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chef using garden ingredients from this world?! RAW novel - Chapter 90
89화
쩝쩝-
우물- 우물-
시후와 하윤은 눈앞의 사람이 왕이 맞는지 의심스러웠다.
음식을 잠깐 혀 위에 올려 맛을 음미하는 자이 왕.
그리고는 표정이 뭔가 생각하는 팔짱을 끼고 생각에 잠겼다.
그 뒤 물 한 모금 마시고 음식을 우물거리는 왕.
그 모습을 본 시후는 과거 한식 요리대회의 심사위원들을 떠올렸다.
여러 학생이 만든 요리를 조금씩 맛을 보며 입을 헹군 뒤 다른 요리를 맛보는 심사위원들.
눈앞의 자이 왕의 모습이 심사위원과 같아 보였다.
왕은 팔짱을 끼고 입안의 음식을 삼킨 뒤 시후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그리고는 잠시 시후를 쳐다본 뒤.
“시후. 그대의 요리는 어디의 요리인가?”
자이로스코프 프란3세의 눈은 시후를 향해 있었다.
그 시선을 마주한 시후는 입을 열었다.
“제가 사는 곳의 예부터 내려오는 ‘한식’입니다. 지금 왕께서 드신 음식은 제 나름의 선물로 만든 음식입니다.”
자이 왕은 자신의 턱을 쓰다듬으며 비어있는 찬합을 보았다.
“음…. 시후. 그대가 만든 이 음식을 더 맛보려면, 어떻게 하면 좋겠나?”
자이 왕의 질문에 시후의 눈빛이 가라앉았다.
시후는 내심 주먹으로 쥐며 좋아했다.
음식을 만들 때부터 시후는 음식을 먹은 왕이 ‘더 만들어 줄 수 있냐’ 는 말이 나오길 기다렸다.
여기까지는 예상대로인데….
시후는 가라앉은 눈빛으로 자이 왕을 보며 입을 열었다.
“제가 요청 드릴 것은 세 가지입니다.”
* * *
후우-
시후는 깊은 한숨을 내 쉬었다.
이 세계 텃밭을 일부 옮겨올 장소로 수원으로 정했다.
수원에 위치한 광교산 아래.
그곳의 전답 일부를 매입하기로 했다.
“주말에 사람이 많을 텐데 괜찮겠어?”
하윤의 질문.
시후는 짓궂게 웃으며 말했다.
“태민이한테 주말에 길거리 포장마차처럼 푸드 트럭 만들어서 가벼운 중식 팔라고 하면 텃밭보다는 태민이에게 쏠리겠죠.”
“어떻게?”
하윤은 궁금했다.
[SeeYou]의 가게의 영업시간은 10시에서 15시까지.새벽부터 재료 준비를 태민에게 시킨 뒤.
태민이는 수원으로 넘어가 푸드 트럭에서 짜장면 또는 가볍게 짬뽕을 팔게 할 거라는 말을 시후에게 했다.
“너-. 악마냐?”
“악마요?”
“어떻게 그런 생각을? 애가 죽어나겠다.”
“이거 옛날에 태민이가 이야기 한 거예요. 고등학교 다닐 때. 자기 푸드 트럭 하고 싶다고.”
시후는 소파에 깊게 기대며 다리를 꼬았다.
그리고는 하윤을 보며 말을 이었다.
“고등학교 때 태민이가 조용한 산속 아래 푸드 트럭으로 주말 동안 짜장면 팔고 짬뽕 팔고 해서 돈 벌고 싶다고 했는데…. 소원 이뤄 줘야죠. 제가 사장인데.”
시후는 짓궂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주말 아침에 재료 준비를 하면서 자기 것도 함께 하고 일 좀 하다가 중간에 내보내면 딱이겠죠?”
시후는 손가락을 튕기며 즐겁다는 듯 말을 했다.
그런 시후를 본 하윤은 혀를 내둘렀다.
[SeeYou] 가게의 재료 준비만 해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재 오픈하면, 손님이 늘었으면 늘었지 줄진 않을 것이다.
그런데,
특히 주말은 [SeeYou]에 사람이 많이 몰린다.
‘손님들을 혼자 쳐 내고, 주방보조인 태민을 푸드 트럭으로 보내 돈을 벌게 한다고?‘
하윤이 생각했을 때는 무리라고 생각했다.
악마다.
아니 악마보다 더한 놈이라 생각했다.
하윤은 오전에 자이 왕 앞에서 한 시후의 행동을 떠올리며 혀를 내둘렀다.
자이 왕에게 그런 딜을 넣는 것을 본 하윤의 한 줄 평가.
요리에 미X놈.
‘아니, 먹을 것으로 한나라의 왕까지 조련을 해 버려?’
시후가 음식을 만들어 주는 조건으로 자이 왕에게 이야기한 것은 세 가지.
1. 제국의 황제를 만날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달라.
2. 자이 왕국에서 블랙 고블린들의 인권(?)을 인정해 달라.
3. 영지를 운영할 수 있는 자금을 지원 및 영지민들이 제국 이외의 곳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자이 왕국에서 안전을 책임져 달라.
‘미친놈 그 세 가지 딜을 걸고 드시고 싶은 한식이 있다면 얼마든지 맛보게 해 주겠다는 말을 할 줄….’
시후의 의외의 모습.
하윤은 고개를 저었다.
며칠 전.
휘준이랑 둘이서 맥주 한잔 마시면서 한 이야기가 떠올랐다.
“형-. 시후는 자신의 울타리에 들어온 것이라면 엄청 소중하게 여겨요.”
꿀꺽-
타악-
휘준은 맥주잔을 내려놓으며 말을 이었다.
“아마 형이 무슨 일 당하면 형 구하기 위해서 시후는 온갖 수단을 다 쓸걸요? 가지고 있는 능력이 들통나더라도 형을 구하는…. 시후는 그런 놈이에요 형.”
하윤은 그제야 휘준이 한 말을 이해했다.
시후의 울타리 안에 들어온 블랙 고블린들.
이번 자이 왕과 만난 시후는 블랙 고블린들의 자유를 찾아 주었다.
‘자이 왕국의 주변 도시들까지는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되었지.’
하윤은 시후가 대단해 보였다.
타악-
서류를 전부 확인한 시후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형. 배고프지 않아요?”
시후의 말에 하윤은 시계를 보았다.
오전 중 자이 왕국을 다녀오고, 텃밭 이전할 장소를 검토했다.
꼬르륵-
마침 하윤의 배에서 밥 달라는 소리가 들렸다.
“나 돌솥비빔밥 먹고 싶어.”
“그럼…. 저도 같은 걸로 먹어야겠네요.”
하윤은 시후를 보며 이야기했다.
시후는 하윤의 메뉴를 듣고는 싱크대 하부장에서 돌솥을 꺼내 들었다.
시후는 솔로 돌솥의 내부에 참기름을 골고루 발랐다.
그 뒤 밥을 퍼 담았다.
밥 위에 다섯 종류의 나물을 올린 뒤 가스레인지를 켰다.
타타탓-
화르륵-
시후는 돌솥 두 개를 가스렌지 위에 올린 뒤.
돌솥에서 타닥거리는 소리가 날 때까지 놔두었다.
‘국물이….’
시후는 냉장고에 넣어 두었던 콩나물을 꺼내 빠르게 콩나물국을 끓였다.
콩나물국이 끓어오르자, 시후는 청양고추를 송송 썰어 넣었다.
돌솥에서 티틱 거리는 소리가 나자 시후는 불을 끈 뒤, 달걀노른자를 하나씩 올렸다.
“형- 오세요.”
“어-”
하윤이 식탁 앞에 앉자 돌솥이 내려앉았다.
타악-
하윤은 돌솥 안에 깔린 색색의 나물을 보았다.
컬러풀한 돌솥비빔밥.
자글자글거리는 돌솥의 소리.
누룽지가 되어 가는 구수한 냄새.
그리고, 콩나물국이 돌솥 옆에 놓였다.
“드세요.”
“맛있겠다. 잘 먹을게.”
시후와 하윤은 돌솥을 슥슥 비볐다.
어느 정도 눌어붙은 밥이 누룽지가 되고 돌솥 안은 먹음직스러운 비빔밥이 되었다.
크게 한 숟갈 떠 올린 하윤은 한 김 시키기 위해 숨을 불었다.
후- 후-
어느 정도 식었다 싶었을 때 숟가락을 입에 넣은 하윤.
‘으읏- 뜨거.’
정말 뜨거웠다.
그렇지만 그 뜨거우면서도 비빔밥의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우물- 우물-
하윤은 비빔밥을 씹어 삼켰다.
꿀꺽-
그리고 터져 나오는 감탄사.
“진짜 맛있다. 이 나물 어디 거냐?”
“저쪽 텃밭 거랑 국산이랑 섞었어요.”
“그래서인가? 엄청 나물의 맛과 밥과 고추장의 맛이…?”
하윤이 뭘 이야기하는지 알 것 같았다.
시후는 피식 웃으며 답했다.
“조만간 옹기 한 번 더 사야 할 것 같아요.”
“장독대 말이야?”
“네, 저번에 샀던 옹기들 이번에 메주 담그면서 다 썼잖아요.”
시후는 비빔밥을 한입 삼킨 뒤 콩나물 국을 마시며 말했다.
“며칠 있다가 메주 담근 거, 상태 좀 보고 메주 건져서 된장 만들어야죠.”
“그럼 옹기는 인터넷 주문?”
“아뇨. 전에 샀던 곳의 옹기 괜찮더라고요 전화해서 100개만 배달해 달라고 하려구요.”
“뭐? 배, 백개?”
“네. 간장 고추장 그리고 김치도 겨울 오면 담아서 묻어야죠”
“어디 다가?.”
하윤의 질문 시후는 마당을 내다보았다.
하윤 역시 시선을 옮기다 고개를 기울였다.
“저기 다 묻어져?”
“아뇨, 몇 개만 여기다 묻고 남은 것은 장독대 옆에 묻어야죠.”
시후의 설명에 하윤은 납득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형- 홀 인원 빼고, 밀키트 제조 인원이 3명이던가요?”
“어-. 아. 언제부터 걔들 가르칠 거야?”
시후는 머릿속으로 일정 계산을 빠르게 마쳤다.
“나흘 뒤요.”
* * *
블랙 고블린들의 마을.
그곳에서 아세트 장로는 마을 주민을 전부 모았다.
웅성- 웅성-
아세트는 지팡이를 땅에 콩 찍었다.
기하적인 문양과 함께 아세트가 약간 높은 곳으로 떠 올랐다.
“전부 모였나?”
아세트 장로의 말은 모인 마을 주민들에게 잘 들렸다.
증폭 마법.
아세트의 목소리에 모인 고블린들은 조용해 졌다.
“마을 주민 모두가 알고 있겠지만, 우리의 영주는 강시후 님이다. 그가 우리를 위해 자이로스코프 프란 3세와 만나 면담 후. 우리 블랙 고블린 종족의 자유가 허락되었다.”
마을 주민들은 아세트 장로의 말에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저….”
누군가 손을 들었다.
“말해 보거라.”
“그러면 어디까지 저희가 갈 수 있는 거죠?”
“자이 왕국 내에서 펩티드 왕국의 경계 지역까지는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
“저, 정말인가요?”
마을 주민은 그제서야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시, 시후 님이 해 내신 건가?”
“그렇겠지? 시후 님이 하셨겠지?”
블랙 고블린들은 들뜨고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아세트는 그런 마을 주민들의 눈을 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이제 이 마을은 이름 없는 마을에서 이름을 바꾸어야 한다. 좋은 생각이 있는 이들은 장로실로 오도록 하고…. 시후님을 위해 영주관을 지으려고 한다. 이의 있는가?”
마을 사람들은 전부 고개를 저었다.
자신들에게 자유를 준 사람이었다.
은인이었다.
그런 은인이 머물 집을 짓는다는데 반대할 사람이 있을까?
아세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장독대 근처의 땅을 떠올린 아세트.
“건축을 할 수 있는 이들은 나를 따라오고, 또한 이번 일이 끝나면 시후님께서 카우카우 두 마리를 마을에 주신다고 했다.”
사람들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카, 카우카우를?”
제국 근처 헤파린 왕국에서만 키울 수 있는 카우카우.
그 귀한 카우카우를 기를 수 있게 해 준다는 말에 마을 사람들의 눈에 흥분이 서리기 시작했다.
“뭣들해? 빨리 가서 영주관 짓자고.”
“오- 그래. 그래! 가자고. 우리 시후 님을 위해서 열심히 해 보자고.”
마을 사람들은 아세트 장로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SeeYou]에서 일하기로 한 다섯 명.그들은 모여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어쩜, 휴먼 중에 잘생기기도 했지, 마음도 좋은 분이 이런 큰일을 하시다니.”
그리밍은 시후의 찬사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홀비신 역시 그리밍의 말에 맞장구쳤다.
“흠흠- 너희들 ‘두부’ 다 만들었어?”
“난 잘 안되더라고. 시후님 오시면 다시 배워야 할까 봐.”
그라펜의 풀 죽은 말에 그리밍이 말을 꺼냈다.
“전에 시후 님이 오셨을 때….”
그리밍의 말에 네 사람은 눈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만약 그리밍 말이 사실이면 시후님께 요리를 배워서 이쪽 자이왕국 어디에서나 가게를 낼 수 있는 거잖아?’
[SeeYou]의 블랙고블린 직원 다섯 명의 눈엔 음식을 배우고자 하는 욕망이 이글거리고 있었다.“두부 잘 안 만들어진다고 했지? 내가 알려줄게.”
그리밍의 말에 그라펜의 안색이 환해졌다.
가만히 있던 그리자이드가 손을 들었다.
“저….”
이 세계 텃밭 재료로 천재요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