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should be taught by another genius RAW - Chapter (238)
천재는 천재가 가르친다. 238화
우로스(10)
그란티스가 정신을 못 차리는 사이 티그리스는 렐리우스를 감고 있던 천공의 사슬을 꺼내 던졌다.
천공의 사슬은 그란티스의 날갯죽지로 날아가 묶었다.
차륵-!
그란티스는 날개를 꼼짝도 할 수 없었고, 전체적으로 몸에 무거운 추를 매단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손가락 하나 움직이기 버거웠다.
“천공의 사슬까지……! 설마 네놈들이…….”
그란티스는 말을 더 잇지 못했다.
망루 위에 서 있던 티그리스가 어느새 자신의 코앞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티그리스는 용살을 사용했다.
렐리우스가 죽지 않도록 힘을 제어한 것이 아닌 온 힘을 다한 일격.
자세와 검로 그리고 타점까지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쾅!
그란티스의 머리가 아래로 뚝 떨어지며 땅에 고개를 처박았다.
“끄으으으윽!”
용살의 위력은 대단했다.
샐러맨더의 검이 그란티스의 비늘을 파고든 것을 넘어 폭발하며 뼈까지 드러났다.
심지어 샐러맨더의 검에서 뿜어져 나온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꽃이 놈의 살점과 뼈에 파고들어 맹렬하게 태웠다.
“됐다!”
병사들이 환호성을 지를 때, 트리샤는 웃지 못했다.
굉장히 좋은 일격을 날리긴 했으나 드래곤을 죽일 정도는 아니다.
“이 미물들이!”
그란티스가 고함을 쳤다.
티그리스는 압축된 공기에 몸이 밀려 방벽 너머까지 날아갔다.
그란티스는 타오르는 고통에 이성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분노했다.
그란티스의 아가리가 쩍 벌어졌다.
주변 공기와 대지가 빠르게 생기를 잃기 시작했다.
심지어 방벽 위에 쌓아두었던 최상급 마석들이 죄다 빛을 잃고 사라지더니 놈의 입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브레스였다.
“막아! 어서 막아!”
정신을 차린 타티아나가 화살을 날리고 마법사들이 마법을 작렬한다.
하지만 그란티스는 멈추지 않았다.
콰릉!
레인로버는 벼락을 내리꽂았다.
“카아악!”
레인로버의 벼락이 상처 난 이마에 정확하게 적중했다.
그란티스는 끔찍한 고통에 순간 정신을 잃을 뻔했지만,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죽어라!!!”
그란티스가 기어코 브레스를 날렸다.
렐리우스의 브레스와는 크기와 위력 모든 면에서 비교도 할 수 없다.
그레이트 실드는 브레스에 닿자마자 얇은 설탕막처럼 가볍게 부서졌다.
레인로버는 죽음을 감지했다.
이번 공략은 실패다.
애초에 그란티스가 나타난 시점부터 공략은 실패했다고 보는 것이 맞았다.
하지만 어느샌가 다가온 티그리스가 레인로버의 앞을 막아섰다.
티그리스는 검을 휘둘렀다.
놀랍게도 티그리스의 은빛 검강이 브레스를 흩어냈다.
티그리스의 검격에 흩어진 브레스는 순수한 마나의 형태로 분해되며 반짝이는 마석이 되었다.
티그리스는 다시 검을 휘둘렀다.
다시 브레스가 흩어지며 사라진다.
티그리스가 검을 휘두르면 마치 아름다운 물방울처럼 순수한 마석들이 이리저리 흩어지는 게 너무나도 무섭지만 동시에 아름다웠다.
당최 인간이 가능한 일인가?
세상에 그 어떤 역사서에도 드래곤의 브레스를 갈랐다는 얘기는 없다.
브레스는 드래곤의 최후의 필살기와도 같은 것인지라 그냥 쏘면 맞거나 피해야만 하는 것이 상식이었다.
그런데 티그리스는 그 상식을 검 한 자루만으로 깨부수고 있었다.
‘어쩌면…….’
아니, 티그리스라면 정말 드래곤을 사냥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우득-!
티그리스의 어깨에서 위험한 소리가 들려왔다.
팔에 감각이 없어진 지는 좀 됐다.
티그리스라고 해서 아무렇지도 않게 브레스를 막아낼 수 있는 것은 절대 아니었다.
온몸이 부서질 것 같고 오러는 뭉텅이로 빠져나가 현기증이 올 것만 같다.
하지만 티그리스는 묵묵히 검을 휘둘렀다.
물론 편하게 이번 공략을 말끔하게 포기하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도 된다.
렐리우스를 도발하지 않고 적당히 피해를 입어주며 사흘을 버티면 손쉽게 깰 수 있다.
시간이야 이틀 정도 손해를 보겠지만 어쨌든 안전한 게 제일 좋으니까.
뿌득!
티그리스의 어금니가 부서지며 피가 새어 나왔다.
‘하지만…….’
최선을 다한다.
실패하더라도 최선을 다한다.
아니, 실패한다는 생각 자체를 버린다.
티그리스는 이 브레스를 무조건 베어낼 것이다.
그다음은 중요치 않다.
일단 눈앞에 놓인 위기를 베어낸다.
그것이 티그리스가 관철하고 살아온 길.
무식하고 비이성적이라고 할지 몰라도 티그리스는 원래 이성적인 인간이 아니었다.
눈앞에 있는 무엇이든 베어내고 잘라내기 위해 살아온 자.
어차피 브레스에 저항하다 죽으나 편하게 죽나 모두 똑같지만 그래도 티그리스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지금 한순간이라도 포기한다면 현실에서도 이런 막다른 길에 다다랐을 때 포기할 것만 같았다.
우뚝-!
티그리스의 검이 멈추었다.
티그리스의 어깨 근육이 망가지거나 관절이 나가서 멈춘 것이 아니었다.
해일 같던 마나의 격류가 눈앞에서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란티스는 티그리스가 놀랍다 못해 두려웠다.
저 황금 비늘 갑주를 저 인간이 입고 있는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저놈은 아우로므를 사냥한 뒤 비늘을 벗겨 입은 것이다.
공포가 그란티스의 분노를 잠재우고 이성이 돌아오며 현실을 파악하게 한다.
티그리스가 브레스를 흩어낸 것은 대단하긴 하지만, 현재 더 이상 검을 휘두를 수 없다.
제아무리 대단한 기사라고 한들 양손을 잃으면 뭘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란티스는 짐승처럼 앞발을 쭉 뻗어 내려쳤다.
“죽어라!”
하늘을 가릴 듯한 거대한 앞발이 번개처럼 떨어졌다.
티그리스는 검을 들었지만 양손이 움직이질 않았다.
막지 못한다.
쩌어어엉-!
그때, 티그리스의 앞에서 찬란한 황금빛 보호막이 생겨났다.
놀랍게도 그란티스의 앞발이 뒤로 튕겨져 나갔다.
나달이 만들어낸 보호막인가 싶었지만, 나달의 기운이 아니다.
이게 무슨 일인가 상황을 둘러보려던 찰나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후! 진짜 아슬아슬했네요.”
라칸이었다.
라칸은 얼마 전 1등 보고에서 가져왔던 ‘일리야드의 등불’과 ‘군주의 방패’를 양손에 들고 ‘초대형 마력 저장고’를 메고 있었다.
“어떻게 막아낸 거지?”
“제가 새로 배운 능력이에요. 마나만 충분하다면 무엇이든 막아내는 방어막인 여신의 방패라는 능력인데…….”
“핵심만 간단히.”
“녀석의 앞발 공격이라면 몇 번이고 막아낼 수 있어요. 이 마력 저장고에 있는 마력만 다 떨어지지 않으면.”
“좋군.”
좋다 못해 사기적이다.
왜 라칸이 1등 보고에서 ‘현자의 검’을 들고나오지 않았나 했는데 저런 사기적인 보조 스킬을 배울 줄이야.
그렇다면 그란티스를 사냥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다.
“포션을 주겠나?”
“아, 맞다. 잠시만요.”
라칸은 품에서 최상급 포션을 티그리스의 양팔에 부었다.
그러자 티그리스의 양팔이 빠르게 낫기 시작했다.
물론 외상만 치유한 것이라 오러는 바닥 친 상태지만, 검을 움직이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양팔이 완전히 복구된 티그리스를 보자 그란티스는 공포에 젖었다.
‘……내가 죽는다고?’
그란티스는 태생적으로 나태하지만 동시에 겁이 많은 드래곤이다.
성산이 무너지면 앞으로 드래곤이 멸종할 것을 알면서도 죽음이 두려워 싸움을 포기하고 도망쳤을 정도로 겁이 많았다.
움찔-
그란티스의 어깨가 움찔거렸다.
급기야 화산 안에서 불멸의 대장군의 기운이 느껴졌다.
‘설마 놈들이 불멸의 대장군을 깨운 건가?’
불멸의 대장군은 마왕의 축복을 받아 드래곤들을 키메라로 만들어 지배한 악독한 놈이었다.
물론 놈이 마왕이 봉인되자 죽은 것은 그란티스도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 하찮은 미물들이 모종의 수로 불멸의 대장군을 부활시킨 거라면?
아니, 놈의 능력만 어떻게든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얻었다면?
공포는 망상을 낳고 망상은 더 큰 공포를 생산한다.
그란티스는 결정을 내렸다.
—-!
그란티스는 크게 울부짖었다.
놈의 고함만으로 방벽이 뒤흔들리고 방벽 일부분이 부서졌다.
티그리스는 그란티스의 공격에 대비했다.
그러나 그란티스의 행동은 모두의 예상을 뒤엎었다.
“두고 보자! 필멸자들이여!”
그란티스는 뒤도 안 돌아보고 네 발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티그리스를 포함한 사람들은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그란티스의 뒷모습을 쳐다봤다.
“설마 그란티스가 지금 도망치는 건가?”
“그런…… 것 같은데요?”
말레우스가 헐레벌떡 달려왔다.
“그, 그란티스는?! 그란티스는 지금 어딨지?”
“도망쳤습니다.”
말레우스는 호탕하게 웃었다.
“하하하하하! 놈이 우로스에 겁먹어서 도망을 쳤군!”
“설마 우로스를 벌써 만드신 겁니까?”
“완전히 만든 건 아니고 진짜 엉성하게만 만들어 화산 밖으로 가져왔지. 어쩌면 놈이 겁을 먹고 도망칠 수 있을 것 같아서 말이야.”
놈이 마지막에 왜 포기했나 했더니만 우로스에 깃든 불멸의 대장군의 기운을 느낀 모양이었다.
레인로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럼 이제 공략은 끝난 건가요?”
“글쎄……. 그건 우리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성좌가 결정하는 거라서.”
“공략은 성공했습니다.”
티그리스의 말에 말레우스는 주변을 훑었다.
환호성을 지르는 병사들과 수인들 그리고 엘프들의 시간만 멈춘 것처럼 멈춰 있었다.
“어, 그러면 우리 측에 사망자는 없나?”
“일단 확인을…….”
그때. 동쪽 하늘에서 별자리 하나가 빛을 냈다.
우로스의 성좌였다.
티그리스는 이 현상을 알고 있었다.
‘설마?’
하늘은 어두워지고 무대의 막이 내리는 것처럼 주변에 가득한 빛이 사라진다.
“티그리……!”
티그리스는 레인로버를 보기 위해 고개를 돌렸지만, 레인로버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티그리스의 눈엔 무한한 어둠과 별들만이 가득한 우주가 보였다.
티그리스는 정면을 쳐다봤다.
39개의 별들이 서로 별빛들로 이어지기 시작하더니 이윽고 하나의 갑주 형태를 빚어냈다.
저것이 바로 우로스의 성좌.
‘또 끌려왔군.’
저번 연인 자리 성좌와 마주했을 때도 그랬지만, 이런 식으로 또 성좌와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하하하하하하하!
우로스의 성좌에서 거칠지만 호탕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꼭 말레우스의 웃음소리 같았다.
-정말 고맙네! 내 생에 드래곤이 네 발로 달려 도망치는 것을 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 하하하하하!
“우린 통과한 게 맞나?”
-그래. 맞아. 개인적으로 자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자 자네만 따로 불렀네. 혹시 민폐는 아니겠지?
“그것보다 먼저, 우리 공략팀 중에 사망자는 있나?”
-아니, 없다.
“그럼 시간이 조금 있겠군. 하지만 많은 시간을 내어줄 순 없다.”
-자네들은 나와 달리 바쁜 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이었지. 하지만 내게 시간을 투자하는 것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을 거야.
우로스의 성좌가 은은한 빛을 내며 다가왔다.
인간으로 치면 진지한 표정이리라.
-우노에 대한 얘기를 좀 할 거거든.
하늘에 수없이 많은 성좌들이 반짝였다.
개중엔 티그리스가 아는 것도 있었고 모르는 것들도 있었는데 티그리스의 이목을 끈 것은 다름 아닌 붉은 도마뱀자리였다.
붉은 도마뱀자리는 다른 별자리들보다 열렬하게 빛을 내뿜고 있었다.
마치 자신을 봐달라고 소리치는 소녀 팬 같았다.
티그리스는 붉은 도마뱀자리를 무시하고 우로스를 쳐다봤다.
“우노?”
-그래. 그 오염된 여왕의 꾐에 넘어간 성좌들이 제법 돼서 말이야. 지금도 우노에게 충성을 바치려는 성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충성? 타락하는 게 아니고?”
-너희들의 입장에선 타락이라고 보는 게 맞겠지. 하지만 우리의 입장에서 보자면 충성이란 표현이 더 적합해.
“그럼 왜 우노에게 충성을 하는 거지? 우노는 행성을 침략하는 침략자라는 것을 모르는 건가?”
-당연히 알고 있지. 인간들이 없으면 존재력을 상실해 죽는다는 것도 알고 있고.
“그런데도 우노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이유가 뭐지?”
-간단해. 사라지기 싫으니까.
우로스를 포함한 수많은 별자리들이 티그리스를 둘러쌌다.
-여기에 모인 별자리들은 인간, 드워프, 수인들에게 유명한 별자리들이다. 너희들만 살아남는다면 우리 또한 영원히 살아남겠지. 그러나 그렇지 못한 성좌들이 훨씬 많다.
티그리스는 우로스가 하려는 말을 곧바로 알아차렸다.
“설마 존재감을 잃고 죽어가는 성좌들이 우노에게 충성을 바친다는 말인가?”
-아주 정확해.
“우노에게 충성을 바친다고 해서 그들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결국 우리가 없으면 너희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 말은 틀리다. 우리는 우리를 기억할 수 있는 지성체 하나만 있어도 생존할 수 있어.
티그리스는 거세게 뒤통수를 맞는 듯 충격에 빠졌다.
“설마 협조한 성좌들의 기억도 남겨두겠다고 약조한 건가?”
-맞아. 그리고 함께 우주를 여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조하기까지 했다. 우노가 제법 궁지에 몰린 모양이야.
“설마 로타와 아르펨도 그런 성좌 중에 하나인가?”
-그것까진 나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를 유혹하는 것으로 봐선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군.
“그럼 우노에게 넘어간 성좌들은 얼마나 있지?”
-일단 룩스교와 관련된 성좌들은 거의 대부분 넘어갔다. 황국 내에서 룩스교를 배척하는 바람에 많은 신봉자를 잃게 되었지.
티그리스는 아차 했다.
아르펨과 로타가 국민들의 정신을 오염시키기 전에 룩스교를 내쫓았던 부작용이 예상치 못한 곳에서 터지고 말았다.
-그러니 성물을 함부로 얻는 것을 주의해라. 특히 룩스와 관련된 성물들은 굉장히 위험해. 강인한 정신력을 갖추지 않은 자들이 만졌다간 타락할지도 모르니까.
‘트리샤에게 성화의 검을 당분간 사용하지 말라고 전해야겠군.’
티그리스는 우로스에게 감사의 표시를 했다.
“경고해 줘서 고맙다.”
-내가 더 고맙지. 저 오만한 드래곤이 겁먹은 강아지처럼 도망치는 모습을 보는 건 처음이니까. 정말 유쾌했어.
우로스의 빛이 크게 반짝였다가 사그라들었다.
인간으로 치면 헛기침을 하는 모양새이리라.
-아무튼 내 볼일은 끝났고. 너와 대화를 나누고 싶어 하는 성좌가 하나 있다. 혹시 잠시 시간을 내어줄 수 있겠나? 계속 시끄럽게 굴어서 말이야.
티그리스는 하늘을 쳐다봤다.
붉은 도마뱀자리가 더더욱 빛을 내며 반짝였다.
누가 자신을 만나고 싶어 하는지 대충 알 것 같았다.
“붉은 도마뱀자리군.”
-헨게나라고 부르는 걸 더 좋아할 거다. 아무튼 동의하는 것으로 알고 불러오겠다.
우로스의 빛이 사그라들고 붉은 도마뱀자리가 아래로 내려왔다.
붉은 도마뱀자리는 티그리스에게 뛸 듯이 날아들었다.
별자리에 갇힌 듯한 모양새지만 붉은 도마뱀자리의 입장에서 보자면 품에 안은 것일 것이다.
-드디어 너와 만나는구나! 정말 만나고 싶었어!
헨게나의 목소리는 생각보다 미성이었다.
-네 덕분에 정말 많은 힘을 얻을 수 있었어. 정말 고마워!
헨게나의 입장에서보면 티그리스는 은인일 것이다.
원래부터 6월을 상징하는 별자리라 유명하긴 했지만, 티그리스가 항상 샐러맨더의 검을 애용하면서 더더욱 유명해졌으니까.
아마 대륙 내에 샐러맨더의 검을 모르는 이는 거의 없지 않을까 싶다.
“최근에 검의 화력이 좋아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네가 손을 본 건가?”
-그런 셈이지. 네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건 그것밖에 없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좀 달라.
헨게나의 손이 샐러맨더의 검에 닿았다.
-넌 거대한 적을 마주하고 있고 네게 큰 힘이 필요할 거라고 생각해. 그러니 내 성물에 특별한 힘을 추가로 부여해 주기로 했어.
“특별한 힘?”
-원래 있던 능력을 복구시키는 것이라고 보면 더 좋을 것 같아. 이젠 도마뱀이라 불리지 않고 원래대로 위대한 화염룡 헨게나의 힘이라고 봐도 무방할 거야.
헨게나는 멀찍이 떨어졌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지만 네게 시간이 없을 것 같기도 하고 어차피 사용하다 보면 분명히 알아챌 수 있을 것이라고 봐. 그러니 나는 이만 물러날게. 아, 그리고 한 가지 요청 사항이 있다면 날 도마뱀자리라고 하지 말고 헨게나의 자리라고 불러달라고 해줄래?
헨게나는 이름에 대한 콤플렉스가 굉장히 심했던 모양이었다.
“알겠다. 그리 전하도록 하지.”
-그럼 이만 나는 가볼게. 앞으로의 네 삶에 축복만이 가득하길 바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