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chef using garden ingredients from this world?! RAW novel - Chapter 80
79화
시후는 자신을 쳐다보는 율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이 나무. 여기서 크고 싶다는데?
율의 말에 시후는 고개를 저었다.
“언제 여기에 씨가 뿌려졌는지는 모르겠지만, 너희 쪽 식물이 여기에서 자라기엔 땅이 안 좋지 않을까?”
-그건 율이 도와줄 수 있어!
시후는 율의 초롱초롱한 눈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그럼 율이 사는 곳에서 돌봐 줄 수 있을까?”
시후의 말에 율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 이제 가자. 휘준이랑 형이 기다리겠다.”
-응!
“아- 잠시만.”
시후는 텃밭으로 가기 전,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예전에 사다 놓았던 과자와 사탕 초콜릿을 인벤토리에 가득 챙겼다.
“가자- 율.”
시후는 율을 안고 텃밭으로 향했다.
콩밭으로 가니 하윤의 구슬픈 노래가 들렸다.
“철갑산- 산~ 마루에에~”
시후는 하윤의 노랫소리를 듣자마자 웃고 말았다.
“하하하-. 형 그 노래 옛날 노래 아니에요?”
“아니- 이런 명곡을 모르다니!”
“며, 명곡요?”
“당연하지. 콩 따러 왔으니 이만한 노동요가 어딨냐.”
하윤은 또다시 구슬픈 목소리로 곡을 뽑았다.
그러자 고블린들은 하윤의 노랫소리에 허밍을 맞추기 시작했다.
“허얼- 이건 또….”
황당해하는 시후에게 휘준이 나지막이 속삭였다.
“여기 애들 진짜 흥이 장난 아니야.”
“그래? 얼마나 흥이 많길래 그래?”
“그냥 곡 하나만 틀어주면 아주 군무까지 출 기세더라.”
하윤이 선으로 노래를 뽑으면 뒤 후렴으로 블랙 고블린들이 후창을 했다.
하윤은 아예 콩 줄기를 잡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형- 혀엉?”
“어? 왜!”
“손이 놉니다.”
“넌 안 해?”
“전 콩 삶을 준비를 해야죠. 콩깍지도 까야 하는데 빨리 해야죠. 거기다 새참도 준비해야 하고.”
시후의 말에 하윤이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아- 일본 들어오자마자 일 시키는 악덕 싸장! 물러가라!”
후창의 무서움을 시후는 느끼고 말았다.
-물러가라! 물러가라!
* * *
콩밭에서 콩을 채집한 뒤.
휘준과 하윤 그리고 블랙 고블린들은 마을 중앙에 둘러앉아 콩을 까기 시작했다.
“우리가 이걸 왜 하는 거지?”
“이거 까고 나면, 시후님이 ‘새챔‘인가를 주신대.”
“새챔이 뭔데?”
“나도 몰라. 그런데 시후님이 전에 우리 마을에서 해주신 거 있잖아. 그것도 괜찮았는데”
“맞아, 맞아. 그것도 맛있었지.”
“시후님이 오셔서 직접 요리를 해주신대….”
서로 대화를 하며 콩을 까서인지 금방 콩은 수북이 쌓았다.
시후는 마을 중앙에 있는 화구 두 개에 솥 두 개를 올렸다.
그리곤 큰 솥 하나에 콩을 담은 뒤, 엘라를 불렀다.
-엘라 왔쪄요.
엘라는 시후를 보자마자 혀짧은 소리로 왔다고 알렸다.
시후는 엘라의 머리를 쓰다듬어준 뒤 이 콩을 씻어 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엘라는 콩이 수북하게 담긴 솥에 손을 넣고 휘저었다.
“cnacndjfk, RoRmtgowufk, dit!”
엘라의 노랫소리가 끝나고 가볍게 숨을 내쉬었다.
-다 돼쪄. 콩 깨끗해.
“오- 잘했어. 엘라. 그럼 물을 여기까지 담아 줄래?”
시후가 손으로 눈금을 만들어 주자 엘라는 그 높이까지 물을 채웠다.
“잘했어. 엘라. 잠시만, 기다리면 맛있는 거 해 줄게.”
-와, 맛있는 거.
엘라가 신나서 종종거리며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다른 아이들은 시후가 무슨 일을 시켜 주길 바라는 눈빛이었다.
“너희들도 기다려 줄래? 맛있는 거 다 되면 금방 나눠 줄게…. 그 전에 이거 먹고 있을래?”
시후는 인벤토리에서 과자를 꺼내 아이들에게 건넸다.
아이들은 정말 좋아하며 다 같이 우르르 몰려갔다.
“귀엽네.”
하윤이 시후에게 다가오며 말했다.
시후는 하윤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죠. 정말 귀엽죠. 하는 짓은 고양이. 먹는 건 사람인 애들….”
“그래서, 휘준이 방에 자란 식물은 해결했어?”
“네, 율의 말에 의하면 그 식물이 휘준이 방에서 자라길 원했다네요.”
“왜?”
“그건 저도 모르죠. 지저분해서인가?”
“지저분하면 곰팡이나 버섯이 자라지 물푸레가 자라겠냐?”
“하긴 그렇죠?”
하윤의 말에 시후는 어깨를 으쓱이고 말았다.
“내 방이 지저분하다고?”
언제 들었는지 휘준이 그 말을 듣고 다가왔다.
“일본 가기 전에 방 깨끗하게 치웠어.”
퉁명스럽게 이야기하는 휘준을 보며 시후는 피식 웃고 말았다.
“그래, 깨끗하게 쓰는 편이지.”
“너가 이상한 거야. 집에 어떻게 먼지 하나 없이 사냐?”
휘준의 말에 하윤이 의문을 가졌다.
“먼지 하나 없이 산다고?”
“네, 형-. 얘 집 보셨죠? 진짜 깨끗하잖아요.”
휘준의 말에 하윤의 눈동자가 위로 향했다.
“음…. 시후가 성격도 깔끔하고 부지런하긴 하지. 실행력도 그렇고.”
시후는 두 사람의 대화를 듣다가 물이 끓는 게 보였다.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녹인 뒤 집에 사다 놨던 국수 면을 넣었다.
국수 면을 넣은 뒤 시후는 휘준을 불렀다.
“휘준아- 이거 좀 저어.”
시후는 휘준에게 나무 봉 하나를 쥐어 주었다.
국수가 잘 익을 수 있게 휘젓도록 시켰다.
일단 양이 많다 보니 끓어오르기까지 시간이 조금 걸릴 듯 보였다.
시후는 비빔 국수를 하기로 하고 가져온 고추장, 대기업에서 나온 간장과 고춧가루, 다진 마늘, 설탕과 함께 참기름을 커다란 그릇에 넣고 섞기 시작했다.
부르르륵-
솥에서 끓어오르는 국수를 본 시후는 작은 얼음을 솥에 조금 넣어주었다.
끓는 물이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휘준은 시후가 시킨 대로 다시 국수 면발을 휘저었다.
후르릅-
면 하나를 빨아 먹은 시후는 면이 다 익은 것을 확인했다.
“됐다.”
휘준과 시후는 솥을 함께 들고 옮겼다.
촤아아앗-
뜨거운 솥에 있던 국수 면을 받아놓은 물에 빠뜨렸다.
처벅- 처벅-
시후와 휘준은 면을 뽀득뽀득하게 씻기 시작했다.
언제 다가왔는지 엘라는 국수 면에 차가운 물을 계속 뿌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휘준이 엘라를 보며 물었다.
“엘라-. 너 국수 먹어 본 적 있어?”
-아니. 없어. 그런데 그거 뜨겁잖아. 뜨거우니까 차가워야지.
엘라의 말에 시후는 피식 웃고 말았다.
국수를 차갑게 먹는 건 어떻게 알았을까?
시후는 국수를 동그랗게 말아 그릇에 한 덩어리씩 담기 시작했다.
휘준은 국수가 담긴 그릇에 참기름을 한 스푼씩 뿌리고, 양념을 한두 스푼씩 담았다.
“양념이랑 참기름 다 넣었는데? 이거 어떻게 비벼 먹으라고 할 거야?”
시후는 계속 국수 물기를 뺀 뒤 면을 동그랗게 담으면서 대답했다.
“그런데 젓가락은?”
휘준의 질문에 시후는 인벤토리에서 집가락을 꺼냈다.
“이거 씻어서 그릇에 하나씩 꽂아줘.”
“어.”
시후의 말에 휘준은 집가락을 씻어 국수가 담긴 그릇에 꽂아놓았다.
“와- 저게 뭐야?”
“시후님이 맛있는 것 만들어 주신다더니.”
블랙 고블린들은 어느샌가 시후의 근처에서 줄을 형성하고 있었다.
휘준은 그들에게 그릇 하나씩 나눠주고 있었고, 하윤은 언제 다가왔는지 그들 앞에서 국수를 비비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와, 이거 쮸릅 쮸릅 하는 거다.
-이, 이거, 마, 맛있어.
-이거 맵진 않겠지?
고블린 아이들도 다가와 그릇을 하나씩 받아 갔다.
이미 국수를 조금씩 먹고 있는 이들도 보였다.
시후와 휘준은 계속 그들에게 나눠주었다.
“자- 다 받으셨죠? 그럼 이거 드시고 콩 삶고 메주 빗는 걸 알려 드릴게요.”
시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집가락을 사용해 비빔 국수를 먹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쮸릅- 츄릅- 거리는 소리가 경쾌했다.
“저희도 먹죠.”
“어-, 그래.”
시후는 휘준과 하윤에게 김치를 송송 썬 비빔 국수를 넘겼다.
츄르릅- 쮸릅-
시후는 국수를 먹다 말고 콩이 삶겨지는 솥으로 향했다.
나무 주걱으로 콩을 한 번씩 뒤집어 주며 상태를 보았다.
‘마른 콩이라면 불려야 되는 과정이 필요했지만…. 빠르게 삶기겠네. 앞으로 1시간 정도 더 삶으면 되려나?’
시후는 콩의 삶기는 상태를 본 뒤.
구석에서 다른 아이들과 함께 국수를 먹는 아세트 장로를 보았다.
시후는 그곳으로 다가가 아세트 장로 옆 바닥에 주저앉았다.
“아- 신경 쓰지 마시고 드세요. 장로님.”
시후의 말에 아세트 장로는 면을 우물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꿀꺽-
“뭐 필요한 거 있으신가요?”
아세트 장로의 질문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짚단이 좀 필요해요.”
“짚단? 아아-. 그거라면…. 다 먹고 가져오겠습니다.”
아세트 장로의 대답에 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밀밭이 있다고 했으니 밀을 수확하고 쌓아놓은 짚단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후르릅-
* * *
시후는 콩을 삶은 뒤 절구로 콩을 빻기 시작했다.
여기서 일을 잘하는 마을 주민과 그렇지 못한 주민들이 구분 되었다.
시후는 일차적으로 이런 일을 시키면서, 인재를 선별 중이었다.
밀키트 제조 인원을 선별하기 위한 1차 거름망.
그것은 단체로 일을 하면서, 그들의 행동을 보는 것이었다.
아이들은 순종적으로 시후의 말을 따랐다.
어른들의 경우, 약삭빠른 사람도, 눈치껏 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마치 인간 같았다.
블랙 고블린이라는 종족을 보던 시후의 눈은 우묵하게 가라앉았다.
‘저기랑, 저기. 그리고 저 사람…. 한 6명 정도가 꽤 빠르네.’
시후의 눈은 그들을 빠르게 훑으면서 그들이 작업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시후야-”
부르는 소리에 하윤에게 다가갔다.
“이 정도면 되냐?”
절구에 콩을 빻은 상태를 보여 준 하윤이었다.
“네, 이 정도면 괜찮을 것 같네요.”
시후는 빻은 콩을 모아 큼직한 공 모양을 만들기 시작했다.
다른 고블린들도 시후가 하는 것을 보며 따라하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공이 완성되자 시후는 네 면을 바닥에 통통거리며 사각형으로 만들었다.
통- 통-
여기저기서 통통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메주의 형태가 잡힌 빻은 콩 덩어리.
시후는 아세트 장로가 가져다 준 짚단에 콩 덩어리를 하나씩 놓아두었다.
그리고 아세트 장로를 불렀다.
시후는 자신에게 다가온 아세트 장로에게 말했다.
“이 덩어리 겉면이 완전히 마를 때 까지 이 짚단 위에서 굴리면서 말려 주셔야 해요.”
시후의 설명에 아세트 장로는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쪽 시간으로 대충 5-6일.
시후는 그 정도 시간으로 잡고 아세트 장로에게 이 덩어리를 잘 말려 달라고 부탁했다.
그 뒤.
메주를 띠우고 된장을 담가야 했다.
“장로님. 일단 5-6일 있다가 오겠습니다.”
시후는 아세트 장로에게 올 시간을 이야기해 준 뒤.
시후는 두 사람과 함께 안방으로 올라왔다.
“그런데, 5일에서 6일이면 여기 시간으로 얼마나 있는 거야?
하윤의 질문에 시후는 머릿속으로 시간을 잠시 계산한 뒤.
“대충 하루 정도요.”
“그럼 내일 와서 나도 데려가 주라.”
“형도 메주 띠우는 거 도와주시려구요?”
“어-. 그리고 네가 블랙 고블린들 일 시키면서 밀키트 제조 인원을 선별하는 거 아닐까 생각했는데….”
하윤의 말에 시후는 속으로 혀를 찼다.
눈치 빠른 형이라고 생각했다.
하긴 옛날 일을 생각해 보면 하윤 형은 눈치가 굉장히 빨랐다.
그리고 사람 기분을 잘 헤아렸다.
그래서인지 손님들이 뭘 필요로 하는지 금방 알아차리곤 했다.
“형, 그런데….”
이 세계 텃밭 재료로 천재요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