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chef using garden ingredients from this world?! RAW novel - Chapter 70
69화
시후는 캠핑용 테이블 위를 올라가려다 순간 흠칫했다.
시후와 하윤 두 사람이 이 테이블을 밟는다면?
테이블의 운명이 보이는 듯했다.
시후는 율을 불렀다.
“율-. 그 장작의 나뭇가지로 나와 저 형을 감아 올려줄래?”
율은 시후의 말을 이해하고는 장작 하나를 종종거리며 가져왔다.
율이 손짓을 하자 그의 눈동자가 짙은 녹색으로 변했다.
촤라락-
마른 장작에서 싹을 틔운 잎과 나뭇가지가 길게 자라났다.
그리고 그 나뭇가지는 시후와 하윤의 허리로 다가와 감쌌다.
그리고 시후가 율에게 들어 달라 말하자.
율은 두 사람을 들어 올려 모닥불 위에 있는 붉은 게이트로 넣었다.
“금방 다녀올게요.”
시후가 강훈과 휘준을 보며 말하자 그들은 손을 흔들어주었다.
* * *
타악-
두 사람은 바닥에 착지했다.
아세트 장로는 시후의 품에서 ‘음냐냐-’ 거리며 편하게 잠들어 있었다.
한편 하윤은 주위를 두리번거리기 바빴다.
“목가적인 분위기네?”
“그렇죠?”
찌르르르르-
하늘에서 울리는 소리에 하윤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뭐, 뭐야- 저건. 무슨 저런 생물이?”
하윤의 놀란 음성에 시후는 피식 웃었다.
“형-. 진정해요.”
하윤은 눈을 가늘게 뜨고 하늘에서 활강하는 생물을 자세히 보려 했다.
“저- 생김새는 그리핀?”
하윤이 놀란 눈으로 시후를 쳐다보았다.
고개를 끄덕인 시후는 고블린 마을로 향했다.
“야- 너 어디가?”
“장로 집으로요.”
“장로 집?”
시후는 앞서 걸어가자 그림자에서 뭔가가 솟구쳐 올랐다.
“시후님-. 오셨습니까?”
그 고블린은 시후를 보자 울상을 지었다.
“저, 저희 장로님이 아이들을 찾으러 가셨다가 안오…. 어?”
그는 시후의 품속에 얌전히 웅크려서 자고 있는 아세트 장로를 보았다.
“자, 장로님- 아이고-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그의 호들갑에 장로는 시후의 품에서 손을 휘저었다.
시후는 그 마법진을 보며 중얼거렸다.
“헐- 사일런스 마법.”
눈 앞의 블랙 고블린은 한숨을 내 쉬며 터덜거리며 마을로 향했다.
분명 뭐라고 중얼거리는 모습이 보였지만 들리진 않았다.
시후 뒤에 있었던 하윤은 마법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니 품에 안겨 있는 장로- 술 취하면 여러 사람 괴롭겠네.”
하윤의 말에 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세트 집에 도착하자 앞서갔던 고블린이 문을 열어 주었다.
집 천장은 높았지만 놓인 가구들은 전부 고블린 키에 맞춰져 있었다.
시후는 방 안으로 들어가 침대에 아세트를 눕혔다.
꽈악-
아세트의 손이 시후의 옷자락을 잡았다.
“아빠-. 가지마요.”
울먹이는 듯한 아세트 장로의 목소리.
시후는 그의 마음을 알 것 같았다.
옷자락을 잡은 손을 잡아 주며 그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자 아세트 장로는 편안한 숨을 내쉬었다.
“안녕히 주무세요. 장로님.”
달칵-
시후가 거실로 나오자 하윤이 신기한 눈으로 가구들을 구경 중이었다.
“형- 이제 가죠.”
“어? 어. 그래.”
시후와 하윤은 밖으로 나오자 조금 전 보았던 고블린이 장로를 데려다줘서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별말씀을요. 저흰 그럼 가 볼게요.”
“장로님 깨면 가시죠?”
“아뇨-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어서요.”
시후는 그렇게 이야기한 뒤 손을 허공에 내밀고 말했다.
“범위 지정 유휘준 기준. 게이트 생성”
슈차아앗-
장로가 설명해 준 대로 누군가를 기준으로 삼아야 했다.
강훈을 떠올리다 휘준을 기준 삼아 게이트를 열었다.
허공에 게이트가 열리자 하윤이 굉장히 신기한 듯 손을 집어넣었다.
으으악-
하윤은 누군가 손을 잡는 것을 보고 굉장히 놀라 손을 빼려 했다.
그러나 그 손은 강하게 하윤의 손을 잡아당겼다.
“뭐- 뭐야-. 이거 누가 잡아당기는 거야?”
“들어가요. 가-. 휘준이겠죠. 누군긴요.”
시후는 하윤을 게이트 안으로 밀어 넣으며 발을 내밀었다.
게이트 밖으로 나오자 역시나 휘준은 하윤의 손을 꽉 잡고는 키득거리고 있었다.
하윤은 휘준의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
“놀랬다 인마. 갑자기 손을 잡아당기니까.”
예상대로 휘준은 캠핑카 밖에서 강훈과 함께 있었다.
휘준은 하윤에게 설명을 했다.
“갑자기 게이트가 제 옆에 열리고 거기다 손이 튀어나와 제 얼굴을 만지려고 하니까 잡은 거죠.당길 생각은 없었어요.”
휘준은 하윤을 보곤 씨익 웃으며 물었다.
“어땠어요? 가 보니까?”
“뭘? 아- 굉장히 목가적이고 공기가 엄청 좋더라?”
공기가 좋다는 말에 강훈이 끼어들었다.
“공기가 얼마나 좋길래 그래?”
강훈의 질문에 하윤은 손짓, 발짓을 하며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던 시후는 피식 웃으며 캠핑카로 들어갔다.
“왜? 뭐 하려고?”
“어? 애들 고기 구워 주려고.”
시후가 고기라는 이야기를 하자 엘라, 율, 캐논의 눈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애들 조금 전에 닭볶음탕 하나를 국물 하나 안 남기고 다 먹었어.”
“맵다고 했는데?”
휘준은 아이들이 닭볶음탕을 먹을 때의 모습을 이야기해 주자 시후는 웃고 말았다.
그리고는 아이들을 보며 물었다.
“그렇게 맛있었어?”
-응, 시후 짱 요리 잘해.
-맛있었어. 시후. 매워도 좋았어.
-매, 매웠…어. 마, 맛있 었어.
시후는 아이들의 말에 피식 웃고는 가져온 소고기 안심 덩어리를 꺼내왔다.
“오- 안심이네?”
강훈이 보자마자 고기의 부위를 알았다.
역시 요리사였다.
“아이들 스테이크 해 주고 재워야죠.”
“먹고 재운다고?”
“얘들 배고프면 못 잔다고 하더라구요. 분명 새벽에 깨서 배고프다고 우는 것보다는 많이 먹여 두는 게 좋아요.”
스윽- 슥-
시후는 안심을 두툼하게 썰었다.
눈치 좋게 휘준이 테이블 가운데 있는 모닥불 위에 철망을 올려놓고 프라이팬을 올려놨다.
프라이팬이 어느 정도 달궈지자 시후는 조각 버터 4개를 넣었다.
촤아앗-
버터가 녹으면서 풍기는 향기에 아이들의 코는 벌름거렸다.
시후가 하는 것을 가만히 보고 있던 강훈이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과거에 시후의 스테이크 고기 써는 실력이 서툴렀던 것이 떠오른 강훈이었다.
‘안 본 사이에 고기 써는 것도 잘 써네.’
시후는 마늘을 프라이팬에 넣었다.
“어어? 마늘? 아이들한테 마늘을 먹인다고?”
강훈의 말에 시후는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형-. 얘네들 거의 사람이에요.”
시후가 만든 닭볶음탕.
술안주용이라 얼큰하면서 담백하게 만든 것이었다.
그런데 그걸 다 먹었다는 말에 시후는 놀랐다.
티익- 티잇-
마늘이 노릇노릇하게 튀겨지듯 익는 소리를 내었다.
팬에서 마늘을 꺼낸 뒤 썰어놓은 안심을 팬 위에 올렸다.
촤아아앗-
프라이팬에서 고기가 익어가는 동안 테이블 위에서 둠칫거리던 캐논이 입을 열었다.
-퐈야.
캐논은 마치 드래곤의 브레스처럼 입에서 불을 뿜어낸 것이다.
그 모습을 본 시후와 하윤은 캐논을 보고 굳어버렸다.
그리고 강훈과 휘준 역시 눈이 커진 상태였다.
팬에 들어가 있는 고기 윗면은 캐논의 불에 닿아 금방 익어 버렸다.
“어- 캐, 캐논?”
시후는 떠듬거리며 캐논을 불렀다.
율은 눈을 감았다.
엘라 역시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었다.
요리할 때 시후를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 둘은 알고 있었다.
엘라와 율은 몸을 웅크리며 시후의 눈치를 보았다.
소리 지를 거야.
분명 시후가 화낼 거야.
아이들은 그렇게 생각했다.
“잘했어- 캐논.”
어?
이게 뭐지?
왜 캐논이 칭찬을 받지?
엘라와 율은 고개를 돌려 시후를 쳐다보았다.
-왜, 왜? 야단 안 쳐? 캐논이 퐈야- 했잖아. 근데 왜 가만 있어? 시후?
엘라의 항의.
시후는 피식 웃으며 엘라를 쓰다듬어 주었다.
“지금 안심 스테이크 빨리 익게 하려고 위에서 토치를 써야 하나 하고 생각했는데. 캐논이 대신 토치질을 해 줬잖아.”
설명을 들은 엘라는 부러운 눈으로 캐논을 쳐다보았다.
시후에게 칭찬받은 캐논이 부러웠다.
지글-지글-
프라이팬에서는 고기가 잘 익어가고 있었다.
포크로 고기를 몇 번 찔러본 후 그릇으로 고기를 옮겼다.
그 위에 쿠킹 호일을 살짝 덮어놓았다.
잠깐 동안의 레스팅.
고기를 맛있게 먹으려면 하는 방법이다.
이미 아이들의 눈은 고기에 모여 있었다.
“좋네-. 좋아.-”
아이들의 모습과 시후의 요리하는 것을 보던 강훈이 입을 열었다.
“정말 오기 잘한 것 같다.”
강훈의 말에 하윤이 말을 받았다.
“그러게요. 신기한 경험도 해 보고. 그런데 솔직히 전 좀 부럽네요. 형.”
“인마. 나도 부러워. 저렇게 이 세계를 오갈 수 있으면, 다음엔 이 세계 캠핑도 가는 것도 생각해 볼 만 하지 않겠냐?”
강훈의 말에 하윤은 동의한다는 듯 박수를 쳤다.
시후는 그 이야기를 들으며 이 세계를 자주 들락거린 이유를 이야기했다.
[SeeYou]에서 사용하는 재료 중 일부분이 이 세계 것이라는 것을 이야기하자.강훈의 표정이 살짝 변했다.
“그러니까, 네가 가져온 작물들 중 일부분이 음식에 사용되었고, 그중 몇 가지는 먹으면 생겨나는 효능들이 있다는 말이지?”
“네-, 비율적으로 9:1 정도 사용 중인데.”
“그럼 9가 도매상에서 들어오는 거고 1이 이 세계 작물이라는 말이야?”
“네-. 처음부터 바로 많이 쓸 수 없어서 그 정도 썼는데. 손님들이 먹고 맛있다고 해 주셨죠.”
시후는 아이들이 포크를 테이블에 콩콩 찍는 소리를 들었다.
“어- 잠시만. 잠시만. 썰어 줄게.”
강훈은 시후의 모습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하게 말해 준 그 모습이 좋았다.
아닌가?
들킨 김에 말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시후야-. 그러면 밀키트에도 그, 이 세계 작물을 쓸 거냐?”
고기를 썰던 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회계 문제라던가 이런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는 거 알고 있니?”
시후는 아이들에게 고기를 나눠 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고 있어요. 그래서 밀키트 사업 시작하기 전에 형에게 상담을 좀 해 볼 생각이었거든요.”
“어떻게?”
“실은…. 형과 의논하면서 형에게 솔직하게 이 세계를 보여 드릴 생각이었어요.”
시후의 말에 강훈과 하윤은 놀라고 말았다.
그리고 이어지는 시후의 설명에 강훈은 다시 한번 놀랐다.
“형이 저보다 요식업을 잘 알고, 또한 업계 돌아가는 것을 더 많이 아실 것 같아서 밀키트에 대한 조언도 구하고 싶었어요.”
잔잔하게 설명하는 시후의 이야기
강훈은 시후가 ‘이 세계 텃밭’ 작물에 대한 것을 그에게는 숨기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실도 알았다.
‘이 녀석 날 신뢰하는구나.’
강훈은 다시 한번 시후가 대견하고 기특했다.
자신을 믿어주는 상대.
그 상대가 자신이 좋아하는 동생이라는 사실에 강훈의 마음은 따듯해졌다.
‘시후야. 고맙구나. 믿어줘서.’
그의 눈엔 따스함이 물들어 있었다.
믿어주는 마음에 강훈은 살짝 마음이 아팠다.
시후에게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 음지에서 이 녀석에게 도움을 주면 되지.’
강훈은 일 때문이었지만, 시후에게 가게를 넘긴 뒤.
시후가 운영하면서 얼마나 열심히 가게를 운영하는지, 음식을 만들면서도 초심을 잃지 않는지를 하윤을 통해 들었다.
강훈은 캔맥주 하나를 땄다.
딱- 치익-
그리고는 맥주캔을 시후에게 내밀었다.
“받아. 눈앞에 좋은 안심 스테이크가 있는데, 한잔해야지.”
이 세계 텃밭 재료로 천재요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