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chef using garden ingredients from this world?! RAW novel - Chapter 73
72화
강훈은 시후를 보며 입을 열었다.
“네가 말한 그 텃밭 보여 줄 수 있을까?”
시후는 잠깐 생각하는 듯하더니 하윤을 보았다.
“아-. 그 전에 오늘 다른 곳으로 이동할 예정이 있는 거예요? 형?”
시후의 질문에 하윤은 고개를 저었다.
“아침에 다들 끙끙거려서 일정을 연장하긴 했어. 조금 괜찮아진다면 근처에 온천도 있어서 거기서 몸을 좀 풀려고 했지.”
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보여 드릴게요.”
하윤의 눈은 흥분으로 물들었고, 강훈 역시 신기함과 흥미로움이 표정에 깃들었다.
반면, 세 아이들의 표정은 시무룩 해지고 있었다.
-우리 여기 있으면 안 돼?
-가면 일 해야 되는데…
-유,율 마,말이 마,맞아. 있, 으면 안, 돼?
시후는 고개를 저었다.
“안돼. 다음에 구경 많이 시켜 줄 테니까 집에 가자.”
시후의 표정을 본 아이들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형들 아이들 한 명씩 안아 주실래요?”
시후는 아이들이 또 그림자에 숨어버릴지도 몰라서 말한 것이다.
-칫.
-쳇.
-눈치 빠른 어른은 싫어.
아이들의 혀 차는 소리.
역시 너희들 숨으려고 했구나?
시후는 아이들을 한 명씩 안은 강훈과 하윤 그리고 휘준을 본 뒤 팔을 들어 올렸다.
그리곤 아세트 장로를 설정값으로 잡고 게이트를 열었다.
시후가 연 게이트 색은 노란색에 가까운 황금색이었다.
그 색상을 본 하윤의 눈이 좁혀졌다.
“휘준아. 네가 먼저 들어가서, 아세트 장로한테 이야기 좀 해.”
“어-.”
휘준이 게이트 안으로 들어간 뒤. 하윤과 강훈이 따라 들어갔다.
시후가 마지막으로 이동했다.
* * *
아세트가 있었던 곳은 자신의 집무실이었다.
책상 위에 놓인 크리스탈에서는 마을 아이들과 함께 어른들의 모습이 보였다.
일종의 CCTV와 같은 역할을 하는 크리스탈.
아이 한 명이 화면 속에서 넘어지는 게 보였다.
그리고는 어른이 달려와 아이를 털어주고는 손을 잡고 재배터로 향하는 게 보였다.
흐뭇한 미소로 크리스탈을 보고 있는데 뒷목이 쭈뼛 서는 느낌이 든 아세트였다.
“?!”
주위를 둘러봐도 느낌이 들게 없었다.
슈아아앗-
자신의 바로 옆에 열려 버린 황금색 게이트를 보며 아세트는 경악을 했다.
“이, 이건 시후님의.”
앉아 있던 자리에서 일어나 누군가 넘어올 공간을 빠르게 만들었다.
게이트에서 넘어오는 휴먼이 보였다.
“휘준님. 오셨습니까.”
휘준에게 인사를 하며 품에 안긴 블랙 고블린을 보았다.
아세트는 아이를 보며 알은 채 했다.
“아- 캐논. 왔구나. 어서 오려무나. 아가.”
-자, 장로. 안 혼내?
“휴가지 않았느냐. 다른 아이들은?”
아세트의 물음에 대답해 준 이는 휘준이었다.
“지금 오고 있어요. 그리고 캠핑장에서 봤던 사람들이랑 같이 오는 중이에요.”
“그렇군요.”
“안녕하세요-”
하윤이 게이트를 넘어 들어오며 인사를 건네자 아세트는 인사를 정중히 받았다.
뒤를 이어 들어온 인물을 발견한 아세트의 눈이 커졌다.
“아이고-. 이게 얼마만입니까. 강훈님. 어서 오십시오.”
아세트의 간드러진 소리를 들은 휘준과 하윤은 피식 웃고 말았다.
아세트는 정말 버선발로 사람을 마중 나간다는 표현이 딱 맞았다.
얼마 되지 않은 거리였지만, 강훈을 보자마자 반가워했다.
“영감님. 뒤에 시후가 올 거라서요.”
“아- 네? 네. 이쪽으로, 이쪽으로.”
아세트는 사람들을 의자와 테이블이 있는 곳으로 안내했다.
강훈이 너무나 반가웠던 아세트의 눈이 반달이 되어 있었다.
“어-. 저희가 앉기엔 너무 작을 것 같은데요?”
하윤의 말에 아세트는 지팡이를 허공에 휘둘렀다.
그러자 테이블과 의자는 사람이 앉을 수 있는 크기가 되었다.
-하부지.
엘라의 목소리에 아세트의 머리가 돌아갔다.
“오- 왔…. 오셨습니까. 시후님.”
아세트의 반가운 목소리는 사라지고 정중하고도 예의 바른 모습으로 변했다.
“네. 안녕하세요. 장로님.”
“이쪽으로 앉으시지요.”
“네-.”
아세트 장로의 변한 목소리에 세 사람은 시후가 얼마만큼 이 텃밭에서 존중받고 있는지 알았다.
-하부지. 우리들은 애들한테 갈게.
-그, 그럼. 나, 나중에 봐.
-시후. 나중에 또 봐. 약속 지켜줘.
율의 말에 시후는 미소를 띠며 고개를 끄덕였다.
“약속이라뇨?”
아세트의 궁금한 얼굴에 시후는 설명을 했다.
“나중에 저희 세계에 있는 놀이동산 구경시켜 준다고…? 장로님?”
시후는 아세트의 눈빛이 변하는 것을 보았다.
“아-. 아이들이 좋아하겠군요.”
아세트의 반응을 본 시후는 내심 살짝 웃었다.
“장로님도 나중에 함께 가실래요?”
“네? 그렇게 해도 되나요?”
아세트 장로의 말에 모여있던 사람들은 미소를 지었다.
“그럼요. 가시면 되죠. 오신다는 연락주시면 제가 표를 구하도록 할게요.”
강훈의 말에 아세트의 눈빛이 초롱초롱해졌다.
잠시 동안의 아이스 브레이크가 지나가고, 시후가 사람들을 데리고 방문한 이유를 설명했다.
“시후님이 이야기했던 그 일이군요.”
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세트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시후 일행을 데리고 텃밭으로 향하며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텃밭으로 향하던 도중 강훈이 하윤을 보았다.
“네 말대로 공기가 정말 좋네.”
하윤은 한번 와 봤다고 자신의 감상을 늘어놓았다.
“그렇죠? 훗카이도의 요테이산의 공기도 좋았지만, 여기 기온도 그렇고 공기도 좋아서 여기서 집 짓고 가끔 와서 살고 싶어진다니까요.”
하윤과 강훈의 대화에 시후는 피식 웃고 말았다.
“형들 저기 앞에 보이는 게 재배터인데 이쪽으로 가면 과실수가 있고….”
하윤이 손가락으로 나무 한 그루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거 두릅나무 아니냐?”
시후는 나무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의 그 두릅도 여기 꺼야?”
언젠가 하윤에게 두릅튀김을 해 준 적이 있었다.
그때 두릅 어디서 샀냐며 가져가서 튀기고 데쳐 먹고 하고 싶다는 말을 떠올렸다.
시후는 들어온 김에 두릅을 따서 리조트에서 튀김 해 먹자고 말했다.
기름도 충분히 인벤 안에 있었으니까.
강훈은 주위를 둘러보고 있을 때였다.
찌르르르르-
하늘에서 울리는 새 소리
네 사람은 무심코 하늘을 보다 눈이 커졌다.
한두 마리가 아닌 여러 마리의 그리핀이 보였다.
“시, 시후야? 저게 뭐지?”
강훈은 놀란 눈으로 하늘을 계속 보고 있었다.
시후 역시도 그리마린 한 마리는 알았지만, 나머지 그리핀은 알 수 없었다.
그리핀들은 하늘로 날갯짓하며 더 높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 행동은 그리핀들이 먹이 사냥을 하기 위한 전조라는 것을 시후는 알았다.
“장로님-”
시후는 거칠게 장로를 불렀다.
아세트 장로는 그림자에서 시후의 활과 화살을 꺼내 주었다.
강훈과 하윤은 놀란 눈으로 시후를 쳐다보았다.
휘준은 강훈과 하윤에게 최대한 머리를 감싸 숙이고 귀를 막으라고 했다
시후는 건네받은 양궁 활에 화살을 건 뒤 풀 드로잉으로 당겼다.
기끼이이익-
하늘에 있는 그리핀들 중 한 마리에게 시선을 떼지 않은 시후.
조용한 목소리로 장로를 불렀다.
“마법요.”
장로는 화살에 여러 마법을 중첩 시키기 시작했다.
하윤은 시후의 모습을 보며 침을 꼴깍 삼켰다.
마치 국가대표 금메달을 받은 양궁 선수와 같은 자세.
시후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기세는 아름다웠다.
하윤은 그의 양궁 자세에 입이 벌어졌다.
“너, 언제…”
하윤이 말을 다 잇지 못했다.
피이이유우웅-
하늘로 날아간 화살.
그 자세에서 활만 살짝 기울어졌다.
시후가 쏜 화살은 하늘에서 폭발했다.
화살에 걸려 있던 여러 마법이 공중에서 비산(飛散)하며 그리핀들에게 상처를 입혔다.
찌르르르-
그들은 시후 일행을 잠시 내려다 보았다.
찌르르르-
무리의 우두머리로 보이는 그리핀이 날갯짓을 하며 다른 곳으로 향했다.
“갔네요.”
시후의 말에 그림자 속에 숨어 있던 아세트가 솟아올랐다.
“대단한데?”
하윤의 말에 시후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휘준 역시 눈이 커져 있었다.
“잘 쏘는 건 알고 있었지만….”
강훈은 시후의 냉철하면서도 순간적인 판단력에 놀라워했다.
시후는 활을 아세트에게 넘기며 말했다.
“잠깐의 소란은 있었지만, 가시죠. 이제 쟤들은 안 올….”
시후는 말을 다 잇지 못했다.
그리핀 한 마리가 빠른 속도로 시후 쪽으로 날아오는 게 보였다.
찌르르르-
강훈과 하윤은 기겁을 하며 몸을 숙였다.
퍼덕 퍼덕-
시후와 얼마 떨어지지 않은 상공에서 날갯짓을 하는 그리핀 한 마리.
강훈과 하윤은 그 그리핀을 보고 있는 시후를 보며 순간 눈이 커졌다.
시후는 눈앞에서 날갯짓 하고 있는 그리핀에게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리마린. 아무래도 부르려고 했는데…. 좀 전에 걔들은 뭐지?”
그리핀은 조용히 바닥에 내려앉아 고개를 숙였다.
-미, 미안하다. 시후. 도, 동료들이 블랙 고블린과 오크 부락을 습격한다는 소식을 뒤늦게 들었다.
강훈과 하윤의 귀에도 정확히 들린 시후와 눈앞의 그리핀의 대화.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 보았다.
‘시후. 대단하네.’
‘그러게. 저런 마수도 부리나 본데?’
강훈과 하윤 두 사람의 시선.
시후는 그들이 눈으로 하는 대화를 아랑곳하지 않고 표정 없이 그리핀을 보았다.
그리핀 무리의 등장에 시후의 마음은 심란했다.
텃밭에서 그리핀에게 다친 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때 율을 동물병원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시후는 또 한 번 마음의 상처를 얻을 뻔했다.
그 기억이 떠오른 시후는 머리를 털었다.
“그리마린.”
시후의 차가운 목소리.
냉막한 표정에 그리마린은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
-시, 시후. 미, 미안하다.
그리마린의 살짝 겁먹은 표정을 본 세 사람과 아세트 장로는 침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저 새끼. 화났네.”
휘준이 제일 먼저 중얼거렸다.
하윤과 강훈은 시후가 저렇게 화내는 건 처음 보았다.
“그리마린. 일단 이 분들 텃밭 좀 안내할 동안….”
시후는 휘준을 쳐다보았다.
“왜?”
“너 하윤 형이랑 이곳 주위를 좀 돌아봐라. 그리마린 타고.”
“그거면 돼?”
휘준의 질문에 시후는 피식 웃었다.
시후가 시키는 일의 의미를 눈치챈 휘준이었다.
“어. 산맥 쪽으로 향하면서 이상한 낌새 있으면 이야기해 주고.”
하윤은 그리핀을 탄다는 말에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두근 두근-
자신의 심장 소리가 너무 시끄러웠다.
이렇게까지 뛸 일은 아니지 않는가?
“하윤 형-. 타요.”
이미 그리마린은 두 사람을 태우기 위해 자세를 낮춘 상태였다.
그리마린의 속은 말이 아니었다.
자신들의 동료로 인해 자기가 죽게 생겼다.
시후라는 휴먼의 강함.
그리마린은 시후의 상냥한 표정 뒤에 사악한 악마가 있는 것을 보았었다.
-시, 시후? 그럼 나. 다녀온다?
“어. 두 사람 잘 챙겨라. 상처 하나라도 있는 날엔…. 알지?”
시후의 목소리와 표정을 본 그리마린은 털이 곤두섰다.
-어. 아, 알겠다.
“말 더듬지 말고. 그럼 잘 갔다 와. 다녀와서 보자.”
히끕-
그리마린의 긴장이 올라탄 두 사람에게 전해졌다.
“빨리 가-. 위에 형이랑 휘준이 기다리잖아.”
-아, 알겠다.
시후와 그리핀의 대화를 듣고 있던 강훈의 눈빛이 가라앉았다.
“시후야-”
이 세계 텃밭 재료로 천재요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