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should be taught by another genius RAW - Chapter (198)
천재는 천재가 가르친다. 198화
아센시오(1)
티그리스는 아르펨의 약점을 알아냈다지만 내심 아쉬웠다.
아르펨을 조금 더 몰아붙인 후 황금 사슬로 레비스처럼 심장을 뚫어 영혼을 봉인했다면······.
이곳에 아르펨이 있는 줄 알았다면 다른 성물들을 준비하든지 아니면 아모리스에게 영혼을 속박하는 부적이라도 받아 왔을 텐데······.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는 법이라는 격언이 너무나도 뼈아프게 다가왔다.
티그리스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충분히 쉴 만큼 쉬었다.
아직 남은 일이 있었다.
티그리스는 비밀 연구소 지하 통로로 내려갔다.
지하엔 스페스가 사람들을 가둔 감옥이 있었는데, 그 감옥의 창살은 최근에 강제로 뜯겨 나간 것처럼 개방되어 있었다.
‘역시.’
티그리스는 바삐 흔적을 쫓아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핏줄 거미의 알방에 도착했다.
알방엔 십여 마리의 핏줄 거미들과 어린 새끼 거미들이 바삐 움직이며 알들을 옮기고 있었다.
-샤아아아아아!
핏줄 거미들은 티그리스를 보자마자 거미줄 요술을 부렸다.
거미줄에서 뿜어져 나오는 독성 가스나 발목을 잡는 거미줄 지뢰가 티그리스의 앞을 가로막았지만, 하찮은 발버둥일 뿐이었다.
티그리스는 살아 있는 핏줄 거미들을 하나하나 확실하게 처리해 없애 버린 후 주변을 훑었다.
‘생존자는······ 없군.’
핏줄 거미들이 강제로 끌고 오면서 이리저리 부딪히고 마비독에 당해 급성 쇼크로 죽은 모양이었다.
살아 있다면 텔레포트 스크롤로 같이 탈출하려고 했는데······.
이런 끔찍한 일이 다신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티그리스는 벽과 하늘에 매달린 하얀 알들을 향해 검을 내질렀다.
퍼버버버벙!
크고 작은 알들이 샐러맨더의 검에 의해 모조리 불살라지고 공기가 후끈하게 달아올랐다.
주변에 숨어 있던 핏줄 거미들도 알들이 터져 나가자 다급하게 알 방으로 뛰어들었지만, 샐러맨더의 검의 화력을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티그리스는 숨을 쉴 때마다 악취와 함께 독성 가스가 들어오는 게 느껴졌다.
제아무리 북극성의 망토가 독성을 어느 정도 제거해 주고, 핏줄 거미의 독을 제거하는 오러 운용술을 사용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계속 있는 것은 위험했다.
이제 리벡은 더 이상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아마 리벡처럼 폐허가 된 도시들도 여럿 있을 터.
권속들을 모두 죽였다지만 가만히 있을 시간은 없었다.
티그리스는 북극성의 망토에서 텔레포트 스크롤을 꺼내 들었다.
‘돌아가자.’
번쩍이는 섬광과 함께 티그리스는 사라졌다.
* * *
로타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의 숲을 묵묵히 걸었다.
악령들은 이게 웬 떡이냐며 로타의 육신을 가로채기 위해 달려들었다.
“어딜 감히.”
-캬아아아아!
하지만 로타가 안개 속에 숨어 있는 악령을 노려보자 악령들은 빠르게 도망쳤다.
로타의 영혼이 많이 훼손되긴 했지만, 저런 질 떨어지는 악령들에게 당할 정도로 격이 떨어지진 않았다.
이런 악령들쯤이야 눈 한 번 부라리면 잽싸게 도망쳤다.
로타는 물을 한 모금 마시며 한숨을 내쉬었다.
“젠장, 벌써 지치는군.”
우노 덕분에 영혼에 남은 상처가 많이 회복되었다고 하지만 장시간 동안 행군을 할 정도로 회복된 것은 아니었다.
안개의 숲이 마나가 풍부한 곳이라 다행이지 만약 다른 곳이었다면 로타는 이미 뻗었으리라.
“······음?”
권속들과의 연결이 끊겼다.
그 말인즉슨 권속들이 모두 죽었다는 의미였다.
로타는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괴물 같은 새끼.”
누가 어떻게 죽였는지 알 수 없었지만, 티그리스가 반드시 관련되어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티그리스 그놈이 아니면 권속 세 명이 모두 당할 리가 없으니까.
로타는 자신이 왔던 방향을 되돌아봤다.
티그리스가 권속들을 모두 죽였다면, 아르펨의 계획에 큰 차질이 생길 것이다.
‘되돌아가야 하나?’
고민은 짧았다.
로타는 일어나 바삐 신비의 땅을 향해 걸었다.
어차피 로타가 지금 가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레비스와 다르게 로타의 손이나 발, 코와 같은 경우 지식을 얻으려면 놈들의 시체 조각을 찾아야 하니까.
하지만 티그리스가 그 시체들을 그냥 묻어놨을 리도 없고 어디에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
‘아르펨을 믿어볼 수밖에.’
아르펨 그놈이 좀 재수가 없긴 해도 수백 년간 같이 합을 맞춰온 정복자다.
이런 변수를 통제할 전략 하나 정도는 있겠지.
잡생각을 하며 걸으니 어느새 눈앞이 환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며 주변을 가득 메웠던 안개가 싹 사라졌다.
뒤를 돌아봤지만 로타가 뚫고 들어온 짙은 안개는 보이지 않았다.
주변에 가득한 것은 울창한 숲과 고대 유적지로 보이는 기이한 모양의 비석, 그리고 폐허뿐이었다.
아르펨은 하늘을 자연스럽게 쳐다봤다.
“과연······.”
하늘엔 해와 달이 동시에 떠 있었으며 별이 총총히 빛나고 있었다.
과거와 미래 그리고 현재가 뒤섞이고 자연과 문명이 얽히고설킨 미지의 땅.
신비의 땅이다.
“살면서 이런 건 처음이군.”
수많은 행성을 돌아다녀 봤지만 이렇게 혼란스러우면서도 아름다운 땅을 본 적이 없었다.
왜 신비의 땅을 탐험하고 돌아온 예언가들이 틈만 나면 신비의 땅으로 가려고 하는지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이 신비롭고 아름다운 광경을 다시 보고자 한다면 영혼마저 팔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로타는 갑작스레 병장기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자 고개를 돌렸다.
오른쪽을 보니 창과 방패를 든 한 여인이 전설로만 내려오는 몬스터 히드라와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위에선 몬스터들의 비명 소리가 들렸다.
위를 올려다보니 그리폰과 와이번이 영역 다툼을 하고 있었다.
왼쪽을 보면 연인이 서로 사랑을 속삭이고 있었다.
한 걸음을 옮길 때마다, 그리고 시선이 움직일 때마다 새로운 사건을 제3자의 관점에서 볼 수 있었다.
“······그런데 티그리스는 여기서 어떻게 미래를 본 걸까?”
로타는 단순히 신비의 땅을 탐험하러 온 것이 아니다.
티그리스가 어떤 미래를 보았고, 그 미래를 어떻게 이용했는지가 궁금했다.
하지만 로타마저도 이 광경이 과거에서 일어난 일인지,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인지, 미래에 일어날 일인지 당최 구분이 가지 않았다.
그런데 티그리스는 여기서 어떻게 미래의 지식을 얻었다는 걸까?
그렇게 정처 없이 걷다 보니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전장에 도착했다.
수백 마리의 드래곤들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산을 이루고 있었다.
“환상은 아닌 것 같은데······.”
방금 봤던 환상들과는 달리 드래곤의 시체 더미들은 걸음 옮기고 시선을 떼도 여전히 그대로 있었다.
로타는 천천히 다가가 드래곤의 시체를 만져봤다.
조금 전에 죽은 것처럼 온기가 남아 있다.
이곳에 왜 이렇게 많은 드래곤들이 죽은 거지?
여러 궁금증이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 때, 드래곤의 시체 위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위를 올려다보니 한 노인이 시체 위에 앉아서 로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살아 있는 인간을 만나게 될 거라곤 예상치 못했기 때문에 당황스러웠다.
그 무엇보다 당혹게 하는 건 저 노인의 말이었다.
“드디어 왔군.”
마치 로타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말투.
로타는 잔뜩 경계하며 몰래 아티팩트를 조심스럽게 꺼냈다.
노인은 천천히 일어났고, 노인의 낡은 소매가 바람에 휘날렸다.
노인에겐 양팔이 없었다.
“내 삶의 마침표가.”
노인은 드래곤의 시체 위에서 뛰어내렸다.
* * *
황국이 당초 목표했던 남부 복구 작업은 빠르게 진행되었다.
티그리스가 로타의 권속들을 모두 잡아낸 것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키메라들을 리벡으로 끌어모았기 때문에 통신망 복구 작업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에이미로 자치령으로부터 전문이 왔습니다. 키메라들을 모두 뱀이 지나간 절벽 쪽으로 몰아넣었다고 합니다.”
“그레미오스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점령하고 있던 오염 박쥐와 두더지들이 모두 뱀이 지나간 절벽 쪽으로 도주했다고 합니다.”
“노르베르드에서 전문이 왔습니다. 북상하던 분쇄자들을 모두 뱀이 지나간 절벽 쪽으로 밀어 넣었다는 소식입니다.”
“토끼몰이 작전은 순항 중입니다.”
이제 남은 것은 키메라들에 대한 소탕 작전뿐이었다.
물론 키메라들은 바퀴벌레나 쥐처럼 워낙 번식력과 생존력이 좋기 때문에 박멸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키메라가 황국 땅에서 활개를 치는 순간 황국의 자연 생태계는 급격하게 뒤바뀔 것이고, 이후에 있을 도시 복구 작업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것이 분명했기 때문에 숲을 모조리 태워서라도 없애야만 했다.
-그러면 토끼를 잡는 것처럼 몰죠.
흑토 전쟁에서 큰 활약을 했었던 마셜 장군이 토끼몰이 작전을 제안했고 바로 실행했다.
키메라들을 한쪽으로 몰아서 한 번에 격퇴하자는 내용이었다.
그 위치는 뱀이 지나간 절벽이었다.
뱀이 지나간 절벽은 24시간 거센 북풍이 부는 데다가 최심부 깊이는 지리학자도 밝히지 못했을 정도로 깊다.
만약에 키메라들을 모두 그쪽으로 몰아넣으면 단번에 처리할 수 있고, 혹시나 살아남는다고 하더라도 바람 때문에 멸지에서 눈을 뜨게 될 테니 별문제가 없을 것이란 판단이었다.
마셜 장군이 제안한 토끼몰이 작전은 생각했던 것보다 굉장히 잘 먹혔고, 한 달하고 보름 만에 모든 키메라들을 뱀이 지나간 절벽 쪽으로 몰아넣는 데 성공한 상태였다.
바스티얀은 턱수염을 쓰다듬으며 허허 웃었다.
“이거 마탄총을 써보지도 못하고 끝나 버렸군.”
“이미 생산돼서 교육까지 진행하고 있는데······ 아쉽게도 키메라를 상대로 써보지도 못하겠어.”
라칸과 말레우스가 바삐 움직인 결과 마탄총 대량생산은 어떻게든 돌아가고 있었고, 아처는 대략적인 전투 교본을 만들어 병사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들었다.
이번 키메라 사태가 보름 내로 종식될 것이라 예상되고 있었기 때문에 아쉽게도 마탄총은 사용도 하지 못할 것 같았다.
그때, 나달이 작전지휘소 천막을 걷어 올리며 들어왔다.
“길리온 왕국 내에 있던 요원들의 첩보입니다.”
사람들은 모두 이목을 집중했다.
길리온 왕국 내부 사정은 전문과 교역이 끊긴 탓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길리온 왕국의 남동부 쪽에 있던 귀족들과 추기경들이 연합해 반란을 일으켰다는 정보가 마지막이었다.
그래서 길리온 왕국의 내부 정보는 굉장히 중요했다.
실권을 장악한 매튜 왕자가 내란을 제압하는 순간 불리한 내부 정세를 뒤집고자 황국을 침공할지도 몰랐으니까.
“무슨 내용입니까?”
“길리온 왕국 측 남서부 제3성기사단 지휘소에 키메라들이 침공했다고 합니다.”
뜬금없는 키메라의 등장에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했다.
“키메라들이라면 어떤 키메라들이 침공했다는 겁니까?”
“현재 밝혀진 바에 따르면 오염 두더지, 오염 박쥐 두 종류입니다. 그리고 정확한 정보는 아니지만 제3성기사단은 괴멸을 당해 작전 수행이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황국의 입장에서보자면 일단 지금 당장은 좋은 정보가 맞다.
내란도 문제지만 키메라 사태까지 터졌으니 길리온 왕국은 혼란 그 자체일 것이다.
길리온 왕국이 키메라 사태를 정리하기 전까지 선공을 취해오지 못할 것도 당연하고, 황국은 키메라 사태를 진정시키고 도시를 복구시키는 데 전력을 쏟으면 된다는 소리니까.
하지만 중요한 건 왜, 그리고 어떻게 키메라들이 길리온 왕국에 들어왔냐는 것이다.
“길리온 왕국 내에 키메라들이 있었습니까?”
“그건 알려진 바는 없습니다. 하지만 첩보원의 정보에 따르면 뱀이 지나간 절벽 근처에 커다란 구멍 몇 개가 뚫려 있었다고 합니다.”
“구멍? 아!”
놈들이 어떻게 넘어갔는지 알 것도 같았다.
바로 오염 두더지다.
오염 두더지는 좁혀오는 황국의 포위망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 판단하고 땅굴을 파서 뱀이 지나간 절벽을 지나 길리온 왕국으로 넘어간 것이다.
그 구멍을 타고 오염 박쥐가 들어간 거겠지.
그리고 분쇄자나 인면 나무가 보이지 않는 이유는 놈들의 덩치 문제도 있겠지만, 오염 두더지의 독성을 이겨낼 수 있는 키메라는 오염 박쥐가 유일했기 때문이리라.
“일단 우리에겐 좋은 소식이긴 하군요. 문제는 길리온 왕국이 키메라 사태를 잠재울 수 있을 만큼의 여력이 있느냐는 것입니다. 현재 반란 문제를 잠재우느라 대다수의 군대가 동남부에 포진되어 있다면서요.”
“만에 하나 길리온 왕국이 키메라 사태를 잠재우지 못한다면, 길리온 왕국은 멸지처럼 인간이 발을 들일 수 없는 죽은 땅이 되고 말 것입니다. 그리고 노르베르드 변경령처럼 에이미로 자치령 쪽은 계속 밀고 들어오는 키메라들을 막는 전초기지가 되어야 하고요.”
“오히려 길리온 왕국이 키메라 사태를 진정시키지 못한다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황국의 피해가 더 크겠군요.”
로타와 아르펨이 티그리스의 손이 아니라 자신들의 권속들이 만들어놓은 키메라들에 의해 멸망한다니.
티그리스는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만에 하나 그런 일이 생긴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티그리스의 고민이 깊어질 무렵 나달이 다가왔다.
“티그리스 경, 잠깐 할 얘기가 있는데 시간이 되십니까?”
티그리스는 회중시계를 보곤 고개를 끄덕였다.
“30분 정도. 곧 있으면 소탕 작전을 나가야 해서.”
“충분합니다.”
* * *
티그리스와 나달은 티그리스의 개인천막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번 소탕 작전이 끝나고 나면 여름방학이군요.”
벌써 그렇게 시간이 되었나?
나달이나 티그리스는 트리니티의 교관으로 일하기보단 전장에서 구른 시간이 더 많았다.
“그렇군요. 혹시 여름방학 때 해야 하실 일이 있습니까?”
“네. 라칸을 제 본가로 데려가려고 합니다.”
티그리스가 알고 있기론 나달은 아센시오 남작 가문과 연을 거의 끊은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왜 갑자기 본가로 간다는 걸까?
“혹시 양자 문제 때문입니까?”
“라칸을 양자로 들이는 데 가문의 허가 따윈 필요가 없죠. 제 아버지 일을 조사하는 데 있어서 라칸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나달의 아버지라면 전대 인퀴지터 수장이자 아센시오 남작 가문의 가주였던 자다.
동시에 호문쿨루스 연구를 진행했던 것으로 의심받는 인물이기도 하고.
나달은 본심을 숨기고 있긴 했겠지만, 아버지의 진실을 밝히고 싶었으리라.
“그런 일은 제게 굳이 말씀을 하지 않으시고 데려가도 될 텐데요?”
“이제 라칸은 단순한 학생이 아니잖습니까? 티그리스 경에게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라칸은 어느새 황국의 핵심 인재로 급부상했다.
얼마 전 말레우스에게 편지를 받았는데, 마탄총 개발 분야에서만큼은 자신을 제외하고 라칸을 따라올 자가 없다고 했다.
그 고집 센 드워프가 장인으로 인정할 정도라면, 라칸은 마공학 업계에 있어서 인류 최고 권위자라는 의미다.
앞으로 라칸이 개발할 신식 마공학 제품들을 생각해 보면 황국에 미칠 영향력은 가히 상상할 수조차 없다.
이게 라칸이 이세계에 갑자기 떨어진 지 불과 2년 만에 일궈낸 성과라니.
시스템의 도움이 있었다고 하지만, 티그리스가 라칸이었다면 저 정도 성과를 낼 수 있었을까?
감히 장담할 수 없었다.
“호문쿨루스 조사도 굉장히 중요한 요소긴 하죠. 라칸이 괜찮다고 하면 데려가십시오.”
“네. 알겠습니다. 그럼 저는 이만.”
나달은 작게 미소를 지으며 천막을 떠났고 티그리스는 군용 침대에 앉아 명상을 시작했다.
곧 있으면 출정이니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릴 필요가 있었다.
‘잠시만······.’
방금 나달이 지은 미소······.
너무 자연스럽지 않았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