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Knight Who Eternally Regresses RAW novel - Chapter (137)
137. 새로운 하루
위기의 순간에 인간은 한계 이상의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그걸 평상시에도 끌어내서 쓰는 것, ‘괴력의 심장’이다.
야수의 심장을 그대로 끌어내는 의미로 붙여 둔 이름.
본래 제 부족에서는 이 기술을 쓸 때, 자기들이 모시는 신이나 무슨 주술력이 몸 안에 머문다고 하지만.
그래, 주술적 작용이 있긴 하지.
신? 그건 들개 멱 따는 소리고.
‘하지만 진짜 주술이랑은 거리가 멀다, 이거다.’
직접 경험하고 창안한바, 렘은 나름대로 이론을 가지고 있었다.
‘심장을 빨리 뛰게 하는 건 몸 안에서 뭔가가 나와서 하는 거다, 이거야.’
인간의 몸은 신비롭다. 그 신비 중 하나다. 몸 안에서 뭔가 작동하기 시작하면 근육에 힘이 빡 들어가고.
이후, 괴력의 심장이 발동되는 거다.
그러니 주술도, 강림도 아니다.
자신이 이걸 처음 깨달았던 게 언제였던가.
무수히 많은 도끼날 사이, 죽음에 이르는 순간, 몸 안에서 뭔가가 뿜어져 나왔고, 그게 근육에 도달하자 평소보다 몇 배는 강한 힘을 쓸 수 있었다.
어떻게 그렇게 되었나.
탐구하고 연구한 결과.
피가 전신을 미친 듯이 휘돌기 시작하면 심장이 평소보다 몇 배는 빠르게 뛰었다는 걸 깨달았다.
이걸 위해 주술적 계기가 필요하긴 하지만, 기본은 그게 아니다.
집중, 또는 감각의 문제라 생각했다.
“집중하쇼. 다시.”
렘은 생각을 이어 가며 입을 열었다.
엔크리드가 그 앞에 섰다. 곧 둘은 서로의 심장에 손을 올렸다.
게으름뱅이가 알려 준 지랄 맞은 집중력 향상 기술이 있으니, 될 수도 있었다.
뭐, 안 되면 말고.
렘은 이미 반쯤 포기했다. 어쩌겠나.
과거 부족에서도 이걸 깨달은 이는 손에 꼽았다.
그것도 하나같이 강건을 넘어선 철벽과 같은 육체의 소유자였음에도 죽음의 위기를 몇 번이나 꼴깍꼴깍 넘겼다.
“나 무슨 강에 발을 담그고 나왔는데?”
그런 말도 쉬이 듣곤 했다.
즉, 괴력의 심장은 그릇이 먼저다.
제대로 발동해도 몸이 먼저 망가진다.
그럼 소대장은 이걸 소화할 수 있는가.
그릇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아침마다 덩치 종교쟁이 놈이 가르친 몸뚱이 가혹 행위.
그게 바로 몸을 담금질하는 행위다.
덩치 종교쟁이 놈이 안 했다면, 자신이 다른 수단으로 소대장의 몸을 갈고닦는 걸 도울 생각도 있었으니.
다만, 덩치 종교쟁이의 방법이 더 효율적으로 보였다. 그래서 놔뒀다.
고로 그릇은 얼추 만들어졌다는 거다.
그렇다고 억지로 시킬 생각은 없었다. 가능하다면 때려 넣을 생각이지만, 무리라면 당연히 포기다.
“느끼쇼.”
엔크리드는 렘의 말을 들었다. 충실히도 들었다.
언제나 그랬든, 마음을 가다듬은 채 경청의 자세로.
다만, 이미 깨달은 게 있으니.
라그나에게 한 점의 집중을 배울 때였다.
그는 천재다. 그러니 뭐든 쉽게 배울 수 있었을 거다. 뭐든 쉽게 깨달았으리라.
그때 뭐라고 했더라.
‘죽음의 공포가 집중력을 올려 준다고 했던가?’
그 말은 반만 맞았다.
실제 필요한 건 자신이 가진 능력을 밑바닥 끝까지, 몽땅 쏟아 내어 발휘하게 해 줄 상대였다.
지금도 비슷했다.
‘아니, 그때랑은 반대인가.’
작은 깨달음과 더불어 도달한 결론.
괴력의 심장은 무엇인가부터다.
강한 압박 또는 그와 유사한 상황에 부닥치면 인간은 한계 이상의 힘을 내기도 했다.
그럴 수도 있었다.
거기서 착안했다. 괴력의 심장을 이루려면 죽음에 이르는 압박을 느껴야 한다는 것.
지난 싸움, 그러니까 이제껏 살아온 생과 더불어 엔크리드는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오늘을 반복하며 더더욱, 겹겹이.
그 경험을 토대로 내린 결론이다.
“더.”
렘의 손에서 뭔가가 엔크리드의 심장을 건드리고.
본래는 이런 느낌이라는 정도로만 전해 주며 은근히 엔크리드의 심장 어림을 압박했다.
지금까지는 그랬었다.
렘은 이쪽에서 주술적 작용을 활용했다. 감각 전이라고 해야 하나, 어쨌든 심장을 빨리 뛰게 하는 감을 전해 주는 용도로.
“더.”
엔크리드가 입을 연다. 눈을 반개한 채다. 집중하고 또 집중한 상태였다.
“내가 몇 번 말했는데, 이거 조심해야 한다니까?”
대범함을 넘어 미쳤다는 소리를 듣는 놈의 입에서 조심이란 단어가 나왔다.
잘못하면 죽는다는 소리로 들렸다.
위험, 위기, 압박.
그런 것들, 조심이 필요한 그것.
엔크리드는 그게 필요했다.
낭떠러지 끄트머리에서 강풍을 등에 얹고 버티는 그런 마음.
수틀리면 죽을 수도 있다는 그런 순간.
일부러 죽는, 자살 따위로는 어림도 없는 압박, 최대한의 발악을 위한 순간.
말 그대로 수틀리면 죽음에 이르는 그런 기로가 필요했다.
그것도 심장을 뛰게 하는 감각을 느끼며 할 수 있다면 그게 최선이었으니.
“더.”
엔크리드가 여전히 눈을 반개한 채 입을 열었다.
렘의 미간이 좁혀졌다.
이 작자가 정말 미쳤나.
그냥 미치광이라 불린 건 자신인데, 어째 이쪽이 더 미쳐 버린 것 같았다.
“관둡시다.”
말하며 렘이 슬쩍 손을 내리려 했다.
턱, 엔크리드가 렘의 손목을 쥐었다.
왼손은 렘의 가슴에, 오른손은 자신의 가슴에 올라온 렘의 손목을 쥔 채로, 엔크리드가 다시금 입을 열었다.
“해.”
엔크리드가 시선을 반쯤 깔았기에, 렘의 눈에는 엔크리드의 눈이 보이지 않았다.
진짜 눈깔이 돌아 버렸나.
“미쳤수?”
렘의 눈빛이 사나워졌다. 숫제 제 손으로 자신을 죽여 달란 거 아닌가.
열정과 열망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도 있는 법이다.
물러남으로써 제 한계를 인정해야 할 때도…….
렘의 생각이 끊겼다.
그의 상념과 이성, 감성을 파고드는 목소리가 있었다.
“해, 그냥.”
그건 명령이었다. 지켜야만 하는 명령.
말에도 힘이 있다면, 지금 렘은 그걸 느꼈다.
어떤 주술도, 주문도, 하물며 기사들의 전유물이라는 그 ‘힘’이 없는데도.
마음 깊은 곳에서 엔크리드는 렘에게 어떤 존재였던가.
엔크리드가 시선을 올린다. 두 남자의 눈이 맞닿는다. 불길과 불길이다.
색은 다르나 서로를 완전히 태울 그런 불길.
푸른 불과 회색 불이 엉켰다.
서로를 죽일 듯이 노려봤다.
이 싸움에서 승리한다고 해서 남는 게 있던가.
없다.
잘해야 반병신이다. 그것도 자신이 아니라 제 앞에 선 놈이 그리된다.
그런데 왜.
그런데도 렘은 그냥 하고 싶었다. 하고 싶어졌다.
이자의 명령을 들어야 했다. 그래야 할 것 같은 기분.
그러고 싶은 기분.
이걸 외면할 수 없는 건 제가 가진 본능 때문일까.
아니면 눈앞의 소대장이란 작자에게 너무 취한 탓인가.
“해.”
다시금 엔크리드의 입이 열리고.
“이런, 염병할.”
렘은 욕설을 뱉으며 엔크리드의 심장을 옥죄었다. 믿는 바가 있으니 시키는 거라 그런 생각도 머릿속 한쪽에서 슬그머니 올라왔다.
자기합리화 이후 렘이 제대로 힘을 썼다.
쿵쿵쿵쿵!
미친 듯이 요동쳐 전신에 피를 돌려라. 휘몰아치는 피의 압력은 곧 심장에 맞물리게 될 테니.
그리하여 전신에, 근육에 한계를 넘어서는 괴력을 발휘하게 하리라.
쿵.
엔크리드는 끔찍한 통증을 느꼈다.
검과 창에 찔리고 화살이 박히고.
죽고 또 죽었기에 통증에 둔해질 법도 했지만.
이건 무슨 연유인지, 죽을 때마다 또 색달랐다.
죽음, 그러니까 검은 강의 뱃사공이 떠올랐다.
쿵, 쿵, 쿠-웅.
엔크리드가 눈을 부릅떴다. 핏발 선 눈을 보던 렘이다.
“젠장.”
왜 그랬지? 이 작자 말을 왜 들었지?
렘은 후회했고.
엔크리드는 만족했다. 그는 웃었다.
작은 깨달음은 곧 자신이 걸어갈 길의 이정표가 되어 주니.
쿵.
마지막 박동을 토해 낸 심장이 멈춘다. 한계 이상으로 발동한 뭔가가 심장을 때려 멈추게 했다.
그건 곧 죽음이다.
주위가 어둠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그만.”
주변에 내려앉은 어둠 사이로 작센의 목소리가 들리고.
“미친놈이.”
라그나의 목소리도 들렸다.
“형제님, 뭘 한 겁니까.”
우악스러운 손길이 제 손목을 붙드는 것도 느껴졌으나.
전부 늦었다.
신성도, 어떤 영험한 약이라 해도.
멈춘 심장, 죽음의 요람에 몸을 실은 사람을 살릴 순 없다.
엔크리드는 죽었다.
색다른 경험이긴 했다. 어떻게 보면 자살이라고 할 수도 있었다.
괴력의 심장을 얻을 방법, 궁리하고 또 궁리해도 다른 길이 없다 느꼈다.
이게 최선이라 여긴, 발악하는 오늘의 결과물이었다.
괴력의 심장을 포기하면 된다고?
그리 포기하고 나아갈 생각이었다면.
‘안주했을 거다.’
안주하지 않는다. 나아간다. 반걸음씩이라도, 그게 안 된다면 기어서라도.
울림이 전신을 뒤틀었다.
통증의 파도를 전부 이겨 낸 뒤다.
출렁.
어둠이 스러지고 눈을 뜨니.
검은 강의 뱃사공이 보였다.
말은 없었다. 뱃사공이 의지를 보여야 그의 웃음도, 말도 들을 수 있다. 지금의 그는 웃음도 말도 들려주지 않음이다.
그저 멀뚱히 바라보는 시선만 느꼈다.
그 시선은.
‘과연 이 새끼는 뭘까.’
하는 호기심과 의문이 섞였을 뿐.
엔크리드가 다시금 눈을 떴을 때는 이른 새벽이었다. 그러니까 여느 날과 같은 하루의 시작.
침상에서 상체만 일으킨 엔크리드는 깊은숨을 내뱉곤 입을 열었다.
“참 개 같다고 생각한다. 렘.”
“……나 잠 깼는데. 다 들리는데.”
“알아.”
“그런데 아침부터 개 같다고 욕하는 거요? 꿈에 내가 나체로라도 나온 거요?”
“아니, 그냥 개 같다고.”
죽음을 담보로 삼아야 그나마 핥아 볼 수라도 있는 기술이라니.
참 개 같은 기술 아닌가.
그럼에도.
죽기 직전의 하루, 렘은 기억하지 못하는 하루에서 엔크리드는 웃었다. 만족했다.
길이 보이는 순간은 언제나 그에게 희열이었으니.
“좋은 아침이다.”
툭 말을 뱉은 엔크리드가 밖으로 나서 하루를 시작하고.
“……개 같다며.”
뒤에서 렘이 툴툴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하여간 소대장도 정상은 아니라 생각했다.
그 말도 틀린 말은 아니었음에.
엔크리드는 새로운 하루를 맞이했다.
봄날의 하루, 마력이 깃들었다 칭해지는 그런 계절.
아직 세상은 봄이었고.
엔크리드는 당분간 이 봄을 즐겨야 했다.
심장을 새로이 바꾸는 일이 쉬울 리는 없을 테니.
“정말 좋은 날이네.”
이정표가 보이는 하루기에, 싫지 않았다.
이후 엔크리드는 또 수없이 죽었다.
다만, 죽지 못하고 하루를 보내는 날도 있었다.
의도적인 죽음.
그럼, 다음 날로 그냥 넘어가려나? 그런 생각이 들었으나.
첫 번째 죽음을 기준으로 도돌이표가 되는 듯했다.
어찌 되나 궁금한 것과는 둘째로 렘을 설득하지 못해 죽지 못하고 몸을 혹사하고 혹사한 날의 끝.
자고 일어나면 본래의 오늘로 돌아왔다.
죽음으로 시작된 분기점이라고 해야 할까.
이건 어떻게 이렇게 되는 거지?
의문이 들었으나, 금세 지웠다.
생각하면 뭐 하나, 남은 오늘에는 몸을 굴릴 뿐.
죽지 못하고 오늘을 보내야 하는 날, 그건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매번 렘에게 기세를 보이고 진심과 진정을 담아 말함에도 결과가 달라지곤 했으니.
“믿고 해.”
“아니, 시발,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 거요? 돌겠네, 진짜.”
성공, 그러니까 렘을 설득한 날은 그에게서 처음 보는 표정을 봤다.
당혹과 당황, 황당함과 뭔가에 취한 듯한 그런 묘한 표정.
“아니,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요.”
그 반대의 순간을 맞이할 때는 단호한 의지를 보이는 표정을 봤고.
두 ‘오늘’의 차이는 뭘까.
딱히 큰 차이는 없는 것 같은데.
진심을 담아 말하는 건 같다.
차이는 하나였다.
예순여섯 번쯤 반복하니, 대강은 알 듯했다.
진심과 진정을 넘어서 부족한 건 무엇인가.
“해라.”
명령해야 했다. 왜일까. 왜 렘 정도 되는 놈이 자신의 말을 이리도 충실히 따르는가.
호기심이 고개를 들기도 했으나.
미뤘다.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는 알 기회도 있겠지.
그게 지금은 아니었다.
“해.”
“해.”
“해.”
“해.”
“해라.”
“해.”
“하라고.”
“하라고 했다.”
“해.”
“해라.”
“그냥 하면 된다.”
“그냥 해.”
“입 닥치고 할 일 해.”
수없이 많은 오늘을 견딘다.
그리 지나간 오늘, 또 오늘, 다시 오늘.
“어? 뭐요?”
어느 순간부터 굳이 렘의 손길이 필요치 않았다.
여든 번이 넘어갔을 때쯤이었다.
그 뒤로는 혼자서 지랄 발광하는 기분이 들긴 했다.
굳이 렘이 해 주지 않아도 감각을 체득한 덕이다.
그렇게 몇 번이고 반복한 끝에.
검은 강의 뱃사공이 다시금 꿈에 나왔다.
“그건 벽이 아니었다.”
뱃사공이 말했고 엔크리드는 들었다. 여전히 대답은 할 수 없었다.
뱃사공의 말에는 감정의 편린조차 보이지 않았다.
검은 강에 떠다니는 나룻배, 사공, 출렁이는 물결.
엔크리드는 배 위에 있었다.
“가라.”
사공의 말에 눈을 뜬 엔크리드다.
특별히 그의 말에 의문을 갖진 않았다. 호기심도 들이밀지 않았고.
당장 렘이 자신의 명령에 따르는 걸 보고서도 뭐라 묻지 못하는데.
취미가 노질인 뱃사공의 속내야 알아 뭐 하겠나.
그저 벽이 아니었다는 말이 깊게 가슴에 남을 뿐.
벽이란 무엇인가.
오늘을 반복하게 하는 난관이리라.
사공의 말은 지금 하는 일은 그의 의지와는 별개란 말일 터.
‘그래서 어쩌란 건지.’
물론 엔크리드가 알 바는 아니었다. 가슴에 깊게 남든, 얕게 박혔든 뽑아서 버렸다.
할 일이 많으니, 사소한 건 무시할 법도 했다.
“좋은 아침이다. 렘.”
엔크리드는 인사를 남기고 일어섰다.
“응? 나 깬 거 어떻게 알았수?”
“그냥.”
어떻게 알긴, 백 수십 번을 반복했으니 아는 거지.
새로운 하루의 시작.
엔크리드는 괴력의 심장을 발동했다.
쿵!
심장이 뛰며 전신 근육에 힘을 북돋는다. 피가 미친 듯 질주한다. 전신 혈관을 잘 닦인 가도로 삼고 말이 질주했다.
쿵.
그리고 심장은 터지지 않았다.
“……두 개만 물을 거요.”
바로 뒤다. 렘이 입을 연다. 그가 보라고, 그에게 보여 주려고 일부러 렘이 나오는 시간에 보인 거였다.
제대로 배웠다고.
해냈다는 걸 보여 줘야 했으니.
“하나는 혹시 서부 출신은 아닌가 하는 거고. 둘은.”
렘이 말을 한 번 골랐다가 신중하게 물었다.
“사실 천재였수?”
엔크리드가 피식하고 웃어 버렸다.
렘에게서 저런 말이 나올 줄이야.
전혀 예상하지 못했으니.
“아닌데, 둘 다.”
평이하게 답해 주니, 렘이 어이가 없다는 눈빛을 보내긴 했다.
“근데 그게 하루 만에 된다고?”
엔크리드에게는 하루라 할 수 없다. 하지만 렘이 보기에는 하루였다.
하룻밤 만에 감도 못 잡던 기술을 쓰는 걸 본 셈이니.
전신 피부가 붉게 달아오른 엔크리드는 괴력의 심장을 단 뒤, 입을 열었다.
고민하고 놀라고 황당해하고 다 좋은데.
“대련 한판?”
지금 딱 몸을 굴리고 싶지는 않나.
“씁, 좋수다.”
렘이 호응했다. 그도 고민을 안고 사는 종류의 인간은 아니었으니.
퉁.
검과 도끼.
서로가 인사를 나눈다. 다시금 대련, 또 다른 대련, 성장을 가늠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