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chef using garden ingredients from this world?! RAW novel - Chapter 71
70화
아이들은 이미 스테이크를 먹는다고 정신없었다.
시후는 강훈이 내민 캔맥주를 받았다.
흘러나오는 맥주 거품에 입을 가져다 대고 한입 마셨다.
후릅-
강훈이 주는 맥주는 달았다.
시후가 맥주를 멍하게 들고 있으니 하윤 그리고 휘준이 다가왔다.
“뭐해- 건배 한번 해야지.”
“네-”
하윤의 말에 시후는 웃으며 캔맥주를 부딪혔다.
“형들-. 고맙습니다.”
타악-
그러자 강훈과 하윤, 휘준은 외쳤다.
“[SeeYou]의 첫 밀키트 성공을 위하여!”
그들은 늦은 밤 시각까지 모닥불 앞에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다 잠들었다.
훗카이도의 여행 그 첫날 밤.
시후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그 첫날을 잊지 못했다.
다음 날.
시후는 누군가 흔드는 느낌에 눈을 떴다.
블랙 고블린 세 아이들이 시후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응? 왜 그래?”
시후는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그러자 아이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배고파.
시계를 쳐다보니 새벽 5시.
분명 조금 전에 잠들었던 것 같은데….
주위를 둘러보니 다들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아이들의 성화에 못 이겨 술을 마신 다음 날 빠지면 안 되는 음식을 만들기로 했다.
인벤토리에 넣어 놨던 콩나물과 북어채를 꺼내 들고, 텃밭에서 수확한 무도 꺼냈다.
타악- 타타타타탁-
시후는 무를 리드미컬 하게 썰어놓고는 밥을 짓기 시작했다.
‘캠핑카 안에 없는 게 없네…. 렌터카라서 그런가?’
버스 타입의 렌터카다 보니 뒤쪽에 침대 하나에 강훈과 하윤이 있었고 휘준은 천장에 있는 곳에서 자고 있었다.
쌀을 씻은 뒤 밥솥에 넣고 스위치를 눌렀다.
달그락-
냄비를 찾아 꺼냈다.
시후는 캠핑카 안의 인덕션을 잠시보다 생각했다.
‘부스타로 하는 게 낫겠지?’
인벤토리에서 꺼낸 야외 가스렌지
푸화앗-
파란 가스 불이 올라오고 얼마 뒤 냄비가 달궈졌다.
참기름을 넣고 북어채를 넣고 달달 볶았다.
그리고 무를 투척-.
무를 달달 볶으니 뽀얀 수분이 조금 흘러 나오는 듯할 때 물을 부었다.
촤아앗-
이미 북어채를 볶을 때부터 캠핑카 안은 음식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하아암-
강훈이 일어나 부엌으로 다가왔다.
“형- 일어나셨어요? 좀 더 주무시지요.”
시후의 질문에 강훈은 마른 세수를 하며 말했다.
“어? 아냐, 넌 잘 잤냐. 뭐 만드냐?”
“북엇국요. 어제 술 좀 드셨잖아요.”
“어제? 아. 영감님이랑 조금 마셨지.”
강훈은 시후의 어깨와 머리를 보았다.
세 아이들이 시후의 어깨와 머리에 올라가 있었다.
“안 무거워?”
강훈의 질문에 시후는 어깨를 으쓱이고 말았다.
냄비를 한참 보던 엘라가 강훈을 보며 인사를 건넸다.
-깡훈 안냥.
시후는 엘라가 강훈에게 인사를 하는 걸 듣고는 그만 웃어 버렸다.
강훈 역시 피식 웃으며 캠핑카 바깥으로 나갔다.
음식을 하며 보니 강훈이 제자리 스쿼트와 PT체조 버피를 하는 게 보였다.
턱- 터억-
운전석 위쪽의 침대에서 잠을 자고 있던 휘준이 휘적거리며 아래로 내려왔다.
“오- 북엇국. 역시 우리 싸장님.”
“시답잖은 소리 말고 밖에 나가서 정리 좀 해라.”
“어-. 정신 좀 차리고 할게.”
휘준의 말에 엘라가 물었다.
-물 폭탄 떨어뜨려주까? 그럼 정신 차려지는데?
엘라의 말에 휘준은 손을 휘적거리며 캠핑카 밖으로 나갔다.
“어? 형님. 일어나셨습니까?”
“더 안자고 벌써 나왔냐?”
“눈이 절로 떠지더라구요.”
휘준의 말에 강훈은 피식 웃으며 운동을 마저 이어갔다.
보글- 보글-
북엇국이 뽀얀 국물을 낼 때 시후는 콩나물을 넣고 뚜껑을 닫아 버렸다.
가져온 밑반찬을 접시에 예쁘게 담아 놓았다.
그리고 일어났던 침상을 정리하고, 다시 테이블로 만들었다.
“엘라, 율 그리고 캐논. 여기 좀 닦아 줄래?”
아이들은 시후가 일을 시키자 좋아하며 시후의 몸에서 내려갔다.
테이블 위에 반찬도 올려놓았다.
아이들의 행동이 시끄럽지 않을까?
시후는 캠핑카 안쪽 침대를 보았다.
도롱이처럼 이불을 돌돌 말고 있는 하윤이 보였다.
타악- 탁탁-
운동이 끝났는지 캠핑카 내부로 들어온 두 사람은 북엇국 냄새에 침이 살짝 고이고 있었다.
“하윤이 깨워야겠네.”
강훈은 하윤이 자고 있는 곳으로 향했고 휘준은 시후를 도와 아침 준비를 마쳤다.
* * *
아침을 다 먹은 시후 일행은 캠핑카 주위를 깔끔하게 청소 후 이동하기 시작했다.
“다음은 어디로 가요? 형?”
시후가 하윤에게 묻자 하윤은 애매모호한 답을 내어놓았다.
“너희들 래프팅 좋아하냐?”
“래, 래프팅? 그거 설마 물에서 막 노 젓고 하는 거 아니에요?”
“어- 맞어. 여기서 넉넉잡아 두 시간 정도 가면 니세코 지역이거든. 그 지역은 요테이잔 산이 있는데 거긴 후지산과 닮았다고 해서 ‘에조후지’라 불려. 그 근처에서 캠핑하던 가 숙박할 거야.”
시후는 하윤을 믿었다.
부르릉-
한참 운전하고 있던 강훈의 입에서 나온 말에 다들 놀란 토끼 눈을 떴다.
“출출하다.”
밥 먹은 지 한 시간도 채 안 되었다.
조용한 차도를 달리다 나온 휴게소.
강훈은 배고프다며 휴게소로 들어갔다.
한국과 확연히 다른 휴게소 분위기에 잠시 어리둥절했다.
휴게소에서는 뭐다?
먹는 것이다.
점포가 야외에 있었다.
점포의 메뉴에는 우동 소바 외 다른 메뉴들이 쓰여 있었다.
우동, 소바를 본 강훈이 빠르게 메뉴 자판기로 이동했다.
강훈의 뒤를 따라 간 시후는 메뉴 자판기에서 우동 외에 여러 음식을 파는 것을 보았다.
‘오- 음식 종류가 많은데?’
식권 자판기 앞에 선 강훈은 튀김 우동을 선택했다.
시후는 선택 버튼 중 여러 개를 선택했다.
그 모습을 보던 강훈과 하윤 휘준은 눈이 땡그랗게 변했다.
“너 그거 다 먹을 수 있어?”
휘준의 질문에 시후는 피식 웃으며 그림자를 내려다보았다.
“아하-”
그 의미를 깨달은 휘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이 먹을 것을 골랐다.
아이들 역시 휴게소 음식에 기대가 되는지 시후의 그림자 속에서 따라온 것이다.
하윤은 그런 모습들을 사진으로 남기고 있었다.
우동이 나올 때, 내어주던 직원의 표정이 이상하게 바뀌는 것을 그들은 보았다.
그들이 주문한 우동은 총 열 그릇.
4명이서 두 번은 왔다 갔다 하며 테이블 위에 올린 각자의 우동을 천천히 먹기 시작했다.
후룹- 쮸릅-
소리 내지 않고 먹으려고 해도 자연스럽게 면치는 소리가 났다.
“이거 맛있네?”
“일본 대기업 맛이긴 하다만, 나름 맛있네.”
“……음.”
세 명의 시선이 시후에게 향했다.
그는 한 젓가락 먹고 입으로 오물거리며 머릿속으로 뭔가 생각 중으로 보였다.
“음, 잔치국수의 멸치육수보다는 조금 덜 하긴 한데, 그럼에도 꽤 맛있네요.”
시후가 선택한 메뉴는 아사라 우동.
아침에만 판다는 우동이다.
멸치육수를 진하게 낸 한국의 잔치국수 같은 느낌의 우동.
시후의 말에 강훈이 무엇인가 생각났다는 듯 말했다.
“삿포로에 들어가면 테리야오 라는 수타 우동 집이 있어. 거기 면발이랑 국물이 정말 맛있는데, 한번 가자.”
강훈의 말에 시후가 눈을 빛내기 시작했다.
일본의 음식 중에 소바와 우동이라 했던가.
여름이니 초밥(스시)이나 회(사시미)는 예외로 치더라도 텐동, 오야꼬동으로 불리는 덮밥과 함께 소바와 우동이 일본 문화 음식.
시후는 그중 ‘우동과 ~동’으로 불리는 덮밥류에 관심이 갔다.
“근데….”
하윤이 목소리를 낮추고 시후에게 물었다.
“네?”
“애들 밥 안 먹여도 돼?”
시후는 휘준의 아래 쪽을 쳐다보았다
쪼록- 쪼록- 쮸릅-
“아-. 먹고 있었네.”
작은 얼굴과 손 하나가 그림자에서 튀어나와 우동 면발을 입에 넣고 있었다.
그 모습에 하윤이 슬며시 미소 지으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혹시나 누군가 보는 사람 없을까 싶어 경계하는 듯 보였다.
-마이쪄.
엘라였나 보다.
다들 삼촌 미소를 지으며 휴게소의 시간이 끝나고 다시 이동을 시작했다.
끼이익-
요테이산 근처 루스츠에 도착한 일행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여긴 스키족들에게 굉장히 알려진 곳이고 한국에서도 눈질이 좋아 스키어들이 자주 찾는 곳이라고 하더라.”
하윤의 말에 시후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면 오늘 여기서 캠핑하는 거예요? 아니면 숙소 잡을 건가요?”
“여기 근처 리조트 잡아 놨어.”
“리, 리조트요?”
하윤의 말에 휘준의 눈이 부엉이처럼 빛나며 말을 더듬거렸다.
“왜? 왜 그래?”
“어제, 잠을 자는데 허리가 너무 아파서.”
“아, 이해한다.”
두 사람의 대화.
시후는 멍하게 산을 보고 있었다.
이 세계의 산과 비슷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시후. 여기 나무들이 기뻐해.
율의 말에 시후는 고개가 기울어졌다.
“왜?”
-겨울엔 사람들이 많이 와서 시끄럽데. 그런데 여름엔 사람이 거의 안 온 데 그나마 저 아래 강에서 노는 사람들 빼고는….
율의 말을 들은 하윤이 ‘스키족들 때문에 시끄럽긴 하겠지’라며 중얼거렸다.
짐을 푼 시후 일행은 숲을 즐기기로 했다.
일행은 그곳에서의 하루를 알차게 보내었다.
아이들 역시 숲으로 들어가 신나게 노는 게 보였다.
콰캉-
촤아아악-
다만 중간 하늘에서 물 폭탄이 떨어져 내려 사람들의 시선이 향하기도 했다.
굉음과 함께 떨어지는 물줄기를 본 일행은 고개를 저었다.
“엘라겠지?”
“엘라죠.”
“힘이 넘치네?”
“아직 어리니까요.”
시후 일행은 엘라의 행동에 한숨을 내쉬곤 했다.
하아-
그날 저녁은 리조트와 좀 떨어진 맛집이라는 곳에서 음식을 포장해 들어왔다.
괜히 율과 엘라, 캐논이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할 것 같아 걱정되었던 삼촌(?)들.
빌린 리조트 방의 거실에 음식을 쫘악 깔았다.
소바며 우동 그리고 덮밥 수프 카레 등을 펼쳐놓았다.
시후가 밥을 먹으면서 메모하는 모습을 본 세 명은 고개를 저었다.
“놀러 온 거잖아. 쉬러 온 거지 않니? 그만하렴.”
강훈의 부드러운 타이름 시후는 멈칫했다.
“아-. 미안해요, 형.”
항상 먼저 솔선수범해서 일을 열심히 하는 시후의 모습을 좋아하는 강훈이었다.
계속 분석하고 생각하려는 모습이 안쓰럽게 느껴졌다.
쩝쩝- 츄압- 츄압.
아이들이 손으로 음식을 집어 먹는 걸 잠시 본 시후는 인벤을 뒤적거렸다.
“너희들 이제 이걸로 음식을 집어 먹을래?”
시후가 내민 것을 본 아이들의 머리가 기울어졌다.
강훈과 하윤 역시도 궁금해했다.
“그게 뭐야? 집게처럼 생겼는데?”
강훈의 질문에 시후가 웃으며 말했다.
“이거 집가락이라고 하는데요.”
시후가 말을 꺼내자 휘준이 손가락을 튕기며 말했다.
“나 알아. 그거 홍슈님이 만든 거지?”
“어? 어.”
시후가 아이들에게 집가락 사용법을 가르치고 있을 때 휘준이 강훈과 하윤에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저게, 너튜버 홍슈님이라고 계신데, 그분이 먹방 ASMR을 하시는 분이거든요. 그분이 만든 ‘집가락’ 인데. 시후가 샀을 줄은 몰랐네요.”
“저건 그럼 집게야? 젓가락이야?”
“말 그대로 집게와 젓가락의 장점을 합쳐 놓은 거예요.”
시후가 아이들에게 사용법을 알려 주었다.
세 명의 아이들은 ‘집가락’을 이용해서 음식을 얌전히 집어 먹기 시작했다.
-와, 잘 집어져.
-이것 봐라. 면이 이렇게나 많이 집어져.
-이, 이거. 펴.편하다.
아이들의 반응은 좋았다.
계속 포크를 사용하던 중 면 음식의 경우 흘러내리며 잘 집어지지 않자 엘라가 손으로 음식을 집어 먹었었다.
“엘라. 이건 흘러내리지 않으니까 이제 이걸로 음식 먹어. 알았지?”
시후의 말에 엘라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시후. 이거 우리 선물이야?
이 세계 텃밭 재료로 천재요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