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should be taught by another genius RAW - Chapter (161)
천재는 천재가 가르친다. 161화
새해 목표는 금연
아이린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라칸을 쳐다봤다.
“설마 지금까지 학교에서 웃통을 벗고 달리거나 도서관에서 춤을 추고 여학생들한테 고백을 했던 이유가 그 퀘스트 때문이야?”
“뭐? 고백?”
대답은 가만히 있던 아모리스에게 나왔다.
아모리스는 반사적으로 라칸을 노려봤다.
“어……. 음…….”
라칸이 우물쭈물거리자 레인로버가 재빠르게 도와주었다.
“퀘스트 때문에 그래요. 퀘스트. 라칸이 워낙 이상한 방법으로 고백을 해서 받아준 학생들은 당연히 없었고요. 그치 라칸?”
“네. 맞아요. 웃통을 벗고 고백을 하거나…… 뭐, 아무튼 이상하게 했었으니까요.”
아모리스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시스템 이 개 같은 년이 우리 라칸에게 도대체 무슨 짓거리를…….”
샤를로트는 눈치 있게 말을 돌렸다.
“아니, 그런데 그게 말이 돼? 웃통 벗고 춤을 춘다고 포인트를 얻는다고? 도대체 시스템이란 놈은 무슨 이유로 그딴 퀘스트를 주는 건데?”
“그거야 저도 모르죠. 하지만 최근 들어서 그런 퀘스트는 잘 생기지 않아요.”
“그럼 그 퀘스트란 게 종류가 다양하다는 거야?”
“네. 맞아요. 예를 들어 마법학을 복수 전공하라든가 아니면 이번에 갔었던 철혈 심장 던전을 성공적으로 공략해라 뭐 이런 것들이 있었죠. 그것들은 난이도가 제법 있는 만큼 포인트를 많이 주고요.”
트리샤는 곰곰이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그러면 저번에 레인로버 황녀님의 생일 파티 때 일어난 테러 사건을 막은 것도 그 퀘스트 때문이었나요?”
“예. 그렇습니다. 퀘스트는 앞으로 일어날 큰 사건을 예지해 주기도 해요. 방금 전에 언급해 주신 테러 사건이 대표적이죠.”
“오…….”
티그리스가 진지한 눈빛으로 샤를로트와 아이린을 쳐다봤다.
“앞으로 너희들이 트리니티를 다니면서 정규 수업 외에 해야 할 일이 이것이다.”
“네……? 설마 라칸의 퀘스트를 도우라는 말씀이신가요?”
샤를로트는 사색이 되어 표정이 싹 굳어졌다.
“그럼 저희도 알몸으로 춤을 추라는…….”
티그리스는 어처구니가 없는 표정으로 샤를로트를 쳐다봤다.
“……그럴 리가 있겠나? 그런 일을 라칸이 시키면…….”
아모리스가 무서운 눈으로 샤를로트를 쳐다봤다.
“무조건 제게 말해주세요. 무슨 일이 있어도.”
““……네.””
샤를로트와 아이린은 반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티그리스는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아무튼 본론으로 돌아와서, 라칸의 시스템을 분석해 본 결과 조력자의 도움만으로 퀘스트를 깨는 경우 포인트 획득량이 극도로 적어진다. 포인트가 적어진다는 말은 라칸의 성장 기대치가 그만큼 낮아진다는 의미지.”
라칸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 철혈 심장 던전 공략을 예로 들면, 그때 제가 얻을 수 있는 최대 포인트는 무려 10만 포인트였어요. 하지만 제가 얻은 포인트는 겨우 5,000포인트밖에 되지 않았죠. 그 이유는 다 아시다시피 이번 던전 공략의 공헌도가 굉장히 낮았기 때문이에요.”
라칸이 당시에 한 일이라곤 나달과 함께 연구소를 정리하고 보조를 맡은 것뿐이었다.
물론 필요한 일이긴 했지만, 필수라고 하기엔 애매한 임무였기 때문에 겨우 5,000포인트밖에 얻지 못한 것이었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퀘스트가 있었는데, 제가 나서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었어요. 그나마 솜니움 사건 때 제법 쏠쏠하게 포인트를 얻을 수 있었죠.”
“그러니까 포인트를 많이 얻으려면 티그리스 님의 도움을 받아선 안 된다는 거네?”
“티그리스 님뿐만이 아니라 레인로버 황녀님이나 스승님과 같은 분들의 도움을 받으면 안 돼요. 그러면 제가 얻을 수 있는 포인트의 양이 적어지니까요.”
샤를로트와 아이린은 라칸의 말을 대충 이해했다.
“그리고 이건 비단 라칸의 성장 때문만이 아니다. 너희들의 실전 경험을 채워주기 위해서지.”
“라칸의 퀘스트가 위험한 것들이 많나요?”
“아마 많아질 것이다. 웬만하면 내가 퀘스트를 줄 테니까.”
“……퀘스트를 준다는 게 정확히 무슨 뜻이죠?”
“말 그래도 내가 퀘스트를 준다는 것이다.”
트리샤가 고개를 갸웃하며 입을 열었다.
“티그리스 님이 시스템도 아니고 그게 어떻게 가능하신 건가요?”
“시스템 자체를 이해하는 것은 당연히 불가능하지. 하지만 퀘스트의 발동 조건을 분석하기만 하면 되는 일이다.”
“……현상 자체를 이해하는 게 아니라 현상을 이용한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래.”
아모리스는 최대한 덤덤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굉장히 놀라고 있었다.
퀘스트가 어떤 조건하에서 발생하는지 파악하는 것을 넘어서, 퀘스트를 강제 발동시킨다는 뜻이 아닌가?
이건 페레이라도 전혀 생각조차 하지 못한 방법이었다.
“그 발동 조건을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중간고사나 기말고사와 같은 학생이라는 직업 특성상 발생하는 이벤트 또는 인퀴지터의 임무 수행과 같은 공공 이익을 위한 미션을 주기만 하면 퀘스트가 발동한다.”
티그리스는 미리 준비해 둔 서류를 꺼내 라칸에게 건넸다.
“라칸이 말했던 대로, 백번 말하는 것보다 한 번 보여주는 게 낫겠지. 라칸, 받아라.”
라칸의 눈앞에 퀘스트창이 떴다.
[신규 퀘스트!]테호 대장로와 말레우스가 모레 아침 9시경에 빅토리에역에 도착한다.
황궁에 도착할 때까지 아무 문제가 일어나지 않게 말레우스와 테호 대장로를 암중 호위하자.
보상: 3,000포인트.
*공헌도에 따라 얻을 수 있는 포인트의 양이 달라집니다!
“……퀘스트가 떴어?”
“네. 떴어요. 3,000포인트짜리 미션이네요. 난이도는 그리 어렵지 않을 것 같아요. 하지만 무슨 문제가 반드시 일어나겠네요.”
티그리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인퀴지터의 정보망에 따르면 수인족을 사냥해 왔던 밀렵꾼 출신 용병들이 테호 대장로님과 수인들을 노린다는 첩보가 있다. 관련 계획을 미리 알아내서 네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해라.”
“예. 알겠습니다.”
티그리스는 샤를로트와 아이린을 보며 말했다.
“앞으로 라칸이 해결할 수 있는 난이도의 퀘스트를 주기적으로 던져줄 것이다. 그러면 너희들은 라칸을 도와서 문제를 같이 해결해 주면 된다.”
“법적인 문제는…….”
“이미 너희들은 인퀴지터 요원이다. 법적으론 문제가 없으니 걱정하지 마라. 물론 들키면 조금 문제가 되겠지만 그건 내가 알아서 해결해 주겠다.”
샤를로트와 아이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샤를로트가 손을 들었다.
“아, 잠시만 저 그런데 오늘 저녁에 프리하르덴으로 가기로 했는데?”
“어차피 넌 부상을 입었으니 못 한다. 대신 리니아가 도와줄 테니 넌 편하게 고향에 올라가도록 해라.”
리니아는 놀라서 눈을 껌벅였다.
“네? 제가요? 제가 해도 되나요?”
“너도 모르고트 사건 이후로 인퀴지터 요원이 되었다. 아, 그리고 너도 올해에 트리니티에 입학할 테니 준비하도록 하고.”
“정말요? 저 검술학교 졸업도 못 했고 나이 문제도 있는데 괜찮은 건가요?”
“트리니티 1회 입학생은 만 18세부터 25세까지 받을 것이다. 그러니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으니 걱정하지 말아라. 그리고 검술학교에서 배우는 것보단 트리니티에서 배우는 게 더 나을 것이다. 혹시 싫다면…….”
“아뇨! 아뇨! 좋아요.”
리니아는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말했다.
“안 그래도 담임 교관님께서 조기 졸업을 생각해 보라고 말씀하셨거든요.”
리니아의 실력은 라만 검술 아카데미의 수준과 전혀 맞지 않는다.
라만 검술 아카데미는 기껏해야 1성 기사 아니면 이제 막 마나를 느끼기 시작한 젊은 검사들이 다니는 곳이다.
제국 대학을 다니는 기사들의 수준과 맞먹는 리니아는 당연히 튈 수밖에 없었다.
“마침 잘됐군. 검술 아카데미 측에는 올해 졸업을 하는 걸로 미리 이야기를 해두겠다.”
“……네.”
리니아는 트리니티에 샤를로트와 아이린과 함께 들어갈 수 있다는 게 기쁜지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티그리스는 주변을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그럼 또 궁금한 점 있는 사람은…….”
사방에서 손이 뻗어 나왔다.
“……한 명씩 설명해 줄 테니 궁금한 게 있으면 오늘 중으로 다 물어봐라.”
***
늦은 저녁.
티그리스는 아모리스만 따로 서재로 잠깐 불렀다.
아모리스는 담배 냄새를 풀풀 풍기며 서재 소파에 털썩 앉았다.
“후……. 담배 참다가 죽을 뻔했네. 그래서 뭐 때문에 부른 거야?”
티그리스는 아모리스에게 차를 한 잔 따라주며 말했다.
“저번에 철혈 심장 던전을 공략하면서 세계수를 만났었습니다.”
“알아. 그래서 세계수의 씨앗을 받아 왔잖아.”
“그때, 세계수가 마왕에 대해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아모리스는 마왕이란 말에 표정이 굳어졌다.
“……그래? 마왕의 비밀에 대해서 좀 알아낸 모양이지?”
“예. 그렇습니다. 마왕의 비밀뿐만이 아니라 어떻게 인간들이 마왕의 비밀을 잊어갔는지도 설명해 줬습니다.”
“그럼 날 굳이 부를 필요가 있나? 세계수가 다 얘기해 줬다면서.”
티그리스는 잠시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이 이야기를 하기 전에, 말레우스 님으로부터 방금 전에 전보를 하나 받았습니다. 1,300년 전 아모리스 님에 대한 이야기죠.”
“내 뒷조사를 했다는 이야기를 너무 당당하게 하는 거 아니야?”
“죄송합니다. 하지만 정확하게 알고 싶었던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래 네가 쓸데없는 이야기를 꺼낼 위인은 아니고. 그래서 뭐가 그리 궁금하길래 내 뒷조사를 하신 걸까?”
티그리스는 아모리스의 손에 들려 있는 곰방대를 쳐다봤다.
“아모리스 님이 과거 담배를 피우셨는지 찾아봤었습니다. 그런데 아모리스 님은 오히려 담배를 굉장히 싫어하셨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내가 담배를 싫어했다고?”
“예. 그렇습니다. 불굴의 전사 아하드가 곰방대를 태울 때면 항상 면박을 주면서 내쫓았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게 사실입니까?”
“……음.”
아모리스는 깊게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생각이 나질 않네.”
“언제부터 담배를 태우신 겁니까? 아모리스 님?”
“……글쎄 언제부터일까?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네.”
티그리스는 진지한 눈으로 아모리스를 쳐다봤고, 아모리스는 티그리스의 눈을 슬쩍 피하며 어깨를 으쓱였다.
“그런 눈으로 보지 마. 정말로 기억이 안 나는 거니까.”
“역시 기억을 봉인하신 겁니까?”
아모리스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그렇겠지. 그 마왕의 비밀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잊혀야 하는 기억이니 잊은 거겠지. 원래 기억이라는 것은 완전히 휘발될 수 없으니까.”
아모리스는 곰방대를 매만졌다.
“마왕하고 우노하고 관련이 있는 모양이지?”
“예. 그렇습니다. 세계수가 말하길 우노를 막으려면 아모리스 님이 개발하신 봉인술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모리스의 눈매가 날카로워졌다.
“……설마 라칸에게 봉인술을 가르치라는 소리는 아니겠지? 내가 경고했잖아. 그딴 말을 또다시 꺼내면 라칸을 데리고 먼 곳으로 도망치겠다고.”
“당연히 아닙니다.”
“그럼 내게 뭘 원하는 거야? 마왕의 비밀이라도 얘기를 해달라는 거야? 넌 알고 있잖아?”
“마왕이 어떤 존재인지는 제가 알고 있습니다. 우노와 같은 성좌죠.”
아모리스는 지끈거리는 편두통에 입술을 꽉 깨물었다.
아모리스는 입술에 피가 날 정도로 꾹 참더니 간신히 입을 열었다.
“……너 그 정보는 누가 알아.”
“오직 저만 압니다.”
“레인로버한테도 얘기를 안 했어?”
“예. 아직은 그렇습니다.”
“그럼 곧 이야기를 하겠다는 거네?”
“마왕이 성좌라는 것과 마녀의 시대에 대한 비밀까진 이야기할 겁니다. 하지만 그 이상은 말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왜? 레인로버는 네가 가장 믿는 사람이 아닌가? 레인로버에게 왜 정보를 숨기는 거지?”
“마왕이 성좌라는 정보를 없애기 위해 마녀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최소 수천만 명의 피가 대륙을 적셨는데 똑같은 역사를 반복할 순 없죠.”
아모리스는 다리를 꼬며 말했다.
“그게 아니지. 넌 만에 하나라도 레인로버를 죽이거나 기억을 봉인시켜야 할 상황이 오지 않길 바라는 거겠지.”
티그리스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렇습니다.”
“그래. 솔직해지니 참 좋네. 그럼 내게 뭘 더 원하는 거지?”
“마왕이 성좌라는 정보를 세계수가 알려주긴 했지만 어떻게 마왕의 성좌가 땅으로 내려올 수 있었는지는 설명해 주지 않았습니다.”
아모리스는 다시 몰려오는 편두통에 입술을 다시 씹었다.
“X발.”
“죄송합니다.”
아모리스는 심호흡을 한 번 한 뒤 입을 열었다.
“……아니야. 아무튼, 그 정보는 도대체 왜 필요한 건데.”
“그것만 알아내면 우노가 어떻게 이 땅에 소환될 수 있었는지 알아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우노를 봉인하거나 죽일 방법을 찾아낼 수 있겠죠.”
아모리스는 무섭게 티그리스를 노려봤다.
“내가 내 기억을 봉인할 정도로 위험한 정보라는 생각은 안 들어?”
“극소수의 사람만 알면 됩니다. 예를 들어 저와 아모리스 님 정도만이죠.”
“드워프의 기록보관소를 이용하면 되잖아. 거기에 웬만한 정보는 다 있을 텐데?”
“세계수에게 전해 듣기로 관련 정보를 알고 있는 모든 드워프들은 엘프들과 드래곤들이 모두 죽였다고 합니다. 아마 정확한 정보를 찾기란 요원하겠죠.”
“……그러니까 마왕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오직 나뿐이다?”
“그럴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물론 드워프의 기록 보관소를 먼저 뒤져서 찾아낼 수 있다면 상관은 없을 겁니다.”
“아마 없겠지. 드래곤들은 그렇다고 쳐도 엘프들이 얼마나 꼼꼼한 놈들인데. 아마 그 정보를 알고 있는 드워프들은 죄다 찾아서 쓱싹했을 거야.”
아모리스는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곰방대를 자꾸 만지작거리는 것이 담배를 태우고 싶은 모양이었다.
아모리스는 억지로 참아내며 기억을 헤집었다.
“자신의 기억을 봉인하는 주술은 제법 큰 대가를 요구해. 싫어하는 일 하나를 주기적으로 하고 소중한 기억을 하나 포기해야 하지. 아마 내 경우엔 담배를 태우는 것과 왜 내가 담배를 왜 싫어하는지에 대한 기억을 동시에 잃어버린 거겠지.”
아모리스는 티그리스를 쳐다봤다.
“내가 진실을 알려주고 만에 하나 너도 기억을 봉인해야 한다면, 네가 제일 싫어하는 일을 매일 하고 네 소중한 기억을 없애야 해. 기억을 없앤다면 레인로버와의 기억일 수도 있고 아니면 검술에 대한 기억일 수도 있어. 넌 그것을 감당할 수 있어?”
티그리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각오는 했습니다.”
아모리스는 한숨을 깊게 내쉬더니 입을 열었다.
“하긴, 네가 이런 말을 함부로 내뱉을 리가 없지.”
아모리스는 곰방대 대가리 부분을 뚝! 꺾어버렸다.
제법 소중하게 여기던 부적인 것 같은데 단번에 부숴 버릴 줄이야.
티그리스는 그 과감한 결단력에 살짝 놀랐다.
“이 주술을 깨는 데 최소 6개월은 걸릴 거야. 내가 완전히 담배를 끊어야 하거든.”
“그렇게 오래 걸립니까?”
“그만큼 지독한 주술이라는 거지. 오히려 100년 동안 지속해 온 주술을 6개월 만에 끊을 수 있다면 대단한 게 아닐까?”
아모리스는 진지한 눈빛으로 티그리스의 눈을 쳐다봤다.
“대신 한 가지 약속을 해야 해. 내가 진실을 알려주면 오직 너만 알고 있어야 해. 그 누구에게도 언질을 주거나 힌트를 줘선 안 돼. 그만큼 위험한 정보일 테니까.”
“예. 알겠습니다.”
“좋아. 어차피 라칸 때문에 담배를 끊을까 진짜 많이 고민하고 있었는데 기왕 이렇게 된 김에 확 끊어버리지 뭐. 그런데 내가 마왕에 대한 진실을 알려줬음에도 불구하고 우노를 죽일 방법을 찾지 못하면 넌 어떻게 할 생각이야?”
티그리스는 잠시 고민을 하더니 입을 열었다.
“그때는 그때 가서 생각하면 될 일입니다.”
“하긴, 지금 방법은 이거 하나밖에 없으니까.”
아모리스는 부러진 곰방대 대가리를 보며 헛웃음을 쳤다.
“이거 어쩌다 보니 새해 목표가 금연이 되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