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musical genius who lives twice RAW novel - Chapter 120
120화
첫 방송의 여파.
그것이 우리에게 그대로 돌아왔다.
“와, 약빨 죽이네.”
“지상파가 괜히 지상파가 아니구나.”
방송에 나가고 불과 사흘.
우리 인터넷 방송에 구독자가 5만 명이 붙어 버린 것.
‘아직 메인 디쉬는 나오지도 않았는데 이 정도란 말이지.’
역시, 오프라인 방송이 크기는 크다.
신경 쓸 게 많고 절차도 번거로운 대신 한 방 한 방이 묵직하다고나 할까.
확실히 다르다.
인터넷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유마온 봤냐?] [김한영 개쩔더라 ㅋㅋㅋㅋㅋㅋㅋ]시청자들, 특히 일반 대중이 내 존재를 크게 인식하기 시작한 것.
[유마온 1화 시선강탈 포인트.metube] [저런 거 영화에서나 봤는데 현실에서 할 줄은 몰랐음리퀘 들어오면 그 자리에서 바로 듣고 어레인지하더라 ㅋㅋㅋㅋㅋㅋ
졸라 잘하는데 함재원은 그거 또 별로라고 갈구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ㄹㅇ 배 찢어지는 줄] [김한영이 이김] [아 ㅡㅡ 스포 ㄴㄴ요] [ㅋㅋ 방송으로 다 나갔는데 무슨 스포임] [김주언 김건하가 훨 낫지] [ㅋㅋ 노래 안 부르는 음악 방송?]
본격적이다.
시청률도 5%를 넘겼다고 하던가.
여기에서 진짜 실력을 드러내는 2화가 나온다면 인터넷에서도 한층 더 맹렬하게 불타오르겠지.
“후후, 후, 우리 부모님들 방송에서 내 얼굴 보고 깜짝 놀라셨다더라.”
“그러고 보니까 희범이는 부모님 몰래 하고 있다고 했나?”
“네, 이번에 방송 나간 거 때문에 물 건너 갔지만요.”
“너희 부모님들 방송하는 거 싫어하신다면서. 화 안 내셨어?”
“전 이제 더 이상 부모님의 통제에 묶여 있는 존재가 아니걸랑요. 여차하면 독립하면 되죠.”
“고희범, 막 나가네.”
“그래도 되니까!”
전체적으로 잘 풀렸다.
고희범만 들뜬 건 아니고, 홍윤서도 마찬가지.
“후, 오늘부터 피부 관리를 받아야 하나?”
“윤서야, 왜?”
“전국의 여성 팬들을 위해서.”
“……밥맛.”
“내가 밥맛이면, 조은솔 자네는 꿀맛이란 말인가?”
성민아도 그러했다.
“왜 이렇게 캡쳐가 많아.”
주관적으로 볼 때는 애매하지만, 객관적으로 볼 때는 대중의 니즈와 합치하는 외모를 가진 그녀다.
네티즌들이 그녀의 외모에 관심을 보인 것.
[눈나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나 가져요오오오오오오오] [성민아 너무 예뻐 미칠 것 같아 내 모든 걸 가져가 사랑해] [이 좋은 걸 미튜브쟁이들만 보고 있었네ㅋㅋ이렇게 예쁜 사람 있으면 미리 추천하라고 아ㅋㅋㅋ] [여신] [한영아 팅에 자리 남냐? 한영아 팅에 자리 남냐? 한영아 팅에 자리 남냐? 한영아 팅에 자리 남냐?] [왜 우리 학교 동아리에는 성민아가 없죠?] [내 나이 낭랑 33세, 오늘부터 중경대 목표로 입시 시작한다]조은솔은 엄마 같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리해서, 방송은 잘 풀렸고 우리 방송의 지명도는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했다.
‘출연하길 잘한 것 같네.’
마음에 든다.
다만, 예외적으로 김예담은 아쉬워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나도 출연하고 싶었는데…….”
전자 국악기 홍보를 삶의 목적으로 삼은 그녀다.
큰 기회를 놓친 게 아쉬운 것.
나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아직 끝 아니잖아요. 다음 편에 잘해 보죠.”
그렇다.
라이브 방송 한 번 했다고 끝인가.
아니다.
[유&마이 온에어]의 방송은 크게 두 단계로 나뉘어 있다.첫 번째가 바로 방송.
격주로 방송하며, 이걸 편집해서 TV 정규 프로그램으로 방영하는 것.
우리가 출연한 그것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는.
“다다음주가 본선이에요.”
이 방송을 기반으로 공연을 뛰는 것이었다.
“거기에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평가가 완전히 바뀌겠죠. 잘할 수 있어요.”
그리고 공연 영상을 인터넷에 공개해 시청자들의 조회 수를 확인한 뒤, 라이브 방송 순위와 합쳐 졸업과 탈락을 나누는 것이었다.
그 두 번째 과정이 내 눈앞에 깔렸다.
‘자, 어디 한번 시작해 볼까.’
결과적으로 첫 방송에서 좋은 결과를 거뒀으니, 우리 팀의 사기도 상당한 수준으로 끌어 올라 있었다.
흐름이 좋다.
이대로면 우승도 노려 볼 수 있겠다.
사실, 당연한 거지만 말이다.
그렇게 연습을 시작하려는 찰나였다.
“야, 야, 한영아.”
고희범.
그가 심상치 않은 표정으로 우리를 바라보기를 잠시.
침을 꿀꺽 삼키더니 입을 열었다.
“인터넷에 이상한 글 올라왔다.”
“이상한 글?”
“그게…….”
다음 순간, 고희범의 입에서 나온 말은 차마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네가 촬영 현장에서 갑질을 했대.”
갑질.
내가 갑질을 했다는 말이었다.
‘무슨 말이지?’
갑질이 대체 뭔가.
굳이 갑질 비슷하게라도 한 거라면, 편집 권한 달라고 한 것 정도인데.
그런데 그건 방송국에서 섭외하기 전에 먼저 동의한 거잖아.
받아들여 놓고 무슨 일이지.
생전 처음 듣는 단어 앞에서 아리송한데, 고희범의 입에서 나온 다음 말은 더 혼란스러운 것이었다.
“옛날에 메가 무비에서 무림고 첫 방송 찍을 때, 그 귀신 분장했던 사람 있잖아.”
설마.
“그 사람이 SNS에 저격 글을 썼대.”
심장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다.
부정맥처럼.
* * *
그 결과를 보자면 이러했다.
‘이름이 뭐였더라.’
기억도 안 난다.
첫 방송에서 함께 촬영했던 사람인데, 그 사람이 냅다 저격글을 써 버린 것이었다.
[얼마 전 함께 촬영한 음악 미튜버 K, 그 사람이 TV에 나왔다는 말을 들었다.또 상당히 인기가 좋다는 것도.
하지만 다른 촬영장에서 그를 직접 만나본 내가 말하자면, K는 흔히 네티즌들이 말하는 것처럼 그리 좋은 사람은 아니다.]
그것도 꽤 선동하기 좋은 어조로.
[방송 현장에서 성실하게 임하지 않았다. 자기 무리를 끌고 거만하게 행동했으며, 선배들에 대한 존중도 보이지 않았다.연기력이 부족하지만, 따로 연습도 안 한 것 같고.
이런 자세가 주위 방송인들에게 고통을 주었다.
무엇보다도 K의 충격적인 사실은, 참가자인 내게 주먹을 휘두르려고 했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직접적인 상해를 입지는 않았지만, 조금만 잘못됐더라면 내가 병원 신세를 졌을 것이다.
제 친구들이랑 놀아나느라 현장 스태프들 고생하는 건 신경도 안 쓰는 눈치였다만.]
내가 현장에서 그에게 폭력을 썼다고 호도하고 있다.
가관이다.
물론, 주먹을 휘두를 뻔하기는 했지. 폐교사에서 귀신 튀어나왔으니까.
하지만 현장에서 이야기를 마쳤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인터넷에 저격 글을 작성한 것.
심지어 내 고소를 걱정한 건지, 구체적인 신분 언급도 뒤로 슬쩍 감췄다.
“겁쟁이네.”
나는 헛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불만이 있으면 사람 앞에서 말하면 될걸. 꼭 이렇게 뒤에서 딴생각하는 사람들이 나중에 문제 터뜨리더라.”
“그게, 따지고 싶어도 영 증거가 없어.”
고희범이 인상을 찌푸리더니 말했다.
“하지만 겉으로만 보면 꽤 그럴듯하다는 게 문제야.”
실제로 눈앞의 상황이 그러했다.
진실이 어찌 되었든, 네티즌들을 이번 일에 격정적으로 반응하는 눈치였다.
[이거 김한영 이야기 아님?] [미튜버가 그럼 그렇지 ㅋㅋㅋㅋㅋ] [데뷔하고 1년도 안 돼서 뜨니까 한창 자만심에 찼던 거지 ㅋㅋㅋㅋㅋ] [ㄹㅇ 왜 안 터지나 했다] [테슬라도 똥볼을 차네]평소 우리를 싫어했던 사람들이 갑작스럽게 행동하기 시작했다.
당연하지만, 우리 방송이라고 팬만 있는 게 아니었다.
너무 빠르게 뜬 탓일까.
암암리에 불만을 품고 있었지만, 마땅히 물어뜯을 일이 없어서 말이 없었던 사람들의 입맛에 딱 맞는 건수가 튀어나온 것.
미튜버라는 게 워낙 반감을 사기도 하고.
‘이게 이렇게 되네.’
더군다나 내가 봐도 썩 그럴듯하다는 게 우스웠다.
[방송에서 거만한 게 컨셉이 아니었던 거임 ㅋㅋㅋㅋㅋㅋ] [김한영은 앞뒤가 똑같네 ㅋㅋㅋㅋㅋ]평소 기만 캐릭터 컨셉이었던 게 화가 되었는가 하면.
[무림고 촬영본에서 발연기 장난 아니었잖아. ㄹㅇ 연습 하나도 안 했던 것 같은데?] [포브스 선정 최단기 떡락 미튜버] [내 이렇게 될 줄 알았다 ㅋㅋㅋㅋㅋㅋ]이미 자세한 사정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사람들이 넘쳐났다.
증거라고는 전혀 없는데 말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렉카 유튜버들도 등장했다.
[뿌슝빠슝! 메가무비에서 갑질한 미튜버가 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 충격] [음악 미튜버 K의 진실을 파해친다]하물며 이게 불과 한두 시간 사이에 일어난 일.
저 속도가 놀라웠다.
렉카 미튜버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닌 모양.
“이야, 루머 하나 퍼지는 거 엄청나게 빠르네.”
홍윤서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다 뚝배기를 깨 버려야 하나? 저런 말을 왜 믿어? 증거도 없는데. 이게 뭐야, 사람 하나 선동으로 죽이겠다는 거야?”
그 말이 옳았다.
증거라고는 전혀 없다.
하지만 그런 건 이미 중요하지도 않았다.
“유마온 1화가 너무 떠서 그런가 봐요. 온 커뮤니티 베스트글 랭킹에 내 이름 세 글자가 박혀 있네요.”
홍윤서의 말에 고희범이 골머리를 붙잡고 중얼거렸다.
“아예 하차 요구하는 사람까지 나왔네요.”
“테슬라에서는 말 없어?”
“……내부에서 회의하고 있다고, 조금만 더 상황을 지켜보재요. 말 이상하게 나올 수 있으니까 당장은 아무런 입장 표명도 하지 말라고. 방송국이랑도 이야기 나누고 있대요.”
“어우, 답답해. 이게 웹소설이었으면 S랭크 헌터라도 나와서 사이다 터뜨렸겠다.”
홍윤서는 가슴을 쾅쾅 두드리더니, 이번에는 시선을 돌려 정의선을 바라보며 말했다.
“야, 의선아, 이거 고소 못 때리나?”
“그러고 싶어도 저격 글을 좀 애매하게 써서…… 게다가 지금 상황에 고소부터 때렸다가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 뜨면 저희만 역풍 맞아요.”
정의선이 스스로도 현실이 못마땅하다는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애초에 이런 여론전은 법정 가는 순간 진 거예요. 결론 나올 때까지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데, 그때면 이미지는 이미 털릴 대로 다 털린 뒤죠.”
“아이, 법학과가 도움이 안 돼.”
“제가 없는 증거를 만들어서 풀 수는 없잖아요.”
“책은 판례상 흉기가 아니라며. 그걸로 뚝배기라도 깨고 와.”
“…… 형, 흉기가 아니더라도 특수폭행은 성립되거든요?”
총체적으로 사태가 꼬였다.
그것도 아주 제대로.
다채롭게.
무지갯빛으로 아롱하게.
‘차라리 반박이라도 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반박할 자료가 없다는 것도 문제네.’
누가 그런 말을 했던가.
선동할 때는 100%의 거짓말보다, 99%의 거짓말 위에 1%의 진실을 섞는 게 낫다고.
어찌 되었든 저 사람이 나와 함께 무림고를 촬영했던 건 사실이다.
이게 그럴듯한 증거가 되어 버린 것.
“이걸 어쩐다. 마땅히 수가 없을 것 같은데.”
조은솔이 끙끙거리며 말했다.
“연예인들이 괜히 악성 루머에 대응을 안 하는 게 아니구나. 대응할 방법이 별로 없네. 막 부인할 수도 없고. 누가 우리 쉴드라도 안 쳐 주나?”
“상황이 너무 안 좋아요. 지금 거의 확증으로 보고 저희 광화문에 매달려는 것 같은데…….”
순간적으로 숨이 턱 막혔다.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없다는 거 아닌가.
증거가 없다.
그럼에도 뜬 발언만이 남아 우리 목을 억죄려는 듯했다.
반박할 방법도 없다.
대응의 여지도 없다.
남은 건 그저 대기할 뿐.
‘방송에 출연한 게 실수였나.’
갑자기 옛 실수가 눈에 들어왔다.
올라온 길이 가팔랐듯, 내리막길 또한 빨랐다.
그래.
분명 그렇게 생각하는 참이었다.
“야, 누가 너 쉴드치는 글 올렸는데.”
고희범이 입을 열었다.
그 말에 노트북 화면을 본 순간.
내 눈에 비친 건 상상도 못 한 이름 세 글자였다.
[가수 강유미]* * *
순간적으로 정신이 아찔해졌다.
이 사람이 왜.
지난 감사제 이래, 벌써 연락을 안 하고 지낸 지 한참 된 사람이 입을 연 것이었다.
[어디서부터 말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네요.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제가 아는 김한영은 분명 좋은 사람입니다.]그것도 장문의 글과 함께.
[엄청나게 좋은 사람. 카메라 앞에서도 최선을 다하지만, 그 뒤에서도 본분을 다하는 사람이에요. 적어도 김한영이 거만했다고는 상상할 수 없습니다. 제가 아는 김한영은 그랬습니다. 제가 다시 한번 돌아올 수 있었던 건 그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삼자로서 이런 말을 하는 것도 이상하지만, 미심쩍은 구석이 있으니 한영 씨를 조금만 더 믿어 주셨으면 합니다.]순간적으로 피부에 소름이 올라왔다.
강유미가 그냥 가수인가.
아니다.
그녀는 한때 대중에게 트라우마를 품고 숨어들었던 사람이다.
그런 그녀가 지금, 나를 위해 여론의 파도를 거스르고 모습을 드러냈다.
“…….”
나를 감싸 주는 사람이 있다.
그 사실을 자각함과 동시에, 콘크리트처럼 식었던 가슴 위로 따뜻한 온기가 돌아왔다.
또한.
우스웠다.
‘나를 몇 번 만난 적도 없으면서.’
너무 대책 없는 거 아닌가.
내가 정말로 문제를 저질렀다면 어쩌려고 했단 말인가.
한번 같이 무대에 선 게 전부인 그녀가 나를 알면 또 얼마나 잘 안다고.
그녀의 돌발 행동에 헛웃음이 나오려는 찰나.
이건 그저 시작일 뿐이었다.
[어이가 없네. 김한영만큼 열심히 하는 사람이 어딨다고? 진심으로 궁금한데 김한영 만나 봤기는 함? 걔가 인성으로 문제는 있을 수 있어도 연습은 문제가 없는데, 형이랑 신상 까고 같이 다이다이 뜰래?]격투 게임 겸 음악 미튜버, 오지가 글을 올렸다.
그와 함께 대중의 변화에 변화가 찾아왔다.
[오지가 쉴드를 다 치네?] [형, 쉴드를 치는 거야? 아니면 쉴드로 치는 거야?] [의리 때문에 감싸주는 거 아님?] [이 바닥에 의리 타령하다가 망한 사람 한둘인가 ㅋㅋ 뭔가 믿는 구석이 있겠지.] [강유미도 믿었잖아. 김한영이 직접 섭외해왔다던데] [흠, 확실히 뭐가 있기는 있는 듯?]여전히 반신반의하는 눈치.
선빵을 친 게 저쪽이기 때문에, 아직은 여론전의 흐름이 약했다.
하지만.
이것 또한 도입부에 불과했다.
[음? 김한영 진짜 노이로제 걸릴 정도로 연습하는 사람인데 ㅋㅋㅋㅋ 애초에 왜 저격을 하나요? 말부터 해 봐야죠.]모노도.
[나 김한영이랑 같은 학원 잠깐 다녔던 사람임. 하루에 20시간 연습함. 과장 없이 ㄹㅇ루 하루에 20시간.]함재원의 기타 스쿨 수강생도.
[내가 여태껏 엔지니어로 밥 벌어먹으면서 김한영보다 준비 잘해 오는 사람? 여태 단 한 번도 본 적 없다. 앞으로도 못 볼 것 같은데 ㅅㅂ 뭔 저격이고 개소리고. 요즘 좀 유명해지니까 그냥 찌른 거 아냐? 저걸 왜 믿어? 렉카 종자들은 ㅅㅂ 안 끼는 곳이 없어요. 조회 수 달달하냐?]김이철도.
[근래 사건 이야기를 들었다. 짧게 답하겠다. 맞을 짓을 했겠지.] [오해가 있었던 게 아닌지]스튜디오 누의 두 사장도.
[인터넷에서 타인을 비판할 때는 조심해야 한다. 현대인은 모니터 너머의 상대에게 상처 입히는 데 너무 익숙해져 있기에, 그것이 인간성에…… (중략).]장서균도.
이후로도 계속해서 나를 변호하는 업계인들의 증언이 빗발처럼 쏟아졌다.
이쯤 되자 점차 대중의 여론도 변화해 갔다.
[ㅋㅋㅋㅋㅋㅋㅋ] [평소에 얼마나 잘했으면 쉴드 치는 사람이 이렇게 많냐?]서서히 밀어내듯.
밀물이 해안선을 점차 육지로 밀어내듯, 대중의 시선 또한 점차 한 방향으로 기울어졌다.
[ㄹㅇ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김한영 원래 방송에서도 노력충으로 유명하잖아 ㅋㅋㅋㅋㅋㅋㅋ] [한영아 나는 처음부터 너 믿고 있었다] [↑ 이 샛기 내가 IP 기억해 뒀는데 아까까지 김한영 욕하고 있었음] [탈룰라! 멈춰!] [변호사 선임했습니다. IQ 추적하겠습니다.]어느 순간부터 나는 그냥 웃을 수밖에 없었다.
나는 증거 없이 저격을 당했다.
그렇기에.
증거 없이 나를 믿어 주는 사람도 존재했다.
‘내가 막 산 건 아니었구나.’
웃음.
막연한 웃음이 흘러나왔다.
내 삶이 마냥 독선적이었던 건 아닌 것 같아서.
세상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은 이런 것이었단 걸 깨달아서.
[과하게 성실함] [진짜 연습밖에 안 하고 산다니까] [김한영 24시간 무호흡 연습 사건 모름?] [연습의 호흡 ㅋㅋㅋㅋㅋㅋㅋㅋ]그냥 웃음이 나왔다.
날 믿어 주는 사람이 이렇게 많다.
이제 여론전의 승패 따위는 아무래도 좋겠다는 생각마저 들 무렵.
[지금 전화 가능하신가요?]메가 무비의 대표, 정셰프에게 연락이 왔다.
[급합니다. 보여 드릴 게 있습니다.]의미심장한 선물과 함께.
– 다음 화에 계속 –