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should be taught by another genius RAW - Chapter (201)
천재는 천재가 가르친다. 201화
아센시오(4)
마고가 호문쿨루스 연구를 했다는 사실 자체는 그리 충격적이지 않았다.
과거 아모리스가 나달의 영혼을 조사했을 때, 나달의 영혼에 마고가 들어 있다는 것을 밝혀냈었다.
정황상 마고가 아니면 호문쿨루스 연구를 진행할 사람이 없었기에 마고가 호문쿨루스 연구를 했다는 것은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대충 예상했음에도 ‘나달의 아버지가 잔혹 살인마’라는 물질적인 증거를 직접 마주쳤을 때의 충격은 생각보다 컸다.
라칸은 다른 내용은 제쳐두고 일단 ■에 대한 정보에 집중했다.
“도대체 이건 뭐지?”
펜 눌린 자국을 이용해 이름을 알아내 보려고 해도 의미가 없었다.
처음부터 이름을 쓰지 않고 감추기 위해 쓴 일종의 개인 암호였기 때문이었다.
라칸은 다른 서적에 이런 암호가 또 있는지 찾아봤다.
“잠을 안 잤나?”
뒤에서 들려온 나달의 목소리에 라칸은 고개를 돌렸다.
“네?”
“벌써 아침이다. 밤새우면서 조사한 모양이군.”
라칸은 회중시계를 들어 시간을 확인했다.
벌써 아침 7시였다.
“아하하······. 조금만 조사하고 자려고 했는데······.”
“그래서 건진 게 뭐가 있지?”
라칸은 지금까지 밝혀낸 정보들을 모두 털어놓았다.
마고가 노엘을 살리기 위해 범죄자들을 상대로 호문쿨루스 연구를 진행했다는 것.
그리고 ■란 존재까지.
“그러니까 ■가 없었다면 호문쿨루스 개발은 완성할 수 없었다는 건가?”
“네. 그렇습니다.”
“흠······.”
라칸은 나달의 표정을 조심스럽게 살폈다.
나달이 살짝 충격을 받지 않았을까 걱정이 되는 것이다.
“그러면 프로토타입은 어디에 있지?”
“네?”
“아버지의 성격상 노엘을 상대로 바로 호문쿨루스 테스트를 진행하지 않았을 거다. 그러면 성공한 프로토타입이 있을 텐데 그것들은 어디에 있지?”
나달이 심각한 표정으로 고민하고 있는 게 충격을 받아서가 아니라 그냥 추리를 하고 있는 거였다.
“저 그것보다 괜찮으세요? 저라면 좀 충격을 받을 것 같은데.”
“이미 호문쿨루스 연구를 진행했다는 정황증거는 몇 달 전에 찾아냈지 않았나? 난 그때부터 아버지가 호문쿨루스 실험을 진행했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아······.”
“그리고 너도 알다시피 연금술의 4대 난제에는 필연적으로 많은 피가 흐르게 마련이다. 당연히 많은 인간들이 희생되었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었지. 얼마나 많은 실험체들이 죽었지?”
“······일단 관찰 노트에 적혀 있는 걸 보면 325명이네요.”
“그 정도면 선방했군. 물론 더 죽었을 가능성이 높지만.”
라칸은 이 주제로 더 대화를 나누다간 나달이 싫어질 것 같았다.
나달이 평범과는 거리가 먼 소시오패스 또는 사이코패스란 건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도 최근 들어 눈물도 흘리고 웃기도 해서 괜찮아진 건가 했더니만 나달은 역시 나달이었다.
“물론 ‘내 아버지가 저지른 일이 잘한 일이다’라고 옹호하려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내용이 아니잖나?”
나달의 말에 라칸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해했습니다.”
“그렇다면 프로토타입과 관련된 설명이 있나? 먼저 만들어진 호문쿨루스가 분명히 있을 거다.”
“음······. 잠시만요.”
라칸은 ‘최상급 수사 메모장’을 켜서 쭉 훑었다.
‘최상급 탐색’을 이용해 찾아낸 핵심 정보들은 ‘링크’ 능력 덕분에 최상급 수사 메모장에 모두 기록되기 때문에 메모장만 훑어봐도 답이 나왔다.
하지만 프로토타입과 관련된 정보는 없었다.
“아뇨. 없었습니다. 아직 못 찾아본 노트들이 있는데 그걸 한번 뒤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요?”
“흠······. 좋다. 그럼······.”
나달은 손을 까딱이며 계단을 올랐다.
“밥부터 먹고 하지. 배고프지 않나?”
“아, 네.”
* * *
라칸은 나달의 스튜를 먹고 한숨 잠을 청한 뒤 일어났다.
원래 밤샘 작업쯤이야 라칸에게 있어서 별거 아니었지만, 나달은 일단 푹 쉬고 일하는 것이 더 효율이 좋다면서 자고 오라고 했다.
라칸은 지하실로 바로 향했지만 나달은 그곳에 없었다.
나달은 마당을 정리하고 있었다.
저택에 있던 쓰레기들을 모두 모아 불태우고 남은 재와 쓰레기들을 봉투에 나눠 담고 있었다.
“일어났나?”
“청소하고 계셨어요?”
“그래.”
나달은 마지막 봉투를 질끈 묶은 뒤 클린 마법으로 몸에 묻은 재들을 털어냈다.
“전 지하실에서 조사하고 계실 줄 알았어요.”
“조사는 진작에 끝냈다.”
“네?”
“네가 보지 않았던 노트와 책들을 중심으로 확인했더니 금방 답이 나오더군.”
“프로토타입을 찾아내신 거예요?”
나달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프로토타입은 찾아내지 못했다. 그런 기록은 없었어.”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긴 했지만 조금 아쉬웠다.
솔직히 말해서 호문쿨루스 연구 기록이 남작 가문의 저택에 남아 있다는 것이 이상한 거다.
그 사실이 퍼지지 않은 건 더 이상한 거고.
“그런데 조금 이상하지 않나요?”
“어떤 점이?”
“호문쿨루스 연구 기록이 어째서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을까요? 빚쟁이들이 저택을 메뚜기 떼처럼 한번 쓸고 갔는데, 지하실에 있는 서책만 건들지 않았다는 것도 조금 이상하고요.”
“나도 이상하게 생각했다.”
나달은 저택 일에 거의 관여를 하지 않았다.
요원들을 종종 보내 아센시오 남작이 살아 있는지 확인하고 생명 유지 장치를 점검하는 것 정도만 지시했을 뿐이다.
“그래서 아센시오 남작을 주기적으로 관찰하고 보고했던 요원을 불렀다. 이제 곧 오겠군.”
나달이 말을 하자마자 저택 정문으로 한 사내가 걸어왔다.
“어? 혹시 저분인가요?”
“그래.”
마부는 나달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이두사 밀러입니다. 부르셨다고 들었습니다.”
사내의 얼굴은 꽤 익숙했다.
역에서부터 아센시오 남작령까지 마차를 태워준 마부였기 때문이었다.
이틀 동안 같이 먹고 자는 동안 같은 인퀴지터 요원인지 꿈에도 몰랐다.
그도 그럴 것이 마법을 익힌 흔적이나 암기를 다루는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라칸도 인퀴지터 생활을 1년 넘게 해왔지만, 여전히 모르는 게 넘쳐났다.
“한 가지 물어볼 게 있다. 밀러.”
“네. 말씀하십시오.”
“혹시 저택을 개별적으로 조사해 본 적이 있나?”
밀러는 고개를 끄덕였다.
“총 두 번 했습니다. 채권자들이 남작령을 찾아와 귀중품을 가져가기 전에 한 번, 직후에 한 번 조사했습니다.”
“그때, 특이 사항 같은 건 없었나?”
“특이 사항이라면 어떤 걸 말씀하시는 건지······.”
“생각나는 대로 말해도 상관은 없다. 책과 관련된 내용이면 좋겠군.”
밀러는 잠시 생각을 정리하더니 입을 열었다.
“우선 아센시오 남작령의 서고에 책이 제법 많았습니다. 골동품 가치가 제법 높은 것들도 있어서 채권자들이 수레로 실어 다 가져갔었죠.”
라칸은 밀러가 가리킨 무너져 가는 건물을 봤다.
저 건물이 그냥 일반적인 창고나 하녀들의 숙소가 아니라 서고였던 모양이었다.
“남작의 개인 서재 쪽 책은 어떻게 했지?”
“개인 서재에 있는 책들도 아마 전부 가져갔을 겁니다. 그런데 정확하진 않습니다.”
“정확하지 않다는 게 무슨 말이지?”
“저는 당시 채권자들에게 임시로 고용되어 귀중품을 나르는 일을 했었습니다. 서고에서 나오는 책들을 싣는 것은 봤지만, 저택 내부에서 책이 나오는 건 본 기억이 없습니다.”
저택에서 책이 나온 것을 본 적이 없다라.
저택 지하에 그렇게 많은 마법서들이 발견되었는데 그것들을 가져가지 않았다니.
뭔가 좀 이상했다.
“저택 지하실은 안 뒤져보셨나요?”
“지하실이요?”
밀러는 고개를 갸웃했다.
“저택에 지하실이 있었습니까?”
라칸은 되물어오는 밀러의 답변에 오히려 당황했다.
“저택에 지하실이 하나 있습니다. 그곳에 책이 많이 발견되었거든요.”
“······제가 총 두 번 저택을 수색해 봤지만 지하실을 발견한 적은 없었습니다.”
“저택 오른쪽 구석에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는데 발견 못 하신 겁니까?”
밀러는 고개를 저었다.
“전 본 적이 없습니다. 정말로 지하실이 있었습니까?”
“네. 있었습니다.”
혹시 지하실에 환각 마법이라도 걸려 있었던 걸까?
그랬다면 라칸이나 나달이 몰랐을 리가 없다.
“그럼 더 이상하군요. 채권자들이 저택을 쓸어가고 난 이후에 저택에 도둑이 총 다섯 번 들었습니다. 만약 그런 지하실이 있었다면 도둑들이 지하실을 안 들렀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
“그럼 도둑들도 발견을 못 했다는 말입니까?”
“지하실이 있는 게 맞다면······. 그렇습니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도대체 왜 지금까지 저택에 지하실이 있다는 것을 아무도 못 알아차린 거지?
“그러고 보니 조금 이상한 소문이 들리긴 했습니다.”
“소문이요?”
“도둑들이 저택을 털던 도중에 검은 양복을 입은 귀신을 본 적이 있다고요.”
귀신이라······.
그건 그럴듯하다.
저택 비밀 지하실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죽었는데 혼령들이 나타날 만도 하지.
설마 그 혼령이 지하실을 감춘 걸까?
혼령들 중에선 특별한 주술 능력을 가진 영혼들이 존재한다.
예를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이 레니의 수호령인 제인은 노르베르드 타워에 사는 혼령들을 부릴 수 있다.
아모리스의 말에 따르면 안개의 숲에 사는 악령들도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다.
사람들의 인식을 비틀거나 실제로 공간을 왜곡시켜 지하실을 감추는 것 정도야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문제는 라칸이나 나달에겐 그 혼령의 주술이 먹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밀러 님은 본 적이 있습니까?”
“아뇨. 전 본 적이 없습니다.”
“아센시오 남작은요?”
“혼령에 대해 언급한 적은 없습니다.”
마법사인 라칸과 나달이 뭔갈 해볼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아모리스나 제인을 불러와야 이 저택에 수호령이나 혼령이 사는지 확인을 할 수 있을 거다.
“혹시 그 귀신의 생김새에 대해 들은 바가 있나?”
“검은 양복에 검은 지팡이를 짚고 있었다고 합니다. 마을에선 까마귀 귀신이라고 부릅니다.”
그러고 보니 마을 꼬마가 저택에 가면 까마귀 귀신이 잡아간다고 했던 것 같다.
그 까마귀 귀신이 저택의 혼령을 의미하는 것일 줄은 몰랐다.
“까마귀 귀신이라 부르는 이유는?”
“그냥 그 양복을 입은 사내를 보면 까마귀가 떠오른답니다.”
“흠······.”
나달은 심각한 표정으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알겠다. 다른 정보는 없나?”
“저택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 것은 여기까지입니다.”
“그래. 알겠다.”
“그럼 저는 이만 물러나도록 하겠습니다.”
밀러가 저택을 나가자 라칸은 입맛을 쩝 다셨다.
“그 까마귀 귀신이 있는 줄 알았다면 부적은 사용하지 말 걸 그랬네요.”
“부적? 내 방문 앞에 붙인 걸 말하는 거냐?”
“네. 지하실에 사람이 많이 죽었잖아요. 그 귀신들이 악심을 품고 잠을 방해하거나 조사에 방해를 하면 귀찮아질 것 같아서······.”
“거짓말하지 말고.”
“사실 그냥 무서워서 썼어요.”
‘젠장, 저 의안 때문에 거짓말을 할 수가 없어.’
라칸은 속으로 투덜거리며 다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오늘 밤은 부적을 사용하지 말고 자볼까요? 그러면 혼령이 나타날 수도 있잖아요.”
나달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쁘지 않군. 정 안 되면 아모리스 님이나 레니에게 부탁을 해보도록 하지.”
“레니는 왜죠?”
“수호령의 주인 아닌가?”
“아, 그렇긴 하네요.”
주종 관계라기보단 친구 관계가 더 가깝긴 한데, 라칸은 굳이 지적하진 않았다.
“그럼 그때까지 뭘 하죠? 기가 약한 혼령은 음기가 강한 밤이 돼야 잘 나타난대요.”
“할 일이 하나 있다. 따라오도록.”
라칸은 나달의 뒤를 따라 저택 3층으로 향했다.
나달과 라칸의 발길이 닿은 곳은 남작의 개인 서재 앞이었다.
나달은 문을 열었고, 라칸은 자신이 기억하고 있던 서재와 달라진 점을 자연스럽게 비교했다.
텅 빈 서재에 부서져 가는 서랍과 선반들이 채워져 있었고, 지하실에 있던 책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
“이게 뭐죠?”
“쓰레기 더미에서 그나마 쓸 만한 선반들과 서랍을 배치해 뒀다.”
나달은 빈 서랍과 선반을 하나하나 가리키며 말했다.
“아버지께선 각 선반과 서랍마다 책의 종류를 분류해서 관리하시길 좋아하셨다.”
나달은 손을 하나하나 짚으며 설명했다.
“우선 여기부터 문학이고 다음은 철학 그다음은 마법학······”
이어서 의료학, 주술, 언어학, 종교, 자연과학, 음악, 미술, 기타 순으로 배열되었다.
라칸은 나달이 뭘 하려는지 대충 이해가 갔다.
“책들을 한번 배열해 보자는 이야기인가요?”
“그래. 귀신 때문이든 뭐가 되었든지 간에 지하실에 있던 책들을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다면 아버지께서 깊게 사유했던 서고를 그대로 재현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거다.”
“아 그! 범······.”
“범?”
“아······ 아녜요.”
라칸은 수사 기법 중 하나인 ‘범죄의 재구성’을 말하려다가 입을 꾹 다물었다.
범죄자가 범행을 저질렀던 장소를 그대로 구현하면 범죄자의 시선에서 생각해 의외의 증거를 입수할 수 있다는 내용인데······.
마고를 범죄자라고 부르는 것은 나달이 별로 좋아하지 않을 테니 그냥 얼버무렸다.
“어서 하죠! 일단 선반이란 서랍에 강화 마법을 좀 걸어놔야겠네요. 책을 그냥 놓았다간 부서지겠어요.”
“그래라.”
라칸은 빠르게 선반과 서랍에 강화 마법을 걸고 책들을 배열하기 시작했다.
그 옛날 마고가 어떻게 책을 배열했는지 외울 순 없었으니 일단 유형만 분류해서 닥치는 대로 배열했다.
그렇게 열심히 책을 놓고 배열하다 보니 사방이 책으로 가득 찼다.
나달의 말대로 진행하다 보니 의외의 정보를 알아낼 수 있었다.
“생각 외로 의료학이랑 주술은 굉장히 멀리 놓여 있네요?”
오히려 문 쪽에 가깝다랄까?
노엘 관련 문제 때문에 자주 펼쳐 봤을 텐데 왜 저 멀리 두었을까?
“내 기억 속 마고 님은 의료학과 주술 쪽 전문 서적은 거의 펼쳐 보시지 않았다.”
“왜죠?”
“잘 모르겠다만 펼쳐 볼 이유가 사라졌으니 읽지 않았지 않았을까 싶다.”
“아······.”
노엘을 살리기 위해 펼쳐 본 책들이었으니 쓸모를 다한 책들이다.
그러니 굳이 펼쳐 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면 나달 님은 저 책들은 아예 읽지 않으신 건가요?”
“난 마법 공부를 하는 데만 집중했다. 다른 책을 읽을 여력이 없었지. 그리고 그 대부분의 책들은 여기서 나왔다.”
나달은 마법학 서적이 꽂혀 있는 책장에서 서책들을 꺼냈다.
그곳엔 1서클 기초 마법부터 시작해서 제법 값나가는 5서클 이상의 마법서들이 가득했다.
“오호······.”
마법서들은 보존 마법 처리가 잘돼서 그나마 멀쩡했기에, 나달의 손때가 묻은 곳을 하나하나 살펴봤다.
“나달 님도 어린 시절이 있긴 했군요.”
“무슨 소리지?”
“여기 귀퉁이에 낙서가 있잖아요.”
“······?”
나달은 라칸이 펼친 쪽을 확인했다.
그곳엔 조악한 손으로 열심히 그려 넣은 양복 입은 남자가 있었다.
“이건 내가 그린 그림이 아니다. 노엘이 그린 거지. 이 사내의 이름은 까마귀 신사라고 한다.”
“네? 정말요?”
“그래. 그런 것들은 1서클 마법서 곳곳에 있을 거다.”
나달의 말대로 1서클 기초 마법서들을 펼쳐 보니 이런 까마귀 신사가 못된 마법사나 몬스터를 때려잡는 그림들이 그려져 있었다.
2서클 마법서엔 낙서가 없는 이유는 노엘이 2서클 마법을 익히기 전에 루게릭병에 걸려 아팠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까마귀 신사라면······. 방금 전에 밀러 님이 말했던 그 까마귀 귀신하고 비슷하지 않나요?”
“그래. 아마 그럴 거다.”
나달은 까마귀 신사 그림을 보며 입을 열었다.
“아마 이 저택에 살고 있는 혼령은 내 아버지일 가능성이 높을 거다. 검은 지팡이에 검은 양복을 입은 혼령이라면 떠오르는 사람은 그분밖에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