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should be taught by another genius RAW - Chapter (150)
천재는 천재가 가르친다. 150화
슈베어트(1)
황도의 분위기는 복잡미묘했다.
연말이라 들떠 있는 사람도 있는 반면 이번 열차 테러 사건에 희생된 사람들을 추모하는 사람들이 뒤섞여 우중충했다.
특히 노르베르드 타워 안에는 백화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말 분위기라기보단 추모 분위기가 강했다.
노르베르드 타워 앞 아모리스가 따로 만들어 둔 추모비 앞에 사람들은 겨울철에 구하기 힘든 하얀색 국화를 놓거나 하얀 초를 켜놓았다.
“이번에 늑대 기사들이 많이 죽었다면서? 티그리스 님께서 노르베르드로 향하셔야 하는 거 아닌가?”
“내일 슈베어트가 황궁에서 열리지 않나? 그것 때문에 리니아 아가씨랑 가지 않으셨다고 하더군.”
“슈베어트? 그게 뭔데?”
“자넨 그것도 모르나? 검술 가문들의 정기적인 사교 모임일세. 원래 올해 여름에 그 저주받은 빈스모크 백작 가문에서 슈베어트가 열릴 뻔했었지.”
“그래? 그럼 이번엔 왜 황궁에서 열리는 거지? 루체트 황가는 엄연히 말하자면 검술 가문은 아니지 않나? 마법사 가문이지.”
사내는 어깨를 으쓱였다.
“나야 정확하게 아는 건 아닌데 티그리스 경이 황제 폐하께 부탁해서 그리 추진됐다고 하더군. 그래서 노르베르드로 가지 못하신 것으로 알고 있네.”
“아~ 그렇구먼.”
그때, 노르베르드 타워 앞으로 푸른빛의 마차가 들어왔다.
시민들은 그 푸른빛의 마차에 박힌 와이번 문양을 보자 눈을 크게 떴다.
“세상에…… 프리하르덴 백작 가문이야.”
“프리하르덴? 내가 아는 그 프리하르덴 맞나?”
“그래! 이번에 슈베어트 때문에 프리하르덴 가문 사람이 직접 온 모양이군.”
“그럼 저 안에 있는 사람은 설마…….”
마치 문이 열리고 정갈한 검은색 계통의 정장을 입은 사내가 내렸다.
사람들은 그 사내의 얼굴을 보자 경악했다.
“세상에 프리하르덴! 프리하르덴 백작이다!”
로건이 내리자 노르베르드 타워 앞을 지키던 황금 기사들이 길을 터주었고, 로건 백작과 기사들이 추모비가 세워져 있는 곳으로 제일 먼저 향했다.
로건 백작은 진중한 표정으로 하얀 국화를 추모비 앞에 내려놓은 후 예를 표했다.
“그럼 가지.”
로건이 추모비 앞에 계속 서 있으면 다른 사람들이 추모를 보낼 수 없었기에 로건은 빠르게 갈 길을 가기로 했다.
방향은 티그리스가 있는 펜트하우스였다.
황금 기사들이 터준 길을 따라 엘리베이터로 향하자 한 사람이 기다리고 있었다.
티그리스였다.
로건은 티그리스에게 악수를 건넸다.
“이번 일은 정말 유감일세. 티그리스 경.”
“직접 와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프리하르덴 백작님.”
“베오울프랑 이자벨은 괜찮은가?”
“부모님께선 모두 무탈하십니다.”
“정말 다행이군. 다행이야.”
로건은 자신을 따라온 기사들에게 말했다.
“너희들은 여기에서 대기하도록 해라. 나 혼자 올라가도록 할 테니.”
“예. 알겠습니다.”
로건과 티그리스는 엘리베이터에 탑승했고 문이 닫히자 로건이 입을 열었다.
“베르강에게 듣긴 했지만 정말 믿을 수가 없군.”
로건은 티그리스를 거의 반년 만에 보는 것이다.
그때는 분명 4성 기사였는데, 어느새 로건과 동일한 6성 기사가 되어 있었다.
아무리 영약을 먹었다고 하지만 이렇게 급격하게 성장하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내가 자네의 어렸을 적 모습을 보지 못했다면 드래곤이라 진심으로 생각했을 걸세.”
“제 어릴 적 말씀이십니까?”
“그래. 자네가 3살이었나 4살 때 생일이었나? 아니지. 우리 샤를로트가 5살 때였으니까 3살이었겠군. 그때부터 샤를로트와 자네 사이가 별로 좋지 않았어.”
“……아 그렇습니까?”
추모를 할 때 보여주었던 진중한 태도는 싹 사라지고 갑자기 딸바보 모드로 변하자 티그리스는 조금 당혹스러웠다.
하지만 로건이 굉장한 딸 바보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간신히 표정 관리를 할 수 있었다.
“자네는 3살답지 않게 굉장히 조용했지. 원래 그 나이쯤 되면 정원을 마구 뛰어다닐 때인데 말이야. 샤를로트는 3살 때 달리는 걸 너무 좋아해서 스타킹이나 치마를 못 입혔어. 매일같이 달리다가 넘어지고 계속 엎어졌거든. 아, 마침 그때 사진이 있었지.”
로건은 품속에서 브로치를 꺼내 샤를로트의 어렸을 적 모습을 보여주었다.
작은 브로치엔 푸른색 드레스를 입은 어린 샤를로트가 온통 흙을 잔뜩 묻힌 사진이 있었다.
티그리스는 그 브로치가 낯설지 않았다.
회귀 전 로건은 틈만 나면 항상 저 브로치를 들여다보곤 했기에 기억에 남아 있었다.
그때는 로건과 잡담을 나눌 만큼 친한 사이도 아니었고, 티그리스도 별 관심이 없었기에 브로치 안에 무슨 사진이 있는지 알지 못했다.
그런데 이렇게 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어때? 굉장히 귀엽……”
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로건은 재빨리 품속에 브로치를 집어넣었다.
그리고 조용히 말했다.
“내가 이걸 갖고 있는 건 비밀일세. 샤를로트가 어렸을 적 사진을 별로 안 좋아하거든. 난 좋은데 말이야.”
“……알겠습니다. 일단 안으로 들어오시죠.”
티그리스는 로건을 거실로 안내했다.
레니가 공손하게 다가와 로건의 외투를 받아 들며 말했다.
“차를 드시겠습니까?”
“아니. 그것보다 우리 딸…… 큼! 샤를로트가 어디에 있지?”
“방 안에 계십니다. 지금 바로 불러 드릴까요?”
“아니, 내가 직접 부르도록 하지.”
로건은 샤를로트의 문패가 달린 방 앞으로 향했다.
그리고 심호흡을 했다.
거의 반년이 넘도록 보지 못한 하나뿐인 외동딸.
매주 편지를 보냈지만 정작 회신은 단 한 번도 보내지 않은 딸.
어떻게 아비 된 사람으로서 신문으로 딸의 소식을 더 많이 접하게 되는 것인지 서운하긴 했지만, 신문 속 샤를로트의 모습은 프리하르덴 백작의 후계자답게 늠름하면서도 아름다웠다.
그렇기에 밖에서 보여지는 딸의 모습이 아닌 집 안에서의 모습은 어떨지 정말로 궁금했다.
아마 집 안에서도 명망 높은 프리하르덴 백작의 후계자로서의 고고함을 잘 지키고 있지 않을까?
로건의 심장은 마치 유명한 연극배우의 팬 미팅에 당첨된 소녀처럼 두근두근 뛰었다.
로건은 조심스럽게 문을 두들겼다.
“큼! 샤를로트? 이른 아침이긴 하지만 너랑 같이 아침이라도 한 끼 하려고 왔다. 그런데 내가 오늘 아침 6시 반쯤에 도착한다고 편지에 썼는데, 마중 나오지 않은 것은 조금 섭섭…….”
벌컥!
샤를로트 방문이 열렸다.
로건은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샤를로트 오랜……!”
로건의 눈동자가 격하게 흔들렸다.
샤를로트가 답답한 것을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그래도 프리하르덴 백작가 내에선 귀족의 품위에 맞는 옷을 입었다.
그런데 지금의 샤를로트는 달랐다.
허벅지가 훤히 드러나는 숏팬츠에 배꼽이 보이는 크롭티, 방금 자고 일어났는지 입안에는 머리칼이 들어가 있었다.
“하암~ 뭐야? 아빠 왔어?”
로건의 눈이 자동적으로 티그리스에게 향했다.
티그리스는 로건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기에 감히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지금 이게 도대체…….”
샤를로트는 로건을 무시하고 배를 벅벅 긁으며 식탁으로 향했다.
“마야. 나 물 한 잔만.”
그러자 샤를로트의 전담 혼령이 시원한 물을 따라서 샤를로트에게 건넸다.
샤를로트가 물 한 잔을 마시자 마야는 빗과 머리를 묶는 끈을 가져와 샤를로트의 흐트러진 머리칼을 정리해 주기 시작했다.
샤를로트는 마야의 손길을 받으며 눈곱을 뗐다.
겉모습만 보면 완전 날백수와 같은 모양새에 로건은 너무나도 큰 충격을 받아 말도 나오지 않았다.
* * *
로건은 테라스 의자에 앉아 훈련을 하고 있는 샤를로트를 멍하니 쳐다봤다.
로건이 하도 닦달하는 통에 샤를로트는 맨살이 드러나지 않는 티셔츠와 바지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샤를로트와 함께 훈련을 하는 리니아나 아이린, 트리샤 등은 샤를로트가 입었던 폭력적인 옷을 입고 훈련을 했다.
프리하르덴은 티그리스를 죽일 듯이 쏘아봤다.
“……집은 편해야 한다고 하지만 너무 편하게 지내는 게 아닌가 싶군.”
티그리스는 할 말이 많았다.
저들의 옷이 얇아진 이유는 티그리스 때문이 아니라 네메시스와 소라의 영향이 컸다.
수인 종족들은 겉으로 드러난 꼬리 때문에 옷을 굉장히 편하게 입는 것으로 유명했는데, 그 옷차림을 본 샤를로트네가 따라 입기 시작하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티그리스도 어느 순간 변한 이 펜트하우스의 분위기를 어떻게 바꿀 수 없었고, 결국 그냥 놔두기로 한 것이었다.
레인로버는 어설프게 웃으며 말했다.
“저도 처음에는 적응이 안 되긴 했는데 지내다 보니까 괜찮아졌습니다. 프리하르덴 백작님. 그리고 굉장히 편한 것도 사실이고요.”
로건의 어깨가 움찔했다.
“그 말씀은 설마…….”
“아.”
레인로버는 자신이 말실수했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헛기침을 하며 시선을 피했다.
로건은 너무나도 빠르게 변하는 세상의 흐름에 도저히 적응할 수 없었다.
아모리스는 곰방대에 담뱃잎을 구겨 넣으며 말했다.
“담배가 필요해 보이는 표정인데? 한 대 태울래? 내가 안 쓰는 파이프가 하나 있거든.”
“……아닙니다.”
로건은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왜? 담배 안 태워?”
“예. 그렇습니다.”
“그럼 술 마실래?”
“……술은 즐기지 않습니다.”
아모리스는 연기를 길게 내뿜으며 말했다.
“너도 참 티그리스처럼 재미없는 인생을 사는구나?”
“…….”
로건은 아모리스에 대해 베르강에게 어느 정도 들었기 때문에 뭐라 하지 못했다.
그 유명한 페레이라의 동료라고 했던가?
어떻게 1,300년 전 사람이 살아 있다는지 믿기지 않았지만, 레인로버도 그렇고 티그리스도 그렇다는데 믿을 수밖에 없었다.
로건은 끊어지려는 정신줄을 붙잡기 위해 샤를로트의 훈련을 지켜봤다.
샤를로트네는 아침 훈련치고 굉장히 격렬했다.
샤를로트는 매일 아침 집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과 한 번씩 실전처럼 대련을 했는데, 지금은 아이린과 대련을 하고 있었다.
사실 말이 대련이지 그냥 전투나 다름이 없었다.
아이린이 대검을 내지르자 샤를로트는 아이린의 대검을 매끄럽게 튕겨낸 후 파고들어 검을 내질렀다.
아이린은 샤를로트가 그렇게 들어올 줄 알았다는 듯이 검을 피한 뒤 팔꿈치로 샤를로트의 콧잔등을 노렸다.
오러가 듬뿍 담겨 속도도 파괴력도 가득 실린 공격.
저게 콧잔등에 직격하는 순간 뇌진탕 확정이었다.
평소라면 샤를로트는 뒤로 공중제비를 돌거나 큰 움직임으로 피해냈겠지만, 샤를로트는 어깨로 아이린의 팔꿈치를 받아낸 후 검을 내질렀다.
텅-!
아이린의 가슴에 붙어 있는 버클형 아티팩트가 작동하며 끝이 났다.
로건은 월등하게 상승한 샤를로트의 실력을 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샤를로트는 언제나 위기를 임기응변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아이린의 변칙적인 공격에도 자세나 균형이 무너지지 않은 채로 단단하게 방어했다.
“아이린, 그땐 팔꿈치로 공격할 게 아니라 다리를 걸거나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아. 그랬으면 내 몸의 균형이 무너졌겠지?”
“음……. 역시 그런가?”
게다가 아이린과 피드백을 나누는 모습까지.
로건은 샤를로트의 전투 센스가 월등하게 올라갔음을 느꼈다.
“실력이 많이 늘긴 했군…….”
“샤를로트는 아마 내년 초에 네 번째 고리를 만들 수 있을 겁니다.”
“……뭐? 내년 초에? 그건 너무 무리일 것 같은데?”
“이번에 공략한 성좌의 던전에서 좋은 영약들을 많이 받아 왔습니다. 샤를로트에게 부족한 육체의 내구도와 오러 친화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설계(雪鷄)’를 베이스로 한 영약이 준비되어 있으니 괜찮을 겁니다.”
“설계? 설계라면 그 유명한 페레이라가 먹었다던 영물이 아닌가?”
“예. 그렇습니다.”
“그걸 도대체 어떻게 구한 거지? 설계의 서식지는 알려진 바가 없는데?”
“엘프들에게서 얻어 왔습니다.”
성좌의 던전 속 엘프들에게서 가져올 수 있는 영약들이란 영약들은 다 챙겼는데, 그중 하나일 뿐이었다.
그것 외에도 황금 잉어나 얼음 정수로 만든 영약, 세계수의 잎사귀나 나뭇가지로 만든 영약 등 셀 수도 없이 많은 영약들이 티그리스의 아공간 주머니에 보관되어 있었다.
“그 귀한 것을 자네가 왜 먹지 않고…….”
“귀한 것이니 주는 겁니다. 제 제자이니까요.”
“큼……! 그렇지. 그렇고말고.”
로건의 화가 어느새 풀렸는지 매서운 눈매가 내려가며, 레니가 구운 레몬 마들렌과 차를 즐기기 시작했다.
아모리스는 레인로버의 귀에 속삭였다.
“쟤 립 서비스가 좋아진 것 같은데? 네가 가르친 거냐?”
“…….”
* * *
로건과 티그리스는 따로 할 이야기가 있었기에 아침을 같이 먹고 서재로 향했다.
로건이 아침부터 티그리스의 펜트하우스에 찾아온 이유는 샤를로트의 얼굴을 보러 온 것도 있었지만 내일 있을 슈베어트 때문도 있었다.
“슈베어트의 전반적인 진행은 내가 맡아서 진행하기로 했네. 그러니 자네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네.”
“감사합니다. 백작님. 갑작스럽게 부탁을 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뭐, 서로 돕고 사는 거지. 내가 베오울프를 모르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로건은 차를 한 모금 마신 뒤 한동안 입을 열지 않았다.
티그리스도 로건이 지금까지 복잡한 심정을 숨겨왔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로건이 입을 열 때까지 가만히 기다렸다.
로건은 무거운 입을 열었다.
“……그게 정말인가?”
티그리스는 올 게 왔다고 생각했다.
“자네가 프리하르덴의 검술을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다는 거 말일세.”
티그리스는 순순히 인정했다.
“예. 그렇습니다.”
“그 말의 의미를 모르는 건 아니겠지? 아무리 자네가 샤를로트의 스승이라고 하지만 프리하르덴류를 익히고 있는 것은 별개의 이야기네.”
로건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프리하르덴류는 흉포한 서리용 프리하의 목을 치면서 완성된 검술이네. 그 역사 깊은 검술을 프리하르덴 사람도 아닌 자네가 익히고 있다는 뜻은 노르베르드 가문과의 전쟁까지 일어날 수 있다는 말이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굉장히 특별한 재능을 갖고 있음을 백작님도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알고 있지. 자네는 검술을 보기만 해도 그대로 따라 할 수 있는 말도 안 되는 재능을 갖고 있으니까. 그러니 겨우 그 젊은 나이에 6성 기사가 될 수 있었던 거겠지.”
로건은 티그리스의 눈을 보며 말했다.
“하지만 이것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뿐일세. 지금 프리하르덴 가문 내 가헌의 기사들은 이 일을 두고 내가 직접 자네에게 결투를 신청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네. 그래야 실추된 가문의 명예를 되찾을 수 있다고 말이지.”
로건은 안타까운 눈빛으로 티그리스를 쳐다봤다.
“차라리 내게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하지 그랬나? 나도 자네가 프리하르덴류 검술을 익히고 있을 것이라 짐작하고 있었네. 자네의 미친 재능이라면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으니까. 아니, 내 가문의 기사들 모두 짐작하고 있었네. 단지 쉬쉬하고 있었을 뿐이지.”
로건은 품속에서 편지를 꺼내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그런데 도대체 왜 공식 채널로 이런 편지를 보내온 건가? 뭐? 프리하르덴류 검술의 사용 권한을 얻고 싶다고? 지금 프리하르덴 가문과 전쟁을 하고 싶은 것도 아니고 도대체 왜 이런 말도 안 되는 짓을 저지른 건가?!”
로건은 굉장히 분노했는지 눈에 핏발이 섰다.
“어서 해명하게. 안 그러면 정말로 자네 가문과 전쟁을 벌여야 할지도 모르니까.”
티그리스는 로건의 살기 어린 눈빛을 덤덤히 받아내며 말했다.
“전쟁을 하지 않아도 프리하르덴 검술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그 말에 로건의 표정이 새하얗게 변했다.
“설마…….”
“예. 그렇습니다.”
로건과 티그리스는 동시에 말했다.
“샤를로트와 결혼을 하려는 건가?”
“제게 결투를 신청하시면 됩니다.”
티그리스와 로건은 한동안 서로를 쳐다보더니 고개를 갸웃했다.
“어?”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