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Investor Who Picks Up Conglomerates RAW novel - Chapter (265)
265화 재앙의 시작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는 SI. 짐바브웨 리튬 광산 대박!]‘SI(스프라우트 인베스트먼트)가 인수한 레이 호스 광산의 리튬 매장량이 인수 당시 추산한 80만t보다 10배 이상 많은 1,000만t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기차 2억 4천만 대를 만들 수 있는 엄청난 양으로 SI 측은 향후 국내 기업 최초로 데모 플랜트(시험 생산 공장)를 건설하여 배터리 공급망의 가장 핵심이 되는 리튬을 우리 기술로 만들어낼 계획이라 밝혀······.’
[SI측 ‘귀한 보물을 선뜻 넘겨준 중국 청신 그룹에게 감사 전해’]‘SI 송00 대표이사는 이런 행운을 맞이한 것은 청신 그룹으로부터 시작했다며, 역사적인 규모의 리튬 광산을 양보······.’
쾅!
“이런! 미친!”
여느 날과 다름없이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문 샤오는 한가로이 신문을 읽고 있었다.
중국 경제를 이끄는 공신부 부장답게 중국 신문뿐 아니라, 미국, 한국, 일본의 신문도 두루 읽는 게 그의 아침 루틴이었다.
그러다 두 눈을 의심케 하는 기사를 보고 이내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해진 샤오가 주먹으로 테이블을 내리쳤다.
“후앙! 후앙 어딨나! 당장 안 들어와!?”
고래고래 질러대는 노호성에 후앙이 전광처럼 안으로 들어왔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샤오가 손에 든 신문을 후앙의 얼굴에 집어 던졌다.
“당장 기사 읽어봐!”
씹어먹을 듯한 살벌한 기세에 쭈굴해진 후앙이 바닥에 있는 신문을 주워들어 기사를 읽었다.
그와 동시에 푸르죽죽해지는 그의 안색.
“이, 이게···?”
“이걸 내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부, 부장님! 뭔가 착오가······.”
와장창!
탁자에 놓인 재떨이가 선반 유리창을 박살 내자 후앙의 목이 자라처럼 쑥 들어갔다.
“내가 지금 변명이나 듣자고 부른 것 같아? 이거 알았나? 몰랐나?”
“그, 그게···.”
찰나의 순간.
빠르게 머리를 굴리던 후앙이 결국 바닥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
“죄, 죄송합니다. 제 불찰입니다 부장님!”
연신 머리를 조아리는 후앙을 보며 샤오의 이마에 푸른 핏줄이 섰다.
“내가 분명 리튬이 나오는 광산은 모조리 사들이라고 지시했을 텐데?”
“이, 이게 사정이···.”
퍽!
“크헉”
결국, 샤오의 발길질에 후앙이 바닥을 뒹굴었다.
“대 공신부 기감감찰조장이라는 놈이 보고를 그따위로밖에 못하나? 정확히 어떻게 된 일인지 짧고 일목요연하게 보고 못 해?”
“저, 저 광산은 5년 전부터 청신 그룹에서 탐사를 진행해오던 광산이었습니다!”
“그래서?”
“하지만 갱신을 해야 하던 시점에서 쏭따밍 저놈이 갑자기 치고 들어와 탐사권은 물론 광산의 소유권까지 터무니없이 높은 금액을 짐바브웨 정부에 제시했습니다. 처, 청신 그룹 입장에서는 그 가격을 맞추면서까지 사는 건 너무 큰 손해라고 생각해서···.”
“호오. 그래서 내 명령도 거역하고 지들 멋대로 판단했다가 보기 좋게 뒤통수를 맞은 거다? 이제껏 개처럼 일해놓고, 막판에 남 좋은 일만 한거구만? 그것도 내가 가장 싫어하는 한국놈한테 말이야. 응? 아주 이 샤오를 개병신처럼 보이게 만들었어. 안 그래 후앙? 어떻게 생각하나?”
“마, 말씀드렸다시피 당시엔 그 광산의 가치가···. 크헉!”
또다시 샤오의 발에 걷어차인 후앙의 몸뚱이가 대걸레마냥 바닥을 쓸었다.
“자그마치 1,000만 톤이 나왔다잖아! 지금 무슨 개소릴 하는 거야 이 새끼야!”
“죄, 죄송합니다.”
앙상한 손으로 배를 움켜잡은 후앙이 나 죽었소 하고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변명하면 매만 더 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었다.
“청신 그룹에서 탐사했을 땐 80만 톤이 나왔는데, 그 시건방진 한국놈이 탐사하니 1,000만 톤이 나왔어. 그리고 언론에는 청신 그룹이 양보 해줘서 그런 행운을 맞이했다고 저 미친놈이 인터뷰했고. 내가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겠나 후앙?”
“무, 무조건 부장님이 생각이 맞습니다.”
“그래. 이건 청신이 송따밍한테 매수당했다고밖에 생각되질 않아. 감히 조국을 배신하고 변방의 소국 기업가 놈과 붙어먹어? 하! 요즘 너무 풀어줬나보구만. 이래서 사업놀이 하는 놈들은 일단 조지고 봐야 하는 거야. 잠깐만 목줄을 풀어놔도 이렇게 제멋대로 구니 말이야.”
“지,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부장님.”
턱 근육이 도드라질 정도로 이를 악문 샤오가 후앙에게 말했다.
“당장 쯔쉬앙한테 연락 넣어서 최대한 빠른 시간안에 부장실로 튀어오라고 해. 늦으면 늦을수록 수명도 단축된다는 얘기도 전해주고 말이야.”
“당장 그렇게 하겠습니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후앙이 머리가 바닥에 닿을 듯 허리를 접고선 다급히 부장실을 빠져나갔다.
“그 보물이 하필 넘어가도 송대운인가 뭔가 하는 그 개자식한테 넘어간 거냐고! 하아. 주석님과 총리님께는 뭐라 말해야 한단 말인가! 정말 믿고 일 맡길 놈들이 하나도 없구만! 죄다 병신 새끼들 뿐이야 으아아!!”
그렇게 샤오는 한동안 집기들을 집어 던지며 쌓인 분을 털어내야 했다.
***
약 한 시간 후.
똑···. 똑
극도의 조심스러움이 전해지는 노크소리.
“부장님. 쯔쉬앙 회장 도착했습니다.”
“들여보네.”
끼이이이익
누군가의 비명처럼 문이 열리며 풍채 좋은 중년 남자가 세상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왔다.
극도의 겸손한 자세로 샤오 앞에 선 쯔쉬앙.
양손을 배꼽에 모으고 고개를 숙인 모습이 마치 벌서는 아이를 연상케 했다.
책상 의자에 앉은 샤오는 창밖을 내다보며 담배만 피워대고 있었다.
그게 더 압박이었던지 쯔쉬앙이 뭐 마려운 강아지처럼 안절부절못하며 샤오의 눈치 살피기 바빴다.
영겁과도 같은 침묵이 이어지던 중.
“쯔쉬앙 회장.”
“예, 옙. 부장님.”
“한 십 년 전쯤이었나? 과거 청신 그룹이 부도 위기를 맞이한 적이 있었지?”
“그렇습니다.”
“당장 망해도 이상할 게 없던 청신 그룹을 구제할 수 있도록 꽤 힘을 썼던 것 같았는데···. 당신 생각은 어때?”
“마, 맞습니다. 부장님이 안 계셨다면 저희 청신 그룹도 없었습니다.”
대답을 듣기 무섭게 몸을 튼 샤오가 천천히 쯔쉬앙 쪽으로 다가갔다.
거리가 조금씩 가까워질수록 쯔쉬앙의 안색은 백짓장처럼 하얗게 질려갔다.
벌겋게 핏발이 선 샤오의 눈동자가 너무나도 섬뜩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래 맞아. 내가 없었으면 청신 그룹은 물론 당신 역시 그룹을 망하게 한 죄로 교도소에 끌려가 노역이나 하고 있었겠지. 안 그래?”
“지,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그때 당신은 내 충실한 개가 되겠다고 무릎까지 꿇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내 기억이 잘못됐나?”
“아, 아닙니다! 제 충심은 절대 변하지 않았습니다!”
“호오. 그래?”
어느새 코앞까지 다가온 샤오가 매섭게 노려보자 쯔쉬앙의 동공이 잘게 떨렸다.
그러다 이내.
철썩!
찰지게 따귀를 얻어맞은 쯔쉬앙이 빠르게 표정을 수습하고 자세를 바로 했다.
“말 잘 듣는 사냥개라 생각하고 밖에 좀 풀어뒀더니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을 못 하게 된 건가?”
“절대 아닙니다 부장님! 오해십니다!”
여기서 대답을 잘해야 살 수 있음을 직감한 쯔쉬앙이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었다.
“오해? 분명히 내가 리튬이 나오는 광산이란 광산은 모조리 싹쓸이하라고 지시했을 텐데? 전달이 잘못된 건가?”
“아, 아닙니다. 분명히 숙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그 천만 톤짜리 리튬 광산이 한국놈 손에 넘어간 거지? 왜 그 엄청난! 후우···. 가치의 보물을 홀라당 그놈한테 빼앗겼냔 말이야. 송따밍하고 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못 들었나?”
“자, 잘 알고 있습니다. 정말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아니면 놈한테 뭔가 받아먹기라도 한 건가?”
샤오의 추궁에 두 눈을 부릅뜬 쯔쉬앙이 격렬하게 고개를 흔들었다.
“저, 절대! 절대 그런 일은 없습니다! 저는 놈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의 협박과 회유를 시도했습니다! 광산만 포기하면 사례까지 한다고 했지만, 놈은 요지부동이었습니다!”
“아~ 그래? 그럼 놈은 애초에 그 광산에 그런 어마어마한 리튬이 묻혀있었다는 걸 확신하고 있었나보구만. 근데 왜 당신은 그걸 발견 못 한거지?”
빠져나올 구멍을 좁혀버리는 샤오의 전방위 압박에 쯔쉬앙의 얼굴에서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그, 그게 저희가 보유한 장비로는 그쪽을 뚫을 수가 없어서 부득이하게···.”
쯔쉬앙의 절박한 변명에 샤오는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아니지 아니지. 뚫을 수 없던 게 아니라 그럴 의지가 없었던 거야. 내가 정답 한번 맞춰볼까?”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쯔쉬앙과 눈높이를 맞춘 샤오가 광기 어린 미소를 지었다.
“영양가도 없어 보이는 광산을 매입하라고 하니 내심 못마땅했겠지.”
“그, 그런게 아니······.”
“입 닥치고 마저 들어!”
피식피식 웃다가 흉신악살처럼 소리를 버럭 내지르는 샤오의 모습에 쯔쉬앙의 입이 합죽이처럼 다물어졌다.
“그래도 하는 척은 해야 했으니 이곳저곳 파보긴 했을 거야. 하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겠지. 그러다가 탐사 기간이 만료되어갈 때쯤에 당신이 말한 그 뚫기 어려운 지반을 마주했을 것이고, 돈과 시간을 더 들이면 충분히 뚫을 수는 있었겠지만, 어차피 여기도 가망이 없다는 생각에 한 푼이라도 아끼겠다는 생각으로 그냥 어물쩍 넘어간 거야. 어때? 내가 말한 것 중에 틀린 게 있나?”
쯔쉬앙이 자세를 바꿔 오체투지(五體投地)를 하며 머리를 조아렸다.
“부장님 말씀이 맞습니다! 제가 안일했습니다! 모두 제 불찰입니다!”
“그래. 이제야 대화가 통하는군. 자고로 사내라면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인정할 줄 알아야 하는 것 아니겠나?”
갑자기 온화해진 샤오를 보며 쯔쉬앙이 미친 듯 고개를 끄덕였다.
“마, 맞습니다. 제 과오에 대해 뼈저리게 뉘우치고 있습니다.”
“그렇지. 이제야 제법 내가 알던 쯔쉬앙 회장답구만.”
“부장님의 하해와 같은 은혜도 몰라뵙고······.”
“그렇다면 잘못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도 인정하겠지?”
“예? 아, 아니 그게···.”
“이봐! 밖에 누구 없나? 당장 이 자를······.”
“부, 부장님! 방법이 있습니다!”
목숨이 경각에 달하자 쯔쉬앙은 그때부터 뇌를 거치지 않고 아무 말이나 내뱉기 시작했다.
“방법?”
“그 광산을 다시 뺏어버리면 그만 아닙니까?”
“무슨 수로? 그게 가능한가?”
“그 광산은 저희가 5년 전부터 탐사하던 곳입니다. 엄연히 저희에게 우선권이 있다는 소립니다.”
“기간이 만료되었다고 들었는데?”
“당시 그 광산에서 사람들이 죽어 탐사가 두세 달 밀린 적이 있었습니다. 그걸 빌미로 만료 기간이 연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 됩니다.”
“호오. 계속해보게.”
살길이 보이자 쯔쉬앙이 더욱 절박하게 매달렸다.
“어차피 짐바브웨 정부는 우리 중국에게 빚진 막대한 채무 때문에 무조건 우리 편을 들어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탐사권 만료 기간은 조정되어야 한다고 강하게 압박 넣으면 결국 우리 손을 들어줄 겁니다.”
“흐음···.”
턱을 쓰다듬으며 고개를 끄덕인 샤오가 게슴츠레한 눈으로 쯔쉬앙을 내려다봤다.
“정말 가능하겠나?”
“어떻게든 해내겠습니다.”
“좋아. 한번 믿어보지. 대신 그걸 해내지 못하면 자네의 모든 기록은 ‘삭제’되는 걸세. 그러니 목숨 걸고 해내야 할 거야.”
“무, 물론입니다! 어떻게든 제가···.”
벌컥!
하지만 쯔쉬앙의 대답은 다급히 문을 열고 들어온 후앙으로 인해 그대로 묻혀버렸다.
“부, 부장님! 큰일 났습니다!”
“지금 중요한 얘기 중인 거 모르나? 무슨 일이야?”
샤오가 미간을 찌푸리며 역정을 냈지만 후앙은 아랑곳없이 보고를 이어갔다.
“크, 크로노스가!?”
크로노스라는 말에 샤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크로노스? 아~! 우리 중국의 숨겨진 칼! 그래? 이번에 또 매출 신기록을 달성했다던가?”
“그, 그게 아니라···.”
무슨 일인지 머뭇거리는 후앙.
“그···. 크로노스의 진단키트에 치명적인 문제가 발견되어···. 여기저기서 의료사고가 속출하고 있다고 합니다.”
“뭐야!?”
“지, 지금 대체 무슨 말을?”
샤오와 쯔쉬앙의 입이 동시에 쩍 벌어지며, 장내에 싸늘한 정적이 내려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