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chef using garden ingredients from this world?! RAW novel - Chapter 68
67화
하윤은 캠핑카 밖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있었다.
주위 텐트들과 많이 떨어져 있기도 했고, 호수 방향으로 출입문이 있었기에 아이들이 밖에 나와도 보이지 않는 위치였다.
시후는 캠핑카 안에서 네 명이 먹을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다.
“형- 닭볶음탕에 소주 한잔하실래요?”
시후는 강훈을 보며 물었다.
“어우- 좋지. 어떻게 알았냐? 칼칼하면서 얼큰한 닭볶음탕이 먹고 싶었는데?”
강훈의 말에 하윤이 한마디 했다.
“형- 시후. 사람이 먹고 싶은 거 잘 알더라니까요. 얼마 전 제 생일상 차려 주었는데 진짜 와- 제가 먹고 싶었던 음식들만 골라서 만들어 줬는데 진짜 끝내줬어요.”
하윤의 말에 강훈의 표정이 일순 바뀌었다.
“생일- 상?”
강훈은 하윤의 생일상 이야기를 듣자.
하윤의 생일을 잊어버리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요? 형?”
강훈에게 남인 척 질문을 하던 하윤을 보며 실수할 뻔한 것을 깨달았다.
“어? 아니. 아니야.”
하윤은 강훈이 왜 그런지 알 것 같았다.
“너무 신경 쓰지 마요. 형.”
“어? 어. 나중에 이야기하자.”
하윤은 모닥불에 장작 토막을 넣을 때였다.
주위가 어둑어둑 해질 무렵이었다.
호수 쪽에서 뭔가 캠핑카쪽으로 둥둥 떠서 다가오는 게 보였다.
그 물체는 자세히 보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았다.
강훈은 눈매를 좁혔다.
‘뭐지?’
강훈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시야에 닿는 이는 강훈의 외사촌 주하윤 외엔 없었다.
호숫가 가까이엔 율과 엘라 그리고 캐논이라는 고양이(?)만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게 보였다.
강훈은 그때 눈동자 색이 푸른 물색으로 변해 있는 고양이 한 마리를 보았다.
그 고양이(?)가 손을 춤추듯 흔들고 있었다.
“뭐하니?”
강훈은 호기심에 아이 근처로 다가가 물었다.
그러자 엘라가 강훈을 보며 말했다.
-시후가 물고기 잡아 오면 요리해 준다고 했어.
“물고기 요리?”
-응. 이곳에. 각시 물고기 많아.
“각시? 물고기?”
-응 각시물고기.
강훈은 엘라의 말이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이리저리 손짓을 하며 이야기하는 엘라의 모습이 귀여워 강훈은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엘라는 마지막 손짓으로 누군가 만들어 놓은 듯한 나무통에 물고기를 담았다.
강훈이 통을 들여다보자 강훈의 손끝에서 팔꿈치 길이의 물고기들이 잡혀있었다.
-시후한테 가야지.
엘라는 그 말을 남기고는 강훈의 눈앞에서 사라졌다.
“어? 어?”
강훈은 놀란 눈으로 엘라를 찾았다.
옆에 앉아 있던 율이 한숨을 내쉬며 강훈에게 말했다.
-엘라. 그림자 이동했어. 놀라 지마.
들려오는 말에 강훈은 그를 쳐다보았다.
“네가 율이라고 했던가?”
강훈의 질문에 율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에 강훈은 율에게 궁금했던 것을 물어보았다.
-시후? 내가 그리핀에게 당했을 때 날 데리고 동물병원이라는 곳에 데려다주었어. 그때, 시후는 착한 인간이라는 것을 알았어.
율은 호수를 보며 계속 읊조리듯 말을 하기 시작했다.
강훈은 율에게 모든 이야기를 듣고는 시후를 바라보았다.
시후는 엘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활짝 웃고 있었다.
강훈의 기억엔 시후가 저렇게 활짝 웃었던 적이 아르바이트 초기였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부터는 웃는 일이 잘 없었다.
낮에 아이들을 따끔하게 혼내준 뒤 사탕을 주던 모습에서 강훈은 피식 웃어버리고 말았다.
마치 삼촌이 조카를 야단친 뒤 달래기 위해 사탕 주는 것과 비슷했다.
강훈은 율에게 말했다.
“율-. 시후 잘 부탁해.”
-응? 무슨 말이야? 시후를 왜 부탁해?
강훈은 율의 말에 웃고 말았다.
그리고는 율의 머리를 가만히 쓰다듬어 주었다.
“형- 오세요.”
시후의 목소리에 강훈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율과 캐논 역시 뒤따랐다.
캠핑카 주위로 도착하니 이미 모여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먹음직스러운 닭볶음탕이 놓여 있었다.
테이블 가운데에는 모닥불을 피울 수 있도록 움푹 파여 있어서 그 아래쪽에서 열기가 은은히 전해졌다.
그 옆엔 조금 전 엘라가 잡아 온 물고기가 꼬치에 꽂힌 채 모닥불에 세워져 있었다.
물고기에서 흘러나오는 기름이 고소한 냄새를 풍겼다.
-와. 냄새.
-마, 맛있.겠다.
엘라와 캐논은 이미 침을 줄줄 흘리고 있었다.
율은 물고기를 가만히 쳐다보다 닭볶음탕을 보고는 시후에게 말했다.
-시후. 나도 줘. 저 빨간 거. 저기 서 쿠코크 냄새가 나.
율의 말에 시후는 피식 웃었다.
당연하다면 당연할까? 닭이었으니까.
시후는 그릇에 닭볶음탕을 조금 떠서 율에게 주었다.
그 모습을 본 세 사람의 눈이 커졌다.
그리고는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동물에게 매운 거 주면 죽어.”
아-. 그 말도 맞지.
시후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얘네 잡식이에요. 엄청나게 잘 먹어요. 매운 건 오늘 처음이긴 한데….”
시후의 시선이 율에게 향했다.
조심스럽게 냄새를 맡고 그 뒤 스푼을 든 뒤 국물을 조심스레 떠올리는 모습이 인형 같았다.
시후까지 네 명의 시선은 율에게 향했다.
꿀꺽-
국물을 떠먹는 율의 모습에 네 명은 절로 입가에 삼촌 미소가 걸렸다.
율의 까만 얼굴이 점차 붉어지기 시작한 것을 먼저 눈치챈 이는 시후였다.
냉장고에서 우유 한 팩을 꺼내 따라 율에게 건넸다.
“맵지?”
-응. 많이 매웠어. 미친 불닭 볶음…. 크흡.
시후는 순간 귀를 의심했다.
미친 불닭?
시후는 휘준을 보았다.
휘준의 눈이 커질 만큼 커져 째질 정도 부릅뜨고 있었다.
시후가 휘준을 보며 묻자.
“기수 만나고 스트레스 받아서 편의점에서 불닭 먹었는데….”
휘준의 말에 시후는 이마를 짚었다.
‘아이들이 가끔 자신의 그림자를 통해 현실로 온 뒤 휘준을 따라다니기도 했던가?’
시후는 아이들에게 단단히 주의를 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괜히 이쪽 세계에서 들키기라도 하면 끌려갈 수도 있을 테니까.
워낙에 현실에선 신기한 동물만 봐도 인터넷이나 방송에 나오지 않던가?
시후의 표정이 없어지자 율이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율, 엘라. 캐논 이리 와볼래?”
시후는 세 아이들을 불렀다.
아이들이 앉아야 할 의자가 없자 율이 장작으로 가져온 나무를 종종거리며 가져왔다.
그리고 손짓 한 번 하자 나무 장작에서 줄기가 자라 의자로 변했다.
세 아이들이 나무 의자에 앉자 어른 세 명은 그들을 귀엽다는 듯 보고 있었다.
“너희들 솔직히 말해봐. 나 따라 몇 번이나 이쪽으로 건너왔어?”
시후의 목소리에서 냉기가 풍기기 시작하자 아이들은 서로 손을 꼭 잡았다.
시후의 표정을 살핀 율이 먼저 입을 열었다.
-처음엔, 엘라가 시후를 따라갔어.
율은 엘라가 시후를 따라간 뒤, 현실에서 너무나 신기한 것들이 많음을 알았다.
엘라가 다녀와 율에게 자랑을 늘어놓은 게 화근이었다.
엘라의 자랑에 율은 시후를 기다렸다.
그리고는 시후를 따라 나갔을 때 근처에 휘준이 있었다고 한다.
그리곤 휘준의 그림자 속에 숨어 세상을 구경했다고 한다.
휘준이 만나는 사람도 보았고 혼자 한숨을 쉬며 컵라면 먹는 것도 보고 자기도 먹어 보았다고 했다.
엄청 매워서 엉엉 울었다고도 했다.
그 말에 시후는 휘준을 보았다.
“너 라면 안 먹는다며?”
시후의 질문에 휘준은 그날 너무 스트레스 받았다고 했다.
그리고 그날 동기 여학생들이 불닭면을 먹으면 해소된다는 말에 먹어 보았다고 했다.
거기까지 이야길 듣자 시후는 다시 율을 보았다.
“그래서? 그 외에 나 따라 나온 애들 있어?”
시후의 질문에 율은 고개를 저었다.
이 말괄량이와 개구쟁이를 어쩌면 좋을까?
시후는 아이들 앞에서 표정을 굳힌 뒤 또박또박 이야기했다.
“이곳은 위험해. 너희들 발견되면 잡아서 너희 배를 가르고 눈도 뽑으면서 실험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어. 알아?”
시후의 말에 하윤과 강훈은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시후는 강훈과 하윤을 힐끔 보았다.
웃음을 참고 있는 게 보였다.
휘준은 애들을 너무 무섭게 한다며 한 소리 했다.
덜커엉-
강훈과 하윤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형들 왜요?”
시후의 말에 강훈과 하윤은 입술에 힘을 주며 말했다.
“아냐- 애들한테 단단히 주의 주는 게 맞지. 응 그래.”
그때 율과 엘라 캐논이 시후에게 애절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시후. 물꼬기 타는데?
-먹고 야단맞을게.
-물고기…. 타.
시후의 시선에도 꼬치에 꽂아 둔 물고기들이 타는 모습이 보였다.
“어? 휘준아. 빨리 저거 빼자.”
“어? 어어-.”
두 사람은 빠르게 꼬치를 모닥불에서 뺀 뒤 아이들에게 건네주었다.
꼬치 하나씩 들고 조금씩 물고기를 뜯어먹는 모습.
조금 떨어진 곳에서 강훈과 하윤도 보며 슬쩍 미소 짓고 있었다.
“형- 왜 불렀어요?”
“시후 말이야. 많이 변한 거 같아서.”
강훈의 말에 하윤 역시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들이 알던 냉막한 표정에 일만 묵묵히 하고 손님에게만 미소 짓던 시후.
그런 시후가 휘준과 이 세계에서 왔다는 아이들과 함께하면서 표정이 풍부해져 있었다.
“휘준이도 시후랑 있으면서 좀 변했어요.”
“그래?”
하윤은 휘준이에 대한 이야길 강훈에게 해 주었다.
강훈은 방송으로 휘준이 자신의 과거를 고백하는 영상을 보았었다.
시후가 그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도 보았다.
그래서 두 사람이 어떤 관계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너도 저 둘 사이 알지?”
“듣긴 했어요.”
두 사람만 있으면 둘 다 평상시처럼 이야기하지만, 시후와 휘준이 있는 장소에서는 철저하게 타인인 척했다.
혀엉-
시후가 손짓하며 그들을 부르자 강훈과 하윤은 캠핑카 근처로 향했다.
강훈은 웃으면서 다가가 물었다.
“이야기 끝났냐?”
“네-. 아이들도 이해했고, 이번 여행은 봐 주….”
시후는 말을 끝맺지 못했다.
엄지에 꼈던 반지에서 붉은빛이 나기 시작했다.
그 빛을 본 아이들은 시후 뒤로 빠르게 숨었다.
-자. 장로가 온다.
-으악. 혼나. 숨어.
-시후. 말 좀 잘해줘.
아이들은 시후 뒤로 숨은 뒤.
오돌오돌 떨기 시작했다.
그때.
테이블 가운데 있는 모닥불 위에 붉은색 선이 그어지기 시작했다.
슈우웃-
붉은색 선이 면이 되었다.
점차 커진 한 면이 한 사람이 통과할 크기가 될 때 지팡이가 툭 튀어나왔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네 명의 머릿속엔 각자의 생각이 떠 올랐다.
‘저기로 나오면 바로 구워지지 않을까?’
‘저거 치워야 하나?’
‘아니 어떻게 여기를?’
‘오? 뭐야? 뭐야? 판타지? 이게 판타지?’
면적이 커지고 아세트 장로가 얼굴을 내밀었다.
정면에 보이는 시후를 보며 한 걸음 내딛으려 할 때.
“장로님. 나오지 마세요.”
시후의 말에 세 사람의 고개가 살짝 기울어졌다.
“왜 말리시는 겁니까?”
아세트 장로의 말에 시후는 손가락으로 아래를 가리켰다.
타닥- 탁
모닥불이 피어오르는 것을 본 아세트는 허허 웃으면서 시후의 다리 쪽으로 뛰어내렸다.
시후 일행은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갑자기 허공에 공간이 열린 뒤 검은 생명체가 튀어나오는 것에 놀랐다.
터헉-
시후는 아세트가 무릎 위에 떨어졌을 때, 무거울 줄 알았다.
‘가볍네.’
시후는 아세트 장로를 안아 바닥에 내려 주었다.
강훈은 주위를 빠르게 훑어보았다.
다행히 캠핑카 주위로 텐트며 차량이며 보이지 않았다.
시후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아세트 장로를 보며 물었다.
“어, 어떻게 이곳을….”
시후의 물음에 장로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시후 님의 손가락에 그 반지가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습니다.”
아세트 장로의 말에 시후는 뒷골이 당기고 속이 답답해졌다.
하아-
이 세계 텃밭 재료로 천재요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