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chef using garden ingredients from this world?! RAW novel - Chapter 93
92화
사마윤은 시후의 질문에 미소를 띠우며 답했다.
“네. 신고했던 서류들이 전부 통과되어 등록증을 가져왔네요.”
사마윤은 테이블 위로 서류 봉투를 올려 시후 쪽으로 밀었다.
봉투를 확인한 시후는 사마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그러자 사마윤은 시후를 보며.
“사장님께서는 가게 다시 열면 굉장히 바쁘시겠네요?”
“뭐- 그렇지 않을까 싶네요. 주방 보조도 뽑았으니까 조금은 덜 하지 않을까 싶은데…. 아! 팀장님 혹시 푸드트럭 관련해서 좀 아십니까?”
“푸드트럭요?”
사마윤은 의문의 눈빛이 되었다.
그 눈을 읽은 시후는 차분한 목소리로 설명을 시작했다.
“아, 그래서….”
설명이 끝나자 사마윤은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 가능하시다면 알아봐 주실 수 있으실까요?”
“…사장님께서 요청하신 푸드트럭의 허가사항 및 푸드트럭으로 이용할 차량. 이 두 가지를 말씀해 주셨는데 제가 제대로 이해한 걸까요?”
사마윤의 말에 시후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정확하세요.”
시후의 대답에 사마윤은 속으로 의외라는 생각을 했다.
사람에게 부탁을 자연스럽게 잘 한다고 생각했다.
이 기시감.
어디서 많이 느꼈는데?
사마윤은 문득 자신의 상사가 떠올랐다.
나중에 이야기하면 뭐라고 하시려나?
“그러면 사장님께서 요청해 주셨던 총괄 인원과 함께 푸드트럭에 대한 건 확인해 보고 연락드리겠습니다.”
사마윤의 말에 시후는 자리에서 일어나 묵례하며 감사를 전했다.
“그럼 먼저 가보겠습니다.”
“네. 수고하셨습니다!.”
사마윤은 가게를 나온 뒤 주차장으로 향하며 핸드폰으로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접니다.”
* * *
땅거미가 살짝 내려앉는 시각.
시후네 부엌에서 구수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큰 솥에서 뭔가가 중 불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었다.
그날 오후.
[SeeYou]에서 사마윤 팀장까지 만난 뒤. 집으로 향하는 길에 누군가 시후를 불렀다.“아이고- 강 사장. 이제 며칠 있음 가게 재 오픈이지? 오픈하면 정신없을 테니까 이거 가져가서 고아 먹고 힘내. 날도 더운데 몸보신 해.”
시후는 처음엔 사양했다.
설삼을 몇 뿌리나 먹어서 더위도 타지 않았고, 거기다 덥다 싶으면 냉기 마법을 두르고 있었다.
정육점 사장님의 마음을 거절할 수 없어 소뼈를 받았다.
정육점 사장에게 감사함을 전한 뒤.
가게 열기 전 한 번 방문하시라는 말을 전했다.
집에 올라와 선물로 받은 소뼈의 핏물을 제거한 뒤.
큰 솥에 뼈들을 담고 센 불로 끓였다.
끓인 초벌 물을 버리고, 새롭게 물을 붓고 뼈를 고았다.
저녁 때 즈음.
뽀얀 국물이 우러나기 시작했다.
시후는 솥을 한쪽으로 옮긴 뒤 중 불로 계속 우려냈다.
보글- 보글-
구수한 냄새가 집안 가득 채워질 때.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잠시 뒤.
부엌으로 들어온 이는 휘준이었다.
시후는 휘준의 얼굴을 보며 물었다.
“뭐냐? 너 어제오늘 다 바쁘네?”
“어? 학교 다녀온다고 말이지.”
“학교? 방학이잖아.”
“어.”
시후는 휘준의 전공과목이 궁금했다.
전공과목을 물으려 할 때 휘준이 가스레인지 위의 솥뚜껑을 열었다.
달캉-
“뭐냐? 이거 곰탕?”
“어- 우리 가게 근처 정육점 하나 있는 거 알지? 거기 사장님이 큰 소뼈 하나를 선물로 주시더라.”
“그래? 그래서 그걸로 지금 곰탕 만드는 거야?”
“어. 그건 그렇고 너 전공이 뭐냐?”
“…….”
시후의 질문에 휘준은 바닥을 보다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유교과.”
“유교?”
쟤 전공이 유아교육학과?
이왜진? 어울리지?
의외다.
시후는 한참을 휘준을 쳐다보았다.
“의외긴 하지만, 잘 어울리네. 저쪽 고블린 애들이랑 놀아줄 때 혹시나 했네.”
시후의 말에 휘준은 머쓱한지 코 밑을 훑었다.
휘준은 식탁에 앉아있던 시후의 앞에 앉았다.
가게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휘준이 시후를 보며 물었다.
“어떻게 사람은 다 구했어?”
“어. 밀키트 제조 쪽은 모의 테스트를 통해 구했고, 홀인원은 한 명 더. 그리고 주방 쪽은 너도 아는 사람 구했어.”
“아는 사람?”
“어. 홍시.”
“뭐? 태민이?”
“어. 그래서 내일 아침에 저쪽에서 담가놓은 장 뜨고 태민이랑 이야기 좀 하려고.”
“그래? 난 내일 아침부터 학교 가야 해서.”
시후는 앉아있던 의자에서 일어나 끓고 있던 곰국을 확인했다.
들통이라고 부르는 대형 솥.
그 솥을 가볍게 들고 바닥으로 내렸다.
시후의 행동을 보던 휘준이 깜짝 놀랐다.
“너 그 엄청 무거울 텐데….”
“어?”
“안 무겁냐고.”
“무겁진 않아.”
대답 후 시후는 팔팔 끓는 솥을 다른 솥에 내용물을 부었다.
촤아아앗-
“어? 그런데 그 뼈는 그럼 또 고아내는 거야?”
“음…. 세 번 정도 고아내면 되고 네 번째부터는 그냥 사골육수 베이스 할 때 쓸 거야.”
“무슨…. 그렇게 손이 많이 가냐?”
휘준의 질문 당연했다.
곰국 또는 사골국.
설렁탕이라고도 하며, 곰국이라고도 하는데 손이 많이 간다.
들어가는 재료는 고기와 우거지 또는 대파.
간단하지만, 국물을 만드는 시간이 많이 들어간다.
시후는 남아있는 뼈를 들고 마당으로 나갔다.
화덕 옆에 또 하나 만들어놓은 화구 위에 시골에서나 보던 가마솥이 있었다.
“휘준아! 이것 좀 도와주라.”
시후는 집 안에 있는 휘준을 불렀다.
두 사람은 가마솥을 솔로 한번 씻고 헹군 뒤.
화구 위에 올렸다.
터엉- 텅-
가마솥에 소뼈가 들어가고 시후는 손가락을 튕겼다.
가마솥 안엔 고기가 잠길 정도로 물이 찰랑거렸다.
“편하긴 하네?”
휘준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창고에 넣어놓았던 장작을 가마솥 아래에 넣고 불꽃을 일으켰다.
가만히 보던 휘준의 질문.
“너 저쪽에서 마법 제대로 써 본 적 있냐?”
휘준의 질문에 시후는 고개를 저었다.
시후는 가마솥 아래 장작을 몇 번 이리저리 옮기다 생각났다는 듯.
“아! 이번에 기수 처리하면서 마법 써 봤는데. 쓰면서도 좀 무서웠다.”
“뭐?”
“이미지네이션이라고 해야 하나? 그냥 기수를 대형 수조에 얼굴만 내놓고 빠뜨리겠다는 상상을 했는데, 그게 되더라.”
“…….”
“그리고 공중으로 띄워야지 상상했어. 그런데 떠 오르더라. 속으로 이런 게 돼? 싶었지.”
“…….”
휘준은 그저 시후를 쳐다보았다.
그는 시후를 보며 기수를 떠 올렸다.
기수에게 연락을 받았던 휘준.
그는 병원에서 기수의 상태를 보고 놀랐었다.
대퇴골부터 다리뼈 전체가 부러져 하반신 깁스를 하고 있었다.
휘준이 갔을 땐 심한 통증 때문에 자고 있었던 기수.
휘준은 그의 상태만 보고 대체 어떻게 하면 저렇게 될까? 라고 생각했다.
탁- 탁-
옷을 털며 자리에서 시후가 일어섰다.
“뭘 멍하게 있어?”
시후의 질문에 휘준은 고개를 저으며.
“아니 네가 마법 쓰면서 무섭다고 하니까 기수가 떠 올라서.”
“기수가 생각났다고?”
“어.”
“죽진 않았지?”
“어. 살아는 있더라 갔을 때 자고 있어서 상태만 봤는데, 하반신 깁스해 놨더라. 대체 뭘 어떻게 했길래 그런 거야?”
시후는 산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화가 나서.”
나지막하게 중얼거리듯 말하는 시후의 말에 휘준은 피식 웃었다.
타닥- 틱-
가마솥의 장작불에 불이 타오르기 시작했는지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시후는 주저앉아 장작을 조금씩 정리한 뒤 일어서며.
“이제 끓이고 좀 우려야지 들어가자 정육점 사장님이 고기도 꽤 많이 주셨더라고.”
“그래? 하윤 형은?”
휘준이 하윤을 찾자
찰칵- 덜커엉-
“나- 왔다. 뭐냐? 너희들 거기서 뭐 해?”
하윤의 질문에 시후는 휘준을 봤다.
“저기 오시네.”
* * *
식탁 위엔 보글거리는 뚝배기 세 개가 세 사람 앞에 놓여 있었다.
보글- 보글-
잘 익은 깍두기와 배추김치.
그리고 풋고추와 함께 양파.
찍어 먹을 수 있는 된장과 고추장.
누구라 할 것 없이 잘 먹겠다는 말 한마디와 함께 숟가락을 들고 소금으로 간을 맞췄다.
후릅-
카-.
시후는 눈앞의 두 사람의 탄성에 술 먹은 아재들이 생각났다.
“사골곰탕이 어디서 났어?”
일이 있어 먼저 [SeeYou]를 빠져나갔던 하윤이라 시후가 정육점에서 소뼈를 선물 받은 것을 몰랐다.
하윤의 질문에 오후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
하윤은 사골곰탕을 떠먹으며.
“그래서 오자마자 이거 끓였다고?”
“네.”
“이거 손 많이 간다고 알고 있었는데. 마당에 가마솥에 끓이는 거 소뼈냐?”
“네, 일단 저거 우러나면 냉동실에 얼려놨다가 먹고 싶을 때 고기랑 함께 해서 먹으면 되니까요.”
“그래?
휘준은 보글거리는 국물에 소금을 넉넉히 넣고 저은 뒤 국물 간을 보았다.
그리고는 소면을 넣고 휘휘 저은 뒤 소면부터 먹었다.
후루릅- 후릅-
그 뒤.
깍두기의 빨간 국물을 사골곰탕에 넣고 휘휘 저었다.
한입 맛보고, 밥을 투하.
후릅-
휘준의 눈은 부엉이가 되어 시후를 쳐다보았다.
”야- 강시후. 이거 팔자. 진짜 맛있다.“
”뭘 팔아?”
“이거 사골곰탕 그리고 깍두기.”
휘준의 말에 시후는 고개를 저었다.
“가끔 먹어야 맛있지, 매일 먹으면 질리는 게 사골국이다.”
시후의 말에 하윤도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시후 말이 맞아. 엄청, 질려. 아무리 바리에이션을 준 사골곰탕이라고 해도 사골국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잖아? 계속 먹으면 지겨워.”
하윤은 지겹다는 말과 함께 사골곰탕을 먹었다.
휘준은 ‘그런가?’라며 중얼거린 뒤 계속 먹기 시작했다.
시후는 하윤을 잠시 본 뒤 뚝배기를 비우기 시작했다.
후릅-
하윤은 국물을 몇 번을 떠먹었다.
‘할머니가 끓여주던 맛이랑 똑같아.’
하윤은 사골곰탕에서 어린 시절의 추억이 절로 떠올랐다.
어릴 적 시골에서 지낼 때였다.
당시 엄마랑 아빠가 싸워 할아버지 댁에 잠시 맡겨져 있었던 하윤이었다.
어린 손주와 함께 지낸다고 신난 어르신 두 분.
그들은 손주를 위해 어디선가 소뼈를 가져와 가마솥에 고왔다.
엄마, 아빠가 데리러 올 때까지 하윤은 시골에서 몇 날 며칠 여러 바리에이션이 된 사골 곰국을 먹었었다.
‘그때가 처음이었지? 음식 먹다가 괴롭다는 것을 느낀 것은….’
결국엔 먹기 질렸던 하윤은 음식 투정을 부렸다.
“할머니, 먹기 싫어요. 질린단 말이에요.”
“그래?”
하윤의 밥상 앞에 있는 사골국을 슬그머니 치워 부엌으로 향하셨다.
하윤은 그때 부엌으로 향하던 할머니의 뒷모습이 떠올랐다.
하윤은 마지막 한 방울까지 다 먹은 뚝배기를 내려놓았다.
“시후야- 잘 먹었다.”
하윤의 인사에 시후는 미소로 답했다.
“형-.”
시후의 부름에 하윤은 의아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오늘 형 설거지하는 날이에요.”
* * *
“…….”
핸드폰 문자를 확인하던 청년은 핸드폰을 침대 위로 던져버렸다.
“X발. 날 떨어뜨렸다고?”
청년의 눈엔 광기가 서리기 시작했다.
“1차 면접 후 모의 테스트 잘 봤잖아. 그런데 왜?”
아직은 앳된 모습이 남아있는 청년.
보호아동 자립 기간이 넉 달 남은 기형태였다.
기형태는 두 번째 팀에서 테스트를 봤었다.
서랍을 열고 사각형의 그것을 집으려 할 때였다.
똑똑-
이 세계 텃밭 재료로 천재요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