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chef using garden ingredients from this world?! RAW novel - Chapter 53
52화
시후는 침대에 누워 천장을 쳐다보고 있었다.
스스로의 목표를 떠 올려 보았다.
그리고 조금 전 휘준의 이야기에 마음이 조금 흔들리는 시후였다.
‘재밌을 것 같긴 한데…. 가게 일에 나의 소중한 노동력들의 문제 그리고 학업까지 있으니 쉽지 않네.’
시후는 휘준이 진행하는 ‘간단 요리’ 컨셉 방송에 출연하고 싶긴 했다.
많은 이들이 자신이 만든 요리를 먹고 각자 행복한 미소를 짓는 모습을 보는 것.
또한, 상황 속에서 힘듦을 느끼고 있을 때.
그 힘듦을 이겨 낼 수 있는 힘을 음식에서 얻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
시후는 자신이 가게를 하는 목적도 그 이유였다.
사람들이 음식을 먹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것.
그 모습을 보며 시후 역시 마음의 상처가 메워지고 있었다.
거기다 휘준에게 들었던 얻는 이득은 그렇게 흥미가 당기지 않았다.
“내가 채널 수익 5 줄게.”
“왜? 반띵인데? 내가 요리해 주잖아.”
“그럼 6 줄게.”
휘준의 말에 시후는 장난스레 한쪽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아니 7 내놔.”
“너-. 돈도 많이 벌잖아.”
휘준은 돈도 많은 놈이 욕심부린다는 표정으로 말을 했다.
시후는 그 표정에 장난기 어린 얼굴로 말했다.
“그럼 방 뺄래?”
시후의 장난기 어린 얼굴을 본 휘준 역시 장난스럽게 이야기했다.
“아이고- 이런 치사한 사장님. 집주인님. 어디 서러워서 살겠나. 알았다. 7 너가 가져가라. 대신. 간편 요리 컨셉 꼭 진행하는 거다?.”
“어. 그럴게.”
시후는 이미 돈은 잘 벌고 있었기에 액수는 큰 상관이 없었다.
그럼에도 휘준에게 많은 몫을 받는다면 가격 걱정 없이 질 좋은 음식을 손님들에게 내보일 수 있기 때문이었다.
‘나의 요리로 사람들이 행복해한다면? 해볼 만 하겠지?’
쉬으- 스으-
시후는 생각을 끝내고 바로 고른 숨소리를 내며 잠에 빠졌다.
* * *
띠로- 띠리리-
끄으으-
시후는 기지개를 피며 핸드폰 시계를 찾아 눌렀다.
타악-
비몽사몽한 눈으로 시계를 본 시후.
05:00.
늘 그렇듯 일찍 일어난 시후.
기지개를 폈다.
부엌에서 물 한잔을 따라 들이켰다.
꿀꺽- 꿀꺽-
‘오늘도 재료를 좀 가져와야 하니까….’
시후는 부엌에 있던 망태기를 들고 이 세계 텃밭으로 향했다.
시후가 텃밭으로 들어올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공기가 너무 좋았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머리카락을 헝클였다.
* * *
텃밭에서 가져온 망태기를 부엌에 내려다 놓으면서 시후는 헛웃음을 터트렸다.
“애들이 보기보다 똑똑하네.”
텃밭으로 내려갔더니 엘라와 율이 기다렸다는 듯 시후를 맞이했다.
거기다 시후가 도움을 요청하자.
둘은 빠르게 시후가 항상 채집해 가는 채소와 과일 그리고 생선들을 가져왔다.
엘라가 잡아 온 생선은 물 그물에 있던 상태였다.
받은 물 그물 상태 그대로 인벤토리에 들어가 있다.
그리고 망태기 안엔 시후가 원했던 모든 텃밭 재료들이 들어있었다.
거기다 재료별로 분류까지 딱 되어 있었다.
망태기 안을 본 뒤 시후는 아이들에게 수고했다며 젤리가 가득 담긴 통을 건네주자.
율과 엘라는 기뻐하고는 금방 사라졌다.
물론 감사 인사를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시후는 그들을 떠올리고는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통- 토옹-
시후가 빠르게 콩 껍질을 까고 있을 때 휘준의 방문이 열리는 것을 보았다.
그는 부스스한 모습으로 하품을 하며 나왔다.
“잘 잤냐?”
“아- 아- 어.”
목이 꽉 막힌 듯한 휘준의 목소리.
“뭐냐? 어디 아파?”
“아니. 아침이라 목이 막히네. 그건 그렇고 내방 콩나물이 정글을 이뤘어.”
“아-. 그거 여기에 전부 뽑아서 나와라.”
시후는 휘준에게 스테인리스 볼 큰 것을 하나 주었다.
그릇을 받은 휘준은 방으로 들어갔다가 콩나물을 전부 담아 나왔다.
콩이 좋아서일까?
콩나물 특유의 냄새가 역하지 않고 오히려 향이 향긋하며 싱싱하다는 느낌을 주었다.
시후는 콩나물을 비닐백에 담아 박스에 넣고는 자리에 앉아 다시 콩을 까기 시작했다.
물을 마시는 휘준을 보며.
“앉아서 콩 좀 까자.”
시후의 말에 휘준은 대충 얼굴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아침부터 가게 일입니까? 사장님?”
휘준의 핀잔에 시후는 피식 웃고 말았다.
“어.”
“이거 작업 다 하고 가게 가져갈 거냐?”
“어. 오늘도 손님이 많을 것 같다.”
시후의 말에 휘준은 오늘도 죽었구나 싶었다.
휘준은 가게 일이 바빴지만, 재밌었다.
사람들이 맛있다며 들어올 땐 지쳐 들어왔다가 나갈 땐 즐겁게 나가는 모습이 신기했다.
시후가 해주는 밥을 먹고, 강의 듣고 누군가 있는 집에 들어가니 그것만으로도 좋았다.
“야- 강시후.”
시후는 콩을 까던 손을 멈추고 휘준을 보았다.
휘준은 시후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그런 휘준의 마음을 모른 듯 시후는 콩을 까며 계속 그의 얼굴을 보고 있었다.
‘보기 싫었을 텐데….’
가끔 어릴 적 철없던 시절을 덮고 함께 지내주는 그의 마음이 고마웠다.
“고맙다.”
휘준의 말에 시후는 황당한 얼굴로 말했다.
“뭐? 인마. 콩 까다 말고 콩 까는 소리하네? 콩이나 까- 빨리하고 가야 해.”
“어-.”
시후와 휘준이 손을 빠르게 움직이자 콩은 금방 수북하게 쌓였다.
콩까는 것을 끝내자 휘준은 씻고 시후는 빠르게 콩 국물을 내기 시작했다.
* * *
유새싹과 위주하는 오늘도 [SeeYou]앞에서 줄을 선 뒤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어서 오세요. 편한 자리에 앉으세요.”
휘준의 안내에 두 학생은 테이블 석에 앉은 뒤 메뉴를 고르기 시작했다.
휘준이 다가와 메뉴를 묻자 두 사람은 메뉴판을 덮으며 말했다.
“저. 고등어 파스타랑 오늘의 메뉴 주세요.”
유새싹은 고등어 파스타에 매료되어있는 상태였다.
유새싹이 메뉴를 고르자 위주하 역시도 메뉴를 골랐다.
“저는 두부 스테이크 하나 주세요.”
휘준이 두 사람의 주문을 받은 뒤 주방에 알려 준 다음 다른 손님께 향할 때였다.
“저기요-”
유새싹이 휘준을 부른 것이었다.
“네?”
유새싹이 목소리를 낮추고는 소곤거리는 듯 휘준에게 질문을 했다.
“그-. 어제요. 방송하셨잖아요. 그, 채팅창에 올라왔던 그거 하실 거예요?”
“아-. 방송 보셨나 보네요.”
“네. 저기 쉐프님이 방송 나오면 좋을 것 같아요. 진짜 여기 요리 맛있잖아요.”
유새싹이 이야기하자 위주하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휘준 역시 시후의 요리 실력을 인정했다.
“그건 저도 인정해요. 저희 쉐프 솜씨가 좀 좋죠.”
“그. 만약 하신다면 첫 번째 요리로 다이어트 요리해주시면 안 될까요?”
휘준은 여학생들에게 대답을 해주려 할 때 다른 손님의 부름을 들었다.
“저기요! 주문받으세요.”
학생들 옆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휘준을 다른 손님이 불렀다.
“그럼-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네.”
휘준은 자신을 부른 손님에게 다가가 메뉴를 받아 적기 시작했다.
주방에서 날아다니듯 움직이는 시후였지만, 홀의 상황을 지켜 보고 있었다.
‘오늘의 메뉴 주문이 역시나 많네.’
시후는 집에서 가져왔던 콩 국물만으로 콩국수를 전부 소화해내기엔 좀 모자라는 듯 보였다.
눈으로 가져온 콩 국물을 확인한 뒤.
도매상에서 미리 주문해 놓았던 시판용 콩 국물과 이 세계 텃밭의 콩을 간 콩 국물을 섞어 본 시후였다.
후릅-
시후는 국물을 조금 맛본 뒤 눈이 커졌다.
‘오- 이게 더 감칠맛 있는데? 소금 안 써도 되겠네.’
시후는 빠르게 두 콩 국물을 섞은 뒤 오늘의 메뉴인 콩국수를 손님들에게 대접하기 시작했다.
오늘의 메뉴를 맛본 손님들은 하나같이 칭찬 일색이었다.
“저….”
하윤이 주방을 보고 있을 때 누군가 조심스레 불렀다.
“네. 말씀하세요.”
“가게 끝나라면 앞으로 40분 정도 남은 거죠?”
하윤은 가게 시계에 시선을 준 뒤 대답을 했다.
“네? 네.”
“그러면 기다렸다가 잠시 사장님을 좀 뵐 수 있을까요?”
하윤은 시후에게 가서 묻기 전에 먼저 물어보았다.
“어…. 혹시 약속하셨나요?”
“아-. 약속까지는 아니지만, 통화는 했었습니다.”
하윤은 시후와 통화를 했다는 말에 손님의 이름을 물어보았다.
“유하늘이라고 합니다.”
그는 품에서 명함 꺼내 하윤에게 건넸다.
하윤의 눈빛에서 흥미로움이 스쳐 지나갔다.
“사장님께 전하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시고. 주문은 정하셨습니까?”
하윤의 정중한 말에 유하늘은 메뉴를 아직 고르지 못했다고 이야기했다.
유하늘이 메뉴를 고르는 사이 하윤은 주방으로 향했다.
“너 찾는 분 오셨는데?”
하윤의 말에 시후의 표정에선 의문이 떠올랐다.
“네? 절 누가 찾아요?”
하윤은 명함을 보여주었다.
“아- 나무 아버님이 오셨구나.”
“나무 아버님? 그게 누구야?”
하윤의 질문에 시후는 간단하게 있었던 일을 설명했다.
그러자 하윤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은 일 했네 했어.”
하윤의 칭찬에 조금은 머쓱해진 채 들어온 주문들을 하나씩 쳐 내기 시작했다.
하윤은 유하늘에게서 주문을 받아 다시 주방으로 들어왔다.
“그 나무 아버님이라는 분 메뉴 오늘의 메뉴다.”
시후는 콩 국물 남은 것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이네요. 오늘의 메뉴 한 2세트 남았어요. 형.”
“어. 알겠다.”
하윤은 시후의 오늘의 메뉴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다시 홀로 향했다.
유하늘은 가게의 손님들의 표정을 보며 의아했다.
다들 행복한 듯한 표정으로 먹고 있었다.
의무적으로 밥때니까 먹는 표정이 아니었다.
그 표정에 유하늘의 머리가 살짝 기울어졌다.
‘대체 어떻게 하면 저런 표정들을 모든 손님이 지을 수 있을까?’
정말 기다렸다가 맛있는 것을 먹을 때의 표정이었다.
유하늘은 주문한 ‘오늘의 메뉴’가 기대되었다.
라스트 오더를 직원들이 받아 주방에 알려주는 게 보였다.
‘가게를 벌써 닫는다고?’
유하늘은 다시 한번 손님들을 쳐다보았다.
그들은 기다렸다가 먹고 갈 수 있음에 안도하는 표정이었다.
‘어떻게?’
손님들의 반응이 이해가 잘되지 않은 유하늘이었다.
가게의 영업시간 그리고 손님들의 표정.
유하늘은 가방을 힐끔 쳐다보았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유하늘 앞에 내려앉은 것은.
자신이 주문한 ‘오늘의 메뉴’였다.
“오-”
유하늘은 감탄사를 뱉을 수밖에 없었다.
날도 점차 더워지고 어릴 적부터 좋아했던 콩국수가 당겼던 참이었다.
그런데 멋모르고 시킨 ‘오늘의 메뉴’에서 콩국수가 나오자 유하늘은 기분이 좋아졌다.
가지런히 놓여 있는 유기 숟가락을 들고 콩국을 한입 떠먹어 보았다.
후릅-
유하늘은 경악했다.
콩 비린내 하나 없고, 정말 신선한 콩을 그대로 갈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오-. 여기 잘 되는 이유가 있었구나. 소문도 소문이었지만…. 직접 와 보길 잘했네.’
거기다 유하늘은 콩국수에 소금을 넣고 섞은 뒤 다시 한번 더 맛을 보았다.
‘크으- 그래. 이 맛이지. 어릴 적 할머니가 해준 콩국 맛.’
유하늘은 숟가락을 놓고 유기 젓가락을 들고는 콩국수를 잘 섞었다.
후르릅-
입안으로 들어오는 면의 부드러움과 탄력을 느끼고 있을 때 즈음.
콩국물이 자신의 존재를 잊지 말라는 듯 감칠맛의 폭탄이 혀를 자극했다.
유하늘은 콩국수 한입에 할머니가 떠올랐다.
‘맛있네…. 할머니가 해주신 딱 그 콩국수 맛이네.’
유하늘은 정신없이 콩국수를 먹기 시작했다.
“하아- 맛있었다.”
타악-
그때 유하늘의 테이블 위에 시원한 청귤 에이드 한잔이 놓이고 익숙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안녕하세요. 나무 아버님.”
이 세계 텃밭 재료로 천재요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