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should be taught by another genius RAW - Chapter (38)
천재는 천재가 가르친다. 38화
작전(2)
슈비츠.
로타로부터 뿔의 권능을 받은 총애받는 권속이자.
인퀴지터의 히드라와 블랙 마이스터 베르강을 죽인 인물 중 하나이자.
미친 키메라 연금술사이자 흑마법사.
굴곡 많은 그의 인생에 여러 수식어가 붙었지만, 그의 긴 인생을 한 문장으로 축약하자면.
기사의 시대를 종결시킨 자였다.
슈비츠는 기사를 미워하다 못해 증오하는 인간이었다.
그는 이 세상에서 기사가 갖는 모든 권위가 진창으로 떨어지길 바랐다.
그는 기사 시대의 몰락을 위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기사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기사를 모독할 수 있을지에 주목했다.
그는 모든 이가 검기를 자유롭게 다룰 수 있게 된다면, 현재 기사들이 갖는 모든 권위가 바닥으로 추락할 것으로 생각했고.
실제로 그의 계획은 성공했다.
일반적인 기사들은 평생을 수련해도 만들어내지 못하는 검기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뿔의 기사를 탄생시켜 피와 땀을 모독했고.
로타로부터 받은 뿔의 권능으로 빚어낸 단단한 뿔은 기사들이 갖고 있던 검을 농락했다.
그 때문에 많은 기사들이 슈비츠의 밑으로 기어들어 갔고 검을 놓고 뿔을 몸에 박아 넣었다.
슈비츠의 명을 따른다는 단 하나의 조건만 따르면 검기를 사용할 수 있는 4성 기사가 될 수 있었기에, 강함과 권력을 원하던 탐욕적인 인간들을 집어삼키고 뿔의 기사단을 세웠다.
그러나 이번은 다를 것이다.
기사들은 슈비츠에게 마음이 꺾이지 않을 것이며, 피와 땀이 모독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오늘부로 슈비츠는 영혼에 고통이 새겨져, 그 어떤 연구도 하지 못하게 될 테니까.
티그리스는 슈비츠를 향해 돌진했다.
-미친……!
티그리스의 돌진은 마법사의 블링크 마법 같았다. 눈을 깜박이니 티그리스가 눈앞에 있었다.
이 육체는 500분의 1초까지 반응할 수 있게 특별 제작된 분신이었지만 티그리스의 돌진을 눈치채지 못했다.
슈비츠는 당혹스러움을 감추고 검로를 확인했다.
정확하게 목을 베어 들어오는 검.
슈비츠는 고개를 숙여 피하는 대신 신체 곳곳에 퍼져 있는 골편을 목으로 모았다. 골편들이 두껍게 쌓이며 단단한 방패를 형성했다.
이 골편은 마력을 머금은 피를 흡수하면 흡수할수록 단단해지는 특성을 가졌다.
조금 전 연구실장을 비롯해 연구원들을 모조리 흡수한 덕에 같은 부피 대비 흑철과 비견될 정도로 단단해졌다.
‘막으면 반격한다.’
티그리스의 검이 목에 틀어박히는 순간 왼팔로 티그리스의 옆구리에 구멍을 낼 생각이었다.
그러나 티그리스의 검이 목에 닿기 직전 변화했다. 그 과정에서 힘의 낭비는 일절 없었다.
서걱!
횡 베기가 종 베기로 변하며 왼팔과 왼 다리를 동시에 잘라냈다.
-끄아아아아아악!
티그리스의 검날에 붙어 있던 푸른 불꽃이 슈비츠의 단면에 달라붙었다.
슈비츠는 단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영혼이 조각나고 불타는 고통에 몸부림을 쳤다.
티그리스가 사용하고 있는 검술은 ‘고통 새기기’라는 검술이었다.
티그리스가 독자적으로 만들어낸 ‘악령 베기’의 아류로, 오직 영혼에 고통과 상처만 주는 검술이었다.
티그리스가 이 ‘고통 새기기’를 만들어낸 이유는 바로 슈비츠 때문이었다.
슈비츠는 본체로 싸우지 않고 오직 자신이 특수 제작한 분신만으로 싸웠다.
분신에 자신의 영혼을 집어넣어 직접 조종하며 싸우는 탓에 분신을 수백 번 죽여봤자 슈비츠 본체엔 아무런 타격이 없었다.
티그리스는 슈비츠가 분신으로 싸울 때 영혼을 분신에 담는다는 것을 주목하고, 영혼을 죽이는 방법을 생각해 냈다.
그러나 그 어떤 방법으로 일반적인 영혼을 죽이는 방법은 없었다.
놈은 악령이 아닌 일반적인 영혼이기에 ‘악령 베기’는 전혀 타격이 없었다.
대신 놈의 영혼에 고통을 새겨 넣는 방법으로 접근했다.
영혼은 죽지 못하겠지만, 그 고통은 영혼에 깊게 새겨져 본체까지 영향을 끼치게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다시 번뜩이는 푸른 검날.
이번엔 티그리스의 검이 놈의 오른팔을 갈랐다.
인간이 겪을 수 있는 최고의 고통인 작열통보다 2배는 더 끔찍한 고통에 슈비츠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슈비츠는 재빨리 뒤로 물러났다. 티그리스가 추격하지 않을까 잔뜩 긴장했지만, 티그리스는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았다.
슈비츠는 단면에 달라붙은 푸른 불꽃을 끄기 위해 꼬리뼈에서 튀어나온 날카로운 뿔로 단면을 도려냈다.
-헉……. 헉…….
슈비츠는 숨을 가쁘게 내쉬며 티그리스를 노려봤다.
-넌……! 넌 누구냐!
“네 더러운 입에 내 이름을 올리는 것만큼 치욕스러운 것은 없다. 그러니 잔말 말고 육체를 재생시켜라.”
슈비츠는 무지의 공포에 몸을 떨었다.
적은 자신을 아는데, 자신은 적에 대해 전혀 모르는 이 상황은 속이 뒤집힐 정도로 끔찍했다.
슈비츠는 입술을 깨물며 잘려 나간 육체를 다시 재생시켰다.
츠륵-!
마치 원래부터 붙어 있었던 것처럼 왼 팔다리와 오른팔이 순식간에 돋아났다.
그러나 기이하게도 고통이 희미하게 남아 슈비츠를 괴롭혔다.
-네놈이 누구냐니까?! 그 기이한 검술은 무엇이고!
“그건 이 싸움에서 중요한 게 아니다.”
-난 중요…… 카아아악!!!
티그리스는 또다시 돌진해 놈의 턱을 베었다.
턱이 뚝 떨어지며 놈의 덜렁거리는 혀와 입천장이 보였다.
“내가 네 영혼에 고통을 새겨 넣는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이가아이이!!!
슈비츠의 뿔이 마구잡이로 공간을 헤집었다. 티그리스는 침착하게 뿔을 잘라내며 뒤로 물러났다.
좀 전에 보긴 했지만 슈비츠는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이 분신의 뿔은 흑철과 비견될 정도로 단단하다.
인면 거미의 거미줄 구성을 참고하고 연금술과 흑마법이 정밀하게 조화되었기에 5성 기사도 베어낼 수 없었다.
그런데 티그리스는 마치 추수하는 농사꾼의 낫처럼 슈비츠의 뿔을 수확했다.
서걱-!
-크아아아악!
게다가 마구잡이로 날아오는 뿔의 난격을 비집고 들어와 슈비츠의 허리를 양단했다.
푸른 불꽃이 내장과 신경계를 헤집고 들어와 좀먹기 시작했다. 고디바 사막의 식인 딱정벌레들이 내장과 근육을 파먹는 것 같았다.
슈비츠는 심장 아래로 모조리 도려내고 다시 재생시켰다.
빌어먹을 기사 놈에게 이대로 당하기만 할 순 없었다.
슈비츠는 흑마법을 사용했다.
거대한 마법진 두 개가 동시에 만들어졌다.
5서클 마법인 익스플로전이었다.
검은 화염구 두 개가 티그리스를 향해 날아갔다.
크기는 사람 머리통만 했지만, 일정 거리 이상 날아가서 터지면 30m 일대를 초토화하는 마법이었다.
게다가 마력으로 빚어 만드는 것이 아닌 피와 분신의 생명력을 대가로 만든 것이었기에 그 효과는 더 끔찍했다.
티그리스의 검에 달라붙은 푸른 불꽃이 꺼지고, 은빛 검기와 함께 붉은 불꽃이 함께 타올랐다.
푸북!
티그리스의 검이 화염구 중앙을 거의 동시에 꿰뚫었다.
‘멍청한 놈!’
슈비츠는 곧 있을 폭발을 기대하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기대했던 폭발은 없었다.
티그리스의 검이 익스플로전 마법을 소멸시켰다.
슈비츠는 경악했다.
-말도 안 돼!
검의 역사는 마법만큼 길다.
마법사가 기사를 견제하기 위해 다양한 마법을 만들 듯, 검사도 마법사를 죽이거나 막기 위해 오래전부터 많은 연구를 했다.
그러나 마법과 오러는 똑같이 마나를 사용한다는 공통점이 있었지만, 결이 아예 달랐기에 검술로 마법을 막아내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오러와 마법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엘프들은 달랐다.
태어났을 때부터 마검사였던 엘프들은 검으로 마법을 막아낼 수 있는 기술인 ‘주문 사냥의 술’을 창안해 냈다.
엘프들은 그 주문 사냥의 술을 통해 밀림을 지배하던 용 ‘사투티메오’를 사냥하는 데 성공했다.
엘프는 결국 멸종했으나 그들의 기술은 드워프의 기록으로 남아 티그리스에게 전해졌고, 티그리스는 잊힌 기술 ‘주문 사냥의 술’을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인간이 되었다.
티그리스의 검에 다시 푸른 불꽃이 일며 슈비츠에게 접근했다.
티그리스의 검이 세 차례 지나갔다.
처음은 눈, 그다음은 고간 마지막으로 성대였다.
-카가각각!
성대가 잘려 나가자 피 끓는 소리가 가득했다.
정신을 못 차리는 놈의 육체에 또다시 푸른 불꽃이 지나갔다. 골편으로 만들어진 질기고 단단한 가죽 따위는 티그리스의 검 앞에서 천 조각만도 못했다.
티그리스는 단번에 양팔과 다리를 날리는 것이 아니라, 마치 냉동 고기를 얇게 자르는 것처럼 편으로 썰며 올라갔다.
슈비츠가 뿔을 만들어내 난동을 부려봐도 티그리스에겐 소용이 없었다. 이미 놈의 공격 패턴을 다 익혀놨기 때문이었다.
티그리스는 뿔의 난격을 요리조리 피하며 놈의 육체를 얇게 썰어갔다.
피와 살점이 사방으로 튀고 티그리스의 얼굴에도 튀었다.
그러나 티그리스는 아랑곳하지 않고 놈에게 고통을 더하는 데만 집중했다.
슈비츠는 마지막 발악으로 마치 고슴도치처럼 동시에 뿔을 사방으로 날렸다.
티그리스는 뒤로 물러났다.
조금 떨어져서 보니 생김새가 마치 열대 과일인 두리안 같았다. 가시 틈 사이로 붉은 피가 새어 나왔다.
뿔이 걷어지며 놈이 모습을 드러냈다. 번질거리던 골편은 빛을 잃었고 몇 군데는 재생시키지 못했는지 하얀 맨살을 드러냈다.
그리고 머리에 달려 있던 네 개의 뿔은 두 개로 줄어들어 있었다.
슈비츠는 온몸을 떨었다.
푸른 불꽃도 끄고 모든 신체 부위를 재생시켰지만, 혼에 사무치는 고통은 멈추지 않았다.
게다가 영혼에 새겨진 고통은 신체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육체의 구석구석이 검게 썩어가고 있었다. 특히 티그리스가 집중적으로 공격했던 사지는 심각했다.
양 손가락과 발가락은 문둥병에 걸린 것처럼 재생되지 않았고, 떨림을 주체할 수 없었다.
-이게 도대체…….
“아직 분신에 자살 기능은 넣지 못한 모양이군.”
슈비츠는 몸을 더욱 떨었다.
놈이 자신에 대해 도대체 어디까지 알고 있는 것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대로 죽는다면 이 대화도 기억하지 못하겠지.”
슈비츠의 기억은 혼에 담기지 않고 분신에 담긴다. 물론 미래엔 혼에 기억을 집어넣는 기술까지 만들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슈비츠의 기술력이 아직 발전하지 않았을 때 혼에 타격을 줄 수 있어 다행이었다.
놈이 이대로 죽으면 이 연구실에서 연구되었던 ‘뿔의 기사’의 연구 자료들이 본체로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그 말은 앞으로의 전쟁에서 뿔의 기사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소리였다.
슈비츠의 초조한 눈이 사방을 훑었다.
경찰들과 기사들이 시민들을 모두 대피시키고 있었다. 슈비츠는 에볼루션 브릿지로 도주하고 있는 시민들을 봤다.
도주 방법이 떠올랐다.
-뒤져라아아아아!
슈비츠는 마력을 박박 긁어모아 검은 화염구 수십 다발을 티그리스에게 꽂았다.
그리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에볼루션 브릿지를 향해 달려들었다. 시민들을 인질로 삼고 도주할 생각이었다.
슈비츠의 오른손에서 튀어나온 수십 개의 뿔이 그물망처럼 퍼져 나가며 시민들을 덮쳤다.
“꺄아아악!”
그 모습에 루체트강으로 몸을 던지는 이도 있었고 공포에 주저앉은 이도 있었다.
그때, 눈처럼 새하얗고 거대한 검이 그물처럼 넓게 퍼진 뿔을 향해 날아왔다.
거대한 검은 절대영도의 냉기를 품은 채 뿔의 그물과 부딪혔고 굉음을 냈다.
쾅-!
충격파에 강물이 넘쳐흘렀고, 거대한 검에서 발한 냉기에 모조리 얼어붙었다.
뿔은 거대한 망치로 내려찍은 것처럼 죄다 부서졌다.
“혹시나 해서 와봤는데 와보길 잘했군.”
검기로 빚어진 새하얀 대검이 작아지더니 매끈한 은빛 바스타드 소드에 모여들었다. 시민들은 바스타드 소드를 든 사내를 보며 열광했다.
“로건 백작님이시다!”
“우린 살았어!”
슈비츠는 경악했다.
로건 드 프리하르덴.
6성 기사이자 북서부 프리하르덴 지역의 패왕.
프리하르덴에 있어야 할 자가 도대체 여기에 왜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이게 무슨…… 컥!
어느새 수십 개의 화염구를 모조리 소멸시키고 온 티그리스의 검이 등허리를 뚫고 심장에 박혔다.
이윽고 티그리스의 검신에 맺힌 신성한 푸른 불꽃이 슈비츠의 몸을 집어삼켰다. 슈비츠의 몸 전체를 잿더미로 만들 생각인 듯 강렬하게 타올랐다.
-끄아아아아아!
슈비츠는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었다. 뿔을 만들어 티그리스에게 대항하려 해도 어마어마한 열기에 뿔이 모조리 불타 사라졌다.
슈비츠의 뿔은 흑철처럼 단단하지 않았다.
슈비츠는 영혼이 빠르게 불타 사라지는 공포에 갖은 힘을 다해 티그리스를 밀어냈다.
티그리스의 검이 뽑혀 나왔음에도 슈비츠의 몸은 잔불이 남은 장작처럼 일렁였다.
슈비츠의 몸은 자동으로 육체를 재생시켰다. 하지만 그 육체는 일어서는 것조차 하지 못했다. 두 다리는 다 썩어버린 나무토막처럼 검게 그을려 있었고 머리에 자리한 뿔은 이미 빛도 잃고 반쯤 부러져 있었다.
-넌 도대체 누구냐……. 넌 도대체……!
티그리스는 이 정도로 만족하기로 했다. 놈의 재생력이 크게 죽어 이제 한 번 목을 베면 육체가 무너질 게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내 이름보다 평생에 남을 고통이 내 이름을 대신할 것이다.”
-으아아아아!
티그리스의 검이 횡으로 그어졌다.
놈의 목이 하늘을 날았다.
놈의 육체와 머리는 마치 무른 흑연처럼 무너지고 부서졌다.
티그리스는 검은 먼지로 변해 버린 슈비츠의 육체에서 시선을 떼었다. 그리고 침착하게 주변을 훑었다.
회귀 전, 티그리스가 있던 곳은 언제나 적군의 시체보다 아군의 시체가 더 많았다.
막무가내로 작전을 무시하고 움직인 탓에 아군의 피해가 심각했던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은 달랐다.
티그리스의 눈이 닿는 곳에 죽은 이가 보이지 않았다.
눈먼 돌에 맞아 생채기가 난 사람들 정도가 다였다.
티그리스는 이해할 수 없는 기묘한 감정이 심장을 스치고 지나갔다.
지금은 알 수 없었지만, 훗날 티그리스는 이 감정이 ‘안도’라는 걸 알게 되었다.
* * *
갑자기 퍼플 타운에서 테러가 일어나자 뮤지컬은 취소되었고, 로건과 세 사람은 사람들을 구출하기 위해 뛰어들었다.
샤를로트와 리니아 그리고 아이린은 경찰들을 도와 사람들을 대피시키는 데 주력했고, 로건은 테러가 일어난 에볼루션 브릿지 앞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로건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로건은 멍하니 티그리스와 슈비츠의 전투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로건이 끼어들 자리가 아니란 것을 단번에 눈치챘기 때문이었다.
‘믿을 수 없군…….’
로건은 티그리스가 사용하고 있는 검술이 진정 검술인지조차 이해할 수 없었다.
자신이 생각하고 있던 검술이란 기술의 틀을 몇 개 이상 깬 것 같았다.
검술을 극단적으로 축약시켜 설명하자면 오러를 이용한 근육의 강화 또는 검기 파동 변화로 이루어진다.
그렇기에 기사가 할 수 있는 일은 정말 단순히 말하자면 때려 부수고 자르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러나 티그리스가 사용하고 있는 저 검술은 자르고 찌르는 것이 아니라, 마법처럼 일종의 현상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마법을 소멸시키고 육체에 불을 붙이는 현상을 일으키는 검술은 본 적이 없었지만, 저런 마법과 같은 현상을 일으키는 검술을 구사하는 사람은 단 한 명 있었다.
현 블랙 마이스터 베르강.
자연현상을 검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른 베르강은 검을 마법처럼 다뤘다.
그러나 티그리스의 오러 고리는 총 4개다.
어떻게 4성 기사가 베르강과 비슷하게 검으로 현상을 만들어낼 수 있단 것인가?
로건의 상식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티그리스가 검을 검집에 집어넣고 다가왔다. 그리고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자칫 잘못하면 큰일이 날 뻔했습니다.”
“……아니네. 자네가 고생했지.”
로건은 당장에 티그리스의 검술에 대해 묻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좋지 못했다. 주변에 피를 흘리고 다친 사람들이 여럿이었다.
지금은 인명 구조가 우선이었다.
“나중에 다 설명해 줄 것이라 믿네.”
티그리스는 로건의 말을 이해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예.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