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villain's infinite absorption power RAW novel - Chapter 165
166. 변한 것은 무엇인가.
빛나던 니쉬코트의 몸이 어둠에 먹혀 버렸다.
밖에서 지켜보고 있던 비비안의 시야에 암전이 찾아왔다.
희미하지만 빛을 뿜어내던 그가 사라지자 온통 암흑이 찾아온 것이었다.
“끝났다!”
마침내 수혁이 외신을 물리치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분명 기뻐해야 하는 것이 분명한데 이상하게 비비안의 몸이 덜덜 떨렸다.
“노르돌?”
덜덜 떨리는 몸의 그녀가 노르돌을 불렀다.
그러나 노르돌 역시 그녀와 마찬가지로 가만히 멈춰선 채 몸만 떨어 댔다.
감옥을 지켜보던 두 사람은 무언가에 홀린 듯 움직일 수가 없었다.
암흑의 공간을 엿보던 그들은 금지된 영역을 살펴보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감옥 내에서 느껴지는 싸늘한 무형의 어둠이 스멀스멀 주변을 잠식하더니 싸늘하게 변해 그들을 옥죄었다.
그때 비비안의 머릿속에 노르돌의 말이 떠올랐다.
“과연 수혁은 우리와 같은 인간일까?”
감옥 내에서 외신을 잡아먹은 수혁은 과연 어떤 존재일까?
저 승리한 존재는 과연 내가 알던 수혁이 맞을까.
그녀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그녀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감옥의 비밀이 있었다.
수혁에게조차 말하지 않았던 비밀은 키프로스와 그녀만이 알고 있었다.
노르돌조차 알지 못하는 그 주문은 혹시 계획이 실패했을 때를 대비해 감옥 안의 존재를 차원 너머로 쪼개고 추방할 수 있는 최후의 주문이었다.
그것으로 영혼체인 외신을 없앨 수는 없어도 최소한 100년 정도의 시간을 벌 수 있을 거였다.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주문을 쓰려던 그녀가 멈추었다.
미지의 공포감에 잠식되어 큰 실수를 할 뻔했다.
아직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다.
우선은 저 어둠의 확산을 밀어내야 했다.
“노르돌-! 불을 밝혀요-!”
그녀의 외침에 정신을 차린 노르돌이 다시 바닥을 향해 망치를 때렸다.
댕-!
밤을 내쫓고 다시 예전처럼 맑은 하늘을 불러왔다.
우우우우-
어둠이 쫓기듯 감옥 안으로 기어들어 갔다.
밝고 따뜻한 빛을 쬐자 노르돌과 비비안의 몸이 금방 데워졌다.
그러나 아직 감옥 안은 새카만 어둠뿐.
수혁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아…아-!”
외신을 집어삼킨 수혁은 정신적인 고양감에 차올랐다.
마신의 파편과 하나가 된 그의 영혼은 이미 한 단계 상승을 이루었다.
그러나 외신까지 흡수하자 그의 격이 또다시 진화를 시작했다.
수혁의 영혼이 좁은 탑을 벗어나 하늘 위로 떠올랐다.
그의 눈에 별에 흐르는 생명의 이치와 생명력의 윤회가 보였다.
삼라만상의 모습이 전부 이해가 된다.
고개를 끄덕인 그는 더더욱 높이 올라갔다.
작은 별이 보이고 그 별이 모여 천체를 이루는 은하를 손에 쥘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가 의지를 가지자 거대한 손이 나타나 은하를 거머쥐었다.
이 안에 담긴 빛나는 생명과 의지가 수혁의 손에 들어왔다.
그 거대한 은하마저도 한 손에 담을 만큼 수혁의 영혼은 비대해졌다.
진화의 끝이 언제일지 계속해서 커져 가는 영혼의 옆에서 누군가 계속해서 속삭였다.
– 육체의 속박을 벗어던져.
– 너는 더 커질 수 있어.
– 저것은 아주 일부에 불과해. 너는 아직 만족할 수 없어.
– 저 빛나는 것을 먹어 치우고 어둠으로 배출하자.
먹어 치우라고?
이렇게 모든 이치가 이해가 되는데 왜 먹어야 하지.
하지만 속삭이는 말을 듣자 묘한 허기가 그를 지배했다.
배가 고파졌다.
“아—”
입을 살짝 벌렸는데 은하의 모든 생명이 그의 입속으로 빨려 들어온다.
그들은 강대한 존재의 흡착력에 저항조차 하지 못했다.
빛이 입으로 들어오고 그 속에서 느껴지는 분노와 절규가 양념처럼 버무려져 혀에서 느껴진다.
“음~ 냠냠. 쩝쩝.”
씹을수록 톡톡 터지는 은하의 맛이 예술적이다.
그런데 한입거리밖에 되지 않았다.
다른 건 더 없나?
고개를 돌려보자 아직 이 우주에 더 크고 맛 좋은 은하가 넘쳐났다.
더 밝게 빛나는 그들은 수혁이 다가오는 걸 저항하기 위해 거센 빛을 내뿜고 작은 별을 폭파시킨다.
멀리 도망가려는 은하를 잡으려 손을 뻗었다.
“음?”
손인 줄 알았는데 형체가 불분명한 어둠 덩어리였다.
어둠 덩어리가 끊임없이 회전하며 주변의 모든 빛을 빨아들였다.
그제야 수혁은 눈을 내려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암흑 폭풍을 몰고 다니는 하나의 살아 있는 블랙홀.
어둠의 요람이자 끝을 모르는 탐욕의 신화였다.
자신의 본질을 깨달은 수혁이 고개를 털며 부정했다.
“이건 아니야….”
나는 외신에게서 세상을 지키려고 한 것이지 다른 세계를 파멸로 몰고 가는 존재가 되려는 게 아니었어.
수혁이 자신을 부정하자 또다시 귓가에서 속삭였다.
– 이게 너야.
– 넌 다시 되돌릴 수 없어.
– 이게 나고 내가 너야.
“아니야아아-!!!”
수혁의 외침에 블랙홀에서 나온 충격파가 주변의 은하를 휩쓸었다.
은하의 불빛이 꺼져가고 그들의 원망과 절망이 모두 귀에 들어온다.
“신이시여-! 자비를-!”
“아아-!!!”
“제발 살려줘어-!!!”
수혁은 멀리 뻗은 자신의 기운을 회수했다.
빛을 빨아들이던 블랙홀은 그의 명령에 따라 널리 뻗어나간 어둠을 빨아들였다.
어둠이 사라지고 충격파에 부서진 은하에서 또다시 빛을 내뿜으며 새로운 은하가 탄생한다.
생명의 고리는 또다시 시작되고 낯선 존재들의 문명은 또다시 시작되고 발전된다.
모든 과정을 지켜본 수혁은 계속해서 크기를 줄여 나갔다.
– 그러지 마.
– 육체는 널 가두는 속박에 불과해.
목소리를 무시한 수혁은 계속해서 줄어들고 한없이 작아졌다.
어둠을 계속 잡아당기고 억지로 몸에 쑤셔 넣은 수혁이 은하에서 별로, 별에서 다시 탑으로 돌아와 비비안이 만든 감옥 속으로 되돌아왔다.
감옥 안을 가득 메웠던 어둠이 조금씩 사그라들었다.
어둠이 조금씩 형체를 갖추더니 수혁으로 변했다.
눈을 뜬 수혁은 외신이 했던 것처럼 천천히 자신의 손가락을 들어 살펴보고 발가락도 꼼지락거렸다.
잠시나마 육체를 탈각했다 되돌아오자 신체에서 느껴지는 감각이 너무나도 낯설었다.
– 결국 넌 운명을 벗어날 수 없어.
마지막까지 수혁의 귓가에 목소리가 속삭였다.
아마도 마신이겠지.
마신이 원하는 운명이 무엇이든 아직은 때가 아니다.
내가 제정신을 가진 이상은.
감옥 밖에서 바라보는 비비안과 노르돌의 커다랗게 놀란 눈이 보였다.
그들에게 다가가자 아직 떨떠름한 그들의 눈빛을 읽을 수 있었다.
“수혁 맞아요?”
“그래. 나야.”
평상시의 모습을 확인한 비비안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분명 무언가 변화를 겪은 수혁은 다시 한번 이겨 낸 것이 분명했다.
“후… 다행이에요. 그런데 이 감옥이 사라지려면 100년이나 걸려요. 내가 최대한 해체할 수 있는지 방법을 찾아볼게요.”
“나도 마찬가지일세. 그녀를 도와 부숴 보겠어.”
비비안과 노르돌이 다짐하자 수혁은 머리를 긁적이며 웃음지었다.
육체를 탈각한다면 이 감옥을 벗어날 수 있을 게 분명했다.
그러나 두 번 다시 되돌아올 자신은 없었다.
100년이라….
“아무래도 기다려야겠네.”
“최선을 다할게요.”
“그전에….”
“?”
수혁의 부탁을 받은 비비안과 노르돌이 사라지고 주변에는 적막만 쌓였다.
치열했던 전투의 흔적만 남은 이 작은 공간 속에서 수혁은 땅에 드러누워 눈을 감았다.
넘쳐나는 게 시간이라 이제 게으름 정도는 피워도 괜찮으니까.
* * *
“카리온! 아니지. 수혁!”
감옥 속에 누워 있던 수혁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비비안이 데려온 마르하임과 칼리아, 멜리에, 그리고 그들의 일족이 모두 모여 그를 바라보았다.
“감사의 인사.”
마르하임의 말에 모든 존재가 수혁에게 일제히 고개 숙였다.
감옥 속에 갇혀있는 수혁이 흐뭇한 미소로 바라보자 멜리에가 감옥을 두들겼다.
“당신 세계에서 기다릴게요!”
“그래.”
수혁이 고개를 끄덕이자 이번엔 마르하임이 다가왔다.
“우리 엘프는 은혜를 잊지 않을 거야. 부디 무사히 이곳을 나와 꼭 다시 찾아와 주게나.”
“당연하지.”
칼리아가 촉촉한 눈망울로 수혁을 바라보다 고개를 숙였다.
계속해서 감옥에 갇혀 있어야 하는 그의 신세에 가슴이 아픈 듯 보였다.
“당신은 영웅이에요.”
“고맙다.”
그들이 떠나고 비비안이 지구와 연결해 놓은 게이트를 통해 또다시 익숙한 얼굴들이 찾아왔다.
김상중을 비롯한 블러드 길드원이었다.
“형님!”
“오빠!”
“아이고-! 이것 좀 어떻게 못 부숴요? 이익-”
퍽. 퍽. 퍽. 퍽.
비비안을 닦달하던 홍영기가 감옥을 괜히 주먹으로 후려쳤다.
“놔둬. 힘만 빠진다.”
“형님….”
“다들 잘 지내? 복구 작업은 잘 되고 있어? 새로운 종족들이 들어와서 어색할 텐데 적이 아니니 부디 친하게들 지내.”
여전히 태연한 수혁의 모습에 모두 말을 잇지 못했다.
지금 제일 답답한 것은 꼼짝하지 못하는 그일 테니까.
“자주 찾아올게요.”
그들이 떠나가고 또다시 수혁은 혼자가 되었다.
할 일이 없는 그는 다시 바닥에 드러누워 눈을 감았다.
시간은 흐르고 그들은 틈틈이 수혁의 얼굴을 보러 왔다.
멀쩡한 수혁과 달리 혼자, 혹은 둘이던 찾아온 그들의 얼굴에 조금씩 주름이 생겨났다.
“자. 인사해라. 수혁 삼촌이야.”
“아부부-”
자신을 똑 닮은 아들을 데려온 홍영기와 박이현이었다.
그들의 자식자랑을 흐뭇하게 바라본 수혁은 연이어 커플이 된 최지헌과 김예현을 확인했다.
왠지 모르게 얼굴을 붉히는 두 사람의 모습에 묘한 감정이 들었지만 수혁은 그들을 축복해주었다.
“너희 잘 어울린다.”
“고마워요. 헤헤.”
“…미안해요.”
“진심이야.”
시간은 또다시 흐르고 이명한은 자신의 손주까지 데려와 수혁에게 보여주었다.
어느새 흰머리가 가득한 그는 현재 지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지금 상상도 못 할 겁니다. 이게 내가 알던 지구인지. 허허허허. 무슨 판타지 세계에 온 것 같아요. 과학과 마법이 합쳐진 공상과학 소설이랄까? 마린느는 인간과 타 종족들을 어우르는 연합 위원장 자리에 올라가서 완전 여왕처럼 행동하고 난리 났습니다. 남편을 몇 명이나 두는지 원… 그래도 모두에게 존경받을 만큼 공정하게 행동해서 아직까지는 잘 돌아가긴 하는데… 불만 있는 자들도 많구요.”
“궁금하네요.”
“곧 볼 수 있을 겁니다. 허허허허.”
여전히 피부가 탱탱한 수혁과 달리 주름 가득한 이명한은 슬픈 눈망울을 감추지 못하고 다시 돌아갔다.
그를 알던 사람들이 꾸준히 찾아올 때마다 조금씩 세월이 지난 모습이었다.
마찬가지로 백발이 된 비비안은 노쇠했으나 특유의 맑은 눈망울은 여전했다.
그녀는 눈물을 줄줄 흘리며 수혁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정말… 미안해요… 내가 빨리 해체했어야 하는데….”
“넌 최선을 다했어.”
“정말… 정말… 죄송해요.”
흐느끼며 울부짖는 그녀를 그녀의 손자들이 억지로 부축해 사라졌다.
시간이 흐르지만 이상하게도 수혁에게는 너무나 짧은 시간이 흐른 것 같았다.
그가 알던 사람들이 모두 변했음에도 그에게는 찰나의 순간과 다를 바 없었다.
격이 상승한 이후로 그의 시간 감각이 전과 달라진 것은 확실했고, 할 게 없어진 그는 다시 자리에 누워 눈을 감았다.
* * *
쩌저적. 쩌적. 푸슈우우우-
감옥을 구성하던 기둥에 금이 가고 갈라진 주문에서 마력이 빠져나갔다.
수혁이 감았던 눈을 뜨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동료들 발걸음이 뜨문뜨문해지고 끊겨 버리자 다들 뭐 하고 사는지 궁금해졌다.
“스읍….”
비비안이 만들었던 게이트도 마력 공급이 불안정해졌는지 어느새 불이 꺼져 있었다.
수혁이 손가락을 튕기자 멀쩡한 게이트로 복구되었다.
“가 볼까.”
게이트를 통과한 수혁은 너무나도 달라진 세상에 오랜만에 신선한 자극을 느꼈다.
“와우….”
마법과 과학이 합쳐진 도시의 마천루는 하늘의 구름을 뚫을 정도로 높이 솟아 있었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자동차 모양의 교통체가 쉼 없이 움직였고 도시에는 인간과 엘프, 드워프 등 이종족이 정장을 비롯한 각종 복장을 갖추고 바삐 돌아다녔다.
바쁜 직장인들이로군.
그중 제일 커다란 빌딩 전광판에 나온 소식을 본 수혁의 신형이 스르륵 사라졌다.
* * *
최초의 종족 연합 위원장에 올랐던 마린느는 호화스러운 침대에 누워 노쇠한 자신의 마지막을 준비했다.
자신의 많은 자식마저 물린 그녀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었다.
자신의 어렸을 적 추억과 길드장과의 만남, 치열한 전투, 종족의 번영을 위해 부지런히 애인과 자식을 만드는(?) 것까지.
그녀는 최선을 다했다.
“아아… 위대한 여왕이 되는 초석을 우리 길드장님에게 배웠었지… 그분은 잘 계시려나….”
“궁금해서 내가 왔어.”
“?!”
화들짝 놀란 마린느가 상체를 일으켰다.
그녀의 앞에는 과거 그녀가 처음 만났을 때와 변함없는 길드장, 수혁이 서 있었다.
“아아… 길드장님!!!”
몸을 일으킨 마린느가 수혁에게 달려가려다 몸을 휘청였다.
즉시 그녀를 부축해 준 수혁은 그녀의 변한 모습을 확인했다.
“이도 몇 개 빠지고, 주름도 많아졌네. 손톱도 왜 이렇게 갈라졌어?”
“아아… 길드장님….”
그녀는 수혁만 붙잡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간신히 몸을 추스른 마린느의 설명에 수혁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150년?”
“네… 그렇게나 시간이 흘러 버렸어요….”
“음….”
비비안이 만들어 낸 감옥은 생각보다 성능이 더 좋았었다.
그래서 그렇게 엉엉 울면서 사죄한 건가?
“이제 날 아는 사람이 없겠네.”
“천만에요. 역사책에 전부 기록했는데요. 위대한 영웅으로 말이죠.”
“…그건 내가 왠지 창피한걸.”
“사실이잖아요. 인류의 희망, 모든 종족의 구원자, 위대한 여왕의 스승이기도 하죠.”
“마지막은 사심이 가득한데?”
입을 가리며 호호 웃는 마린느와 담소를 나누던 수혁은 그녀의 생명력이 사그라드는 것을 느꼈다.
침대에 그녀를 다시 눕혀 준 수혁은 그녀의 이마에 손을 올리고 따뜻한 기운을 불어넣어 주었다.
“손이 따뜻하네요.”
“고생했어. 푹 쉬라고.”
스르륵 눈을 감고 잠든 마린느를 뒤로하고 수혁은 다시 사라졌다.
그가 구원한 세상은 너무나 평화로웠고 영웅 취급 받으며 살기엔 왠지 내키지 않았다.
그가 떠나고 방문이 벌컥 열리며 마린느의 자식들이 급한 발걸음으로 들어왔다.
“어머니이-!!!”
* * *
자리에 앉은 루시퍼는 지옥의 면면을 살폈다.
과거 한 인간의 행패에 소멸했던 악마들이 부활하고 빠르게 회복하는 중이었다.
다들 잃어버린 영혼을 되찾으려 부지런히 여러 세상을 탐색하고 꼬시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 어떤 때보다 활발히 움직이던 지옥의 모습이 꺼지고 루시퍼는 고개를 들었다.
“사탄.”
불투명한 형체의 지옥 서열 1위 사탄이 그의 앞에 홀연히 나타났다.
그리고 느껴지는 그의 거대한 악의.
“날 죽이는 것은 금지입니다. 규약을 깨트릴 셈입니까? 전쟁을 앞당기지 마시죠.”
“흐흐흐. 우리의 신이 돌아온 이상 규약은 상관없다.”
루시퍼가 날개를 펼치기도 전에 무형의 힘에 옥죄어진 그는 그대로 몸이 짓눌렸다.
“후… 후회할… 겁니다.”
푸확!
루시퍼의 몸이 터지며 시커멓게 타락한 성혈이 주변을 적셨다.
주르륵 손을 타고 흐르는 성혈을 느낀 사탄이 입을 열었다.
“전쟁은 이미 시작되었다.”
-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