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chef using garden ingredients from this world?! RAW novel - Chapter 99
98화
계산이 끝난 윤지원은 시후를 보며.
“앞으로 한 40분 정도면 될 것 같아요.”
“그럼 수고해 주세요.”
“네.”
시후는 홀로 나와 사마윤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그래요? 그러면 오늘 발송하면 내일 각 가정에 도착할 수 있을 거고, 전에 제가 드렸던 아이스 팩은 냉동창고에 있습니까?”
사마윤의 질문에 시후는 홀 테이블에 앉아 핸드폰을 보고 있던 태민을 불렀다.
“태민아-.”
“어- 가져올게.”
잠시 뒤.
사마윤은 차량에서 밀키트 포장 박스를 꺼내왔고, 태민은 아이스팩을 가져왔다.
윤지원은 만들어진 두부 스테이크 밀키트와 샐러드 밀키트를 홀로 가져 나왔다.
타악- 턱-
찌이익-
쫘아악-
스티로폼 박스에 만들어진 두 가지의 밀키트를 넣고 아이스팩을 넣은 뒤 테이프로 봉하는 작업까지 지켜본 시후.
‘조금 방식을 달리해야겠는데? 사마윤 팀장이 언제까지고 가게 나와서 일을 해 주는 건 아니니까….’
시후는 작업을 보다 주문한 물건이 제대로 들어갔는지 다시 한번 더 확인하는 게 필요할 것 같았다.
‘처음이라… 이런 거겠지?’
시후는 밀키트 사업이 처음이라 여러 생각이 들었다.
주문한 밀키트를 전부 포장한 뒤 쌓여 있는 스티로폼 상자들.
“저렇게 쌓여 있는 거 보니까 뭔가 뿌듯하다. 그렇지 않냐? 시후야?”
“그러게요. 사업하는 느낌?”
짜악-
하윤의 가벼운 등짝 스매싱이 날아왔다.
“윽-. 형 손 매워요.”
“사업하는 느낌이 뭐냐-. 사업이지.”
자영업도 사업이지만, 판매업도 사업이었다.
끼이익-
차량이 도착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따라랑-
“물건 가지러 왔습니다.”
택배사에서 온 것이었다.
사마윤이 택배사 직원을 보며 알은체했다.
“오늘 팀장님이 오셨네요?”
“네. 여기 거래가 처음이라고 들어서. 그런데 사마윤 시, 아니 팀장님이 계셨네요. 하하하.”
택배사에서 나온 팀장은 사마윤의 직함을 빠르게 바꿔 말했다.
사마윤의 표정이 순식간에 바뀌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아이고- 거래처 떨어질 뻔했네. 저 양반 화나면 꽤 무서운데.’
“언제쯤 들어갈까요? 신선식품이라 늦어도 내일 오전엔 들어 가줘야 하는데….”
사마윤이 말을 늘였다.
택배사 팀장은 내심 투덜거렸다.
“내일 오전은 좀 무리고 오후까지는 들어갈 수 있도록 조치해 보겠습니다.”
사마윤과 택배사 팀장 간의 대화를 듣고 있던 시후가 그를 힐끔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슬그머니 일어나 주방으로 들어갔다.
잠시 뒤.
“피곤하실 텐데 이거 한잔 드시고 하세요.”
시후는 그에게 시원한 청귤차를 권했다.
청귤.
이 역시도 텃밭의 과실이었다.
택배사 팀장을 한번 본 시후.
그의 눈 아래 다크서클이 짙은 것과 태양에 피부가 탄 게 아닌 피로도가 짙어 까무잡잡해 보이는 그의 얼굴을 보며 시후는 곧 그가 큰일 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시후가 그에게 내민 청귤차 안 엔 천년 설 삼 한 조각이 들어있었다.
시후가 컵의 내용물을 저으며 택배사 팀장에게 유리잔을 내밀었다.
“아이고- 뭘 이런걸, 다 주시고 그럽니까.”
“피곤해 보이셔서요. 이거 드시면 피곤이 조금 가실 거예요.”
택배사 팀장은 머리를 긁었다.
“하하하-. 최근 일이 좀 많아져서 그렇게 보였나 봅니다. 잘 마시겠습니다.”
택배사 팀장은 청귤차를 숨도 안 쉬고 꿀꺽꿀꺽 마셨다.
후아-
정말 맛있게도 마신다.
시후는 그렇게 생각했다.
음료를 저렇게 맛있게 마시는 것도 드문데 택배사 직원은 입맛을 몇 번 다신 뒤.
“이거 굉장히 맛있네요.”
시후는 살짝 웃고는 다시 주방을 들어갔다 나왔다.
손에 든 것을 택배사 팀장에게 내밀었다.
텀블러였다.
“어? 이건 뭔가요?”
“보시다시피 텀블러에요. 안 엔 방금 드신 음료를 넉넉히 담았습니다. 드시면서 일하세요.”
“아-. 이런 걸….”
택배사 팀장은 조금 전 마신 청귤차가 마음에 들었다.
적당한 새콤함과 달콤함이 입안에서 퍼졌다.
거기다 지금까지 쌓였던 과로의 피로감이 뚝뚝 떨어져 나가는 느낌이었다.
택배사 팀장이 입맛을 다셨던 것은 더 마시고 싶었던 것이었다.
이 눈앞의 어린 직원은 어떻게 알았을까?
텀블러를 보며 잠시 생각에 빠져 있을 때.
“아- 소개가 늦었네요. 여기 이분이 [SeeYou]의 사장이신 강시후 씨입니다.”
사마윤 팀장의 말에 택배사 팀장의 눈은 고양이처럼 커졌다.
저렇게 어리다고?
이제 갓 소년의 티를 벗은 앳된 얼굴.
서글서글한 눈망울이 자신을 향해 눈웃음 지었다.
아! 생각해 보면 직원이 음료를 막 내오고 하진 않겠구나.
거기다 텀블러도.
택배사 팀장은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허리를 살짝 숙여 인사했다.
“텀블러 감사합니다. 그리고 몰랐습니다. 너무 어려 보이셔서. 제가 실수한 거 같네요.”
택배사 팀장의 깔끔한 인사에 시후는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사마윤과 택배사 팀장은 이야길 나누기 위해 가게 밖으로 나갔다.
그사이에 밀키트 팀이 주방 그리고 홀 청소를 다 끝내고 있었다.
시후는 그들을 힐끔 본 뒤 직장인들이 가장 좋아할 단어를 말했다.
“자- 퇴근들 하세요.”
시후는 홀 팀과 밀키트 팀을 퇴근시켰다.
휘준이 조용히 시후 곁으로 다가왔다.
“왜?”
“문자 줄 테니까 문자 보고 좀 나와라.”
“어?”
시후가 휘준을 보자 표정이 살짝 어두웠다.
무슨 일 있나?
설마?
시후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게 있었다.
시후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휘준은 남아 있는 직원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럼 먼저 가보겠습니다.”
“네- 고생들 하셨습니다. 내일 뵐게요.”
[SeeYou]의 일은 일단락되었다.시후와 하윤은 빠르게 옷을 갈아입은 뒤 가게 문을 닫고 학교로 향하려 했다.
“저-.”
누군가를 부르는 목소리.
시후가 뒤를 돌아보았다.
택배사 팀장이었다.
“아, 네-.”
“물건을 발송할 시각이 정확히 이 시각인가요?”
그는 사마윤에게 택배 수거 시각을 듣지 못 했던 것이다.
“가게 마치고 정리하면 이 시각 정도 될 듯하네요.”
시후의 말에 택배사 팀장은 뭔가를 수첩에 써넣었다.
“알겠습니다. 그럼 앞으로 15시 30분에서 16시 사이에 방문하도록 하겠습니다.”
택배사 팀장이 묵례를 하자 시후 역시 인사를 건넸다.
“네-. 잘 부탁드립니다.”
하윤이 서서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다가 시후를 불렀다.
“시후야-. 저기 좀 볼래?”
하윤이 검지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
무인 쇼케이스 판매기였다.
“어? 언제 이렇게 빠졌데요?”
분명 50개 정도의 샐러드를 넣어 놓았다.
그런데 남은 건 10개 정도….
“내일은 좀 더 넣어 놔야겠네요.”
시후의 말에 하윤이 피식 웃으며 그의 등을 쳤다.
“야-. 강시후. 돈 잘 버네?”
“…….”
* * *
그 시각.
아세트 장로는 눈앞에 쌓여 있는 서류 더미에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하윤니임! 빨리 좀 와서 날 구해줘.”
아세트 장로가 서류를 보다 말고 소리를 빽- 질렀다.
블랙 고블린들이 자유를 찾았다.
그리고 그들이 가는 행적들이 전부 기록되고 있었다.
블랙 고블린들의 안전을 위해서였다.
[캐논- 오늘 재배터 밭을 화전을 시킨 뒤 노노와 함께 흙을 갈아엎음. 그 위에서 엘라가 물을 비처럼 내려 준 뒤 율이 식물을 자라게 함.]블랙 고블린 종족 전부의 행적들이 얇은 종이에 쓰여 아세트 장로 앞으로 쌓이고 있었다.
“하아- 내가 죽겠구나. 하윤님이 이야기 한 컴퓨터! 컴퓨터를 사 달라고 해야겠군.”
아세트 장로는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우리 영주님이 어디 보자아-. 내가 이 기능은 안 쓰려고 했는데. 내가 살고 봐야지. 흐흐흐-”
아세트는 반쯤 눈이 풀려있었다.
그는 지팡이를 이리저리 흔들며 기하학적 문양을 허공에 만들었다.
촤라랑-
허공에 기하학적 문양이 만들어지고 은은한 검황색의 빛이 흘렀다.
그 빛을 본 아세트는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아아- 영주님? 시후 영주님?”
* * *
실험실에서 한참 몰농도를 맞추고 있는 중이었다.
그때.
-영주님? 시후영주님?
“?!”
시후는 순간 비커를 꽉 잡았다.
눈이 매서워지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같은 동기들은 서로 실험계획을 토론하는 중이었다.
“야- 왜 그래?”
동기 한 명이 시후를 보며 물었다.
“어? 아냐.”
“몰농도 맞췄어?”
“아직. 아. 지금 다됐다. 여기.”
“땡큐-”
시후는 농도를 맞춘 플라스크를 동기에게 건네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장로님? 어디 있는 거예요?”
-오! 됐다 됐어.
’아니- 저 따라오신 거예요? 아님. 미행한 거예요?‘
-미행도 아니고 따라가지도 않았습니다. 영주. 아니 시후님.
’그러면 어떻게 말을 보내는 거예요?‘
-염화 마법입니다.
’아니 왜 그걸?‘
-시후님과 하윤님이 저에게만 일을 맡기고 가셔서 죽겠습니다. 일에 치여 죽을 것 같습니다. 살려 주시죠.
’…….‘
시후는 순간 어이가 없었다.
일이 많다고 이렇게 염화 마법을 써서 머릿속에 직접 말을 건다고?
시후는 말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아세트 장로의 일이 많다는 건 알고 있었다.
하윤 형도 이야기 한 적 있었다.
-시후님? 시후님? 염화 마법을 오랜만에 써서 소통이 안 되는 건가? 아- 씨. 실력 죽었네. 아세트. 젠장. 왜 안 되는 거야! 야- 강시후!
’네?‘
-어이쿠. 죄송합니다.
아-. 저 빠른 태세 전환 보소.
시후는 속으로 웃고 있었다.
일에 치여 죽을 것 같다는 아세트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한다고 말을 하지 않았다.
그랬더니 혼잣말을 중얼거리다 큰 소리로 자신의 이름을 불렀다.
분노에 찬 이름 부르기.
시후는 그게 너무 웃겼다.
대놓고 웃기엔 눈앞에 사람이 너무 많았다.
’크흐흡-‘
-아이고, 시후님 죄송합니다. 제가 하하하-
아세트의 어색한 웃음이 들렸다.
시후는 실험을 이어가며 아세트에게 물었다.
’아니에요. 블랙 고블린들 중에서 일을 할 사람을 뽑아드려야 할까요?‘
시후의 질문에 아세트는 잠시 머뭇거렸다.
-그게…. 아니… 하윤님이 전에 이야기한 컴퓨터를 써 보고 싶어서요.
시후는 순간 눈을 깜박거렸다.
내가 잘못 들은…거겠지?
블랙 고블린 종족이 컴퓨터를 쓴다고?
하윤형이 컴퓨터 이야기를 어쩌다가 한 건가 싶었다.
그것보다.
블랙 고블린인 아세트 장로가 컴퓨터 책상 앞에 앉아 있는 모습이 떠올랐다.
시후는 이내 결심했다.
’제가 하윤 형이랑 이야기해서 저녁에 들어갈 때 가져갈 수 있으면 가져가겠습니다.‘
-네, 시후님. 시간대가 다르니 며칠 뒤에 오시겠군요. 그때까지 참고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네, 그 염화 마법이라는 거 가면 저도 좀 알려 주세요.‘
시후는 아세트와의 대화를 끝내고 동기들의 실험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날 저녁.
시후는 학교 정문에서 하윤을 기다리고 있었다.
타탓- 탁- 탁-
뛰어오는 발소리에 시후는 핸드폰을 보고 있다 고개를 들었다.
“형-.”
“기다렸냐?”
“네. 오늘은 댁으로 가세요?”
“아니- 장로가 기다린다며?”
“네. 컴퓨터 가지고 싶답니다.”
“뭐?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시후는 낮에 실습수업 중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
“하긴. 나도 경험했지. 그 일 산더미처럼 쌓인 거. 우리가 없는 시간 동안 장로 혼자 처리해야 되니까.”
하윤은 잠시 생각하더니 시후를 보았다.
이 세계 텃밭 재료로 천재요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