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chef using garden ingredients from this world?! RAW novel - Chapter 85
84화
시후와 하윤은 한국대 병원 근처 부동산 전세 매물 중 하나를 선택했다.
“이제, 직원들 선택만 하면 되는 건가?”
하윤의 질문에 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주방 보조는 홍시. 아니 태민이 쓸 거고요. 홀은 형이 뽑아 보세요. 그리고 밀키트 쪽은 3달 수습으로 손발 맞춰보죠.”
시후의 말에 하윤은 잠시 생각하는 듯 보였다.
“그러면, 가게 오픈하고 홀은 한 달 정도 일해 보고 손발 맞는 사람을 채용하는 건 어떨까?”
“그러면….”
“그 사이에….”
시후와 하윤은 충분한 협의를 통해 최종적으로 5명의 인원에게 연락을 넣었다.
함께 하지 못한 사람에겐 더 좋은 기회가 있기를 시후는 바랐다.
가게 공사는 어느덧 막바지에 이르렀다.
시후는 기수를 처리한 뒤, 집에서 조금은 마음 편하게 주력메뉴 구상을 하는 중이었다.
지이잉-
[사장님, 가게 주방과 함께 냉장, 냉동 창고 한번 확인해 주시죠.]현장감독의 문자를 읽은 시후.
읏챠-
“날 더운데 어디 가려고?”
소파에 누워 부채질 중인 휘준의 질문.
“어? 가게에 감독님이 마무리 작업하는 거 확인 좀 해 달라고 해서.”
시후는 휘준을 잠시 내려다보았다.
‘다 나았네.’
기수에게 맞았던 곳이 전부 엘라 덕분에 다 나아 현재는 예전과 같은 모습이었다.
시후의 생각을 모른 채 휘준은 누워서 테블릿을 보며 말했다.
“그 현장감독님 꽤 꼼꼼하시네.”
“그러게. 그럼 나갔다 온다.”
“어- 올 때 메X나.”
시후는 휘준의 말에 피식 웃고 말았다.
얇은 티셔츠에 얇은 면바지를 입고 가게로 향했다.
쉬는 동안 계속되는 가을 메뉴 구상.
[SeeYou]의 메뉴 변화를 생각하던 시후였다.‘홍시가 오니까 랜덤 메뉴에서 중식도 가끔 끼워 넣어도 될 것 같고.’
시후가 홍태민을 채용한 이유 중 하나.
바로 중식 메뉴도 중간 끼워 넣을 수 있다는 점이다.
가게 재오픈 후 2주 있으면 개강이었다.
시후의 머릿속은 여러 생각을 정리 중이었다.
‘개강 후에 밀키트 주문이랑 관리 감독해 줄 사람이 필요한데…. 사마윤 실장님께 여쭤볼까?’
시후는 여러 생각을 하며 가게로 걸어갔다.
내리쬐는 햇살.
거리의 사람들은 덥다며 손부채질하며 햇살을 가리기 바빴다.
시후는 그들을 보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이럴 땐 마법 만세겠지?’
[SeeYou]가게에 도착하니.현장감독이 시후에게 알은 채 해왔다.
시후 역시 현장 감독에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더운데 고생 많으시네요.”
“하하- 저희 일이 다 그렇죠.”
부스럭-
“하나씩 드시고 하시죠.”
일하시는 인부들께 시원한 음료를 나눠 준 뒤 공사 중인 주방을 둘러보았다.
밀키트 제조 공간으로 먼저 향한 시후.
“오- 깔끔하네요.”
시후의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뒤 창고를 트고, 밀키트 제조실까지 볼 수 있어 탁 트인 느낌을 받은 시후였다.
현장감독은 이것저것 시후에게 설명을 해 주었다.
‘강훈형이 알려 주신 곳이라 그런지 깔끔하게 일하시네….’
시후는 원래 있던 주방을 확인했다.
주방을 확장하니 좀 더 넓어진 공간을 느낄 수 있었다.
‘화구도 그렇고, 조리대도 그렇고 싹 넓어지니까 좋네, 홍시를 이쪽에서 이렇게….’
머릿속으로는 주방에서 음식을 할 때를 시뮬레이션 중이었다.
공사 인부들에게 방해되지 않게 한쪽에 서 있었다.
“어떻습니까?”
현장감독이 다가와 물었다.
시후는 입가에 만족한다는 미소를 띄웠다.
“네, 깔끔하게 잘 해주신 거 같으세요.”
“저희 직원들이 좀 신경을 많이 썼죠. 이쪽 창고 쪽을 보시겠습니까?”
현장감독은 시후와 함께 창고 쪽에 설치된 냉장 냉동 창고를 확인했다.
타악- 탁-
시후는 냉동 창고 문을 열며 현장감독을 보며 물었다.
“이거 냉동 창고 안에서도 열리죠?”
시후의 질문에 현장감독은 고개를 끄덕였다.
“요즘 나오는 창고는 안에서도 열 수 있게 되어 있어요.”
“다행이네요.”
시후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과거엔 냉동 창고에서 동사 사고도 종종 생기곤 했었다.
직원들이 냉동실에서 뭔가 꺼낼 때 괜히 갇히는 일이 없기를 바라며 꼼꼼하게 살핀 것이었다.
“공사, 이제 마무리 단계죠?”
“네 이제 한 1주일 정도만 더 하면, 마무리될 듯합니다.”
시후는 현장감독 말에 전체적으로 둘러보고는 가게를 빠져나왔다.
“수고하십시오. 감독님.”
“네. 사장님. 잘 먹겠습니다.”
“들어가십시오!”
“들어가이소!.”
인부들은 공사를 하다 말고 시후에게 인사를 깍듯이 했다.
시후는 온 김에 현장감독에게 하얀 봉투를 건넸다.
날도 더운데 고생하신다고 식사라도 하시라며 챙겼다.
“어린 사장인데도 대단하네.”
“그러게 말이여. 이런 거 잘 챙겨주지도 않는데 요즘.”
“상당히 어려 보이던데 사장 몇 살이래?”
“이제 20대 후반? 아니 초반인가?”
“뭐? 그렇게나 어린데 가게를 한다고? 부모님이 부자신가?”
“금수저네. 금수저.”
현장감독은 시후의 상황을 강훈에게 얼핏 들어 알고 있었다.
“자자-. 잡담들 그만하고, 쉬었음. 일들 빨리 끝냅시다. 빨리 저녁 먹고 들어가서 쉬어야지.”
현장감독의 말에 인부들은 엉덩이를 털고 일어나 각자 맡은바 장소로 향했다.
가게에서 집으로 향하는 길.
시후는 하윤에게 문자를 쳤다.
[형- 오늘 저쪽 애들도 이제 선별해 줘야 할 것 같은데요?] [어- 저녁에 잠깐 일 좀 보고 넘어갈게.] [네- 오시면 저녁 먹고 넘어가죠.] [그래-. 그런데 저녁 메뉴는 뭐야?] [집 냉장고에 묵은지 있으니까 김치찜 할까 생각 중이네요.] [그래? 그럼 계란후라이에 숲햄 부탁해.]시후는 하윤의 문자에 피식 웃고 말았다.
‘형도 요즘 내가 만든 집밥을 먹으려고 하는 것 같단 말이야?’
집밥만큼 따뜻한 한 끼가 어딨을까?
시후는 집밥이 주는 순기능을 떠 올렸다.
가족끼리 얼굴을 맞대며, 먹는 한 끼.
그 한 끼 속에서 어떤 이는 힘을 되찾고, 어떤 이는 푸념을 하기도 한다.
‘나도 그랬지. 그 한 끼가 얼마나 소중한지 뒤늦게야 알았지.’
시후는 약간 씁쓸한 기분을 느끼며 집으로 향했다.
“나왔다-.”
“왔냐?”
“어- 옛다 여기.”
휘익-
탁-
“새꺄- 던지긴 왜 던져.”
“사와도 뭐라 하네.”
“땡큐다-.”
“하윤 형이 저녁에 김치찜 한다니까 계란후라이랑 숲햄 해 달라는데, 너도 먹을 거지?”
“당연하지.”
휘준의 말에 시후는 편한 옷차림으로 갈아입은 뒤 부엌으로 향했다.
냉장고에서 꺼낸 김치.
가게 갔다가 집으로 들어오면서 들른 정육점의 두툼한 삼겹살 두덩이.
시후는 냄비를 꺼내 가스렌지 위에 올렸다.
김치와 국물을 함께 냄비에 넣었다.
타타타탓-
불을 켜고 삼겹살 두 덩이를 냄비에 같이 넣고 물을 넣었다.
마늘 조금과 설탕 반 스푼을 넣고 센 불에서 끓였다.
보글- 보글-
시후가 불 세기를 중불로 낮춘 뒤 쌀을 안치자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어우 더워-”
하윤이 오자 휘준이 인사하는 소리가 들렸다.
“오셨어요?”
시후도 빼꼼히 부엌에서 나오며.
“형- 시간 맞춰서 오셨네요. 지금 쌀 불린 거 안치면 대충 될 것 같으니까. 씻고 오세요.”
“어-. 홀인원 오늘 다시 면접 봤는데, 꽤 괜찮더라.”
하윤의 말에 휘준이 궁금한 듯 물었다.
“형- 형-. 여자예요? 여자?”
“아니- 우리가 좀 바쁘냐. 그릇도 무겁고, 여학생도 있었는데, 먼저 거절하더라. 그래서 마스크 괜찮은 남자애로 뽑았어.”
휘준의 입에서 바람 빠지는 소리가 들렸다.
“에이- 무슨 다 남탕이야.”
“남탕?”
하윤의 말에 휘준이 설명을 덧붙였다.
“네- 남자밖에 없잖아요. 전부 시끄매. 이럴 때 홀 서빙 여직원 하나 딱 뽑아 놓으면 얼마나 좋아요. 안 그러냐 시후야?”
“됐고, 유기그릇이 좀 무거워야지. 그리고….”
시후는 말을 줄였다.
고등학교 동기 여학생들 그리고 대학교 학과 여학생들이 생각났다.
“그리고 뭐?”
“아니다-. 됐다.”
남자보다 여자가 더 힘이 셀지도 라는 생각한 시후였다.
평상시 그녀들은 얌전하지만, 어떤 일이 생기면 추진력과 행동력은 상상 초월이었다.
‘학교에서 진행한 요리 축제 떠 올리면…. 진짜. 으으-’
동기들을 떠 올리며 어깨를 떨었다.
“싸장님- 세상에서 제일 나쁜 게 뭔지 알아?”
휘준의 말에 시후는 살짝 궁금해 졌다.
“뭔데?”
“말 하다가 중간에 끊어 먹고 가는 거.”
“그러냐?”
말 끊어 먹는다고?
그런가?
시후는 소파에 앉아 있는 휘준을 힐끗 보며 말했다.
“넌-. 밥 먹을 준비나 좀 하지?”
“뉘예-”
식탁 위의 김치찜 뚜껑을 열자 매콤한 김치 냄새가 퍼졌다.
“하얀 쌀밥 그리고 김치찜. 완전 밥 도둑이지 않냐?”
휘준의 말에 시후는 피식 웃었다.
하윤도 그 말에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시후는 김치찜을 할 때, 김치를 자르지 않았다.
통짜 그대로의 김치
시후가 김치를 먹을 만큼 김치 뿌리 부분을 잘랐다.
서걱-
긴 접시에 가져온 김치를 올려놓고 손으로 찢었다.
찌이익-
“이야- 시후 너 진짜 김치찜 제대로 먹을 줄 아네?”
휘준의 감탄사가 들려왔다.
“그럼 김치를 찢어 먹지 어떻게 먹냐?”
“너튜버들은 김치를 찢어서 이렇게 먹지.”
휘준은 먹방 너튜버답게 하얀 쌀밥 위에 김치를 척 걸친 뒤 한입에 넣었다.
우걱- 우걱-
보는 사람 입에 침 고일 만큼 맛있게 먹는 모습.
그 모습을 보던 하윤이 휘준을 보며 엄지를 내밀었다.
“넌 진짜 복스럽게 먹는다.”
“쟤 먹방 할 때 보면 다람쥐 같아요.”
“느가 다라지래?”(누가 다람쥐래?)
휘준이 음식이 입에 든 채로 항의하자.
시후는 휘준을 째려보았다.
“야- 다 먹고 이야기해.”
“어.”
“형-. 드세요. 다 먹고 일 이야기 좀 하죠.”
“그래, 숲햄이랑 달걀후라이 그리고 나물 반찬. 맛있겠다.”
하윤은 식탁 위를 보며 군침을 흘렸다.
시금치나물, 콩나물 그리고 하윤이 좋아하는 두릅 튀김까지 올라와 있었다.
우걱- 우걱-
와삭- 와삭-
우물- 우물-
세 사람은 식탁 위의 음식을 해치우며 함께 밥 먹는 것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혼자 먹는 밥 진짜 맛없었는데, 시후 덕분에 함께 먹어서 좋네.’
‘이 새끼 음식에 난 왜 조련 당하는 걸까?’
‘다들 맛있게 먹어 주니 고맙네.’
시후는 먼저 숟가락을 놓은 뒤 식기를 챙겨 싱크대에 담갔다.
“휘준아. 너 설거지 좀 해.”
“어. 오늘 내 차례잖아.”
휘준과 하윤이 돌아가며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달칵-
“잘 먹었다. 시후야. 휘준아 수고.”
“네 형-.”
시후는 자신의 방에서 나오다 휘준의 부름에 쳐다보았다.
“저쪽 넘어갈 거지?”
“어-. 된장 숙성도 좀 볼 겸. 밀키트 제조 고블린 직원들 뽑아야지. 왜?”
휘준은 식탁을 빠르게 정리한 뒤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며 말했다.
“잠시만…. 기다려줘.”
잠시 후.
휘준은 자신의 방에서 작은 상자 하나를 가져왔다.
시후는 궁금한 듯 휘준에게 물었다.
“이게 뭐야?”
“엘라에게 전해 줘.”
“엘라한테?”
“먹는 거야?”
“아니-. 그…. 대 여섯 살 정도 되는 애들 좋아하는 장난감.”
휘준을 한번 본 시후는 피식 웃었다.
상자를 도로 휘준에게 내밀며 말했다.
“네가 직접 줘.”
“나 안 데려갈 거잖아.”
“가서 애들이랑 놀아줘. 우리 일할 동안.”
“그래도 돼?”
이 세계 텃밭 재료로 천재요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