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should be taught by another genius RAW - Chapter (100)
천재는 천재가 가르친다. 100화
설득
티그리스는 결투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황궁으로 향했다.
빅토리에에 도착하면 곧바로 황궁으로 오라는 황제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예상치 못했던 레오파드와의 결투가 있었지만, 1초도 되지 않아 결투의 승패가 결정지어졌기 때문에 생각보다 빨리 접견실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접견실 문이 열리자 반가운 얼굴이 보였다.
레인로버였다.
“위대하신 황금의 일족을 뵙습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건데, 그렇게 딱딱하게 인사할 건가요?”
“이곳은 황족의 위엄이 엄격하게 세워지는 곳입니다. 그러니 더더욱 엄중히 예를 표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원래 사람 간의 관계는 적당한 무례가 섞여야 친해질 수 있다고요.”
“…….”
티그리스가 여전히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있자 레인로버는 부루퉁한 표정을 지었다.
“뭐, 그게 티그리스 경답긴 하지만……. 예를 거두세요. 티그리스 경.”
티그리스는 그제야 허리를 세웠다.
레인로버는 티그리스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뭔가 분위기가 많이 변한 것 같네요. 티그리스 경.”
예전의 티그리스는 항상 날이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많이 유해진 느낌이었다.
티그리스는 순순히 인정했다.
“예. 변했습니다.”
모리타가 티그리스를 만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었다면, 티그리스는 모리타를 만나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법을 배웠다.
그런 내적 성장으로 인해 티그리스는 더더욱 사람다워졌고, 그 변화는 표정으로 드러났다.
“확실히 지금이 더 좋은 것 같네요. 그 딱딱한 말투랑 예법만 좀 없어졌으면 더 좋겠지만요.”
“그것은 차차 고쳐가겠습니다.”
레인로버의 눈이 동그랗게 뜨였다.
“정말 고치실 생각이신가요?”
“예. 그렇습니다.”
“왜죠?”
레인로버는 넌지시 질문을 던졌다.
“혹시 우리가 결혼할 사이라서 그런 건가~?”
“예. 그렇습니다.”
“에……?”
레인로버는 순간 표정 관리를 하지 못했다.
티그리스가 이런 적극적인 대답을 할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었다.
“지금 내가 잘못 들은 건가? 뭔가 프러포즈를 받은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요……?”
“비슷하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레인로버는 이마를 탁! 쳤다.
“비슷한 건 도대체 뭐예요! 세상에 살면서 이렇게 멋없는 프러포즈는 처음 보는 것 같네요!”
“저도 고백은 처음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
레인로버의 얼굴이 확 붉어졌다.
“그…… 혹시 진짜로 회귀 전에도 그 누구랑도 결혼한 적이 없으신 게 맞나요?”
“예. 그렇습니다.”
“연애 경험도요?”
“그럴 경황이 없었습니다.”
“큼! 큼!”
레인로버는 손부채질을 하며 말했다.
“뭐, 그렇다면 어쩔 수 없죠. 제가 이해해야죠.”
“레인로버 황녀님은 연애를 해보신 경험이 있으십니까?”
레인로버가 당황하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예?! 아니요? 없는데요?! 왜 그런 질문을 하시는 거죠?!”
“……말씀하시는 것이 경험이 풍부하신 것처럼 하셔서.”
“절대 절대 아니에요! 참나. 회귀하셨다면서 그런 것도 모르시나요?”
“회귀 전엔 저와 레인로버 황녀님의 사이는 그리 좋지 못했습니다.”
“아……아무튼! 전 그런 거 없어요. 그러니까 제발 그런 이상한 질문 같은 거 하지 마세요!”
“예. 알겠습니다.”
레인로버는 벌써부터 진이 죄다 빠진 기분이었다.
‘그래. 이 게임은 원래 먼저 좋아하는 쪽이 지는 거지.’
아마 티그리스는 레인로버와 단순히 정략결혼을 할 관계로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레인로버가 지금까지 간접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피력해 왔다고 하지만 저 곰탱이 같은 남자가 그것을 눈치챌 리가 없다.
그러니 자신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런데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레인로버도 연애는 처음이었다.
레인로버의 머릿속이 복잡해질 무렵 접견실 문이 열리며, 티그리스가 아는 사내 세 명이 들어왔다.
블랙 마이스터 베르강.
수인족 자치구의 대장로 테호.
드워프 말레우스.
베르강과 테호가 접견실에 들어온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지만, 말레우스가 황궁에 올 줄은 생각도 못 했다.
베르강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정말 반갑네. 티그리스 경. 안개의 숲에서 오자마자 길리온 왕국 놈들 기강을 잡아주었다고 들었네. 고생이 많았군.”
“스승으로서 해야 할 일이었습니다.”
“그놈들이 그런 잔머리를 굴릴 줄은 생각도 못 했군. 샤를로트가 직접 나섰다고 해서 졌을 거라 생각이 들진 않지만, 그래도 자네가 나서는 게 모양새가 좋긴 하지.”
뒤이어 테호가 다가왔다.
바로스 후작령에서 티그리스와의 문답 이후 테호가 티그리스를 대하는 태도가 호의적으로 변하긴 했지만, 지금은 아예 함박웃음을 짓고 있었다.
수인족의 보물 마사라이의 뼈 바늘을 되찾아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테호는 티그리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와 손을 마구 흔들었다.
“다시 만나길 정말 기다렸습니다. 수인족의 보물을 되찾아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티그리스 경.”
“저 혼자만 한 일이 아닙니다. 베르강 경부터 시작해 황금 기사단과 철혈 마법 병단, 인퀴지터도 함께한 작전이었습니다.”
“그래도 티그리스 경이 없었다면 작전 시행조차 할 수 없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정말 감사드립니다.”
급기야 테호의 눈에서 눈물이 찔끔 나오려 했다.
티그리스는 이런 상황이 조금 당황스러워서 자기도 모르게 손을 급하게 뺐다.
티그리스는 품속에서 수호의 팔찌를 꺼내 테호 대장로에게 건넸다.
“이걸 돌려드리는 것을 깜박했더군요. 돌려드리겠습니다.”
“아닙니다. 계속 사용하셔도 됩니다.”
“아뇨. 더 이상은 필요가 없어서요. 그리고 저주에 저항하는 성물은 곧 다시 얻을 생각이니 괜찮습니다. 그리고 이 수호의 팔찌는 백호족의 상징이 아닙니까?”
“그 애통의 반지를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그 반지는 단순히 저주에 저항하는 능력밖에 없습니다. 이 수호의 팔찌는 운수를 좋게 해주고……”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던 말레우스는 테호의 다리를 주먹으로 퍽! 쳤다.
“이제 좀 그만해라 이놈아! 듣는 내가 다 지치겠다!”
“아니, 그래도…….”
“정 그렇게 고마우면 다른 성물이나 보물을 주면 될 것 아니냐.”
“아, 그렇군요. 티그리스 경 혹시 원하시는 성물이 있으십니까?”
티그리스는 잠시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그건 나중에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 당장 생각나는 것은 없습니다.”
“생각나면 꼭 다시 얘기해 주십시오. 꼭 입니다.”
“예. 알겠습니다.”
말레우스는 헛기침을 하며 티그리스를 올려다봤다.
“큼! 요상한 놈 하나 때문에 소개가 늦었군. 반갑네. 말레우스라고 하네.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이지?”
말레우스의 말에는 뼈가 있었다.
아이린을 드워프의 대장간에 보냈을 때부터 티그리스는 말레우스의 존재를 알고 있었지만 단 한 번을 찾아오지 않았다.
물론 티그리스가 직접 찾아와서 설명해야 할 의무는 없다.
하지만 이것 때문에 리베르의 내부 정보망을 전부 점검해 보느라 거의 한 달간 리베르는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 고생에 대한 작은 투정일 뿐이었다.
“여러 사정이 있었습니다. 찾아뵙지 못해 죄송합니다.”
티그리스가 고개 숙여 죄송하다고 말하자 말레우스는 오히려 크게 당황했다.
“아니, 자네가 그렇게 나오면 나는 어떻게 하나? 자네가 우리에게 해준 게 얼만데! 고개 들게.”
티그리스가 고개를 들자 말레우스는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커흠! 드워프를 만나는 게 처음인지는 몰라도 원체 성격이 툴툴 맞고 거치네. 쇠 만지는 놈들이 원래 그렇긴 하지. 그러니 내가 하는 말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네. 그냥 쇠몽둥이 같은 놈들이라 생각하게.”
티그리스의 기억 속 말레우스와 지금의 말레우스는 굉장히 달랐다.
회귀 전 말레우스는 티그리스에게 직설적으로 말을 하거나 뼈 있는 말을 자주 했다.
-네놈은 검 하나 잘 다루는 것 빼곤 쓸모없는 놈이다.
-네놈 검을 보면 네 밑에 있는 놈들이 이렇게 갈려 나갈 것 같아 무섭군. 내가 인간으로 태어나지 않아 다행이야.
그 기억을 떠올리고 티그리스가 바로 사과를 한 것인데, 말레우스가 이렇게 당황하니 오히려 티그리스가 더 당황스러웠다.
“뭐, 내가 할 말은 저 수다쟁이가 다 말해서 할 건 없고. 혹시 무기가 망가지거나 하면 언제든지 내게 오게. 자네와 제자들은 제일 먼저 고쳐주겠네.”
“……예. 알겠습니다.”
인사가 한 바퀴 돌자 문이 열렸다.
“황제 폐하 납시오!”
환관의 말에 티그리스와 레인로버는 자세를 바로 했다.
입구로 들어온 것은 토드 황제와 바스티얀 학교장이었다.
토드 황제가 접견실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찾은 것은 역시나 티그리스였다.
“위대하신 황금의 일족을 뵙습니다.”
“예를 거두게 티그리스 경. 자네의 공은 베르강 경에게 귀가 따갑도록 들어서 아주 잘 알고 있네. 정말 큰일을 해주었어. 혹시 다친 곳은 없나?”
“예. 폐하께서 걱정해 주신 덕분에 다친 곳은 없습니다.”
“정말 다행이군.”
토드 황제는 마치 귀한 보석을 보는 것처럼 티그리스를 쳐다봤다.
이 황국의 정세는 티그리스가 있고 없고의 차이로 나뉠 정도로 확 변했다.
티그리스 덕분에 황권이 하늘 모르고 치솟았고, 토드 황제가 계획한 모든 사업과 정책들이 단번에 통과되었다.
예전엔 토드 황제가 하려던 모든 일이 중앙 귀족들에게 막혀서 진땀을 뺐다면, 지금은 오히려 토드 황제가 하는 일에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 모든 것은 티그리스 덕분이었다.
“그럼 자리에 앉지. 나눠야 할 이야기가 많이 있으니.”
바스티얀은 티그리스의 회귀록들을 황제의 옆에 올려놓았다.
토드 황제가 미리 언질을 해두었는지 환관과 시녀들이 모두 나가자 토드 황제는 입을 열었다.
“다시 두 분을 모시게 되어 반갑습니다. 테호 대장로님께선 혹시 잠자리가 불편하시진 않았습니까?”
“배려해 주신 덕분에 괜찮았습니다. 오히려 제집에 있는 것보다 더 좋은 것 같았습니다.”
“혹시 침대가 필요하시면 말씀하십시오. 제가 선물을 드리겠습니다.”
의례적인 대화가 오가자 테호 대장로는 황제의 옆에 올려져 있는 회고록들을 가리켰다.
“그나저나 이 책들은 무엇입니까?”
토드 황제는 티그리스를 보며 말했다.
“제가 직접 하는 것보단 티그리스 경이 직접 설명하는 편이 좋을 겁니다. 티그리스 경, 두 분이 이해하실 수 있게 설명해 줄 수 있겠나?”
티그리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 알겠습니다.”
* * *
테호와 말레우스는 어디에서 놀라야 할 것인지 판단을 하지 못했다.
티그리스가 회귀자라는 것에서 놀라야 할지.
아니면 대륙을 위협하는 우노라는 성좌가 있다는 것에 놀라야 할지.
한 가지 중요한 것은 티그리스가 회귀자라는 것을 테호와 말레우스에게 밝혀야 할 정도로 현재 대륙의 상황이 그리 좋지 못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긴 침묵 끝에 말레우스는 입을 열었다.
“……그래서 이게 그 회고록이라는 건가?”
“예. 그렇습니다.”
“혹시 내가 읽어볼 수는 있나?”
“제가 결정할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티그리스는 황제를 쳐다봤다.
황제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황궁에 머무시는 동안에는 언제든지 열람하실 수 있게 하겠습니다. 하지만 이 회고록의 존재와 내용은 두 분만 아셔야 한다는 조건입니다.”
말레우스와 테호는 이 사안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았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조건이 더 있습니다. 드워프의 기록보관소를 열람하게 해주십시오.”
기록보관소란 말에 말레우스는 눈을 크게 떴다.
“그 기록보관소에 있는 내용은 세상에 감춰진 추악한 이야기들로 가득합니다. 그 기록보관소의 문을 열어야 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성좌 우노를 죽일 수 있는 방법이 그 기록보관소에 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로타와 아르펨을 죽인다고 한들 우노가 살아 있다면 이 대륙은 영원히 고통받을 것이다.
지금이야 라칸과 티그리스가 있어서 로타와 아르펨에게 대적할 수 있다고 하지만, 만약 티그리스나 라칸과 같은 영웅들이 없다면 언젠간 이 대륙은 우노의 손아귀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황제는 이 사달의 원인인 우노의 존재를 아예 말살하고 싶었다.
말레우스는 티그리스를 보며 말했다.
“우노가 성좌라고 한다면 그 성물을 부수는 것만으론 막는 게 불가능한가?”
“우노를 상징하는 성물이 대륙에 있는지도 알 수 없고, 설령 부순다고 하더라도 우노의 위협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성물은 성좌의 상징일 뿐이고 진짜는 저 하늘에 있으니까요.”
“음…….”
말레우스는 잠시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개인적인 의견이네만 나는 자네에게 기록보관소의 입장을 허락하고 싶네. 하지만 기록보관소는 내 동의만으로 열 수 없네. 모든 드워프의 동의가 있어야 하지.”
“예.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놈들은 내가 아무리 설명해도 세상이 멸망한다는 걸 절대 이해하지 못할 걸세. 놈들의 세상은 망치와 모루 그리고 화로가 갖춰진 대장간이 전부거든.”
대다수의 드워프들은 밀림의 최남단에 있는 화산 지대에서 자신만의 공방을 차린 채 망치를 두들기며 살고 있다.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사는 이유는 더 이상 다른 종족들을 위해 망치를 들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드워프 종족들은 역사적으로 상처가 많은 종족이다.
드워프 종족은 원체 솜씨가 좋아 대륙의 긴 역사 동안 마왕, 드래곤, 거인 심지어 인간 등 수많은 종족의 핍박을 받으며 노예 생활을 해왔다.
“특히 1,000년 이상 살아온 늙은 드워프들은 세상이 두 쪽이 난다고 해도 무조건 반대할 걸세. 나야 자네를 믿지만, 그놈은 자네의 말도 안 되는 무력은 새로운 마왕의 탄생으로 생각할 걸세.”
드워프들은 다른 종족들이 특출나게 강해지는 것을 두려워했다.
그 종족이 득세를 하면 무조건 드워프들이 끌려가 그들을 위해 무기를 만들었으니까.
드워프들은 티그리스가 두려워서라도 기록보관소의 문을 열어주지 않을지 몰랐다.
티그리스는 이런 대답이 나올 줄 알고 있었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해합니다. 하지만 드워프들의 보물을 되찾아 준다면 허락해 주지 않겠습니까?”
“……드워프들의 보물이라고 하다면 ‘우로스’를 말하는 건가?”
“예. 그렇습니다. 드래곤의 브레스도 막아낸다는 드워프 전사를 위한 갑주를 말하는 겁니다.”
수인들에게 있어서 마사라이의 뼈 바늘이 수인을 대표하는 보물이라고 한다면, 우로스는 드워프들을 대표하는 보물이자 자존심이다.
마사라이의 뼈 바늘처럼 드워프들의 능력을 향상시켜 주는 것은 아니지만, 드워프 종족의 역사를 상징하는 성물이기에 되찾고 싶어 안달이 난 보물이었다.
“그런데 우로스는 거인들의 왕에게 부서진 이후로 단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는데…….”
“회귀록을 보시면 제가 그 우로스를 입고 로타와 아르펨과 싸웠다는 것을 아실 수 있을 겁니다. 그 우로스를 되찾아 주는 조건으로 기록보관소를 들어가게 해달라고 설득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흠…….”
말레우스는 깊게 고민을 하더니 입을 열었다.
“우로스를 정말로 되찾아 준다면, 내가 어떻게든 설득해 보겠네.”
“감사합니다.”
드워프 종족과의 협상은 끝이 나자 바스티얀이 입을 열었다.
“이제 슬슬 다른 주제를 논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폐하.”
황제가 고개를 끄덕이자 바스티얀은 준비한 서류를 염동 마법으로 나누어 주었다.
그 서류의 제목은 [특별 인재 교육 프로젝트]였다.
테호는 고개를 갸웃했다.
“이게 무엇입니까?”
“말 그대로 특별한 인재들을 교육시키는 프로젝트입니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대륙 전역에 퍼져 있는 천재들을 모아서 특별반을 구성해 집중 교육을 시키자는 내용입니다.”
바스티얀은 설명을 계속 이어나갔다.
“로타와 아르펨은 자신들만의 권속을 만들었습니다. 그 권속들은 로타의 신체와 깎아내는 자들이라고 부르죠. 그 권속들은 길리온 왕국을 집어삼켰고, 흑토 지대와 바로스 후작령을 자신들의 영향권으로 만들었죠. 이런 일이 가능했던 이유는 로타와 아르펨이 그 권속들이 제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저희도 그 권속들을 대적하기 위한 인재들을 육성해야 한다는 의미입니까?”
“예. 그렇습니다. 사실 이미 많이 늦은 상태입니다. 그나마 바로스 후작과 빈스모크 백작이 죽어서 놈들의 세력 확장이 막히긴 했지만, 1명의 권속을 제외한 모든 권속은 성장이 끝난 상태입니다.”
“그들의 수준은 어느 정도 됩니까?”
“대다수가 마법사와 연금술사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저나 베르강 경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 존재들이 12명 정도 있습니다. 레비스가 봉인되면 11명이겠군요.”
바스티얀의 말에 테호와 말레우스는 침음을 삼켰다.
“현재 황국엔 소드 마스터와 대마법사라 불릴 수 있는 존재는 베르강 경과 티그리스 경 그리고 저와 나달뿐입니다. 단순 전력으로만 비교하자면 압도적으로 불리합니다.”
토드 황제는 말레우스와 테호를 보며 말했다.
“그러니 두 분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놈들의 마수로부터 대륙을 지키기 위해선 곳곳에 숨어 있는 천재들을 찾아 올바르고 빠르게 성장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치 티그리스 경이 제자들을 가르치는 것처럼 말이죠.”
토드 황제는 서류를 가리키며 말했다.
“시간은 충분하니 천천히 읽어보시고 판단을 내려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말레우스와 테호는 서로를 잠깐 쳐다보더니 말없이 읽어나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