.
거리가 멀었지만
정확하게 귀에 꽂히는 기쁨에 젖은 음성이었다.
-그렇다. 너무 기쁜 나머지. 음식에 무슨 짓을 한 건지 궁금해서 왔다.
“음식에 무슨 짓을 하긴 뭔 짓을 해. 정성껏 만들었을 뿐이야. 나 출근해야 해서 바다 좀 들러…. 아! 그리마린 나 좀 태워주라.”
시후의 부탁에 그리마린은 천천히 하강했다.
두 사람이 등에 올라타자 날갯짓을 하며 공중에 떠올랐다.
펄럭-
그리핀의 등위에서 지상을 내려다보는 기분이 묘했다.
바람이 몸을 훑고 가는 느낌이 꽤 좋았다.
시후의 뒤에 탄 휘준은 다시 한번 하늘을 난다며 좋아했다.
퍼럭-
-시후 바다에 도착했다.
그리마린의 말에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바닷속이 투명하게 보였다.
등 뒤에서 휘준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 세계 텃밭 재료로 천재요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