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Knight Who Eternally Regresses RAW novel - Chapter (217)
217. 제안 그리고
짐머의 발이 떨어지고 내달리는 순간, 몸이 잔상처럼 흐려졌다. 무서운 속도였다.
준기사의 돌진이 연상될 만큼.
다만, 준기사 수준은 아니었다. 그건 확실했다.
검을 비스듬히 들어 세운다. 손목과 팔뚝에 힘을 주고 단단한 벽처럼 버틴다. 정검과 중검식의 중간쯤 되는 수비식이었다.
따-앙!
에스터크의 칼끝이 엔크리드가 비틀어 내민 검의 면을 때렸다. 불똥이 튀며 짐머가 쥔 검이 옆으로 튕겼다. 짐머는 곧바로 검을 당겼다.
엔크리드는 당연하게도 힘으로 밀리진 않았다. 꿈쩍도 하지 않았다. 검을 물린 짐머가 뒤로 물러났다.
‘타고난 가벼운 몸.’
극한까진 단련한 몸, 거기에 달려드는 찌르기, 이 한 방을 위해 몸에 갑옷도 걸치지 않았다.
검도 얇고 좁다. 무기도 가볍게 개조한 듯 보였으며, 부츠조차도 가벼워 보였다.
이 모든 걸 한 번의 검격에 파악한 셈이다.
짐머의 전술이 눈에 들어왔고 인지된 순간, 길게 끌 싸움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엔크리드는 눈앞에서 짐머가 한 짓을 봤기에, 그와 비슷한 걸 자신도 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저런 장비나 잡기 없이도 가능했다.
그렇다면 하면 될 일이었다.
왼발을 뒤로 밀고 앞으로 몸을 밀어 넣는다. 눈앞의 상대와는 다르나, 비슷하게 보일 그런 찌르기였다.
괴력의 심장을 터트려 발끝부터, 발목, 허벅지를 타고 힘을 전해 주고.
그 위로 첫 번째 전장에서 배운 찌르기를 보이니.
펑!
땅을 차고 나아간다.
공기가 찢어지고 몰입한 엔크리드의 눈에 다른 사물은 보이지 않았다.
오롯이 보이는 건 검과 그걸 쥔 주인뿐.
짐머도 마주 검을 찔러 넣으려 했다. 엔크리드의 눈에는 그 모든 게 느려 보였다. 검을 내미는 것도 앞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는 것도.
엔크리드는 자신의 검이 먼저 상대에게 닿는다는 걸 알았다.
그럼에도 상대는 검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걸 알기에 오른손에 쥔 검으로 상대의 어깨를 찌르고 왼손으로는 두 번째 검을 뽑아 에스터크를, 정확히는 상대의 검 중간쯤을 때리듯 후려쳤다.
칼날 같은 타이밍의 수비식이다.
엔크리드가 보기에는 순차적으로 이뤄진 수의 교환이 병사 무리가 보기에는 묘기 그 자체였다.
푹! 땅!
짐머가 달려들었다가 물러나기 무섭게 엔크리드가 달려들었고, 찌르고 때리는 소리가 연이어 들렸다.
그게 끝이었다.
병사들의 눈에는 둘의 합이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다.
그저 짐머의 어깨에 구멍이 났고, 그가 바닥에 허물어진 것만 보였을 뿐.
“끕.”
짐머가 신음을 삼켰다. 고통을 참을 줄 아는 남자였다.
칼날 중간을 맞아 반동강이 난 칼날 반쪽이 허공에서 핑그르르 돌다가 바닥에 푹 하고 꽂혔다.
얇고 곧은, 찌르기 한 방을 위한 검이었다. 당연히도 옆으로 후려치는 힘에는 약한 법이었다.
‘무기 파쇄’라는 중검식 기술 중 하나였다. 그걸 왼손으로 한 거고.
엔크리드는 결투의 승리를 자축하지 않았다.
그저.
“더?”
시선을 올려 물었을 뿐.
장군 올프는 잽싸게 말했다.
“항복.”
마르타이 전체의 항복이나 다름없었다.
또한 엔크리드란 이름이 제대로 알려질 수밖에 없는 전투였다.
와아아아.
뒤늦은 함성이 울렸다. 아군의 함성에 마르타이 병력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지휘관의 항복이다. 이중 몇몇은 목이 효수되는 걸 피하지 못 하리라.
뒤처리는 마커스의 몫이었다.
“전원 무기 내려!”
지휘관이 사방을 향해 외쳤다. 전쟁의 끝을 알리는 말이었다.
투둑투둑.
늦여름의 열기 사이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맑은 하늘임에도 내리는 비였다.
여름신의 장난이었다.
빗줄기 사이로 비치는 햇살, 오롯이 검을 든 엔크리드.
마르타이의 병사뿐 아니라 보더 가드 상비군의 병사까지.
모두의 시선 끝에, 여름신의 장난 사이에 선 남자가 보였다.
그가 이번 전장을 이끌고 헤집고 끝낸 남자였다.
그의 이름은 엔크리드였다.
* * *
“죽겠나? 갇히겠나?”
마커스는 올프에게 선택을 맡겼다. 동부 사나이 올프는 삶을 택했다.
“갇히겠다.”
죽이는 건 여러모로 마커스에게도 부담이었다. 올프라는 위인에게서 뽑아먹을 게 아직 많았으니.
‘이거 뭐, 날로 먹은 기분이긴 한데.’
마커스는 이후 처리에도 시원시원한 손속을 보였다.
“제가 호위대장이었습니다.”
일단 나서지도 않고 당장 항복한 놈을 보더니.
“죽여.”
“……에? 항복입니다. 항복!”
“호위대란 놈이 반항 한 번 없이 머리부터 수그린단 말이냐?”
마커스의 냉정했다. 흔한 미소조차 보이지 않았다. 상대를 비난하되 꼭 그에게 하는 말은 아닌 듯했다.
그다음에야 덤덤히 사형 선고를 내렸을 뿐.
“이런 법이…….”
뻑! 우드득!
1중대장이 직접 손을 썼다. 메이스로 목뼈를 후렸다. 일격에 죽인 셈이었다.
맞은 놈의 머리통이 바닥에 통 하고 부딪쳤다. 비정상적인 각도로 꺾이고 늘어난 목 근육 탓에 머리가 한쪽으로 널브러진 시체가 생겼다.
“말이 많아.”
그게 적병에게 불안감을 줄 때쯤.
“짐머라고 했나?”
마커스는 어깨를 찔려 피를 질질 흘리는 짐머를 불렀다.
엔크리드를 힐끗 본 대대장이 속삭이듯 말했다. 엔크리드와 짐머에게만 들릴 만한 목소리였다.
물론 귀가 예민한 작센이나 요정 중대장이야 귀를 기울이면 듣겠지만, 그만큼 속삭였다는 거다.
“어떤가? 죽이기 아까운 남자 같은데.”
짐머가 아닌 자신 쪽 사람, 그러니까 엔크리드를 향한 물음이었다.
엔크리드는 마커스의 의도가 뭔가 했다.
“굳이 죽일 필요까진 없다고 생각합니다.”
마커스가 목소리를 죽임에 엔크리드도 작게 답했다. 그 답변에 마커스가 크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번에는 목소리를 높였다. 아주 크고도 우렁차게 외쳤다.
“과연 상대를 인정할 줄 알아! 마음도 넓군! 검을 맞댄 상대를 살려 달라고 간청하다니.”
‘간청? 내가 언제?’
엔크리드로서는 황당할 노릇이었다.
마커스는 물을 때와 달리 여전히 큰 목소리로 주변 모두에게 들리게끔 말했다.
“그 청을 받아들이겠다! 전장을 승리로 이끈 것도 부족해 적장에게 아량까지, 그대는 내가 본 병사 중 최고다. 아닌가? 그대들이 보기에는 어떤가?”
마지막 물음은 아군 병사를 향해서였다. 즉, 띄워 주기였다.
승리했음에도 그 압도적 무력과 더불어 투둑투둑 떨어지는 빗줄기, 그 틈으로 떨어진 흐릿 햇살까지.
환호할 타이밍을 놓친 일부 아군 병사가 그제야 소리를 내질렀다.
“우리가, 이겼다!”
그 짧고도 용감한 외침이 아군 전체의 환호성으로 변하는 건 금방이었다.
“전장의 꽃은!”
“보병!”
“보더 가드의 꽃은!”
“미치광이!”
엔크리드는 피식 웃어 버렸다.
‘저 황당한 구호는 더 이상해지는 것 같은데?’
일관성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졌군.”
밑에서 짐머가 읊조리며 뒤로 손짓하자, 적병이 한쪽에 모였다.
“반항하지 마라. 무의미하게 죽지 마라.”
본래 도시 간 항쟁은 잘해야 적장을 사로잡고 크로나를 받거나 그 외 다른 대가를 주고받는 게 전부였는데, 이번에는 달랐다.
대패이자 완패였다.
도시를 함락당했으니, 역사서에 실릴 전쟁이 될 터였다.
“내 이름은!”
“엔크리드!”
“와아아아아아!”
병사들 함성이 드높아지는 만큼, 불안감에 찌든 도시민이 눈치를 봤다. 다들 집 문을 걸어 잠그고 나서진 않고 창문 틈이나 문틈으로 눈알을 돌리기 바빴다.
담력이 적은 자들은 아예 바깥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도시 함락 이후 병사 무리가 도적으로 변하는 건 흔히 있는 일이었다.
이대로 도시 전체를 도적질한다고 해도 그걸 누가 막을까.
정말로 도적질이 시작되면 재산만 뺏길까, 온갖 곳에서 강간이며 강탈이 일어날 것이다.
불안감이 도시 전체를 아우르는 듯했다.
시민 중 일부는 부지깽이라도 쥐고, 덤벼야 하나 싶었으나, 그야말로 생목숨을 날리는 수준일 터.
“짐머, 그대의 명예에 묻도록 하지, 이 도시는 이제부터 보더 가드에 복속된다. 혹 상비군을 물리고 일부 병력만 남기면 문제가 된다고 보는가?”
마커스는 중앙 귀족 사이에서도 정치꾼 중의 정치꾼이었다.
그는 상대의 마음을 살 줄도 알았다.
“약속만 해 준다면 우리는 오늘 바로 회군할 생각인데.”
짐머는 눈을 깜빡였다. 뭘 믿고? 일부 병력을 남겨 두면 마르타이의 병력이 더 많아질 텐데?
명예? 명예에 묻는다고?
“혹 다른 생각이 들면 저길 보게.”
마커스가 다가와 속삭였다. 어느새 몇 걸음 물러나 오롯이 선 검은 머리의 남자가 보였다. 이름은 엔크리드, 제 이름을 전장에서 밝히는 취미가 있는 놈.
생긴 게 몹시 마음에 들지 않았다. 곱상하다고 하긴 뭐하나, 필요 이상으로 잘생겼다.
“미치광이 중대장이지. 만약 아군 병력에 화풀이한다면, 이들이 그 화풀이를 이번에는 시민 모두에게 할 거야.”
본래 신뢰라는 건 믿음이 필요하나, 믿음이 없다면 절로 생기게 하면 되는 법이다.
궁지에 몰려 선택지가 없으면 믿음도 신뢰도 절로 생긴다는 거다.
“네, 제 명예를 걸고.”
짐머가 약속했다.
“회군한다.”
마커스는 말하고 이후 일도 척척 처리했다.
엔크리드는 그대로 뒤로 빠졌다. 회군하는 길에 들어 보니 변방수비대가 통째로 도시에 남는다고 했다.
“야, 이제 자주 못 보겠다.”
토레스가 와서 주저리주저리 떠들었다. 그 외 수비대의 주력이란 이들도 몇 와서 말을 걸었다.
개중 효운이란 친구도 있었는데, 엔크리드와 시답잖은 말 몇 마디, 그러니까.
“다음에는 내가 꺾어 주겠으니, 단련을 게을리하지 말도록.”
이런 헛소리를 하고는 라그나에게 뭐라 말을 걸곤 했다.
엔크리드는 그러겠다고 답하긴 했다. 정진하고 나아가겠다고.
효운도 진지하게 한 말은 아니었다. 이 새끼는 요정만큼이나 농담 실력이 형편없었다.
“그래서 뭐, 대대장 말로는 이제 이 도시는 우리 대장에게 넘기겠다는데?”
옆에서 듣던 크라이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변방수비대를 중심으로 이쪽 도시도 완벽하게 하나가 되게 하겠다는 것 같네요. 이거 참, 그 그릇이 마음에 드는데요? 마커스, 이 친구 도시의 협력이 아니라 도시 자체를 먹어 버렸어요.”
크라이스를 힐끔 본 토레스가 물었다.
“얘는 평소에도 대대장 이름 막 부르냐?”
“주변에 항상 대대장 휘하 부관이 없는지 확인하고 하니까 걱정하지 마라.”
이건 그런 문제가 아니지 않나?
뭐, 상관없는 일이다.
토레스는 대강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넌 기사 돼라. 난 다음 대의 마르타이 지휘관이 되어 보련다.”
그 말은 변방수비대의 꼭대기까지 간다는 말이었다.
이런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엔크리드에게 영향을 받은 덕이었다.
그래서다. 토레스는 굳이 말하고 싶었다.
“고생해라.”
툭, 그거로 인사는 끝이었다. 회군했고, 당분간 변방수비대는 그곳에 남았다.
회군한 직후, 엔크리드는 씻고 쉬고 먹고 잤다.
검은 칼을 습격하고 돌아온 뒤부터 제대로 쉰 적이 없었다.
“단련만큼 중요한 게 뭐라고 했습니까? 형제님.”
아우딘이 입에 달고 사는 말 아닌가.
휴식은 단련만큼 중요했다.
아군은 여전히 흥분한 채였다. 무슨 이유인지 미치광이 중대 근처에서 기웃대는 이들도 꽤 있었으나, 렘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었다.
그 이상으로 가까이 오는 이는 없었다.
그렇게 이틀을 푹 쉬었다. 간단한 단련과 훈련 외에는 몸에도 휴식이란 걸 줬다.
오랜만에 아무 꿈도 꾸지 않고 푹 자고 일어나니, 눈앞에 녹색 눈의 요정이 보였다.
“……악몽인가.”
엔크리드가 읊조리자.
“내가 꿈에 나오면 몽정이겠지.”
“현실이군요.”
요정식 농담이다. 아침부터 무슨 일인지 하고 물으며 몸을 일으키자, 요정이 물끄러미 보더니 말했다.
“훈련 끝내고 대대장한테 가 봐라.”
“네.”
그 말을 하려고 굳이 이 새벽에 왔단 말인가. 정말 속을 알 수 없는 요정이었다.
무뚝뚝한 표정으로 몽정 어쩌고 떠드는 걸 보면, 볼 때마다 느끼는 바지만, 정말이지.
‘인 외의 미모이자, 인 외의 성격과 농담이다.’
요정이 나간 뒤다. 에스터가 일어나 눈을 비볐다. 앞발로 비비는 모습이 귀여웠다.
“좋은 아침이다.”
“크릉.”
에스터와 인사하고 나서서 단련을 시작, 이후 해가 뜰 때쯤 나서려 하니, 렘이 나와선 입을 쩍 벌리며 하품과 함께 말했다.
“저 수인은 내가 좀 굴리겠수다.”
물음도 허락을 구하는 것도 아니고, 통보다.
“왜?”
“그냥 놔두면 끼니만 축내는 버러지가 될 것 같은데, 전장에 나가서 뒈지도록 놔두는 게 낫겠수? 뭐, 그걸 바라면 그렇게 하고.”
“두들겨 패고 싶어서 핑계 대는 거 아니고?”
그 말에 렘이 입을 다물었다. 가끔 저리 말문이 막히는 걸 보면 저 자식도 사람은 사람이었다.
“……아니, 대장이 우리 소속으로 받아서, 내가 응? 손수 단련시켜 주겠단 거지, 그건 무슨 소리요?”
두들겨 팰 핑계가 맞구나. 엔크리드는 알았지만, 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오갈 데 없어 보였고, 그 눈에 어린 치열함이 어딘가 자신을 떠올리게 했다. 그래서 받긴 했는데 렘의 말도 틀리진 않았다.
이대로 두면 어디서 칼 맞고 뒈지겠지.
“아우딘, 수인의 의사를 물어보고, 그래도 하겠다고 하면 맡겨.”
그게 아니라면 다른 부대에 넘길 생각이었다.
“그러지요.”
옆에서 같이 오전 훈련으로 땀을 흘린 아우딘이다. 이들에게는 이게 익숙한 일이었다.
전날 전장에서 굴렀든, 목숨 걸고 싸웠든.
돌아온 다음 날부터 몸을 단련하고 구르는 게 일상이었다.
엔크리드는 그리 말하고 대대장 집무실을 찾았다.
걸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꼴에 중대장이란 건가.’
이제 휘하 병사를 관리까지 해야 하는 걸까.
이제까지는 관리라고 할 수도 없었다. 끌려가기 바빴다고 봐야 옳다.
그럼, 지금은?
전장에서 진형을 만들었고, 이후 명령 비슷한 걸 내리기도 했다.
자신이 변하는 것만큼이나 이들도 변했으니.
전략과 전술이라, 골치 아픈 생각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때그때 되는 대로 움직이면 될 일이었다.
“왔다고 전해 줘.”
집무실 앞 호위병에게 눈인사하며 말하자, 호위가 문을 열며 말했다.
“같이 전장에 서게 되어서 영광이었습니다.”
이 친구도 싸웠나 보다.
전장의 첨단에 서서 싸운 탓에 뒤를 돌아볼 겨를은 없었다.
아직 전장의 흥분이 가시지 않긴 했다.
호위의 말이 그렇고 오가며 보이는 병사들의 선망 어린 눈길이 그러했다.
제 무용담을 떠드는 이들도 있었으며, 엔크리드의 무용담을 노래로 만들어 부르겠다는 미친놈도 있었다.
다른 놈들이 머리통을 쥐어박고 말리지 않았다면 자신이 그놈의 머리통을 쥐어박았을 터였다.
노래를 참 못하는 병사였다.
아직 승전을 축하하는 파티도 열리지 않았다.
이번에는 제대로 쉬자면 이틀을 준비한 뒤, 먹고 마시고 즐기자 했다.
그때까지는 마음껏 쉬라 했고.
“어, 왔냐?”
마커스가 자신을 보고 웃으며 반겼다.
“네.”
부관이고 요정 중대장이고 주변에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마커스는 웃는 낯 그대로 말했다.
“너 혹시 보더 가드 대대장 할 생각 없나?”
그러곤 물었다.
생각지도 못한 제안이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