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villain's infinite absorption power RAW novel - Chapter 93
94. 마몬
자비가 없는 수혁의 검은 사정없이 악마들의 몸을 꿰뚫었다.
특히 그가 사용하는 ‘악마 기사단의 검’이 큰 위력을 발휘했다.
붉은 검기를 악마들에게 날리자 그들의 몸을 감싼 불투명한 막에 가로막혔다.
그러나 가까이에서 내지르는 검은 손쉽게 그들의 몸을 관통했다.
“배신자다! 규율을 어겼어!”
“아니야! 인간이야!”
“그런데 악마 기사단 검을 어떻게 가지고 있지?”
“그렇다면 저자를 처리하는 자가 검을 가질 수 있겠지?”
악마들의 눈이 빛나며 수혁이 가진 검을 탐내기 시작했다.
한 손은 얼음으로 만들어진 방패로, 다른 손은 얼음으로 만들어진 철퇴로 변형시킨 악마들이 적극적으로 다가왔다.
“검을 내놔라!”
악마 기사들은 평소에 그들이 함부로 눈도 못 마주치는 존재들.
그들이 휘두르는 검의 가치를 알아본 악마들은 욕심을 주체하지 못했다.
깡. 깡. 깡.
탐욕스러운 악마들이 휘두르는 철퇴를 쳐 내며 수혁은 쉬지 않고 검을 놀렸다.
머리통을 부수려는 철퇴를 쳐낸 뒤 빙그르르 몸을 돌리며 검을 크게 휘젓자 몸이 부서진 악마가 쩌저적 갈라졌다.
시커먼 궤적이 지나가는 곳마다 투명한 얼음 수정은 갈라져 바닥으로 쏟아졌다.
“끄으윽. 내 생명력!”
검이 악마의 옆구리를 훑고 지나가자 벌어진 틈 사이로 새하얀 냉기가 빠져나왔다.
흘러나온 냉기는 쓰러진 악마들에게 뿜어진 다른 냉기들과 섞이며 수혁의 검으로 조금씩 흡수되었다.
악마 기사단의 검은 그들의 생명력을 끊임없이 빨아들이며 수혁에게 활력을 북돋아 주었다.
어마어마한 경험치는 덤이고.
고개를 젖히자 얼음 철퇴 하나가 볼을 스쳤다.
철퇴를 다른 손으로 붙잡은 뒤 균형을 잃어버린 악마의 몸에 검을 쑤셔 넣었다.
검을 비틀자 악마의 몸이 바사삭 깨졌다.
“저 자식 생각보다 센데?”
수혁을 우습게 본 악마들은 계속 당하자 전략을 변경했다.
무질서하게 덤벼들던 것을 멈추고 군대처럼 대형을 이루었다.
서로 방패를 들고 모여 하나의 벽을 세운 그들은 천천히 수혁을 압박했다.
붉게 달아오른 검기를 날려 봤으나 방패에서 뿜어진 불투명한 막에 부딪히자 허무하게 사라졌다.
“캬캬캬캬- 이건 쉽게 뚫지 못할 거다! 검을 순순히 내놔라!”
“제법 단단하군.”
의기양양해진 악마들이 마구 비웃음을 날렸다.
그래 봐야 어차피 죽을 시간이 잠깐 지연된 것뿐이다.
수혁의 검과 악마들의 얼음 방패가 거세게 충돌하자 주변에 눈보라가 흩날렸다.
* * *
얼음으로 만들어진 고요한 궁전 속에서 악마 하나가 홀로 고독을 즐겼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보석이 정교하게 표현된 얼음 조각으로 장식된 화려한 의자에 악마들의 수장, 마몬이 앉아있었다.
얼음 수정으로 만들어진 악마들과 같은 몸체였지만 온갖 알록달록한 보석으로 치장한 그는 얼음 의자에 앉아 눈을 감은 상태였다.
얼음 의자의 밑에서 빙결 감옥에 빠진 인간들이 지르는 온갖 욕설과 함성, 울부짖음이 마치 교향곡처럼 흘러나왔다.
비명 소리가 감미롭게 흘러나올수록 마몬은 귀를 기울이고는 발을 까딱거리며 리듬을 즐겼다.
“마몬 님! 마몬 님!”
그의 수하 악마가 문을 열고 들어와 소리치자마자 마몬이 휘두르는 손짓에 몸이 부서졌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수하 악마가 다시금 뛰쳐 들어와 소리치자 결국 감았던 눈을 뜰 수밖에 없었다.
그가 제일 좋아하는 비명 감상 시간을 방해받는 것은 참을 수 없었다.
“헛소리하면 죽는다.”
“마몬 님! 지금 침략자가 등장했습니다!”
“헛소리구나. 지옥은 그분의 허락 없이는 아무도 들어올 수 없다.”
사라락.
마몬의 손짓에 악마가 또다시 빙수처럼 갈려 사라졌다.
다시 눈을 감으려던 마몬은 계속해서 들려오는 발걸음 소리에 결국 몸을 일으켰다.
“마몬 님! 마몬 님!”
“조용-! 적이 들어왔다고?”
“네! 악마 기사단의 검을 휘두르는 인간인데 싸울수록 점점 강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검이 너무나 탐나는데 어떡할까요?”
“못난 것들. 내 영역에 들어온 물건이니 당연히 내 것인데 니들이 왜 탐을 내냐!”
마몬의 부하들은 자신을 닮아 욕심만 그득했다.
자신의 능력은 생각 못 하고 보나 마나 적이 들고 있는 검에 정신이 팔린 게 분명했다.
악마 기사단의 검은 그분의 직속 부하들 무기이니 욕심이 날 만도 했다.
그러나 자신의 영역에서 함부로 깽판 치는 적을 가만히 놔둘 수는 없었다.
덤으로 검까지.
‘당연히 내 것이지.’
탐욕의 악마, 마몬은 자신의 영역에 들어온 보물을 찾으러 몸을 일으켰다.
* * *
“뚜… 뚫린다!”
콰앙!
얼음 방패가 깨지며 조각들이 사방으로 비산했다.
악마들의 사이에 비집고 들어간 수혁이 검을 마구 휘저었다.
철퇴를 쳐 내고 검을 찌르고, 다시 몸을 돌려 검을 휘두르고, 철퇴를 흘리며 검을 역수로 잡아 뒤를 찌르고.
하이에나 떼에 뛰어든 사나운 수사자처럼 마구 날뛰는 수혁의 검에 악마들의 몸이 마구 부서졌다.
레벨 62 달성.
“저 자식이 또 강해졌다!”
지치지 않는 활력에 경험치 폭탄으로 폭풍 성장하는 수혁에 비해 수가 점점 줄어드는 악마들은 조금씩 기세가 꺾였다.
수혁이 강해질수록 악마들은 그가 들고 있는 검을 더욱 탐욕의 눈길로 쳐다보았다.
“저 검만 있으면 강해질 수 있어!”
“검이 필요해!”
“저건 내 것이야!”
수혁의 강함이 검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 악마들은 끝없는 욕심에 포기를 몰랐다.
그래봤자 수혁에게 상처 하나 내지 못하고 죽어 가는 신세였다.
“조금만 더 하면 63도 찍겠는데?”
반대로 신이 난 수혁의 검은 나비가 춤을 추듯 이리저리 팔랑거리며 악마들을 썰어 냈다.
파사삭.
“컥.”
이제 막 악마의 몸을 부순 수혁의 본능이 경종을 울리자 급히 검과 함께 몸을 돌렸다.
쾅!
몸보다 큰 거대한 얼음 주먹과 부딪힌 그는 눈 덮인 대지 위,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갔다.
“마몬 님!”
“마몬 님이 오셨다!”
“그럼 검은?!”
“제길. 뺏기겠네.”
“시체에서 먼저 줍는 놈이 임자지!”
먼저 검을 얻고자 악마들은 수혁이 날아간 방향으로 득달같이 뛰어갔다.
악마들이 눈 속을 파헤치기도 전에 회오리치듯 올라온 붉은 검기에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크아아악! 이 자식 안 죽었어!”
“크악!”
악마들의 비명 소리와 함께 자리에서 일어난 수혁이 씩씩거렸다.
“뒤통수를 치네 이거?”
“흠… 제법 튼튼한 녀석이구나.”
악마들이 조금씩 뒷걸음질치고 그들 사이에서 걸어 나온 마몬이 흥미로운 눈빛으로 몸에 두른 보석을 만지작거렸다.
그가 보석을 만질 때마다 알 수 없는 비명 소리가 조금씩 새어 나왔다.
“새로운 컬렉션으로 받아들이기 좋아 보이는구나. 네 놈의 영혼을 거두어 실컷 괴롭혀 주마.”
“지랄!”
이번엔 수혁이 검을 눈높이에 맞춰 수평으로 들고는 마몬에게 쇄도했다.
마몬이 다시 한번 손짓하자 거대한 얼음 주먹이 날아갔다.
얼음 주먹 밑으로 대지를 미끄러지듯 슬라이딩하며 피한 수혁이 곧장 몸을 일으켜 검기를 날렸다.
쾅. 쾅. 쾅. 쾅.
검기에 부딪힌 마몬의 몸이 휘청거리며 몇 걸음 물러나자 악마들이 감탄음을 보냈다.
“오오… 마몬님이 뒤로 물러났다.”
“저 자식 생각보다 더 센데?”
“빌어먹을 자식들. 일부러 맞아 준 거 몰라?”
부하들에게 성질을 부린 마몬이 자세를 잡기도 전에 바로 앞에 나타난 수혁이 검을 마구 난자했다.
마몬의 몸은 기존의 악마들과 단단함의 강도가 달랐다.
검을 맞고도 옅은 생채기만 날 뿐이었다.
그렇다면 깨질 때까지 계속 휘두르면 된다.
파사사사사사삭.
마몬의 단단한 얼음 몸체가 빙수 갈리듯 갈려 나가자 얼음 몸체가 시퍼런 빛을 내뿜었다.
“이크!”
심상치 않은 기운에 수혁이 다시 뒤로 물러나자 마몬 주위로 강력한 냉기 폭발이 일어났다.
콰과과광-
푸른 냉기는 주변으로 광범위하게 뻗어나가 자신의 부하들마저 얼려 버렸다.
“시끄러운 녀석들이 이제야 조용해졌군.”
부하들이 얼어붙었음에도 마몬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피조물이야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으니 말이다.
몸에 난 생채기들은 마몬이 손으로 만지자 전부 사라지고 멀끔해진 얼음덩어리로 뒤바뀌었다.
“제법 사나운 녀석이구나. 길들이는 맛이 있겠어. 검을 가지려고 나왔더니 영혼이 더 맛난 녀석이었구나. 끌끌끌.”
이번엔 마몬의 양손이 투명한 얼음 칼날로 변했다.
몸을 회전시키며 날아온 마몬의 칼날이 믹서기처럼 전방을 마구 휘저었다.
따다다다다다다당.
“흡!”
한 호흡에 마몬의 칼날을 전부 쳐 낸 수혁이 발을 걷어차자 마몬이 뒤로 물러났다.
마몬이 무언가를 알아차린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어떻게 우리 영역으로 들어왔나 했더니 바알 님께서 그대로 들여보내 준 이유가 있었구나. 너 같은 영혼은 먼저 거두는 자가 임자지. 넌 내 것이다!”
이제는 다른 악마들처럼 대놓고 욕심을 드러낸 마몬이 계속해서 양팔을 휘둘렀다.
묵직하고도 시린 마몬의 냉기 앞에 수혁의 붉은 검기가 바람에 흩날리는 촛불처럼 맥없이 사라졌다.
“제법 세네.”
마력을 최대한 아끼면서 싸웠던 수혁은 이대로 같은 스타일을 고수해서는 안 된다는 걸 깨달았다.
결국 마력 소모가 크지만 진정한 권능의 힘을 끌어올리기로 마음먹었다.
“음?”
수혁의 검에서 치솟던 붉은 기운이 사라지고 칠흑같이 어두운 기운이 스멀스멀 기어 나왔다.
등골이 시린 마몬의 냉기를 밀어내는 걸 모자라 어둠은 야금야금 공간을 넓히며 냉기를 잡아먹었다.
“암흑의 권능? 네까짓 게 어떻게?! 좋다! 이제야 싸울 맛이 좀 나겠구나!”
수혁의 힘을 바로 알아본 마몬이 힘을 더 끌어올리자 호흡조차 버거울 정도의 극음(極陰)의 기운이 뿜어졌다.
극저온을 넘어 초저온의 냉기에 대항하고자 수혁은 신체의 혈액 순환을 최대로 끌어올렸다.
펌프질하는 심장이 쿵쿵거리며 제트 엔진처럼 혈액을 마구 뿜어내자 신체의 발열이 가속되었다.
수혁의 몸 주변으로 뜨거운 수증기가 마구 치솟았다.
눈빛이 붉어지다 못해 검게 변한 그가 마몬의 냉기를 뚫으며 쇄도했다.
자신의 피를 연료로 과열된 육체에 어둠의 권능이 합쳐졌다.
기존의 힘을 뛰어넘는 강대한 힘을 발휘한 수혁의 검은 마몬 양손의 얼음 칼날을 손쉽게 잘라 버렸다.
잘린 부위에서 새어나온 생명력이 수혁의 검에 모조리 빨려 갔다.
생명력을 흡수하자 과열된 육체를 잠시나마 냉각시켜 주었다.
“아니?!”
당혹스러운 말과 함께 마몬이 뒤로 거리를 벌리려 했지만 수혁은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자신의 피를 태운 힘을 무한정 쓸 수 없기에 단시간에 마몬을 베어 낼 생각이었다.
마몬의 잘린 양팔 주위로 대지에 쌓여 있던 눈이 모여들어 팔을 만들어 냈다.
손을 위로 들자 수혁을 막고자 바닥의 얼음이 치솟았다.
콰과광-
얼음의 벽을 그대로 깨부순 수혁이 돌진하자 마몬은 오히려 그와 가까이 붙었다.
검을 휘두를 공간을 주지 않기 위해 초근접전을 선택한 마몬이 손을 뻗어 수혁의 검을 잡았다.
치이이익.
냉기를 잡아먹는 암흑에 버틴 마몬이 손을 내리치자 수혁이 검을 바닥에 떨구었다.
“잡았다 이놈!”
검을 다시 잡으려는 수혁과 방해하려는 마몬의 박투술이 숨 쉴 틈 없이 이어졌다.
그러나 권능을 몸에 두른 수혁의 육체는 마몬의 상상 이상이었다.
쾅. 쾅. 쾅. 쾅.
주먹과 주먹, 팔과 다리가 서로의 얼굴과 몸을 타격했다.
마몬에게 얼굴을 얻어맞아도 수혁은 눈을 뜨고 고개를 돌리지 않으며 버텼다.
마몬의 팔을 잡고 꺾으려던 수혁의 공격은 마몬이 몸을 말면서 발로 차자 무위로 돌아갔다.
연이은 공방.
서로에게 향한 공격은 거센 충격파가 되어 사방으로 퍼졌고, 얼어붙은 마몬의 부하들이 충격파에 맞아 가루가 되었다.
가루가 된 부하들은 곧 경험치로 변해 수혁에게 양분을 주었다.
안 그래도 비등한 상황에서 경험치는 수혁에게 변화를 주었다.
레벨 63 달성.
육체가 더욱 강해진다.
“이 자식!”
쿠-웅.
서로의 주먹이 맞부딪치며 거대한 충격파를 뿜어냈다.
쩌저적.
암흑의 주먹과 얼음의 주먹이 맞닿자 금이 간 것은 얼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