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chef using garden ingredients from this world?! RAW novel - Chapter 74
73화
강훈의 부름에 시후는 고개를 돌렸다.
자신의 표정이 굳어 있는 것을 깨닫고 얼굴을 쓸어내렸다.
“네- 형.”
시후는 평상시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애들을 보낸 이유가 뭔가 중요한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거겠지?”
강훈의 말에 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시후는 텃밭의 식물을 보여 주었다.
현실에서의 깻잎처럼 생긴 식물.
“형, 이거 보시면 깻잎처럼 생겼잖아요.”
시후의 말에 강훈은 식물을 허리를 숙여 자세히 보았다.
그리고 잎을 뜯어 먹어 보았다.
우물- 우물-
강훈은 시후의 말에 동의 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깻잎 맞는데?”
“그렇죠. 저도 처음 왔을 때 한국의 어느 지역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주위를 보면 아니더라고요.”
시후의 말에 강훈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목가적인 시골 분위기.
얼핏 보면 한국의 어느 조용한 시골 마을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렇긴 하네. 얼핏 보면 그럴 만도 해.”
강훈의 끄덕임.
시후는 이곳을 발견했을 때부터 이야기를 강훈에게 하기 시작했다.
다른 식물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던 강훈이 시후를 보았다.
“저건 샐러드 야채인 거 같은데?”
강훈이 가리킨 곳을 보자 시후는 피식 웃었다.
그곳에 있는 것은 샐러드에 쓰이는 비타민과 로메인 및 적근대 그 외 양배추와 양상추 등등이었다.
“저건 제가 여기 가져와 심었는데, 저것도 이 땅에서 자라서 그런지 효능이 있더라고요.”
“효능? 무슨 효능?”
강훈의 말에 시후는 차분히 설명했다.
피부 미용과 미백 그리고 주름제거를 이야기하자 강훈의 눈이 점점 커졌다.
그의 사업가적 감이 속삭였다.
‘이건 돈이 된다.’
강훈의 눈빛이 점점 사업가적 눈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시후는 그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다.
“형-. 이 야채들을 주스로 만들어 마셔봤거든요?”
“어? 뭐? 주스로 만들어 마셔 봤다고?”
시후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설명이 한참 이어지고는 강훈은 팔짱을 낀 채 턱을 쓰다듬었다.
“이 작물들의 1%를 밀키트에 사용을 하는 게 맛이 더 좋아지고 효능도 있다. 이 말이야?”
“네, 샐러드 키트를 만드는데, 이 건 샐러드로 또는 주스로 먹어도 될 수 있게 하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 봤어요.”
“흠…. 맛은 어땠는데?”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만들기 쉽고 먹었을 때 맛도 좋아야 했다.
“샐러드드레싱에 따라 맛이 살짝 바뀌긴 했지만, 맛있어요. 잠시만요.”
시후는 그 자리에서 로메인과 양상추 그리고 적근대를 뽑아 물 마법으로 깨끗하게 만든 뒤 물기를 깨끗하게 털었다.
우묵한 그릇을 인벤에서 꺼내 채소를 손으로 툭툭 뜯어 담았다.
가장 기본적인 드레싱.
‘발사믹 드레싱’을 샐러드에 뿌린 뒤 강훈에게 내밀었다.
강훈은 그릇을 받으며 피식 웃었다.
“그 인벤토리라는 곳에 정말 오만 게 다 들어있나 보네.”
강훈의 말에 시후는 미소를 살짝 걸었다.
“드셔보세요.”
강훈은 시후가 내민 샐러드를 잠시 쳐다보았다.
소스가 뿌려지지 않은 부분을 먼저 포크로 집어 먹었다.
아삭- 아삭-
입안에 들어갔을 때 채소의 아삭함과 상큼함이 혀를 감싸 안았다.
‘오- 갓 수확한 야채를 샐러드로 만들면 이런 맛인가?’
강훈은 감동했다.
정말 맛있는 샐러드였다.
‘이번엔.’
강훈은 소스가 뿌려진 쪽을 포크로 샐러드를 찍었다.
상큼한 식초의 향이 식욕을 살짝 불러일으켰다.
아삭-
강훈의 눈이 살짝 커졌다.
소스가 곁들여졌을 때 혀에서 느껴지는 폭발력.
소스가 야채의 순수한 맛을 더욱 끌어올렸다.
“이거 맛있다. 정말 맛있어.”
강훈은 입안에 야채를 가득 넣고 우물거리듯 말을 했다.
꿀꺽-
샐러드를 순식간에 해치운 강훈에게 티슈를 내민 시후.
“어 고마워.”
“형-. 이 텃밭의 재료로 밀키트로 만들게 되면, 문제가 생길 수 있을 것 같아서 형에게 상담하고 싶었어요.”
강훈은 턱을 쓰다듬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렇겠지. 다른 재료들보다 한식에 가장 많이 들어가는 게 저런 야채들인데, 호박이나 감자 고구마 등이 있으니….”
강훈은 고민이 되었다.
시후가 이 텃밭의 재료를 이용하고 싶어 하니 힘닿는 곳까지 도와주고 싶었다.
그러나 자신의 신분이 드러나선 안 되었다.
거기다 시후가 선택한 윤식품 내부에서도 재료에 대한 품질검사를 거친다.
여러 방면으로 텃밭의 재료를 사용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였다.
“저-. 두 분의 말씀 중 죄송합니다만….”
두 사람은 소리가 나는 곳으로 내려다 보았다.
아세트 장로였다.
“혹시-. 이 재배터의 재료를 시후님이 말씀하셨던 ‘밀키트?’에 사용하고 싶지만, 제약이 있다는 건가요?”
아세트 장로의 말에 시후와 강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장로님 말씀처럼 그 고민이 있네요.”
아세트의 이어진 말에 강훈은 손가락을 튕기고 시후는 놀라 입이 벌어졌다.
“오, 옮길 수 있다고요?”
시후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아세트 장로를 쳐다보았다.
“네, 시후님이 사시는 곳의 조용한 공간만 있으면 이곳 전부는 안 되겠지만, 일부분은 옮길 수 있습니다. 다만….”
아세트 장로는 시후가 사는 공기 좋고 물 좋은 땅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 토질을 아세트 장로가 있는 곳처럼 바꿀 수 있다고 했다.
그 뒤 가끔 율과 엘라가 재배터를 돌보듯 그곳을 돌보면, 이 세계와 똑같은 작물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세트의 설명이 끝나자 시후가 고민에 빠졌다.
“한국에서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이라면….”
시후의 중얼거림에 강훈은 몇 군데가 떠 올랐다.
“지리산 또는 설악산 근처.”
“극과 극이네요.”
“그렇지, 그 주위가 산이 있고 산 바로 아래 조용한 곳이 좀 많지. 인적도 드물고.”
시후가 사는 세계에서도 이 세계 텃밭 작물을 얻을 수 있다면 모든 고민이 해결되었다.
“아!”
시후는 뭔가 생각 난 듯 아세트 장로를 불렀다.
“장로님. 제가 말씀드렸을 때는 왜 이야길 안 해 주셨어요?”
시후의 질문에 아세트 장로는 손을 꼼지락거리다 입을 열었다.
“안 물어 보셨…는 데요?”
아세트 장로의 말에 시후의 얼굴은 빨갛게 달아올랐다.
“새, 생각해 보니 안 물어봤네요…. 죄송합니다.”
옆에서 두 사람을 쳐다보던 강훈은 속으로 키득거렸다.
‘영감님이랑 시후. 너무 귀엽잖아. 아 쓰다듬고 싶다.’
아세트 장로는 시후를 보며 입을 열었다.
“시후님. 그 땅을 바로 옮길 수는 없습니다. 이 지역을 벗어 나는 건 저희를 이끄는 선한 종족 대표가 되어야 옮길 수 있습니다.”
아세트의 말을 들은 시후는 당면 과제가 있음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선한 종족 대표?”
강훈이 시후를 보며 묻자 시후는 아세트 장로를 보았다.
아세트 장로는 강훈에게 자신의 종족이 처한 상황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이야기를 다 들은 강훈은 안타까운 표정이 되었다.
“아이고- 영감님. 고생 많으셨겠네요.”
강훈의 진심 어린 말에 아세트는 코끝이 찡해졌다.
“시후님, 강훈님도 좋은 분 이셨군요.”
아세트 장로의 말에 시후는 가슴을 내밀었다.
“네- 좋은 분이죠. 제가 무엇보다 좋아하는 형이거든요.”
시후의 말에 강훈은 가슴 한쪽이 아팠다.
‘으- 내 양심통. 미안하다 시후야.’
강훈이 남모르게 가슴을 부여잡고 있을 때 하늘에서 날갯짓 소리가 들려왔다.
퍼득- 퍼뜩-
날갯짓에 의한 바람이 불어왔다.
“휘준이랑 하윤 형이 왔나 보네요. 나이스 타이밍이네.”
시후의 말에 강훈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마린이 조용히 재배터 구석에 착지하자 등에 있던 두 사람이 내려왔다.
“시, 시후야-”
강훈의 흥분에 찬 목소리에 시후는 고개가 기울어졌다.
“네?”
“글이 막혀 있었는데, 덕분에…. 덕분에! 나 대박 날 것 같다!”
하윤의 외침에 시후는 피식 웃고 말았다.
글에서는 판타지 세계를 상상으로 해야 했지만, 이곳에서는 리얼 세계니까.
하윤의 반응이 이해가 되었다.
휘준이 비척거리며 다가왔다.
“넌 왜 이렇게 지쳤냐?”
시후의 물음에 휘준이 그리마린을 보았다.
“저거-. 동료들에게 쫓기고 있었어.”
휘준의 말에 시후의 눈빛이 변하기 시작했다.
시후는 장로에게 손을 내밀었다.
아세트 장로는 그 의미가 뭔지 바로 눈치채고 그림자에서 활과 화살통을 꺼내 주었다.
“장로님 화살에 조금 전 걸었던 중첩 마법 각각 다 걸어 주세요”
시후의 말에 장로는 고개를 끄덕인 뒤.
바닥에 화살통을 놓고 마법을 걸기 시작했다.
“그리마린-”
시후가 부르자 그리마린이 동동거리며 다가왔다.
-시, 시후. 미안하다. 그 타고 있던 사람이 떨어질 뻔했다.
시후는 그리마린의 말에 휘준을 보았다.
하얗게 질린 안색을 보니 알 것 같았다.
떨어질 뻔한 사람은 휘준이었을 것 같았다.
“너 동료들에게 쫓기고 있었다면서?”
-…….
그리마린은 입을 열었다.
-날 쫓고 있는 그리폰은 내 남편이다. 이 놈이 애들을 제국에 보내서 그들의 말을 따르게 한다고 한다. 미친놈.
그리마린은 씩씩거리며 말했다.
“아-. 돌겠네.”
시후는 머리가 아픈지 손으로 얼굴을 덮었다.
강훈은 이야기를 들으며 중얼거렸다.
“부부싸움?”
강훈의 말에 그리마린이 발끈했다.
-…. 부부싸움이 아니다. 날 죽이려고 했다. 아니 내 새끼들을 죽이려고 한 미친놈이다.
블랙 고블린과 오크 부락을 습격하라고 명령을 내린 것도 그리마린의 남편이었다고 한다.
“너희 남편이 일족의 우두머리야?”
그리마린은 고개를 끄덕이다 날개를 펼치며 말했다.
-그, 그렇다. 성격이 워낙에 미쳐서 아이들을 숨겼는데, 여기까지 나타날 줄은 몰랐다.
시후는 그리마린의 이야길 듣고 있다가 물었다.
“내가 어떻게 해 주길 바라?”
시후의 묵직한 질문.
그리마린은 시후의 눈을 쳐다보았다.
차갑게 식은 눈빛.
그리마린의 털이 곤두섰다.
-모, 모르겠다.
“그래? 지금부터 널 타고 너의 남편에게 가서 죽여 버릴 건데.”
시후의 싸늘한 목소리.
보고 있던 강훈과 하윤 그리고 휘준이 팔을 쓸어내렸다.
‘형- 쟤 왜 저렇게 화난 거예요?’
하윤의 질문에 강훈이 고개를 저었다.
‘넌 알아?’
하윤이 휘준을 보며 묻자.
‘대충 짐작은 되네요.’
휘준의 말에 강훈과 하윤이 물었다.
그러자 휘준은 시후랑 함께 살면서 몇 가지 특이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신의 바운드리 안에 들어온 것들은 굉장히 소중히 여긴다는 점이었다.
그 점을 두 사람에게 설명했다.
‘하긴….’
휘준의 말에 강훈과 하윤이 고개를 끄덕였다.
‘화날 만도 하겠네. 시후가 좋아하는 아이들이 사는 마을에서 애들을 잡아 먹으려고 온 거잖아.’
하윤의 말에 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세 사람은 시후를 쳐다보았다.
이야기가 끝났는지 시후는 활과 화살을 손에 쥐고는 그리마린에 올라탔다.
“형들-. 저 잠깐만 다녀올게요. 장로님. 형들이랑 휘준이에게 텃밭이랑 이곳 좀 안내 부탁 드릴게요.”
시후는 강훈과 하윤 그리고 아세트 장로에게 이야기한 뒤.
그리마린의 등을 손바닥으로 두들겼다.
퍼럭- 퍼럭-
날갯짓 바람에 남아 있는 세 사람의 머리카락이 헝클어졌다.
세 사람은 서로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저 그리핀의 남편은 오늘 사망 각인가?”
“설마요-. 저 그리핀처럼 족쇄를 걸겠죠.”
“족쇄? 무슨?”
이 세계 텃밭 재료로 천재요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