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chef using garden ingredients from this world?! RAW novel - Chapter 77
76화
강훈의 말에 하윤은 뒷목이 살짝 뻐근했다.
“우리는 이게 쉬는 건데?”
강훈의 말에 시후 역시 동의한다는 듯 옆에서 흔들 인형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강훈의 말에 하윤과 휘준은 어이없다는 듯 그 둘을 쳐다보았다.
“아오- 정말!”
* * *
시후 일행은 캠핑 렌터카를 몰고 정말 여기저기 다니면서 일본 현지 음식을 먹고, 배웠다.
삿포로에 도착했을 때는 숙소를 잡은 뒤.
시후 일행은 시내로 나왔다.
삿포로에서는 미소 라멘과 우동 그리고 소바를 먹었다.
일행은 그렇게 배불리 먹었음에도 얼마 지나지 않아 배가 꺼졌다.
다시 일행은 삿포로 맥주 박물관 옆의 비어 가든에서 징기스칸(양고기)을 무한으로 먹고 맥주까지 함께 마셨다.
“어우야-. 더는 못 먹어. 아니 못 마셔!”
“나-. 내일 저녁까지 아무것도 못 먹을 것 같아.”
“헙-. 목구멍까지 음식이 차 있는 거 같다고.”
분명 강훈과 하윤 그리고 휘준은 그렇게 이야기했다.
숙소에 들어와 씻고 잠든 그들은 다음 날 퉁퉁 부은 상태로 눈을 떴다.
“이거 한 잔씩 드세요.”
강훈과 하윤은 컵을 보았다.
객실 내에 있던 컵이었다.
“뭐냐?”
그 안에 담긴 내용물은 보리차였다.
“어- 잘 마실게.”
“고마워.”
목이 말랐던 두 사람은 시후에게 잔을 건네받고 숨도 안 쉬고 물을 마셨다.
푸하-
“어우- 살 것 같다.”
“후우-”
강훈과 하윤의 퉁퉁 부었던 눈이 금세 제자리를 찾았다.
꼬르르륵-
그 뒤.
따라 오는 소리에 시후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형들 조식 나오던데, 올라가시죠.”
강훈과 하윤은 주섬주섬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부스럭-
침대에서 도롱이가 되어 있던 휘준이 얼굴만 빼꼼이 내밀며 입을 열었다.
“가, 강시야.”
그 말에 강훈과 하윤의 눈이 살짝 커졌고, 시후는 미간을 찌푸렸다.
강훈과 하윤이 말릴 틈도 없었다.
허공에 몸을 띠운 시후는 도롱이처럼 이불을 말고 있는 휘준에게 날아갔다.
퍼어억-
“으윽-. 새꺄. 아프다고.”
“어? 아프라고 했어. 강시는 누가 강신데!”
도롱이를 풀고 나온 휘준이 시후를 가리켰다.
“너 강 씨 맞잖아.”
“…….”
시후와 휘준의 장난에 강훈과 하윤은 미소를 지었다.
‘장난칠 상대도 있고, 다행이네.’
‘보기 좋다. 너희들.’
삼촌 미소를 띤 두 사람은 문을 열고 나가며.
“야- 조식 사라진다. 빨리 준비해라.”
“빨리 준비해서 와. 자리 맡아놓을게.”
시후는 그들의 말에 힘차게 대답했다.
“아- 넵.”
그리고는 휘준을 잠깐 보았다.
누렇게 뜬 얼굴, 푸석한 피부. 체기가 있는 듯했다.
“너, 속 아프냐?”
휘준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제 저녁을 먹고 난 뒤부터 속이 계속 불편했던 휘준이었다.
휘준은 그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지 묻는 시후를 가만히 쳐다보았다.
스윽-
“천천히 마셔. 보리차 뜨거워. 잘못하면 입천장 까진다.”
시후가 강훈과 하윤에게 건넨 것은 차가운 보리차였다.
휘준에게는 뜨거운 차를 건넸다.
컵을 받아든 휘준은 조심스레 보리차를 마시기 시작했다.
후릅- 후르릅-
잠시 뒤.
시후의 특제 보리차 한 잔에 얼굴의 푸석함은 사라졌다.
시후는 인벤토리에서 청귤청을 꺼내 티 스푼에 담아 휘준에게 건넸다.
“먹어. 소화, 잘 될 거야.”
휘준은 기가 막혔다.
저 인벤토리엔 대체 뭐가 얼마만큼 들어 있는 건지 궁금해졌다.
“빨리 받아먹어. 형들 기다리잖아.”
“어. 고맙다.”
휘준은 시후가 내민 티스푼에 담긴 청을 먹은 뒤 다시 남은 보리차를 후릅 마셨다.
‘고맙다.’
휘준은 자신을 진심으로 챙겨주는 시후가 고마웠다.
* * *
호텔 식당 내부는 뷔페 형식으로 되어 있었다.
거기다 화려한 호텔 식당의 모습에 시후의 눈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한쪽에선 쉐프 한 명이 오믈렛을 직접 만들어 주고 있었다.
통통-
통-
구리 프라이팬에서 만들어지는 오믈렛.
시후도 저렇게 오믈렛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
‘어떻게 하는 거지?’
오믈렛을 만드는 쉐프를 향해 가던 시후의 어깨를 누군가 잡았다.
강훈이었다.
“밥 먹고 이야기해. 하윤이가 이야기해 놨어.”
“네? 뭘요?”
시후의 표정에선 의문이 떠올랐다.
“너 저 오믈렛 만드는 것 배우고 싶다고 가려던 거 아냐?”
“…….”
시후는 내심 놀랐다.
어떻게 아셨지?
마음의 목소리를 들은 건지 강훈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저 쉐프한테 조식 시간 끝나고 잠시 알려 줄 수 있냐고 이야기해 놓은 상태야.”
“오-. 형!”
웬만해선 쉐프는 직원에게도 요리 스킬을 가르쳐 주지 않는다.
그런데 그런 쉐프가 그 스킬을 알려 준다고 한다.
고개 살짝 기울어진 시후였다.
‘음…. 뭐 어때?’
음식을 배울 수 있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아진 시후는 강훈보다 하윤에게 다가갔다.
그 모습을 본 하윤도 피식 웃었다.
그 표정은 ‘내가 널 모르겠냐?’라는 듯 보였다.
“밥 먹자.”
“네.”
시후 일행은 아침 뷔페에서 먹고 싶은 것을 가져다 먹기 시작했다.
물론 오믈렛도 몇 번을 먹었다.
“그런데 일본은 오믈렛 안 파나요?”
시후의 질문에 하윤은 머리를 기울였다.
“왜?”
“판매되는 오믈렛 있으면, 먹어보고 계란말이도 한번 팔아보게요.”
시후의 말에 강훈과 하윤, 휘준은 웃고 말았다.
다른 사람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조용히 킥킥거리며 웃다 보니 세 사람 눈엔 눈물이 맺혔다.
“계란말이까지 판다고?”
강훈의 질문에 하윤이 답했다.
“의외로 시후의 계란말이 잘 나가요. 팔라는 요청까지 있을 정도요.”
“그래?”
그 말에 시후가 우물거리던 음식을 삼키고 말했다.
“형들도 아시겠지만, 계란말이라고 하기도 하고 달걀말이라고 하는데, 일본의 경우 타마고야끼라고 해서 한국의 달걀말이와는 조금 차이가 있어요.”
시후는 자신이 집어온 일본식 달걀말이(타마고야끼)를 집어 먹으며 말했다.
“일본은 계란 본연의 맛을 보여준다면, 한국은 여러 재료가 들어가죠. 그리고… 달걀말이도 제대로 만들려면 어려워요.”
시후의 말에 강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요리사인 강훈 자신도 집에서 달걀말이를 한번 만들려면 한 번에 매끄럽게 만들기 어렵긴 했다.
식사가 끝난 시후와 강훈은 호텔 쉐프에게 오믈렛을 만드는 법을 배웠다.
그날.
왜 호텔 쉐프가 너무나 쉽게 자신과 강훈에게 오믈렛을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었는지를….
시후는 그때는 몰랐다.
* * *
조식을 먹고 시후 일행은 다시 삿포로 여기저기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정말 많은 경험을 한, 시후 일행.
이런 휴가가 다시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많은 음식을 먹고 이야기 나눴다.
시후는 정말 기분이 좋았다.
20년 조금 넘은 삶 속에서 이런 기분은 처음이었다.
좋아하는 형들과 함께 그리고 지금은 친구가 된 휘준과 함께 하는 여행.
시후가 판 설삼 덕분에 돈 걱정 없는 여행이라 그럴까?
시후는 마음이 편했다.
그저 이 순간이 좋았다.
“도시락도 그렇고, 정말 대단한 거 같아요. 거기다 자판기에서 깡통 생크림 빵이라니.”
시후는 말하면서도 문화충격에 표정이 살짝 멍해졌다.
삿포로 시내를 구경하던 중 가게 옆에 서 있는 자판기를 발견한 시후 일행.
그리고 글을 읽자마자 호기심에 통조림 빵을 구매했다.
일행은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와 통조림 빵을 까서 먹었다.
딸깍- 끼이익-
통조림처럼 캔 뚜껑을 전부 열 수 있었다.
“와- 생크림 봐라.”
시후는 숟가락으로 생크림을 떠 올렸다.
숟가락이 깡통 안으로 들어갈 때 약간의 저항감이 느껴졌다.
“뭐지?”
시후는 생크림 아래 파묻힌 케이크를 발견했다.
“오- 빵이네.”
냠-.
우물- 우물-
시후는 한입 먹고는 팔짱을 꼈다.
“이거 좀 많이 달고, 느끼한데요?”
생크림 빵 통조림을 먹은 시후의 감상평.
휘준은 빵을 조금 덜어 시후에게 준 뒤 먹었다.
“어우- 달고 맛있다. 생크림 좋은데?”
강훈과 하윤은 맛이 소소하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한번은 먹지만 전 두 번은….”
시후는 고개를 저었다.
“자자- 한잔, 해야지.”
강훈은 삿포로 지역의 맥주.
블랙라벨과 함께 에비스 클래식 생맥주와 여름 한정 맥주 클래식 ‘夏の爽快(여름의 상쾌)’까지.
삿포로에서만 마실 수 있는 여러 종류의 맥주를 사 온 것이다.
그것을 본 하윤은 혀를 찼다.
‘통풍 온다면서 안 마신다고 맹세한 건 어디로 간 거야?’
하윤의 생각을 모른 채 강훈은 시후와 휘준에게 맥주를 건넸다.
안주는 삿포로의 명물 수프 카레 그리고 편의점을 털어 온 듯 보였다.
“어…. 형? 뭐가 이렇게 많아요?”
시후는 얼떨떨하게 물으며 테이블 위를 보았다.
테이블 위에 쫙 깔려 있는 맥주 안주 격인 음식을 보며 고개가 기울어졌다.
“편의점에서 파는 도시락 종류와 스시, 그리고 샐러드, 타마고야끼 등이 보여서 집어 왔지.”
강훈은 신난다는 듯 맥주를 땄다.
끼릭- 딱-
강훈이 손에 쥐고 있는 맥주는 ‘夏の爽快(여름의 상쾌)’.
훗카이도에서만 여름 한정으로 판매되는 계절 상품이란다.
꿀꺽- 꿀꺽-
크합- 크으-
강훈의 탄성에 시후는 웃고 말았다.
가끔 강훈형이 술을 너무 좋아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SeeYou]가게가 끝나고 가끔 맥주를 드실 때도 강훈 형은 저런 표정이었다.“와- 이거 진짜 상쾌한데? 탄산과 알콜 도수가 다른 거보다 높아?”
강훈은 감탄사를 터트리며 다른 맥주와 알콜 도수를 비교했다.
한 모금 마시던 시후의 눈이 커졌다.
꿀꺽-
오-! 괜찮은데?
목을 치고 내려가는 탄산의 맛에 눈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마시고 나니 입 안에서 강렬하게 당기는 맛이 있었다.
‘치킨이 땡기는데?’
딱 마시고 나니 바로 치킨 생각나는 맥주였다.
“치킨 땡기네….”
옆에서 들려온 목소리 휘준이었다.
“야! 너두? 나도.”
시후와 휘준은 테이블 위에 깔린 음식들 중에서 치킨을 발견했다.
가라아게.
일명 닭튀김이었다.
“자식들. 치맥은 진리라는 것을 깨닫는 중이군.”
하윤 역시 맥주를 마신 뒤.
피식 웃으며 두 어린 동생을 보았다.
하윤의 젓가락 역시 가라아게를 향했다.
“형이 동생에게 양보하셔야죠.”
“아니지 동생이 형한테 양보해야지.”
강훈과 하윤의 젓가락 싸움이었다.
하나 남은 가라아게를 먹기 위한 사투.
그 모습을 본 시후는 손으로 잽싸게 가라아게를 집어 입에 넣었다.
“야! 너!”
“강시후- 너!”
시후는 느긋하게 웃으며 가슴을 살짝 내밀며 말했다.
“여기- 경비 전부 제가 내는데요?”
시후의 한마디에 전부 조용해졌다.
푸핫-
하윤의 웃음이 터졌다.
“푸흐흡-. 그렇긴 하네-. 에이 더러워서 다시 사 온다.”
“형- 같이 가요.”
하윤이 일어나자 시후가 같이 일어났다.
“넌 왜?”
“물주가 같이 가야 많이 사 오죠.”
“어? 어! 하긴 그렇지.”
“시후야- 가면 맥주 좀 더 사 와라. 이왕이면 사케도.”
강훈의 말에 시후는 알겠다고 대답한 뒤 하윤과 함께 편의점으로 향했다.
객실엔 강훈과 휘준만 남았다.
강훈은 문쪽을 한번 본 뒤 휘준을 보며 입을 열었다.
“시후랑 지내긴 괜찮아?”
강훈의 질문에 휘준은 눈동자가 흔들렸다.
“무, 무슨….”
강훈은 휘준의 반응에 피식 웃었다.
“너 방송 봤어.”
이 세계 텃밭 재료로 천재요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