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Knight Who Eternally Regresses RAW novel - Chapter (183)
183. 어떤 미친놈이 칼 들고 쫓아온다 (3)
루아가르네는 황당함을 표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대뜸 검술 수련이라, 아무리 미친놈이라곤 해도 이게 말이 되나 싶지만.
그게 또 정답이었으며.
‘저 새끼니까.’
그게 또 엔크리드니까 말이 되는 것 같기도 했다.
곧 검을 쥐었다가 부들부들 떨던 엔크리드가 검을 놓고 물러났다.
‘포기했나?’
포기란 한 번은 쉽다. 두 번부터는 더 쉬울 터.
한 번이라도 물러서면 튜터는 넘어설 수 없는 벽이 되리라.
엔크리드에게 그건 치명적인 단점이 되겠지.
루아가르네는 걱정하며 바라봤고.
“다른 수법을 보여 주면 곤란하지.”
중얼거린 엔크리드는 숨도 안 쉬고 다시 검을 잡았다.
“……?”
“그, 음, 우리 대장이 이끄는 소대 이름이 미치광이 소대거든요.”
크라이스가 돌려 말했다. 아니, 이 정도면 대놓고 말한 건가.
엔크리드를 향해 미친놈이라고 하는 것 같지 않나.
소동이라고 해야 할까.
에스터만 도로 엎드려 자는 가운데, 엔크리드는 네 번이나 더 검을 잡았다 놓곤 가벼운 미소를 보였다.
“이거다.”
그러곤 허공에 검을 휘두른다. 루아가르네는 이쯤에서 말려 봤자 소용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미친 새끼로군.”
감탄해 주고.
“그게 아니다.”
가르쳐 주면 될 일.
엔크리드는 루아가르네의 지도를 반겼다.
싸워 이기는 것과 검술의 숙련도는 다른 문제였다.
루아가르네에게는 농후한 경험과 뛰어난 검술이 있었다.
흘리고 치고 상대의 의도를 읽고.
검으로 하는 이야기, 검으로 만드는 오케스트라다. 엔크리드는 보고 당한 걸 그대로 외웠고, 루아가르네는 그걸 도왔다.
튜터 안에 사는 악령도 뛰어난 검술을 지녔지만, 루아가르네만 못했다.
정말로 저 검에 고리 하나만 달렸다면, 가볍게 손가락만 대도 발동하는 무언가였다면 루아가르네가 해결할 수 있지 않았을까?
크라이스가 실험해 본 바 검에 손가락만 대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꽉 쥐어야 했다. 일정한 힘 이상으로.
그러니 루아가르네에게는 무리였다.
쑥!
몇 번 더 시도했으나, 같았다.
“보이긴 하는데.”
뭘 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 그 뒤로도 검을 잡는 건 당연히 엔크리드뿐이었다.
“뭔가 잘돼 가고 있는 것 같으니.”
핀이 중얼거리며 잠자리를 폈다. 배낭 안에 담아 둔 모포를 꺼내고, 단단한 치즈를 꺼내 겉면을 나이프로 벗겨 내고 얇게 저미듯 썰었다.
그걸 다시 칼로 겉을 쳐 낸 딱딱한 빵 위에 얹으면 식사 준비는 끝이었다.
“제 책임이기도 하니.”
크라이스는 무슨 생각인지, 괜히 한 번 나서서 검을 쥐었다.
그리고 죽었다. 몸은 그대로였으나 정신의 피폐함을 겪었다.
잠시 엔크리드가 검을 쥐지 않을 때 일어난 일이었다.
“끄르륵.”
크라이스가 거품을 물고 쓰러졌는데, 괜한 짓이었다.
에스터는 잠만 잤고, 자연스레 자신들의 할 일이 정해졌다.
엔크리드는 검을 쥐었다가 놓은 후 돌아왔고.
프록은 그걸 토대로 검술을 가르쳤으며.
핀과 크라이스는 잠자리와 식사 준비를 하였고.
에스터는 먹고 자고 일어났다.
용변을 볼 곳이 마땅치 않아 다들 구석에서 일을 봤다.
장막이 땅속까지 막았으나, 어느 정도까지는 땅을 팔 순 있었다.
대충 반구 형태에 밑이 살짝 볼록한 감옥 같았다.
그리 파 둔 곳에 일을 보고.
“우린 필요하다면 일주일 넘게 용변을 보지 않아도 된다.”
프록의 말에 핀은 그거참 부럽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만 하루가 지난 뒤.
루아가르네는 내심 감탄했다.
본래 그녀는 해 주고 싶은 말, 조언이 참 많았다.
속에서 뭔가 끓어오를 정도로.
그간 오가며 해 주는 것으론 부족할 정도로.
본래라면 돌아가는 길에 축약해서 해야 할 말이었으나, 지금 이 순간 엔크리드에겐 필요 없는 말이 되어 가는 중이었다.
다음을 위해 엔크리드에게 필요한 건 무엇인가.
이런 질문의 답을 주려 했는데.
‘이미 답을 찾아가는 중이니.’
그래도 몇 마디 조언은 필요할 터였다.
크라이스는 제 잘못이란 생각에 내내 얌전히 입을 다물었다.
쉬운 일, 바닥에 떨어진 은화를 줍는 일이었는데 갑자기 갇혀서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그의 머리는 이곳을 벗어나기 위해 팽팽 돌기 바빴다.
물론 답이 쉬이 나올 리 없었다.
‘크로나에 눈이 멀었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지 않아 생긴 일, 크라이스는 후회를 통해 실수를 되새겼다.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자, 핀은 아예 생각을 놔 버렸다.
그저 엔크리드를 관찰했다.
‘여기서도 칼질이네.’
참 한결같다고 해야 하나, 근데 또 튜터란 걸 넘어서려면 칼질을 하긴 해야 하니.
그래도.
‘확실히 정상이라고 할 순 없지.’
엔크리드를 보면 드는 생각이다.
아니, 그 뛰어난 실력의 이면에는 이런 미친 짓이 포함되었을 터.
그걸 보고 있자니, 핀은 뭔가 새로운 것이 제 가슴을 채우는 걸 느꼈다. 작은, 혹은 그보다 큰 깨달음이다.
그녀는 언젠가부터 자신의 한계를 정했고, 멈춰 섰음이다.
그 모든 게 엔크리드를 만나 하나씩 깨어지던 중, 오늘 드디어 어떤 깨달음의 단초를 잡았다.
‘한계는 내가 정하는 게 아니다.’
에일카라즈식 무투, 레인져로서의 소양.
그 어느 것도 더 나아가지 않으려 했는가, 왜 멈췄는가.
‘다들 그게 맞다고 했으니.’
하지만 엔크리드는 아니다. 직접 말하지 않아도 행동으로, 태도로, 삶을 바라보는 자세로 다른 말을 했다.
핀은 조용히 감동의 물결은 맞이했다.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으나, 그게 그녀의 입을 꼭 다물게 했다.
에스터는 자책 중이었다.
‘같잖은 주(呪)였다. 저주라고 하기도 뭣한 같잖은 그런 것.’
주문의 영역에 도달했다고 말하기 어려운 무언가.
그런데 이걸 눈치를 못 채고 갇혀?
이전, 표범이기 전의 그녀였다면 통탄을 넘어 당장 혀 깨물고 죽었어야 할 일이다.
이유를 대자면 없진 않았다.
당장 엔크리드의 검에 부여 마법을 건 것부터, 연신 주문력을 소모해 몸을 강화한 것도.
모든 게 다 무리였다.
그녀의 몸은 저주로 묶였고 그녀의 주문 세계는 문이 닫혔기에, 편법으로 운용하던 것들.
그 모든 게 모두 역으로 돌아와 타격을 남겼다.
‘그렇다고 해도!’
겨우 이런 걸 눈치 못 채?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돌아가는 길이 여유로우리라 생각했기에 회복에 전념하지 않았다.
에스터는 쓴 힘과 소실된 체력을 회복할 시간이 필요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으나, 두고 보진 않겠다.
에스터는 누웠다. 고개를 파묻고 선잠을 청했다. 길어야 일주일이면 어느 정도 마력을 회복하고 이 같잖은 결계를 뚫으리라.
에스터는 반쯤 잠에 취한 채로 생각하다가 잠들었다.
그런 상황이 맞물리고 엮여, 기묘한 시간이 흘렀다.
“자신에게 부족한 걸 아는 건 중요하다.”
그 와중에도 루아가르네는 가르침을 아끼지도 않았다.
튜터의 검술과는 별개다. 그저 가르침이었다.
싸워 이기는 것과 검술의 숙련도는 다른 문제, 엔크리드도 여실히 느끼는 중이었다.
루아가르네는 훌륭한 선생이었다.
엔크리드가 크로나를 갖다 바친 교습소의 어떤 교관보다도 뛰어나다는 건 당연한 소리였다.
“카드 게임을 할 때 카드를 들고 있지 않으면 어찌 될까?”
루아가르네의 말이다.
엔크리드로서는 처음 접하는 형태의 시각이었다.
이어진 말에 엔크리드는 내심 놀랐으며, 새삼 루아가르네가 얼마나 훌륭한 선생인지 알 수 있었다.
그녀는 가르치는 걸 너머 이정표를 만들어 줄 수도 있는 사람이었다.
* * *
“기본, 기본부터다.”
“뭘 하든 몸부터 만들어야 한다.”
“검을 잡을 줄 모르면 들 수 없고, 들 줄 모르면 휘두를 수 없다!”
“눈이 트여야 다음이 있는 건데, 꼭 계속 검을 잡아야겠습니까?”
“그래서 남은 건 궁리뿐이라는 거다. 궁리하고 복기해, 생명이라는 초를 불태울 수밖에. 꺼지기 전까지는 그리 제 몸을 연료 삼아 타올라야겠지, 죽지 않으면 얻는 게 있을 것이다.”
“그냥 농사지으면 안 되나? 꼭 검을 잡아야겠나?”
무수히 많은 교관이 있었다.
그들은 항상 입을 모아 말했다.
기본이 중요하다고.
그래서 그렇게 했다. 기본에 충실하게.
눈을 부릅뜨려 노력하고 발을 재게 놀리려 노력하고, 검을 휘두를 때도 허투루 하지 않았다.
그렇게 해도 툭하면 그런 말을 듣곤 했다.
농사나 지으라는.
꼭 검을 쥐어야겠냐고.
“도박판에 앉은 놈이 은화를 잔뜩 들고 와서 앉았다면 그 손에는 뭐가 들려야 할까?”
루아가르네도 처음에는 말리고 황당해했으나, 어느 정도 이 상황이 즐거워 보였다. 뭐, 엔크리드 자신의 착각일 수도 있다.
프록의 표정을 읽는 것이 인간에게 쉬운 일은 아니니까.
그저 직감적으로 그리 느꼈다는 것뿐이다.
“카드 없이 도박판에 앉을 순 없는 노릇이니.”
“그래, 카드, 넌 지금 은화 주머니를 짊어지고 앉은 호구다.”
은화는 기초였다. 동화 한 닢 없이 도박판에 앉는 놈은 없다. 그렇다고 달랑 동화 몇 닢만 들고 앉는 놈도 없는 법이었다.
뭐랄까, 저 말을 듣는 순간, 왜 뿌듯함을 느끼게 되는 걸까.
‘기초를 다지라 했는데.’
그 기초가 다져졌다고 한다. 그 더딘 발전이 싫어 발악하는 방법으로 발렌 식 용병검을 찾아 배웠었다.
그럼, 용병검이 그 카드가 되어 줄 수 있을까?
“된다. 하지만 그보다 좋은 건 오랜 시간 다듬어진 검술이겠지, 그 발렌 식 용병검이란 건 결국 너무 한쪽에 치우쳐진 공격법이다. 손에 쥔 카드가 전부 조커라면 쓸 수 없는 법이다.”
기가 막힌 비유로군.
조커는 다른 카드와 연계되어야 빛을 보는 법.
발렌 식 용병검이 그렇다는 거다.
정중환쾌유, 리오네시스 오니악은 검술의 갈래를 정의했고.
후대의 사람은 그 갈래를 토대로 검술을 만들었다.
북방식 중검술이라 해도 그게 하나가 아니라는 거다.
중앙 대륙식 정검술도 마찬가지.
정중환쾌유 중 어울리는 걸 섞고 시행착오와 가진 재능으로 엮어 만든 게 검술이었다.
루아가르네가 말하는 건 그중 하나였다.
정확히는 튜터를 통해 배우는 검술을 말함이다.
“이건 마검이지만, 그 안에 담긴 건 진짜니.”
실상 엔크리드는 기본 외에 다른 검술을 배운 적이 드물었다.
전부 겉핥기식이었다.
루아가르네는 검술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역설했다.
“정검식에서 파생된 검술을 제대로 배우면 상대가 네 속을 다 읽는 것처럼 느껴질 거다.”
수차례 그걸 경험하는 중이었다.
저 검 속에 사는 악령이 그런 비슷한 짓을 하고 있으니.
“그렇군.”
고개를 끄덕인 엔크리드는 여전히 불꽃 같은 눈빛을 보였다. 횃불 빛에 반사되기에 평소의 푸른 빛에 붉은빛이 섞인 그런 눈이다.
배움에 있어서 엔크리드는 거침없이 감정을 드러냈다. 그게 루아가르네에겐 못내 신기할 따름이었다.
‘가히 검에 미친놈이로군.’
줄여 말하면 검친놈인가.
이제껏 배우고 익힌 건 전부 검을 다루는 기술보다는 검을 다루기 위한 준비였다.
이게 루아가르네가 한 말의 요지였다.
엔크리드는 새삼 튜터를 통해 검술을 배우며 그걸 깨달았다.
“잠깐 검술 좀 가지러 다녀오지.”
농담과 함께 다시금 검을 쥔다. 반복이었다. 그러니까 진짜 죽는 것보다는 훨씬 부드럽고 안온한 죽음을 통해 검을 배우면 되는 일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쉬우면서 즐거운 일.’
엔크리드에게는 그랬다.
엔크리드는 검을 쥐었고, 짧은 시간 몸을 좌우로 흔들더니 돌아왔다.
눈을 깜빡이며 그가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또 당했나?”
“이번에는 다리가 다 잘렸다.”
그렇게 말하는 것치고는 지나치게 태연했다.
“마지막은 정수리 베기로 보였는데 어느새 사선 목날 치기가 됐지.”
과정을 봤으니, 인지는 했다.
그럼 여기서 필요한 건 무엇인가.
엔크리드가 목검 대신 쓰던 부서진 검을 검집째 들었다.
루아가르네는 자기도 모르게 심장이 두근거렸다.
흥미가 솟구침에 절로 볼이 부풀었다.
“넌 정말.”
끝내주게 재밌는 놈이다.
튜터도 그를 제약할 수 없다. 아니, 지금 이걸 보라, 그의 정신은 이미 튜터를 넘어섰다!
그 말을 축약한 채다. 새로운 검술을 가르칠 수는 없다. 그건 루아가르네가 관련된 언약으로 묶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검술을 배운 걸 지도해 주는 건 얼마든지 가능했다.
둘은 그렇게 했다.
안으로 들어가 기술을 훔쳐 나와선 그대로 구현.
제 몸을 완벽하게 통제하기에 가능한 짓이다.
이후 그걸 루아가르네가 다듬어 줬다.
그게 숙달되면 다시금 검을 쥔다.
엔크리드의 입에서 이번엔 손가락이 날아갔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그다음에 목을 찌르던데, 칼날이 뱀처럼 휘어졌다.”
“손목 스냅을 쓴 거다.”
루아가르네의 답이다.
다시금 단련, 눈 밑이 거뭇거뭇해지는 것 같은데도 엔크리드는 덤덤했다.
중간중간 휴식도 취하긴 했다. 먹고 마시는 일을 하지 않으면 몸이 상하기 마련이니.
잠시 쉬는 사이, 물끄러미 검을 보던 핀이 중얼거렸다.
“옛날 전설이 생각나네. 무슨 검을 뽑으면 왕이 된다는 그런 이야기도 있었는데.”
쉬던 엔크리드도 그걸 들었다.
검 하나 뽑는다고 왕을 시켜 준다고?
전설치고도 너무 조악하지 않나 싶다.
왕이란 정치와 여러 가지 상황이 엮여 존재하는 사람 아니겠나.
전설이나 이야기는 본래 과장된 법이니, 뭐.
그 뒤로도 엔크리드는 대부분 시간을 검술에 몰두했다.
이미 백 번을 넘게 검을 쥐었다가 놨다.
그건 뭐랄까 자신을 학대하는 행위로 보여야 했으나.
엔크리드는 덤덤했다. 통증은 여실히 몸에 남았으나, 그러니까 이게 진짜 오늘을 반복하는 자에게는 뭔가 약화된 느낌이니.
‘된다.’
엔크리드는 검술을 배움에 다시금 희열을 느꼈다.
딱 하루하고 반나절이었다.
죽어야 하루를 반복하는 대신 검만 쥐면 곧바로 양질의 검술 교환을 할 수 있음에.
시간을 아끼지 않고 그리 몰입한 덕이었다.
짧지만 농후한 시간이 지나갔다.
그거로 충분했다.
“이제 됐다.”
루아가르네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왔다.
이건 튜터 덕분일까?
아니, 그건 아니었다.
무엇보다 엔크리드가 전과는 달랐다. 미약한 재능으로 발악하던 때와 지금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엔크리드는 그동안의 오늘을 곱씹었다.
복기하고 되새기는 그 모든 과정 속, 자신은 어찌 그걸 지나쳤는가.
그 안에서 무엇을 얻었는가.
단순하게 말할 수 없는 시간이지만 지금 말하라고 하면, 엔크리드는 그 모든 걸 두 글자로 축약할 수 있었다.
“재능.”
놀 무리 사이에서 느낀 게, 체계화된 몸에 인이 박였다.
야수의 심장부터 회피의 감까지.
몸을 단련해 근력과 순발력, 반응 속도까지 높였고.
제 몸을 완벽하게 통제하는 것까지 깨우쳤다.
그 안에 대담함과 집중력, 감각까지 북돋아 뒤를 받쳐 줬으니.
“너, 음, 뭐냐?”
루아가르네가 놀랐다. 그녀가 보기에는 없던 재능이 생긴 판이었으니.
그렇게 다시금 검을 쥐니.
곧 질퍽한 바닥의 감촉과 함께 쇳덩이가 달려들었다.
깡!
검과 검이 만난다. 이전과 달라진 게 있다면.
상대의 검술을 파악한 엔크리드가 있었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